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6년12월2일

산행지:충북 보은 구병산

산행코스:시루봉-안부-신선대-동봉(853봉)-구병산정상-능선-위성기지국-적암리

산행시간:선두-3시간30분

             후미:6시간

 

 

 

이제 정말 겨울이 왔는가 보다.

12월 첫째주 주말 나는 전에 안내 산악회 선두대장을 봐 주었던 산악회를 따라 나선다.

새벽 일어나니 밖에 날씨가 매우 춥고 바람까지 많이 부는 와중에 배낭을 챙겨 버스를 타는곳으로 나갔다.

약 10여분 기다리는데 초 겨울 추위가 맹위를 떨친다.

기상청에서는 오전까지 눈이나 비가 온다고 했는데 새벽 하늘을 보니 별만 초롱초롱하게 떠 있는데 말이다.

어쩌면 그리도 예보를 잘 못하는지...

요즘 들어 특히나 일기예보가 엉망이다.

 

 

버스에 오르니 아는 회원들이 반갑다며 악수를 청한다.

사실 애정있게 최선을 다 했던 산악회인데 사람들에게 정과 마음을 줬다가 내 마음만 아픔을 간직한채 그만뒀던 곳인데...

오랜만에 충북 알프스(구병산에서 속리산까지 43.9km 구간)를 찾는 것이다.

새벽 여명을 깨우며 달려가 경부고속도로 옥산 휴게소에 들러 아침들을 먹고 산행 들머리인 적암리에는 10시쯤 도착했다.

도착하며 산악회 집행부와 상의 끝에 원점산행은 시간과 거리가 짧으니 시루봉으로 올라가 신선대,동봉(853봉)을 거쳐 정상에서 기지국쪽으로 하산하는것으로 하고 출발이다.

들머리를 오르는데 청원에서 상주까지 연결되는 고속도로 공사 때문에 산 허리를 잘라내 gps를 갖고 있어도 등로를 찾질 못한다.

특히나 안내 산악회에서는 이런 일이 생기면 안되는 것이다.

나 홀로 할때야 모르지만 모든 대원들과 할때는 정확한 등로로 산행을 해야만 하는것이다.

 

 

 

선두대장한테 gps를 확인한후 내가 선두에서 길 없는 된비알과 너덜을 헤치고 올라 안부에 도착하니 희미하게나마 등로가 보인다.

길은 없는데다가 눈까지 낙엽위에 쌓여 있으니 처음 워밍업하는 시간에 회원들이 고생들을 많이 했다.

아마도 며칠전 내린 눈인거 같은데 사람들이 다닌 흔적도 없고 정확한 등로는 아니지만 산세를 보니 구병산으로 연결되는거 같아 스패츠를 착용하고 선두에서 러쎌을 하며 신선대쪽으로 오른다.

up down을 한참한후 만난 능선은 오른쪽으로 형제봉과 속리산으로 연결되고 우리는 좌측 신선대쪽으로 기수를 돌린다.

신선대에서 홀로 돌아온 길을 바라보며 시원하게 거풍을 하며 눈 쌓인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마시는 한 캔의 맥주는 실로 나를 신선이 된듯 하게 만든다.

잠시 아름다운 자연에 취해 있다 겉옷을 입고 다시금 정상으로 향한다.

지금까지는 내 발자욱 밖엔 없없지만 이젠 다른 산악회에서 계곡쪽에서 오른 사람들의 흔적을 볼수가 있다.

 

 

 

워낙 산세가 위험하고 해 곳곳에 자일이 많고 우회로가 돼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릿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오르면서도 눈과 얼음이 가끔씩 있어 불안하지만 나름대로 바위를 즐기며 오른다.

산악인의 3대 정신인 自由,平和,사랑을 홀로 느끼며 말이다.

워낙 위험하고 눈까지 있어 자일을 잡는곳에는 어김없이 사람들로 인해 지체가 된다.

기다리는것도 산행의 기본이고 원칙이지만 다른이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며 홀로 릿지를 즐기는 맛(멋)도 해 본 사람만이 아는 묘미라 할수 있을것이다.

날씨도 추운데다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오니 모두들 얼굴을 가린채 산행에 열심들이다.

들머리를 출발하여 거리는 얼마되지 않는것 같은데 정상에 도착할쯤되니 시간은 많이 흘러갔다.

병풍을 펼쳐 놓은듯 아름답다는 구병산은 수도권에서는 북한산 높이와 비숫하지만 만만하게 쉽게 봐서는 안되는 산이다.

아홉폭 짜리 병풍같이 up-down의 연속이고 바위로 이뤄져 있어 오늘같이 눈이 있을 경우 산행속도가 나질 않는다.

 

 

 

구병산 정상에서 잠시 조망한후 하산을 어디로 해야 멋진 코스가 될까를 고민하다 눈이 많이 쌓였지만  위험하면서도 나 홀로 느낄수 있는 정상에서 곧바로 능선을 타기 시작한다.

위험하게 산행하는게 자랑은 절대 아니다.

나 역시 목숨까지 맡기며 산행하고픈 마음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challenge정신으로 하는거 뿐이다.

누구나 목숨은 하나인것이다.

홀로 즐기며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걷는데서 행복을 느끼며 자연과 대화하며 하산을 하는데 계곡은 초 겨울이라 물이 아주 조금씩 흐르고 있어 얼굴만 씻고 하산을 마친다.

사실 겨울이라도 산행을 마칠때는 그 산에서 흐르는 물에 알탕을 하고 암자나 사찰이 있으면 마음을 가다듬고하는 기도로 산행을 마칠수 있는데 구병산 이쪽 코스는 그렇게 할수가 없다.

주차장으로 오면서 뒷걸음질을 하며 오른 구병산을 잠시 감상하며 위험하고 힘든 산행이였지만 아무탈없이 하산했음을 감사히 여기며 오늘 산행을 마친다.

늦게 먹는 산행후의 맛난 점심을 생각하며...

감사합니다.

-ko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