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 숨은벽, 호랑이굴, 백운대, 여우굴


 

온 몸을 불사르며 태우던 단풍들의 향연도, 말없이 흐르는 세월의 무게에 이기지 못하여

거의 막바지 인 듯 하여, 바람이 불고 추워 진다는 일기예보에

낙엽이 쌓였다면 밟고서 걸어 보는 것도 좋고,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 바라보는 것도 좋을 듯 싶고,

아직도 눈 길 머물게 하는 단풍이라면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도 좋을 듯 싶은 마음에

어제(월요일)에 이여 오늘 또 산으로 향한다.

오늘 산행하는 팀원한테 참석하겠노라고 메시지로 연락 후,

불광역에 닿으니 모두 모인 인원은 5명.

불광역 8번 출구로 나와서 한미은행 앞에서 704번 버스를 탄다.


 

구파발역 버스 정거장에 도착하니,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꼬리가 전철역을 넘어서 있다.

우리는 맨 뒷자석에 5명이 나란히 앉았다가 효자비 앞에서 하차하여

이곳에서도 적잖은 산님들과 더불어 가게 뒤편 등로로 접어든다.

말라버린 나뭇잎사귀가 ·산초·라는 등, 서로 말들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쉬어가기를 반복하다가 물도 거의 메마른 밤골 계곡에 닿아서

숨은벽 능선에 붙어 본격적으로 다시 오르막 한다.


 

바람 부는 전망대 앞에서 머무른 후, 등로에서 약간 이탈한

편편한 자리 찾아 점심을 먹고 나서,

숨은벽 빨래판 대 슬랩 위용 앞에 선다.

설교벽과 숨은벽능선, 염초능선을 응시하며 , 숨은벽의 대슬랩을 오르지 못하고

바라만 봐도 너무나 좋다라고 계속 연발 하시는 우리 일행들...

오르지 못하는 아쉬움을 접어두고, 밤골계곡으로 다시 내려가서 V 안부를 향하여

계곡 길 위로 오르막 한다.

샘이 있는 곳에서 물을 마시고.. ,

한 분이 힘들어 하시기에 또 쉬어 가기를 반복하여 호랑이굴 앞에 선다.


 

굴 구경이나 해보고 싶어 하여

굴 입구에서 배낭을 앞으로 하게 하고,

내가 젤 먼저 굴 안으로 들어가서 뒷따라 오게 하니,

나머지 분들 차례대로 굴 안으로 들어오더니 어리둥절함과 동시에 너무나 신기해 하다가,

굴 밖으로 나오더니 힘들다고 하면서도 굴 안 먼지를 옷이며,

손으로 다 쓸고 나왔다하면서도 서로 바라보고 계속 웃으면서도,

떡하니 버티고 있는 인수봉에서 암벽 하시는 분들을 가까이서 보게 되니

더욱더 어리둥절해 하신다.


 

바람까지 불으니 서 있기가 불안하다 하여, 다시 굴을 통과해 되돌아가서

V안부를 넘어갈까 하는데, 그냥 가보자 하여, 바위지대를 오를때는 다른 분의 도움을 받고,

줄 잡고 오를때는 팔 힘이 빠진다며 좀 버거워 한다.

좀 더 올라서 갑작스레 나타난 백운대에 다다라서는,

긴장하면서 얼떨결에 도착하다보니 여기가 백운대냐고 놀라움과 흐뭇함을 보이신다.


 

기진맥진하여 정상 아래쪽에 자리 잡고 앉아서 과일을 먹으며, 여우굴 갈거냐구 물으니

호랑이굴도 통과했는데, 무슨 굴인들 못가냐며 여우굴로 가자고 한다.

여우굴 가는 길에 염초능선으로 하여 백운대 도착하셨다고 하신,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잘 찍으신 연가회원인 웹머슴님을 만나 같이 동행하게 된다.


 

이 길은 예전에 북한산연가에서 정기산행때 올라 왔던 길이라,

기억을 더듬어서 여우굴을 찾아 가기로 한다.

철 난간 끝지점에서 오른쪽으로 염초봉 말바위를 보며 내려 가는 길...

이곳은 햇볕이 내리쬐어 빨갛게 물든 단풍들이 햇살에 반사되어 아름답게 보여

힘들어 하던 일행들이 너무나 기뻐 한다.


 

 

직각에 가까운 내리막은 발 디딜 곳과 손 잡을 데가 다 있어 조심스럽게만 내려가면 된다.

길은 뚜렷이 있고 , 낙엽이 쌓여 있기도 하여 조심조심 내려가다가,

굴 위에서 발을 멈추게 하는데, 여우굴 오른쪽 옆으로 내려가는 길은

굵지 않은 쇠줄이 내려져 있고,

왼쪽 부분 여우굴 앞에서 배낭을 벗어, 굴 안 상태를 살펴 본 후,

웹머슴님 먼저 들어 간 후, 우리들도 차례로 누운자세로 들어가서 몸을 곧바로 세운다.


 

굴 안은 바위 틈새로 햇볕이 들어와 그다지 어둡지 않으며,

나갈 데는 왼쪽으로,,,배낭을 밖으로 내 보낸 후

엎드린 상태로 다리부터 나가게 되는 여우굴.

여우굴 통과해서 나오니 오늘은 배낭을 몇 번 벗기도 하고, 누우며, 엎드리며

온 몸으로 산행 한다며, 서로의 말들로 인하여 웃음은 그칠 줄 모른다.


 

시발크럽 주위로 단풍은 제법 군락을 짓고 있고,

그 모습들을 눈으로 담아 가슴에 쌓아 놓기도 바쁘다.


 

(이곳에서 백운대 서벽횡단 했던 기억을 떠 올리며 생각에 잠기는데,

언제 다시 백운대 서벽을 가 볼 수 있을련지...

약수암 위 공터에서 설인야영장으로 하여 염초 1봉 밑으로

북문 가는 길을 찾아 봐야 하는데,

나 혼자 하기로는 좀 무리라는 생각을 하며...)


 

소복히 쌓인 낙엽을 밟으며, 햇볕에 반짝이는 단풍들을 보며

조심스럽게 약수암까지 천천히 내려온다.

이곳에서 연가회원과 헤어진다.


 

무릎이 아파서 너무 힘들어 하시는 1명 때문에 하산이 자꾸만 늦어지며,

음식들로 가득찬 계곡에 닿아서 이 상태로 북한산성 매표소까지 걸어가는 것이

무리이다 싶어 음식점에 들어가서 쉬기로 하고,

해물파전, 만두국, 도토리 묵으로 저녁을 대신한다.


 

금방 어두워져,음식점 봉고차로 매표소지나 버스타는 곳까지 바래다 주는데,

중성문을 나서며 바라 본

어둠 속에 저 멀리 보름이 되어 가는 하얀 달과,

빛나고 있는 서울의 야경 불빛이 보이기에 ,,야간 산행은 어떠 할까....생각에 잠기건만,,,

마음은 굴뚝 같으나, 나로서는 아직은 엄두도 못 낼 상황...


 

오늘 약간 쌀쌀한 날씨 속에 , 햇볕 들던 곳에서는 그 따스함이 좋았던,

정다운 이들과 한나절 발걸음 맞추며,

굴 2군데를 통과 하느라 같이 호흡하며 뒹굴었던

북한산의 추억을 뒤로하고

또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버스에 오른다.


 

. 산행시간

  - 불광역  10:00 

  - 효자비 10:35

  - 백운대 14:10 

  - 산성계곡 17:30 

  - 북한산성 매표소 18:30


 

. 2004년 10월 26일 화요일

 

...............................................................................................

 


↑설교벽과 숨은벽의 대슬랩. 날씨가 추워서 바위도 많이 차가울거 같더라고요-

 2 주전 단풍이 피크였을떄하고 확연히 다릅니다.

↑차가운 날씨때문에 몸은 움츠러 들며...호랑이굴 통과 후..

 바위지대를 올라오기 위하여 대기 중인 상태

 

↑백운대에서 여우굴을 가기위하여 이곳으로 내려 옵니다. 하늘을 중심으로 찍다보니 백운대가 작게 보이네요

 

↑여우굴을 찾아서..이 구멍안으로 누워서 들어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