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이야기(12) - 속리산(俗離山)

 

속세를 여의고 속리산의 단풍 속으로


 

 
 
▲ 천황봉에서 관음봉, 문장대,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 능선 조망

 

 

 

속리산(1,058m)은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과 괴산군, 경북 상주시 화북면에 걸쳐 있다. 784년(신라 선덕여왕 5)에 진표(眞表)가 이 곳에 이르자, 밭 갈던 소들이 모두 무릎을 꿇었다. 이를 본 농부들이 짐승도 저러한데 하물며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느냐며 속세를 버리고 진표를 따라 입산 수도하였는데, 여기에서 '속리'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전에는 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구봉산(九峰山)이라 하였고, 광명산(光明山)·미지산(彌智山)·형제산(兄弟山)·소금강산(小金剛山) 등 여러 별칭을 가지고 있다.

 

최고봉인 천황봉(天皇峰)을 중심으로 비로봉(毘盧峰:1,032m)·문장대(文藏臺:1,054m)·관음봉(觀音峰:982m)·길상봉(吉祥峰)·문수봉(文殊峰:1005m) 등 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 팔경(八景) 가운데 하나에 속하는 명산으로, 화강암의 기봉(奇峰)과 울창한 산림으로 뒤덮여 있고, 산중에는 1000년 고찰의 법주사(法住寺)가 있다.

  

봄에는 산벚꽃, 여름에는 푸른 소나무,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 겨울에는 설경이 유명하다. 3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지는 문장대에 서면 산 절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하늘 높이 치솟은 바위가 흰 구름과 맞닿는다 하여 문장대를 일명 운장대(雲藏帶)라고도 한다. 이 외에 입석대(立石臺)·신선대(神仙臺)·경업대(慶業臺)·봉황대(鳳凰臺)·산호대(珊瑚臺)·학소대·배석대 등 8대의여덟 바위부리와 천황봉·비로봉·길상봉·문수봉· 보현봉·관음봉·묘봉·수정봉 등 8봉의 여덟 봉오리가 모두 바위 덩어리이다. 그런가 하면 바위 틈이 벌어진 석문도 많다. 대표적인 것으로 내석문·외석문· 상고내석문·상고외석문·비로석문·금강석문 상환석문·추래석문 등 8문의 여덟 바위덩이 석문이 있어 때로는 서서, 때로는 그 밑을 기어서 빠져 나가는 묘미가 있다. 또한 은폭동계곡(隱瀑洞溪谷)·용유동계곡(龍遊洞溪谷)·쌍룡폭포(雙龍瀑布)·오송폭포(五松瀑布) 등 명승이 많다.

  

법주사는 신라 진흥왕 때 의신조사(義信祖師)가 지었다고 하는데 임진왜란 때 전소되었고, 그 후 그 유지(遺址)에 옛 모양을 되살려 재건한 것이 현재의 건물이다. 경내에 쌍사자석등(雙獅子石燈:국보 5)·팔상전(捌相殿:국보 55)·석련지(石蓮池:국보 64)·사천왕 석등(四天王石燈:보물 15)·마애여래의상(磨崖如來倚像:보물 216)·정이품송(正二品松:천연기념물 103)·속리산 망개나무(천연기념물 207) 등이 있고, 법주사 일원은 사적 및 명승 4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 법주사의 남쪽에는 남산약수(南山藥水)가 있고, 북쪽 가까이에는 수정암(水晶庵) 석문(石門)과 여적암(汝寂庵)이 있다. 법주사에서 천황봉으로 오르는 사내천(舍乃川) 계곡에는 탈골암(脫骨庵)·복천암(福泉庵)·학소대(鶴巢臺)·하환암(下歡庵)·상환암(上歡庵)·중사자암(中獅子庵) 등의 여러 암자가 있고, 이들을 지나 경북과의 경계에 오르면 전망이 뛰어난 경승지인 문장대에 이른다. 문장대는 2개의 봉우리로 되어 있는데 철책으로 등반로가 만들어져 있다. 상주시 화북면(化北面) 용유리(龍遊里)로 내려가면 견훤성(甄萱城)이 있다. 1970년 3월 24일 주변 일대와 함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84년 인근의 화양동구곡(華陽洞九曲)·선유동구곡(仙遊洞九曲)·쌍곡구곡(雙谷九曲)이 국립공원에 편입되었다. 매년 200만 명 정도가 찾는다.(from 네이버 백과사전, 한국의 산하)

 

등산 코스는 ①코스(7시간 소요) 법주사 - 삼거리 - 경업대 - 문장대 - 신선대 - 비로봉 - 천황봉 - 상환암 - 삼거리 - 법주사 ②코스(11.6km , 4시간 소요)  법주사 - 세심정 - 문장대 - 법주사 ③코스(12.2km, 4시간 30분 소요)법주사 - 세심정 - 문장대 - 신선대 - 경업대 - 금강골 - 법주사, 그리고 화북에서 문장대로 오르는 코스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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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지도

일 시

2004년 10월 23일(토) 09:13 - 18:00 (8시간 47분, 휴식시간 100분 포함, 17.3km)

날 씨

맑음

코 스

주차장(09:13)→법주사→세심정→상환암→상환석문→천황봉(12:09-25)→비로봉→입석대→신선대→문수봉(청법대)→문장대휴게소(15:03-15)→복천암→세심정→법주사(16:56-17:40)→주차장(18:00)

동 행

반려와 나

 

속리산 찾아가는 길

 

어제 서울에서 도움받은 물건을 돌려 드리기 위해 아침에 청주로 가서 지인을 잠깐 만나고 보은으로 향한다.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온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 그동안 속리산은 세 번 산행을 했었는데 아직 천왕봉에는 가보지 못했다. 지금쯤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속리의 숲과 암봉을 찾아간다.

  

계룡(07:00)→서대전IC(07:23)→청원IC→청주→미원면→산외면→법주사주차장(09:05)

  

세심정을 지나 천황봉으로 오르는 길

 

"道不遠人 人遠道 山非俗離 俗離山(바르고 참된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으나 사람이 도를 멀리하고, 산은 세상(俗)을 떠나지 않으나 세상이 산을 떠나는구나)". 신라말의 외로운 지성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의 시처럼   ‘세속을 여읜다’는 속리산(俗離山). 태초부터 속리산은 넓은 품, 열린 공간으로 늘 그자리에 그렇게 있었건만, 세속에 때묻은 나는 이런 저런 이유로 一喜一悲하며 살아가다가 필요할 때만 이 산을 찾아 간다. "속리 산신이시여! 간청하옵건데 부디 입산을 허락해 주옵소서. 조용히 머물다 돌아 가겠나이다. "

  

신라의 선승 진표율사의 그림자를 따라 속리산문을 지나 아름드리 나무들이 울창한 숲속에 아침 햇살을 받아 더욱 곱게 빛나는 단풍나무 숲길을 따라 걷는다. 산문을 지나는 길에는 사진작가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기념 사진을 부탁하고 싶지만 혹여 작품에 영향을 주지나 않을까? 그냥 지난다.

  

세심정을 지나 천황봉으로 오르는 길, 그곳에도 단풍은 아름답다. 부부 산객과 서로 단풍을 기념해 준다. 세심정 갈림길에서 상환석문 사이가 오늘 산행의 가장 힘든 구간이다. 등로에 인접해 있는 상환암을 둘러본다. 상환암은 길에서 오른편으로 약간 비켜 있지만 사면 암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또 하나의 작은 속리의 풍경이다. 상환석문을 만난다. 속리하는 문을 지나 선계로 가는 관문인가?  세속의 먼지를 벗고 가라는 듯이 석문 바닥은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간다. 그곳을 지나 이어지는 아름다운 단풍 숲을 오른다. 속리산의 단풍들은 화려하면서도 은은하고 부드럽고 우아하다. 아마도 속리산의 기묘하면서도 모나지 않은 암봉들의 기운을 받은 때문은 아닐까? 단풍 숲을 지나 고도를 높여 상고암이 잘 보이는 바위전망대에 올라 후면 능선의 암봉들을 조망한다. 비로봉 주위는 기묘한 모습의 은회색빛 암봉들로 선경을 이루고 있다.

   
   
▲ 속리로 가는 길 ▲ 속리산문

 

   
   
▲ 법주사로 가는 길의 단풍 ▲ 법주사로 가는 길의 단풍

 

 
 
▲ 세심정 위 경업대와 천황봉 갈림길에서

 

 
 
▲ 세심정에서 천황봉으로 오르는 길

 

 
 
▲ 천황봉으로 가는 길의 단풍(세심정-상환암)

 

 
 
▲ 천황봉으로 가는 길의 단풍(세심정-상환암)

 

 
 
▲ 천황봉으로 가는 길의 단풍(세심정-상환암)

 

   
   
▲ 상환암 ▲ 상환석문

 

 
 
▲ 상환석문을 지나 상고암 부근으로 오르는 길의 단풍

 

 
 
▲ 상고암이 보이는 전망대에서 보는 상고암과 신선대

 

 
 
▲ 배석대에서 바라보는 비로봉 부근의 암봉

 

천황봉에서 문장대로 가는 암봉 능선 길

 

비로봉 아래 갈림길에서 천황봉으로 올라 주위를 조망한다. 장각동, 상오리 계곡, 그 왼쪽으로 여름에 올랐던 도장산의 모습도 보인다. 남쪽의 대간길을 따라 갈령, 형제봉, 봉황산을 어림해 보고, 구병산의 수려한 능선을 감상한다. 한남금북정맥을 어림해 보지만 확실한 마루금을 긋기에는 아직 나의 시계는 뚜렷하지 못하다.

  

천황봉 아래 헬기장에서 비로봉의 암봉들을 바라보며 점심식사를 한다. 천황봉에서 이어지는 산죽이 무성한 능선길, 암봉 능선길, 기기묘묘하지만 결코 모나거나 뾰족하지 않은 속리의 암봉들.... 비로봉 주위 능선길에서 화북의 곡간 너머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도장산의 모습을 조망한다. 입석대에서는 임경업장군을 전설로 만난다. 신선대에서 당귀와 칡으로 빚은 신선주 한 사발을 맛보고, 뒤편 전망대에서 오송폭포가 있는 시어동으로 뻗어가는 칠형제봉을 감상한다.

  

문수봉 가는 오르막 능선 길은 "힘들 때는 쉬어간다"는 평범한 지혜을 일러주듯, 오르내림이 몇번 반복된다.  오름길이 조금은 힘들어져 갈 무렵, 위에서 내려오는 분께 " 문장대에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있나요?" 하니, "예" 하신다. "얼른가서 입장료 받아야 겠네?" 하니, "그럼 저한테 주고 가세요."해서 모두 "하하하" 하고 웃었다.

  

문수봉에 올라 문장대를 배경으로 오늘을 기념한다. 문장대 휴게소에서 당귀차를 마시며 바라보는 문장대는 아직도 많은 산객들로 붐빈다. 그곳에서의 조망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밤티, 늘티, 청화산, 대야산 으로 이어가는 대간의 북쪽하늘 먼곳에는 월악의 영봉이 희미하게 조망된다. 이제 법주사를 향하여 내려간다.

 
 
▲ 천황봉에서 기념(오른쪽 멀리 작게 보이는 바위가 문장대)

 

   
   
▲ 속리산 천황봉 정상에서 산친구 반려와 함께 ▲ 배석대에서 본 천황봉의 모습

 

 
 
▲ 천왕봉에서 구병산 조망

 

 
 
▲ 천황봉에서 비로봉 조망

 

 
 
▲ 비로봉 아래 전망대에서 세심정 아래 방향 조망 멀리 사하촌

   

   
   
▲ 비로봉 주위의 기암 ▲ 비로봉 주위의 기암

 

   
   
▲ 석문(비로봉 아래) ▲ 비로봉 주위의 기암

 

 
 
▲ 비로봉 산죽길에서

 

 
 
▲ 입석대로 가는 길의 전망대에서 경업대 위쪽 암봉 조망

 

 
 
▲ 임경업 장군이 7년간의 수도 끝에 세웠다는 입석대의 입석(왼쪽)

 

   
   
▲ 신선대 표지석 ▲ 신선대 뒤편 전망대에서 본 칠형제봉 위쪽

 

   
   
▲ 신선대 뒤편 전망대에서 ▲ 신선대 뒤편 전망대에서

 

   
   
▲ 신선대에서 문수봉(청법대) 조망 ▲ 청법대 조망

 

 
 
▲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도장산 조망

 

 
 
▲ 속리산 문수봉에서 문장대를 배경으로 산친구 반려와 함께

 

 
 
▲ 문수봉에서 본 문장대(줌인)

 

 
 
▲ 문장대휴게소 앞에서 문장대를 배경으로

 

 
 
▲ 문장대휴게소 앞에서 천황봉(오른쪽 육산 봉우리 모습) 조망

 

문장대휴게소에서 세심정을 지나 법주사로 하산 하는 길

 

세심정을 향하여 하산 하는 길은 많은 인파로 약간 지체된다. 문장대에서 급경사 계단길을 조금 내려가면 고운 단풍이 시작된다. 그곳을 배경으로 우리 나이쯤 되어 보이는 부부가 단풍을 배경으로 서로의 모습을 담아주는 모습이 아름답다. 우리도 그분들께 부탁하여 단풍을 기념한다. 계곡의 냉천골휴게소를 지나 내려오면서 계속 이어지는 아름다운 단풍들을 감상하며 작은 고개마루의 보현재휴게소와 복천암을 지나, 용바위골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세심정을 지나 산 그림자가 드리워져 가는 사내천의 단풍길을 걸어 내려간다.

 
 
▲ 문장대 휴게소에서 세심정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 문장대 휴게소에서 세심정으로 내려가는 길의 단풍  ▲ 문장대 휴게소에서 세심정으로 내려가는 길의 단풍

 

 
 
▲ 세심정-법주사 사이 태평교 난간에서 상수원 저수지를 배경으로

 

 
 
▲ 법주사 입구의 돌탑군(상수원 저수지 아래쪽)

 

해질 무렵 법주사에서

 

법주사에 이르니 가을날 길지 않은 해는 서산으로 넘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우리는 많은 문화 유산들을 둘러보고, 개울가에서 돌탑도 쌓으며, 모처럼 산행 후의 한가한 시간을 보낸다.

 

   
   
▲ 팔상전(국보 55호) ▲ 금동미륵대불

 

   
   
▲ 쌍사자 석등(국보 5호) ▲ 석련지(국보 64호)

 

   
   
▲ 원통보전(보물 916호) ▲ 마애여래의상(보물 216호)

 

   

 

 

 

 

 

 

▲ 돌탑 쌓기1 ▲ 돌탑 쌓기 2 ▲ 돌탑 쌓기 3

 

 

 

시월 밤의 단풍가요제

 

어둠이 내리는 속리 산문을 내려와 사하촌에 이르니, 상가 부근 잔디밭에는 제 9회 속리산 단풍가요제가 막이 오른다.  한 두 곡만 듣고 가려했는데, 예선의 400여명 참가자 중에서 선발되었다는 9명의 본선 진출자들은 가수 못지 않은 가창력으로 우리의 발길을 잡는다. 한편 초청가수들의 추억의 가요도 가을 밤의 운치를 더 해준다. 오랜 만의 야외무대 관람을 마치고 어둠 속으로 계룡을 찾아간다. (20:00)

   
   
▲ 시월의 마지막밤을(이용) ▲ 있을 때 잘해(오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