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섬 /鳥島-2



      글/나천수

      무엇이 그리 바쁜지,
      그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지,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우왕좌왕하더니
      그것도 모자라서,
      24시 편의점이 우후죽순처럼 자라고,
      도대체 사람들은 밤낮도 구분 못하는가.

      온몸을 던져 먹고 마시고
      즐기는 꼴 보니
      꼭 하루만 사는 하루살이 같다.
      새털같이 많은 날들이 있는 데도,

      아니면 일년365일
      환갑 진갑까지 산다하여도
      한 백년도 못 채우는데
      천년만년 살듯이
      욕심보 주머니는 왜 적다고 하는지,

      세상사 사는 것
      날거나 헤엄치거나간에
      가벼워야 두둥실 뜨거늘
      몸집만 부풀리면 가라앉을 수밖에,

      새들이 사는 섬으로
      유일하게 새 섬으로 불리는 그곳
      보배의 섬, 진도 끝머리 팽목 항에 가면
      새 섬으로 가는 배가 있으니
      두둥실 뜬 배에서
      저 멀리 두둥실 떠있는 새 섬을 보면
      마치 하늘 높은데서 나래질하듯,
      푸른 바다가운데서 파닥거리는 것이
      가까이 가보면 바위섬이지만,
      멀리서 보면 새처럼 보이니
      조도에 가서 바위만 보이고
      새를 보지 못했다면
      아직도 눈에 이물질이 가득한 것이다.


      조도 6군도 중 으뜸이 되는 섬
      관매도의 관이 마음의 눈으로 보라는
      볼 관(觀)자 아닌가,
      그 섬 뒤로 돌아가 보면
      선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선녀가 새처럼 날개옷 입어서
      새 섬(鳥島)으로 불리었는지
      관매도 1경부터 8경까지
      선녀가 바닷가에서 목욕했다느니
      방아를 찌는 선녀를 사모하여
      남근(男根)이 하늘로 치솟았다느니
      옥황상제의 꽁돌 찾으려 하계로 내려온
      선녀들이 파도가 타는 거문고 소리에 반하여
      돌아가지 못했다느니
      그 벌로 벼락을 맞아
      날개 한쪽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파도가 만드는 흰 포말에 쌓여
      밀려왔다 밀려가기를 반복하고 있으니,

      남해바다 가운데 바위 모습으로 떠있는
      새 섬들이 왜 가라앉지 않은지,
      하늘을 나는 새처럼
      바다 위에서도 쉼 없이 나래질 하는지,
      조도에 가면 그 이유를 보아야한다.
      가벼움의 상징 새털
      그 속에 숨겨진 삶의 철학을 보아야 해,



      2004년 7월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