지장산 - 관인봉

1. 산행 한마디 : 북부의 진산

2. 산행일자 : 2004.3.14(일)

3. 운행구간 : 향로봉 - 삼형제암 - 화인봉 - 지장산 - 관인봉

4. 산행특징

ㅇ 들머리인 포천군 관인면 중리까지 의외로 접근 교통이 편하다.
ㅇ 고대산같이 최전방 산행의 독특한 느낌을 갖는다.(철원평야 조망 등)
ㅇ 지장봉까지 구비구비 그 경로(향로,삼형제,화인,관인)가 특색이 있다.
ㅇ 뱀처럼 구불되는 아련한 임도의 조망을 즐긴다.
ㅇ 지장계곡의 푸른 물을 하산하면서 즐긴다.
ㅇ 원점회귀하면서 다소 긴 여정을 즐긴다.

5. 산행기(각지 도착시간은 생략한다. 사진에 명기 되있으므로...)
근 한달을 집에서 자숙한다.
산 이라봐야 집 뒷산 북한산 칼바위가 고작이었다.

먼 산의 동경에 열병을 앓는다.
산행기도 오래간만에 쓰니 어색하다.

이제야 해금되니 살거 같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하고 싶은 거 못하는 것도 무쟈게 스트레스다.
그러나 인생에서 자기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지장산은 전에 반만 올라가고 못간 쓰라린 경험이 있다.
삼형제암에서 모에 홀렸는지 지장산 반대편으로 간 것이다.
이제는 그 치욕을 갚으리라..

3.13(토)일에 담날 대사(?)를 앞두고 칼바위에 몸 풀러 갔는데
정상에서 난데없이 아 글쎄 형이 올라오는거 아닌가. 그거 참..
내일 지장산 같이 갈 것을 즉석에서 결의한다.

내일 아침 6시 10분에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담날 눈뜨니깐 6시 20분이다. 에구..

부랴부랴 5분만에 이것저것 챙기고 수유리에서 시외버스 타고 갈것을
내차로 포천까지 다이렉트로 간다.
뒤차 처리는 와이프가. 고맙기도 하지.

중리행 버스는 포천에서 7시50분, 10:10분에 있는데
지장산을 풀로 하기에는 10:10분은 넘 늦다.

포천에 도착하니 7시 25분이다. ...꽤 밟았군...
편의점에 가서 샌드위치랑 커피로 아침을 때운다.
원두커피 라지 사이즈가 600원이다. 싸다.

** 포천 버스정류장 ↓(중리행은 포천터미날에서 운천쪽으로 조금 내려가서 탄다)






정확히 59번 버스가 7시50분에 온다.
아침의 텅텅빈 버스가 여유롭다. 금주산 만세교검문소 지나
운천 갈림길에서 버스는 좌측으로 간다.

좌회전하여 직진하면 전곡을 간단다.
우회전하여 관인쪽으로 가면서 한탄강을 건넌다.
강의 절벽사면이 보기 좋다.

가면서 보니 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저게 종자산인가...
중리에 내리자마자 지장산 안내판이 반긴다.

** 중리 지장산 들머리 ↓





지장산 마을길로 주욱 들어가니 저 앞에 중리저수지 둑이 막아선다.
저 너머에는 모가 있을까.

** 중리저수지 둑 ↓





휴일 아침을 낚시로 소일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낚시와 등산은 참 대조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기다림과 다가섬, 허나 인내는 똑같이 통용될 듯 싶다.

** 중리저수지와 낚시꾼들 ↓





중리저수지 바로 지나쳐 지장산 입장료 받는 곳이 있는데
개점휴업이다.
언제나 아저씨가 눈을 부릅뜨고 있는 북한산매표소랑은 느낌이 틀리다.

** 지장산 매표소 ↓




좀 더 가 지장산 안내판 및 등산로 설명판에 잠시 눈길을 돌린다.
오늘의 코스는 향로봉-삼형제암-화인봉-지장봉-관인봉이다.

형이 관인봉까지는 좀... 그런 눈치다. ...안되면 마는거지 머...
이 한없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가. 가도 되고 안되면 말고.

** 지장산 안내도 ↓


** 등산로 설명도 ↓





(08:53)계곡을 건너고 임도따라 사기막고개로 간다. 그냥 막바로 산쪽으로
올라가도 되나 전에 가본 바에 의하면 등로가 신통찮다. 등로가 헷갈리면
피곤하다. 초반부터 피곤함을 피하고 싶다.

사기막고개 임도는 계곡 개울 건너 오던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우측으로
임도가 열린다.

** 사기막고개 가는 임도길 ↓





한 20분 정도 나즈막한 경사의 임도따라가니 넓직한 사기막고개가 나온다.
차량이 두어대 서 있다. 좌측으로는 종자산 가는 길이 열린다.
그 바로 우측으로 향로봉 가는 들머리다.

** 사기막 고개 ↓




여기서 종자산까지는 4km 정도, 향로봉은 1km이다. 1km라 해서 얕볼게 안된다.
가평의 조옥동에서 옥녀봉까지 가는 것이랑 비슷한 느낌이다.
어휴 징그러운 급경사..

오늘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하나도 안보인다.
고즈녁함을 즐길려는 사람들에겐 최적지로 보인다.

** 사기막 고개의 이정표 ↓





우측의 향로봉 들머리 들어서니 막바로 좌측, 우측길이 나온다.
...얼루 가야 되는 거지?...

일단 좌측으로 가보고 막바로 산쪽으로 들어선다.
등로가 없어 보이는데 능선으로 올라서니 뚜렸한 길이 있다.

뚜렷한 길. 지장산 가며 내내 의문이 드는 점이다.
길은 낙옆이 자디잘게 부서질 정도로 첨부터 끝까지 등로가 좋은데
사람은 없다. 일요일임에도.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 가는 걸까.

급한 경사가 계속 이어진다. 내리막은 고사하고 평지길도 없이
계속 오르막이다. ...이거 1km 맞어?...

근 1달을 쉰 여파인지 무쟈게 힘들다. 골이 핑 돈다.
오르면서 오만 잡탱이 생각이 다 든다.
... 그냥 집에서 테레비 보다가 뒷산 칼바위만 갈걸...
... 커피마시며 인터넷 바둑이나 두고 있을 걸...

산은 이상하다. 많이 오른다고 해서 더 쉽다는 법이 없다.
할 때마다 힘들다. 모든 다른 분야가 경력이 쌓이면 쉬운 법인데.

내가 아직 경력조차도 운운할 때가 아니라 그런가.
산에서는 항상 겸손함을 갖어야 된다는 가르침이리라.

정상에 임박해 바위가 보이고 전망이 트인다.
조금 더 땀내니 헬기장의 정상이다.

정상석은 없다. ...이리 힘들게 올랐는데 정상석 하나 없어?...
향로봉에서 본 중리저수지는 명성산 삼각봉에서 본 산정호수 같다.

** 향로봉에서 본 중리 저수지 ↓





향로봉에서 지장산 반대 방향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평풍처럼 주욱 둘러싼
각각의 산들의 1~2그루의 소나무가 참 인상적이다.

** 향로봉에서 본 관인봉(우측), 삼형제암(중앙), 성산 방향(죄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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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고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의 일정이 바빠 갈길을 서둔다.
향로봉에서 삼형제암이 있는 문바위고개까지의 길이 아주 순하다.

내가 좋아하는 호젓한 능선길이다.
생각해보니 오늘의 일정에서 제일 점잖은 길이다.

일주전만해도 극성이었던 눈의 풍경은 흔적도 없다.
아이젠도 챙겨왔건만...

한계절이 물러가면 웬지 서글프다.
그래도 화악산엔 눈이 제법 있을거다. 거긴 겨울이 오래 머물것이다.
담주엔 화악산이다.

한 30분 가니 문바위고개가 보인다.
여기도 넓기는 아까의 사기막고개랑 비슷하다.

** 문바위고개 ↓





바로 건너편에 삼형제암 들머리가 보인다.
저 건너로 삼형제암이 다가온다.

** 삼형제암 ↓





들머리에 들어서 급한 경사를 오르니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올라선다.

** 삼형제암 임박 이정표 ↓






조금 더 바위를 올라서니 비로서 삼형제암이다.
암릉 특유의 조망이 좋다. 조망이 좋아 지장산에서 먹을려했던 사과를
못참고 깍아먹는다.

** 삼형제암 ↓


** 삼형제암에서 보는 지장산 vs 관인봉의 임도길 ↓





여긴 가평의 형님산들에서 보는 웅장함은 덜하지만 오목조목
산세의 앙증맞음에 즐겁다. 특히 지장봉 가는 여정에 반겨주는

향로, 삼형제, 화인, 성산쪽의 병풍같은 산들이 더욱 즐겁게 해준다.
도시 근처의 산들에서는 못느끼는 느릿함이 있다.

삼형제암에서 조금 가면 헬기장이 나오고
다음엔 삼거리가 나온다. 우측의 표지기 많은 쪽으로 들어선다.

여기서 비로소 북쪽으로 방향을 튼것이다.
여기서부터 화인봉까지는 중간 중간에 암릉들이 있어
즐거운 긴장을 갖게 한다.

** 무명봉에서 본 화인봉, 지장봉 ↓





화인봉 못미쳐 하도 배가 고파 30분 점심을 먹는다.
메뉴는 컵라면, 밥, 볶은 김치. 후식으로 커피.
화인봉에 도착하니 주변 잡목들로 조망은 별로다.

** 화인봉 ↓


** 정상석을 대신하는 화인봉 119 표지





이제 지장봉이 임박했다. 바로 올라가지 못하고 후면으로 돌아서
올라선다.

** 봄에 저항하는 지장봉 밑 동장군의 최후의 항전 ↓





지장봉이다. 암릉으로 구성되어 주위 조망이 탁월하다.

** 지장봉 정상 나무목(각흘산악회) ↓


** 지장봉에서 본 뱀같은 임도길 ↓


** 가야 할 관인봉 쪽 지장 북능선 ↓





지장봉에서 찍은 고대산 쪽 파노라마 사진은 가스가 차 영상이 후져서
게재를 생략한다.

평탄하고 좋은 등로로 담터고개로 향한다.
근데 지장산에서는 정산석, 이정표를 도통 볼 수가 없다.
오죽하면 민간 산악회인 각흘산악회의 정상 표지목이
정상석을 대신할까.

지장봉에서 30분을 내려오니 담터고개다. 여기도 여유롭기는 마찬가지..

자 이젠 관인봉이다. 시간은 14:30분 정도. 충분하다.
지장봉에서 바로 내려온 임도 건너편에 표지기가 달려있다.

근데 올라가기가 마땅치 않다고 보여 조금 중리저수지 쪽으로 내려와
119 큰골계곡 표지판 계곡쪽으로 들머리를 잡는다.

** 담터고개 ↓


** 큰골계곡 119표지판 ↓





들어서니 여기저기 고로쇠물을 채취하는 비닐 봉투가 곳곳에 있다.
한번도 안 먹어보아서 넘 궁금해서.......(안 먹었다!!)

** 고로쇠물 채취 봉투 ↓





바로 지능선에 올라 관인봉 주능선에 오른다.
근데 북관인봉은 더 북쪽에 있는 듯했다.

왜냐하면 몇봉우리를 넘어도 개념도상의 북관인봉이
눈에 안띄었기 때문이다. 담터고개 바로 옆에 있던데..

그만그만한 봉우리 몇개 넘으니 관인봉에 당도한다.
시간은 16시에 임박한다.
여기도 조망은 좀 그렇다.

** 관인봉 정상 ↓





문제는 지금부터다. 관인봉을 뒤로하고 가는데 두갈래길이 나온다.
하나는 남쪽, 다른 하나는 남서쪽 무조간 남쪽으로 가본다.
개념도 상의 중리저수지는 관인봉에서 남쪽이므로...

가다보니 동쪽으로 등로가 나있다. 잘못된거 같아 길도 없는 남쪽으로
무식하게 나아간다. 급사면 내리막을 지나 절벽을 거쳐 우회하여
희안한 계곡길로 접어든다.

길없는 피곤한 계곡길을 한참을 가니 허연 임도가 언뜻 보인다.
... 다 왔구나... 애초의 목적지가 중리저수지인데 중간의 임도라니..쯧

단지 위안을 삼는다면 지장계곡의 맑고 푸른 물이 우리를 반기는 거였다.
에라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그 물에 세수도 하고 스틱도 씻고..

** 지장계곡의 맑은 물 ↓




임도따라 내려와 중리에 도착하니 18시다.
포천가는 버스는 17:45분에 가고 다음차는 18:55분에 있단다.
기다리기 지루해 거꾸로 관인으로 가서 뒤풀이한다

** 관인의 삼겹살집 ↓




하루가 꽉찬 산행이었다. 그 산행의 포만감에 행복에 겨워
배불리 먹은 삼겹살 만큼이나 든든해 버스에서 자는 잠은
누구하나 부러울거 없는 그 맘이었다.

▣ manuel - 배낭 안이 갖고 내려온 봄사랑으로 두둑해지셨겠네요. 산행특징에 쓰셨듯이 계곡이 절경이리라 느낍니다. 잘 보았습니다.
>> 감사합니다. 한적하고 조용하고 깨끗해서 아주 좋던데요. 하루 풀 산행지로 맘에 들었습니다.

▣ 산초스 - 깨끗하고 예쁜사진을 보니 지난번 복수혈전은 확실히 하셨는데, 산하가족이 대부분 관악산 합동산행을 하느라 지장산에 산님들이 안보였을것 같습니다. 저희팀도 다시한번 가볼예정인데 미리 잘 보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관악산건은 참석을 못해서요. 산초스님 꼭 뵙고 싶었는데..나중에 기회되면...

▣ 최병국 - 솔로님 수고하셨습니다. 각흘산은 저보다 먼저 가보셨는데 지장봉은 제가 먼저 갔습니다. 계곡의 아름다움은...늦봄에 가서 풍덩한번 해볼까 합니다. 근데 관악산은 안가시고 지장봉을 가셨습니까. 저야 도봉산 단체산행 약속때문에...
>>하하 그렇군요. 각흘산도 가보세요. 거기 가실때 자등현에 꼭 내려달라고 부탁하시구요. 기사분에게 말이죠. 아.. 박달봉 연계하실거라 하셨나요? 금주산은 괜찮으셨구요? 포천이 고향인 저보다 포천을 더 잘아시는것 같군요. 애구..부끄러라.

▣ 부러운이 - 어디 이민 가신줄 알았네요. 형제가 산에서 우연히 만나서 결행 하시다니 부럽고. 사진으로 업 그레이드한 산행기 여전히 재밌게 읽었습니다. 8년전쯤 가보았는데 임도의 한적함이 그리워집니다.>>감사합니다. 한동안 禁山했어요.시골산에서 느끼는 느릿함, 여유로움 참 좋죠..

▣ 김용관 - 님의 수고로움에 봄내음이 풍기는 아름다운 지장산을 즐감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미미한 산행기 보아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 산모퉁이 - 이번에는 안 홀리고 잘 다녀오셨네요... 저는 3주전에 다녀 왔는데 밤늦게 걸어 내려 오던 뱀같은 임도에서 무서웠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음엔 저도 관인봉까지 한번 다녀와야 겠네요... 좋은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산모퉁이님 겁납니다. 2시에 지장봉 출발하시는 님의 배짱. 으

▣ 김용진 - 항상 좋은 말씀을 아끼시지 않은 SOLO님과 jkys님께 감사드립니다. 두분이 함께한 산행 정말로 좋아 보입니다. 산행기를 읽다가 보니 두분의 관계도 알게되고 좋습니다. 항상 즐산하시고 강건하십시요 >>감사합니다. 산을 그토록 좋아하시는 김용진님이 계시니 저희들도 신이 납니다.

▣ 산우 - 님의 배려에 박수를 보냅니다. 대단하시네요.. 지장산 물이 너무 좋지요 ^^

▣ sanai - 잘보고 갑니다. 다음주 산행지로 정했는데, 탁월한 선택일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