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로의 파한집을 보면 지리산을 두류산이라고도 하며 처음 북쪽의 북두산에서 시작하여 꽃같은 봉우리와 꽃받침 같은 골짜기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 대방군(지금 남원군)에 이르는 수천리를 서리고 얽혀 산주위를 둘러싼 것이 10여주나 되어 열흘에서 한달은 걸려야 그 끝 경계에 닿을수 있다라고  표현하였다.

 

병술년 새해 해맞이 산행을 어머니의 품과 같은 우리의 산 지리산으로 정하고 2006년 새벽 3시20분 조금 지나 오늘 산행 출발지인 경남 함양군 마천리 백무동에 도착하였다.

백무교를 지나 매표소에 도착하니 3시 30분이 조금 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산행객에게 무료로 제공하여 주는 커피 한잔을 마시고 산행길로 접어들었다.

입구에 "새해에도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국립공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관리공단과 등산객이 한마음이 되여 금년 한해 그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정표는 장터목5.8K, 하동바위 1.8K.

 

캄캄한 밤하늘에 우난히 커보이는 초롱초롱한 별들이 산줄기에 걸터 앉아  2006년 첫날 산행하는 우리들에게 희망의 빛을 밝혀주고 있어 좋은 산행을 예고하고 있다.

 

다리를 지나면서 우측에 계곡을 끼고 완만한 오르막을 렌턴의 불빛을 밝히며 눈길을 오른다.

일기예보와는 전혀 다르게 새벽날씨에도 불구하고  포근한 날씨로 산행하기에는 최적의 컨디션이다.

30여분을 오르니 이마에서 땀이 흐르고 숨도 거칠어진다.

1시간30분 정도를 오르니 하동바위.

옛날 하동군수가 지리산 구경왔다 이곳서 떨어져 죽었다하여 하동 바위란다.

산우님들 모두 휴식을 하면서 인원을 점검하고 또 오른다.

뽀드득 뽀드득 눈길을 걷고 있는 것이 또다른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쌓인 눈길로 오히려 너덜길, 계단길도 오르기는 한결 수월하다.

눈에 펼쳐진 동물의 발자욱을 보며 혹시나 지리산에서 사는 산짐승들 우리의 렌턴과 발소리에 새벽잠에서 깨지나 않을지 괜한 걱정도하여 본다.

하동바위를 지나 오르니 휴식하기 좋은 넓은지대가 나타나 휴식을 취하면서 샘물로 목을 적신다.

5시20분경 소지봉에 도착하였다. 해발 1,312M. 백무동3.0K, 장터목2.8K.

산죽길을 따라 완만한 경사길을 오르니 망바위 표지석이 있다.

바람이 불며 손끝이 시렵다.

 얇은 면장갑에 털장갑을 한번 더 끼운다. 백무동에서 부터 4.3K를 걸었다. 그때 시간은 6시8분.

힘들게 한발 한발을 오르다 뒤를 보니 멀리 마을의 불빛이 보인다. 산허리를 감싸며 눈길을 한걸음 한걸음씩 걸으면서 스틱으로 쌓인눈을 재어보니 40cm이상이다.

6시45분경 나무계단을 오르며 우측을 보니 어둑새벽에 보이는 산줄기와 영롱한 별빛이 산행길의 편안함을 안겨준다. 

렌턴을 끄고 아이젠을 착용하였다.

 

 옛날에 남쪽의 사천주민과 북쪽의 마천주민들이 이곳에 모여 장을 열었다하여 장터목.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7시8분경)하여 앞을 보니 저 멀리에서 새해의 아침이 밝아 오기위하여 붉은 빛을 보이기 시작한다.

 제석봉에서 일출을 보기위하여 대피소에서 휴식도 하지않고 바로 천왕봉 1.7K이정표를 따라 가파른 오르막을 숨가쁘게 올랐다. 제석봉에 오르는 좌우는 고사목 지대다. 울창했던 구상나무지대는 빨치산토벌과 도벌꾼에 의해 자연파괴가 되여있다.  관리공단에서 구상나무 군락지로 복원 중 이란다.

 

제석봉(1,808M)에 오르니 많은 산우님들 동쪽을 향하여 해맞이 준비를 하고있다.

 7시34분경 저 멀리 동쪽하늘에 끝없이 펼쳐진 하얀구름 바다위로 붉은 빛으로 병술년 첫해가 힘차게 힘차게 솟아 올라온다.

기쁨의 환호, 탄성 그리고 박수소리가 제석봉에 울려 퍼진다.

각자 금년의 희망을 다짐 하였으리라...

 천왕봉에서의 일출은 보지를 못했지만 제석봉 일출로도 크게 만족했다.

지리산은 병술년의 첫태양을 감추기 시작한다. 북쪽으로 부터 구름이 춤을 추듯 나타나더니 태양을 가리기 시작한다.

 제석봉에서의 일출을 만끽한 우리 산우들은 힘든 산행도 잊고 천왕봉으로 향하였다. 지난번 내린눈으로 나무와 바위에 쌓인 눈은 또다른 아름다움 모습으로 우리들의 걸음을 몇 번씩 멈추게 한다.

천왕봉으로 오르면서 좌측을 보니 멀리는 흰구름이 가까이는 곧눈이 올듯 먹 구름이 깔려있고 바람은 점점 거세진다.

하늘을 오르는 문 통천문에 이르러서는 천왕봉에서 내려오는 등산객과 천왕봉으로 오르려는 등산객으로 시간이 지체된다. 대한적십자사 안전요원들 고생하고 있다.

 통천문을 통과하여 천왕봉까지는 좌측에서 짙은 운무에 돌풍처럼 불어오는 강한 바람으로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다. 쓰러질듯 쓰러질듯 배낭에서 고어자켓을 꺼내입고 천왕봉 표지석을 넘어 남쪽으로 이동하니 거센바람 한점 없다(8시30분).

그렇게 천왕봉의 정상은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산우님들과 정성주와 간단한 음식을 나누어먹고 후미일행을 기다리고 있는데 KBS 창원에서 단체로온 우리일행에게 촬영 요청을 하여 힘찬 구호를 외치고.....

 

너무  많은 등산객, 강한바람과 짙은 구름으로 천완봉에서 조망은 생각지도 못하고 중산리5.4K 이정표를 따라 하산을 시작하였다.

하산길에 천왕봉0.8K가 보인다. 작년 8월14일 중산리에서 천왕봉에 올랐던 기억이 난다. 800M가 왜 그리멀었던지 너덜길에 가파른 오르막 이었는데 오늘은 눈길이라 눈이 쌓여 돌걱정은 안해도 된다. 다시 한번 뒤돌아본다.

하늘을 여는 문 개선문을 지나  민간단체인 로타리클럽에서 지원하였다는 로타리산장에 도착하니 10시25분.

다시 지리한 하산을 시작하며  망바위에서 아이젠을 벗고 조심스레 걷는다.

중산리 1.3K지점서 휴식을 하고 흔들다리를 건너 중산리 야영장에 도착하였다.(12시8분)

법계교에서 보이는 천왕봉은 지금까지의 긴 산행의 피로감도 잊은 체 다시 한번 아름답게 보이는 눈덮인 산의 자태를 본다.

대한적십자사 창원 아마추어 무선 봉사회에서 제공하는 따뜻한 커피로 지루한 하산길을 마감하였다.

 

백무동 ~ 장터목산장  5,8K    장터목산장 ~ 천왕봉 1.7K

천왕봉 ~ 중산리 5.4K     계 12.9K

 

 

       이색의 한시

                                고려말 문신, 학자


  
두류산이 가장 크도다
  신선이 표피자리 펼쳐 놓았네
  나무 끝에 두 다리가 솟고
  구름속에 몸 반쪽만 내놓았네
  어떤이는 삼무에게 곤란당했음을 기록하고
  혹은 진나라를  피했다고 말하네
  어찌 그윽하게 살 곳이 없어
  세상 풍진 속에 백발이 새로워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