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 대종주을 향하여!!!


▶ 산행일자 : 2004년 6월 12~13일(흙 그리고 해의 날)
▶ 산 행 지 : 계룡 대종주(크게 한바퀴 돌기)
▶ 코     스 : 구암사~우산봉~갑하산~날개봉~삽재~도덕봉~백운봉~관암
              산~밀목재~황적봉~천왕봉~쌀개봉~관음봉~삼불봉~금잔디
              고개~수정봉~금남정맥갈림길~구재~와룡암~마티재~국사봉
              ~청벽산~마암리
▶ 소 재 지 : 대전광역시 유성구 / 충남 공주시 반포면, 계룡면
              논산시 두마면
▶ 지    도 : 2만 5천분의 1(금남, 유성, 월암, 하봉)
              5만분의 1(공주, 대전) 


 


▷ 소요시간 : 20시간 02분 (구암사 21: 30 ~ 17: 32 마암리)
▷ 산행시간 : 14시간 48분
▷ 휴식시간 : 5시간 14분 (식사시간 포함)
▷ 도상거리 : 32.0km
▷ 실제거리 : 43.6km (만보계 사용/67,100보)
▷ 산행속도 : 2.95km/hr(휴식시간 제외)
                          
▶ 날     씨: 맑  음
▶ 동 행 자 : 뫼꿈이, 거브기, 풍선, 가이아
              중간합류&지원 : 전천후(친구분), 재넘이, 강건너덕배


 


          《 산행후기 》



쉬는 토요일이라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 청주의 진산인 우암산과 상당산성, 그리고 선도산을 다녀오기 위해 준비를 한다. 대전에서 이곳 청주에 이사를 온지 2년여가 다 되어 가지만 청주근교를 산행다운 산행을 한적이 없다.
초등학교 2학년과 4학년인 두 아들을 학교 앞까지 데려다 주고 우암산에 올라 6시간여만에 하산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집사람과 마트에 들려 시장을 본 후 오후 다섯시가 넘어서야 늦은 점심을 한다.
일행들과 만나기로 한 시간까지는 잠깐의 짬이 있어 한시간여 눈을 붙이고 일어나
마눌과 애들을 대전의 처형집에 데려다주고 유성으로 향하니 풍선님의 전화가 온다.
20시 05분, 유성톨게이트앞 만남의 장소에 들려 풍선님과 만나 거브기님을 태우러 마암리로 향한다. 산행 날머리인 마암리에 거브기님의 차량을 주차시키고 다시 유성 만남의 장소에 도착하니 이미 뫼꿈이님가 가이아님이 기다리고 있다.
산행을 시작도 하기전 벌써 뫼꿈이님 손에는 캔맥주가 들려 있고... 그렇게 고행의 산행은 서서히 시작되어 간다.   
구암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준비를 하고 21시 30분, 계룡 대종주의 산행을 시작한다.


 


 ▶ 샘터가 있는 기도터에서



주차장아래 산길로 접어들어 15분여 진행하여 샘터와 기도터가 있는 곳을 통과를 한다. 오랬동안 고여있던 샘터... 마른 목을 축이기에는 너무 지저분하여 마른 침만 삼키고 올라서니 이정표(구암사 0.8km, 우산봉 1.4km)가 있고 등로는 오른쪽으로 휘어져 올라서 묘가 있는 흔적골산에 도착을 하고 헬기장을 지나 약간 내려섰다 다시 오름길이 되면서 암릉길이 되면서 시야가 환하게 트이기 시작한다.
캄캄한 밤 하늘에 초롱초롱 빛나는 별빛과 도심의 환한 불빛이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 도심의 하늘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도심의 야경(전천후님 촬영)



야경의 아름다움에 빠져있던 마음을 추슬러 10여분 진행을 하니 22시 30분 우산봉 정상이 된다. 어둠이 잠겨있던 산봉우리는 산꾼의 가픈 숨소리에 밀려 잠시 자리를 양보하여 주고...  
정상에는 호텔리베라산악회에서 세운 표지목과 삼각점, 그리고 간이 헬기장이 있다. 가끔씩 주간에 올라와 보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신비함을 건넨다.
"우산봉(雨傘峰)" 비가 내릴 때 쓰는 우산과 닮았다 하여 붙어진 이름 우산봉... 혹자는 이곳을 우솔봉이라 표현하기도 하나 그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그동안 대전을 끼고 있는 산들을 많이 답사하여 본 결과 대전에는 시내를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본인은 그곳을 대전의 4대 조망지라 칭하고 있다.
그곳을 잠시 살펴 볼 것 같으면 이곳 우산봉을 비롯하여, 계족산의 봉황정, 식장산의 해돋이전망대, 그리고 보문산의 시루봉등이다. 이 네곳에서 바라보는 대전의 조망은 가히 일품이라 할만하다. 


 


 ▶우산봉 정상부



 


15분여의 휴식을 마치고 출발한다. 정상에서 내려서면서 방금전 올라왔던 삼거리가 되면서 이정표(갑하산 2.0km, 구암사 2.5km)가 있다. 직진길을 따른다.
이정표의 내용을 읽고 돌아서는 사이 갑자기 랜턴의 불빛이 먹통이 되어 버린다. 산행초반부터 불길한 예감... 장거리 산행이라 여유분의 랜턴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고장이면 큰일이다.
뒤따르던 풍선님의 도움으로 랜턴을 분리하여 보나 특별히 이상이 있는 것 같지는 않고 다만 건전지의 접촉이 불량한 것 같아 케이스와 건전지 사이에 종이를 말아서 끼우니 거짓말같이 불빛이 들어온다.
암릉길을 따른다. 랜턴 때문에 5분여 지체를 하고 빠른 걸음으로 앞서가는 일행을 따르지만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한동안 내려서 등로 옆에 있는 샘터에 들러 수량을 확인하나 역시나 메마른 상태이다.
오늘 낮에 산행을 할 때에는 무척이나 후덕지근하고 더웠었는데 지금은 시원한 바람이 늦은 밤길을 걷는 이로 하여금 상쾌함을 느끼게 한다.
498봉, 금베봉으로 빠지는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를 하고... 다시 빠른 걸음으로 진행을 하자 희미하게 앞서가는 일행들의 랜턴불빛이 보인다.
23시 18분, 갑하산(甲下山)에 도착을 한다. 이정표(우산봉 2.0km, 갑동 2.9km)가 있고 너럭바위에 둘러 앉아 잠깐의 휴식을 취한다.


 


 ▶갑하산 정상이정표도 졸리운듯 기울어지고



 


 ▶갑하산에서의 휴식 



 


정상에서 15분간 휴식를 취한후 날개봉으로 향한다. 암릉을 내려서면 삼각점이 보이고 한참을 뚝 떨어져 내려서 오른쪽으로 먹뱅이골로 내려서는 안부를 지나고 잠시 밋밋한 구간을 지나 올라서면 말갈기 같은 암릉을 잠깐 지나며 오른편으로 계룡산이 크게 웅크린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
산은 조용히 잠들어 있는데 도심은 시간이 한밤중인데도 대낮같이 불을 밝히고 불야성을 이른다.
고요한 산... 산과 하나가 되기 위해 산을 찾고 또 그저 산이 좋기에 산에 빠져든다. 오랜만의 야간산행. 가장 최근에 야간산행을 한 것이 작년 태극종주를 하면서 였으니까 거의 10개월은 된듯하다.
가끔은 정말로 가끔은 야간산행을 하는 것도 괜찮은데.. 요즈음은 거의 기회가 없다.
이런생각... 저런생각... 다시 날개봉을 오름길이 시작된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은 어듬속으로 사라진지 오래되고 정말 한낮의 더위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시원한 바람이 산행을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가 되어준다.
00시 02분, 날개봉 도착이다. 하루의 시간이 지나고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된다. 어둠에 묻힌 정상은 넓은 공터에 헬기장과 무너져 가는 무덤뿐. 가뿐 쉼을 고로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삽재를 향한다.
삽재에서 전천후님이 기다리고 계시기에 시간을 지체할 수가 없다. 조금전 전화로 통화를 하면서 지금의 시간정도면 삽재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고 얘기를 했는데 이제야 날개봉에 도착했으니 30여분 정도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선다. 얼마전 시계종주 2구간을 하면서 지났던 구간. 잠시 내려서 먹뱅이골 갈림길을 지난다. 왼쪽(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다시 한동안 내려서고... 완만한 능선길이 되며 직진하는 갑동 하산로를 버리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처음 이곳을 왔을 때는 길 흔적이 전혀 없어 배낭을 부리고 길을 찾은 후 표지기를 달며 내려갔었는데... 지금은 제법 길 흔적이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다.
완만하게 내려서던 하산로는 급하게 내려서며 잡목을 헤치고 진행되다 파묘를 지나고 또 다른 몇 기의 묘를 지나며 삽재 절개지에 도착을 하고 왼쪽 지류를 따라 진행을 한다.
00시 38분, 삽재에 도착을 한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지나는 차량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한참 공사중인 도로를 무단횡단하여 건너니 검은 물체가 움직인다.
전천후님과 그 친구분이시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엑스포 기념탑 뒤편에 자리를 틀고 앉아 휴식을 취하며 전천후님이 건네주는 드링크로 땀을 식힌다.
잠시동안 정담이 오고가고... 전화가 온다. 근자님이시다. 일행들의 안위를 걱정하여 주시는 정다운 산우, 낮에는 시골에 내려가 복분자 수확을 하고 돌아오셨다 하시며 깜박 잊고 이제야 카페에 들러 오늘 계룡대종주를 간다는 것을 알고 중간에 지원을 해주지 못함을 못내 아쉬워 하는 표정이시다.


 


 ▶삽재에서 전천후님을 만나 휴식



 


15분여 휴식을 마치고 00시 50분 도덕봉을 향해 출발을 한다. 도덕봉 오르는 등로 초입에 지난번 시계종주때에도 없었던 출입금지 표지판과 나무토막으로 길을 막아 놓았다.
바리게이트를 우회를 하여 낙엽송 지역을 지난다. 환한 랜턴불빛으로 인하여 날파리가 자꾸만 얼굴로 달려든다.
이번 산행구간중 가장 경사가 심하고 힘든 코스. 하지만 가야할 길이기에 묵묵히 숨을 고르며 진행을 한다. 얼마쯤 올랐을까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유성의 불야성을 조망한다.
산행에서 곰발톱과 동기동창(?)인 전천후님과 그 친구분은 이미 시야속에서 사라져 버리고 긴 거리를 가야할 산꾼들만 패잔병 모습으로 흐느적흐느적 된비알을 오른다.
01시 30분, 묘가 있는 무명봉에 오른다. 전천후님이 휴식을 취하며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이어서 올라오는 가이아님과 뫼꿈이님, 가이아님이 꺼내놓은 간식을 먹으며 뒤쳐진 일행을 기다린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벌써 올라왔어야 할 거브기님과 풍선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걱정이 되셨는지 뫼꿈이님이 뒤쳐진 일행을 찾아 나서며 닉을 부르는데 올라와야할 방향이 아닌 전혀 다른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바위구간을 만나 우회를 하다가 길을 놓친 모양이다. 그렇게 휴식을 마치고 출발하여 01시 58분, 도덕봉에 도착을 한다. 삼각점(대전444, 1982재설)을 지나 전천후님은 UFO묘를 친구분에게 소개시켜주기 위해서 수통골 하산로쪽으로 내려서고 나머지 일행들은 백운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도덕봉 정상부




잠시 진행하자 시야가 트이며 도심의 불빛이 시야에 들어오고 좀 더 내려서 안부에 도착하니 예전에는 없던 이정표(가리울골 삼거리 도덕봉 0.8km, 금수봉 3.3km, 수통골 1.3km)가 서 있다.
X484봉을 힘겹게 올라 평평한 능선길을 걷는다. 백운삼거리까지 이어지는 밋밋한 등로. 불현듯 어느 산꾼이 하던 이야기가 떠 오른다. 혼자서 금수봉에서 도덕봉을 가다보면 백운삼거리를 만나는데 그 곳을 지날때면 자기도 모르게 머리카락이 쭈빗쭈빗 선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덕봉으로 간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가다보면 백운봉을 향해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몇 번이나 뒤돌아 왔다는 얘기...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 얘기이지만 심각하게 말씀하시는 것으로 봐서는 그냥 웃고 넘어가기에는 왠지 꺼림직한 얘기...  근데 왜 갑자기 그 생각이 나지... 
02시 46분, 백운삼거리 도착이다. 여기 또한 새로이 이정표를 설치하여 놓았는데 자티고개(금수봉 1.4km, 빈계산 2.7km, 도덕봉 2.7km)라 표기되어 있다.
10분여를 쉬면서 갈증을 해소한다. 


 


 ▶최근에 설치한 가리울삼거리 이정표



 


 ▶역시나 최근에 설치한 자티고개 이정표



 


 ▶자티고개(백운삼거리)에서의 휴식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선다. 지난 3월, 백년만에 내렸다는 폭설때 위왕산에서 약사봉을 지나 백운봉 능선을 이어가며 고생하던 생각이 난다.
백운봉 오름길전 임도를 만나 좀 더 쉽게 진행하고자 임도를 따랐다 오히려 더 고생을 했던 산행...  그때는 정말 앞이 보이지 않는 산행이었는데.
우측으로 돌아가는 우회길을 버리고 직진하여 백운봉에 오른다. 사위는 모두 어둠으로 잠겨있다.
정상에서 직진을 하면 임도를 건너 약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직진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선착해 있던 일행들이 관암산을 향해 출발을 한다.
이제 새벽으로 들어서며 모두가 힘들어 한다. 졸음과 함께 밀려오는 피로... 하지만 가야할 길이 있기에 묵묵히 발걸음을 뗀다.
무너져 가는 묘를 지나고 무명봉을 왼쪽으로 우회를 하여 다시 오른쪽으로 동월계곡 하산로를 지나 오름길을 만나 3~4분 올라서 03시 14분, 관암산에 도착을 한다. 뫼꿈이님은 졸음이 온다며 그냥 자리에 쓰러져 잠이 든다.


 


 관암산에서의 휴식



 


지금까지는 대전시계와 연계되는 능선을 걸었으나 이제부터는 시계능선을 버리고 온전히 공주시의 능선을 밟는다.
북서쪽으로 향해서는 밀목재 가는길. 역시나 계속해서 전천후님이 앞장을 서고 가장 후미로 풍선님이 자리를 한다. 한동안 올라서 방향을 북쪽으로 트는 능선길...
얼마쯤 지났을까. 분명히 갈림길이 나와야 할텐데 도무지 갈림길은 보이지 않는다. 기억으로는 이 정도 진행을 했으면 곧 바로 내려서는 밀목재길과 좀 더 진행하여 우회하는 우회갈림길이 있는데 길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풍선님과 뒤돌아서 다시 갈림길을 찾으려 Back을 하여 50여미터 진행을 하는데 선두에서 갈림길에 있다는 연락이 온다. 
하산로에 접어든다. 가파른 내리막 길... 경사도 심하고 작은 너덜지대라 더욱 내려서기가 불편하다. 좀더 직진을 하면 완만한 하산로 우회로가 있는데... 흠, 그러나 이미 내려선 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한동안 급하게 내려서 왼쪽에서 우회로 갈림길과 만나고...
03시 52분, 밀목재에 도착을 한다. 도로를 건너 폐초소 앞에서 배낭을 부리고 긴 휴식에 들어간다. 발목이 시큰거려 스프레이를 뿌리고 자리에 걸터 앉는다. 지나는 차량의 전조등 불빛이 빠르게 움직인다.
우리가 바라보는 전조등 불빛은 아무렇지 않게 보이지만 차량에서 바라보는 헤드렌턴의 불빛은 어떻게 생각을 할까... 몇 년전 강릉 앞바다에 나타났던 잠수함을 떠 올리며 혹시라도 지나는 차량이 우리를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를 하여 신고를 하면 어떻하나 하는 기우를 잠시 가져본다.
04시 06분, 밀목재를 출발한다. 페초소를 돌아 뒤쪽으로 나 있는 넓은 길을 따른다. 한동안 진행하면 몇 기의 묘가 나오고 등로는 묘를 돌아 올라서기 시작한다.
뚜렷하게 이어지는 등로, 능선에 올라 황적봉을 향한다.
동녘하늘엔 서서히 여명이 터 오기 시작하고, 황적봉에서 일출을 맞기 위해 발걸음을 서두른다. 역시나 전천후님과 친구분은 일찌감치 앞장서 달아나 버리고... 뫼꿈이님이 힘에 겨운지 아니면 졸음을 이겨낼 수 없음인지 발검음이 무겁게 느껴진다.
04시 52분, 황적봉 도착이다. 먼저 올라오신 천후님 친구분이 정상을 지키고 있다.
산에... "천후님은 어디가셨나요"
친구분... "글쎄요, 저쪽으로 가시던데요"
산에... "저쪽으로 조그만 내려가면 좋은 곳이 있습니다"
앞장서 학봉리 하산로로 향하여 100여미터 내려서니 역시나 그 곳에 전천후님이 너럭바위에 자리를 틀고 앉아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
6월 중순이라고는 하지만 새벽을 여는 바람은 땀을 흘린 산꾼에게는 추위를 가져다 준다. 배낭을 정상에 부리고 왔기에 다시 가서 자켓을 꺼내 입기도 그렇고 약간은 쌀쌀함을 느끼지만 몸으로 부딪히며 바람을 막아낸다.
그렇게 25분여의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멀리 바라보이는 산줄기에서 붉은 기운이 솟아 오르기 시작한다. 매년 정초에 일출을 보려 여러 차례 계룡산에 올랐었지만 일출다운 일출을 본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오늘의 일출은 정말 환상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듯 장엄하게 떠 오르기 시작한다.


 


 ▶여명



 


 ▶일출(1)



 


 ▶일출(2)



 


전천후님과 친구분은 하산을 한다. 인사를 나누고 05시 28분 황적봉을 출발한다.
급하게 내려섰다 무명봉을 지나 올라서면 몇 기의 무덤이 보이는 천왕봉. 05시 49분 천왕봉을 통과하여 직벽로프 구간을 내려선다. 선명하게 올려다 보이는 천황봉과 쌀개능선... 그리고 이어지는 계룡의 주능이 파노라마처럼 펼져진다.


 


 ▶모습을 들어내는 계룡 주능선



 


 ▶멀리 서대산이 조망되고...



 


 ▶황적봉을 내려서며 바라보는 장군봉능선



 


 ▶천왕봉 정상의 충주지씨묘



 


 ▶직벽하산로 통과구간



 


이제는 우리가 목표로 했던 구간의 절반정도를 지난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왔던 만큼의 거리만큼이나 남았다는 말인가. 아 나오는 것은 한숨뿐이다.
앞서가던 일행들이 말안장 바위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멀리 은선산장에서 이어지는 칼능선을 바라본다. 칠흑같은 어둠이 묻혀 있던 계룡은 어느덧 화사한 햇살에 수줍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향적산 조망



 


 ▶가운데로 보이는 칼능 (은산산장에서 오를수 있음)



 


거브기님이 어제 쌀개봉 오름길에 준비하여 숨겨 놓은 막걸리가 불현듯 생각나 자리를 박차고 나아간다. 갈증과 허기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거시기가 최고지...
동학사 계곡쪽으로 내려서는 몇 개의 하산로를 지나 약간 올라서니 거브기님이 말씀하신 장소가 나온다. 근데 어디다 숨겨놨지. 어디 바위 옆이라고 하던데...
이내 가방을 찾아 막걸리 한잔을 단숨에 비워버리니 일행들이 올라오고 있다.
두 병의 막걸리와 몇 개의 캔맥주가 비워지고 과일과 간식으로 허기를 채운다.
짐을 나눠 각자의 배낭에 넣고 15분여의 쉼을 마치고 쌀개봉을 향해 올라선다. 급경사 된비알길... 예상시간보다 한참이나 늦어 있지만 통천문을 지나 08시 20분 쌀개봉에 도착한다.
아지트에 들러 거시기와 함께 이슬이로 아치식사를 대신한다. 여기까지 올라와 거시기와 함께 먹는 이슬이야말로 정말 꿀맛이다. 언제 다시 이런 맛을 느낄까...
시간의 여유가 있었으면 잠시 취침을 하고 출발하려 했으나 이곳에서 지체한 시간이 벌써 1시간 30여분...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자리를 뜬다.
관음고개 하산로에 안전로프가 철거되었다는 말에 왼쪽으로 우회로를 따른다. 8부 능선으로 길게 이어지는 우회로. 신원사에서 천황봉 오름길에 왼쪽으로 나 있는 우회로가 이 길과 이어지는 듯 하나 오래전부터 아직껏 확인을 하여보지 못했다.
08시 19분, 관음고개에 도착을 한다.


은선산장쪽에서 올라선 많은 등산객들이 잠시 숨을 고르며 휴식을 취하고 있고 우리 일행도 그 한 컨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전화벨이 울린다. 재넘이님 이다. 어디냐고 하기에 현재 위치를 말하여 주고 전화를 끊는다. 도대체 어디서 잠복근무 서기에 그러는지, 그저 궁금할 뿐이다.
08시 25분, 계룡팔경중 제4경인 관음봉에 도착을 한다. 정자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피해 서둘러 자리를 뜬다. 멀리 삼불봉을 바라보며 내려서는 급경사 철계단길...


 


 ▶관음봉에서 바라보는 문필봉



 


 ▶관음봉정상 표지석



 


 ▶정자에서의 휴식



 


 ▶관음봉을 내려서며 바라보는 자연능선길



 


 ▶관음봉에서 내려서는 철계단



 


 ▶철계단 내려서는 길




 


 ▶자연성능에서 바라보는 관음봉



 


 ▶능선길의 소나무



 



철계단길을 내려서 계룡의 최고능선중의 하나인 자연성릉길을 지나고... 함께 걷던 가이아님한테 "삼불봉에 들렸다 갈께요"라고 말을 한 후 발길을 재촉한다.
시간이 되면 단무지님이 삼불봉에서 기다리신다고 하셨기에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철계단을 힘겹게 올라 11시 15분 삼불봉에 오른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아는 이는 없다. 따가운 태양볕으로 인해 잠시 머무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삼불봉직전 봉우리



 


 ▶지나온 능선길



 


 ▶삼불봉 정상부




삼불봉고개를 지나고 금잔디고개로 가는 중간에 묘 앞에 이른다. 지난 겨울 눈이 많이 내리던 날, 그리매님과 함께 묘 앞에 앉아 과메기를 놓고 사홉짜리 이슬이를 개눈 감추듯 비운 생각이 떠 오른다.
그때는 술에 취해 어떻게 장군봉에 올랐는지 기억이 가물한데, 이제는 작열하는 태양이 온 몸을 에워싸니 세월의 빠름은 정말로 유수와 같은 것 같다.
11시 29분, 금잔디 고개에 도착을 한다. 가이아님이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계신다. 가이아님께서는 오늘 계룡 대종주인줄 모르고 오셨다는데... 그냥 계룡종주인줄 알고... 그래서 오늘의 목표가 수정봉이라고 하셨는데. 믿어야될지 말아야될지.
시멘트 의자에 누워 잠시 잠에 빠진다. 깨우는 소리에 잠을 깨니 11시 40분, 한참동안 잠에 취해 있었던 것 같은데 겨우 10분이다.
일행들이 모두 도착하여 11시 44분 출발을 한다.
수정봉을 지나고 무명봉을 우회로를 따라 통과를 한다. 모두들 힘에 겨운 탓이겠지. 벌써 산행을 시작한지 14시간이 되었으니 힘들만도 하지. 하지만 함께 하는 벗이 있기에 힘겨움은 잠시뿐이다.


 


 ▶수정봉 정상부




12시 28분, 금남정맥 갈림길에 도착을 한다. 누군가 갈림길을 잡목으로 막아 놓았다. 예전에 매달아 놓았던 표지기도 떼어 버리고...
한동안 내려서 역시나 오름길이 되면 우회로를 따른다. 두어개의 무명봉을 지나고... 다시 앞으로 보이는 커다란 무명봉을 오른쪽으로 우회를 하는데 위쪽에서 사람소리가 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닉을 부르니 역시나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여온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작은 힘이나마 되어주기위해 오신 덕배님과 재넘이님.
풀어놓은 배낭에서는 캔맥주와 과일, 그리고 간식등이 그칠줄 모르고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아직껏 점심식사를 하지 못했는데...


 


 ▶강건너덕배님과 재넘이님을 만나



 


20여분의 휴식을 마치고 출발한다. 13시 25분 큰구재에 도착을 하고 어제밤부터 무릎이 않좋다며 잠깐잠깐 쉴때마다 스프레이를 뿌리던 풍선님. 이곳에서 하산을 하시겠다며 우리보고 먼저 출발을 하란다.
지난주 화엄사 대원사 무박종주를 하면서 약간의 통증이 있었는 듯 하다. 나는 풍선님을 알기에... 그를 뒤로 한 채 발걸음을 재촉한다.
잠시 진행하자 다시 따라붙은 풍선님, 작은구재에 도착하여 덕배님과 재넘이님이 하산을 하고 나머지 일행들은 다시 마티재를 향하여 출발을 한다.


 


 ▶작은구재 갈림길에서 헤어지기전



 


이 길을 진행한 것이 4, 5회 정도되고 또 가장 최근으로는 지난 겨울 지났던 길이건만 기억이 별로 없다.   
아니 기억이 별로 없다기 보다는 힘에 겨운 탓이겠지. 일행들을 뒤로하고 앞서가기 시작한다. 몇 개의 무명봉을 지나고 지난 겨울 그리매님과 함께 산행을 하던중 발이 불편하여 양말을 갈아신는 동안 앞서가던 그리매님이 방향을 잘 못 잡고 30여분을 소비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작은 묘가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져 올라야 하는데 반대편으로 내려선 발자욱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생각을 지우고 다시 한동안 진행하여 묘에 이른다. 왼쪽으로 소롯길이 보이며 낡은 표지기가 한 장 붙어 있고... 무심코 묘를 내려서 직진길을 따라 진행을 한다.
묘 이후 뚜렷하던 길은 차츰 희미해지기 시작하고 불현 듯 고개를 들어보니 "아니 이게 뭐야" 고청봉을 이어지는 능선이 코앞에 다가와 있지를 않은가.
귀신에 홀린 듯 주위를 한바퀴 돌아본다.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다. 오늘 산행에 필요한 지도를 4장이나 준비를 하여 왔으나 한번도 꺼내보지 않았었는데 결국 작은 알바를 한다.
뒤돌아서 올라가는데 뫼꿈이님이 호루라기를 불며 소리를 지른다. 짧은 대답을 하고 묘까지 다시 올라와 조금전 지나쳤던 길을 따른다. 완만히 내려서 무명봉을 하나 지나고 다시 밋밋하게 내려서니 금불사로 가는 갈림길이 보이며 △419.5봉을 오른쪽으로 우회를 하여 와룡암으로 향한다.
넓은 임도 같은 와룡암 가는 길... 5분여 진행을 하자 드디어 와룡암이 보이고 요사채에 들러 목을 축이고 수통에 물을 채운다.


 


 ▶와룡암 전경




이곳에서 내려서는 길은 돌탑이 세 개 있는 곳으로 내려서야 한다. 지난 겨울 고청봉에서 진행하면서 미심쩍었던 길이 생각나 와룡암 앞으로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를 따르다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금새 돌탑에서 내려서는 길과 만나고 이후 마티재까지는 가파른 경사길로 힘겨운 하산길이 된다.
15시 08분, 마티재에 도착을 한다. 커다란 정자나무가 자리하고 치성을 올린 재물이 나무앞에 놓여 있고 그 옆으로 표지석과 유래비가 있다.  
『"마티고개의 유래" 공주승람에 의하면 이 고개는 속칭 말티고개라고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물론 이것은 마치(馬峙)의 속칭이다. 그러나 맞춤법대로 한다면 마티고개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 고장 사람들은 아직도 말티고개 혹은 마팃재라고 부른다. 마티고개의 유래는 이 고장 구비전승에 의하면 이 고개 아랫마을 마암리에는 아주 효심이 지극한 효자 총각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가세가 극빈하여 장가도 들지 않은 노총각으로서 오로지 부모에게 효도만 하였다고 한다.
농토가 없는 그는 땔감나무장사를 하여 극진히 부모를 봉양하였다. 그러나 부모님은 늙어서 기운이 쇠하고 심지어는 돈이 많이 들고 구하기조차 어려운 음식을 먹고 싶어했다. 본래 효심이 지극한 그는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땔감나무 장사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자신도 지쳐서 몸 져 눕고 말았다. 그런데 어느 날 밤 꿈속에서 하얀 두발을 길게 늘어뜨린 산신령이 나타나 그 총각을 그 마을 앞에 있는 큰 바위 밑으로 데리고 갔다. 그러자 갑자기 그 바위가 갈라지면서 심한 폭음이 나고 하얀 연기가 피여 오르더니 거기서 큰 말 한 마리가 나왔다.
깜짝 놀라 잠을 깬 총각은 파리한 몸을 이끌고 꿈속에서 보았던 바위 밑으로 가 보았다. 왠일일까. 신령님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고 거기에는 실지로 큰 말 한 마리가 있지 않은가. 그 순간 그는 몸도 거뜬해졌다.
그리하여 그는 그 말을 이끌고 산으로 가서 많은 나무를 해다 그 말에 싣고 지금의 유성장터에까지 내다 팔았다. 그는 많은 돈을 벌어 마음껏 효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이 고개를 효자가 말을 끌고 넘어 다녔다하여 마티고개 혹은 마팃재라고 부른다고 한다. 1991년 12월』
간이 포장마차에 들른다. 아직 점심을 해결하지 못했기에 이곳에서 라면을 시켜놓고 막걸리 몇 병이 비워진다. 주인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가스렌지에 물만 올려놓고 자리를 비웠다. 에구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라면을 넣고 조리를 한다.
옆 자리에 있던 노 산꾼과 대화가 이어지고... 뫼꿈이님이 지나온 길을 설명을 하자 노 산꾼은 입을 다물지 못하신다.
팅팅 불어버린 라면, 그러나 굶주린 하이에나한테는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못된다. 연거푸 들이킨 막걸리와 라면으로 포만감을 느끼며 잠시 휴식을 취하며 남겨진 코스에 대한 토론이 이어진다.
여기서 하산을 하시겠다는 가이아님, 이직도 2시간 30분 정도는 더 가야 하는데 자못 부담이 되시는가보다. 결국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기다리기로 하고 일행은 배낭을 벗어놓고 간단하게 식수만 챙긴 후 출발하기로 한다.  


 


 ▶마티재표지석과 정자나무



 


 ▶마티재 전경



 


15시 49분 40여분간의 쉼을 마치고 마티재를 출발한다. 도로를 건너 벌목된 된비알을 3,4분여 올라 완만한 능선길을 만난다. 멀리 마암리가 조망되고 올라서야 할 국사봉을 하늘을 찌를 듯이 높게 솟아 있다.
고생보따리 등짐이 없으니 몸은 가벼우나 벌써 산행을 한지 18시간여가 되어가니 몸은 천근만근이다. 땅에 닿을 듯 코를 쳐 박고 다시금 된비알을 올라친다.
갈림길이 나오고 뫼꿈이님과 풍선님은 왼쪽길로, 그리고 거브기님가 나는 오른쪽길로 나뉘어서 진행을 하고 능선마루에 올라 길은 합쳐진다.
먼저 선착한 반대편 일행이 앞장서 기다리고 좀 더 진행하자 산불초소가 이르며 조망이 확 트인다. 오래전 달아 놓았던 표지기가 주인을 반긴다.
산불초소에서 3분여 진행하여 돌무더기가 있는 국사봉에 도착한다. 정상에는 작은 돌탑이 있고 주위는 잡목으로 가득차 조망은 신통치 않다.


 


 ▶국사봉전에 위치한 산불감시초소



 


 ▶산불감시초소에서 바라보는 마티재 엣길



 


 ▶국사봉을 올라서며...



 


 ▶국사봉 정상의 돌탑




정상에서 완만하게 내려서 안부에 이르자 왼쪽 마암교 쪽으로 내려서는 하산로가 보이고  왼쪽으로 내려서는 넓은 길을 버리고 잡풀이 무성한 직진길을 따르자 등로는 이내 확연해지고 능선 갈림길이 되면서 오른쪽으로 치료감호소 내려서는 하산로가 보인다.
이후 다시 5분여 완만하게 올라선다. 16시 40분 삼각점이 있는 △356.6봉에 이른다. 오래전 이곳에서 청벽산에 다녀온 후 중근봉쪽으로 하산을 한적이 있다.
그때 달아 놓았던 표지기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중근봉 가는 길"과 반대편에 "청벽산 가는 길"이란 글자가 희미해져 다시 한번 매직으로 표시를 한 후 청벽산을 향하여 왼쪽으로 내려선다.


 


 ▶청벽산, 중근봉 갈림길의 삼각점




완만하고 평평하게 이어지는 능선 길... 주위에 노송이 가득하여 발걸음이 더욱 편안함을 느낀다. 무명봉을 지나고, 등로는 급하게 북쪽을 향하여 내려선다.
이미 뫼꿈이님과 풍선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앞서 가던 거브기님이 힘에 겨운지 길을 비켜주며 앞서가기를 권한다.
17시 00분 임도 같은 넓은 길을 만난다. 국사봉 쪽으로 이정표(등산로 출입구/ 정상 2.2km)가 있고 길을 건너 절개지를 오르자 뒤따르던 거브기님이 물을 찾기에 물통을 절개지에 두고 앞장서 나아간다.


 


 ▶임도에서 국사봉 오름길 이정표




예전에 이곳에 왔을때는 조금전 임도까지는 그나마 등로가 양호한 상태이고 이후 청벽산까지는 거의 등로가 없던 상태였었는데 이제는 확연하게 등로의 모습이 갖추어져 있다.
다시 완만하게 올라서고 오른쪽으로 있는 바위능선 길을 왼쪽으로 우회를 하여 진행을 한다.
17시 13분,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목표인 청벽산(X277.7m)에 도착을 한다. 정상에는 나무 한그루 서 있고 잡목이 무성하다. 앞서가던 일행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기념사진이라고 한 장 찍어야 하는데...
우리는 무엇을 얻으려, 또는 무엇을 찾으려 여기까지 왔는가. 어제 늦은 밤 출발을 하여 밤새도록 달려오고 그곳도 모자라 또 하루종일 달려왔지 않는가. 조금은 허무한 생각이 든다. 그렇치만 산행이라는 것이 때로는 그런 것이 아닌가.


 


 ▶청벽산 정상부




조금은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정상을 내려선다. 예전 산행중 청벽을 보기 위해 중간까지 내려선적은 있었지만 오늘 산행구간중 유일하게 가보지 않은 코스다. 비록 먼 거리는 아니지만 가보지 않은 코스이기에 마음이 설렌다.
10여분 내려서자 묘가 나오고 조망이 확 트이며 앞쪽으로 청벽대교와 함께 금강이 병풍처럼 펄쳐진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번 산행구간중 황적봉에서의 일출과 이곳에서 바라보는 넓게 펼쳐진 금강을 바라보는 것은 최고의 별미가 아닌가 싶다.


 


 ▶하산길에 바라보는 청벽대교와 금강




풍경에 심취해 있던 마음을 추스르고 왼쪽으로 나 있는 하산로를 따른다. 비록 청벽산이 300미터도 안되는 산이지만 금강변의 해발이 20여미터에 이르니 내려서는 길은 생각보다 가파르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하산로는 소나무 잡목사이를 지나고 한동안 그렇게 내려서자 잡풀이 수북한 밭이 나오며 민가가 이어지고 구도로를 만난다.
17시 32분, 마암리에 도착한다. 먼저 도착한 뫼꿈이님과 풍선님이 바닥에 주저 앉아 쉼을 하고...  이어 3분여뒤 거브기님이 도착을 한다.
일행은 해냈다는 부듯함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잠시 가까운 화장실에 들러 땀을 씻어낸후 마티재로 향한다.
마티재에 도착하니 의자에 누워서 잠을 자고 있던 가이아님이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피곤함에도 기다려준 가이아님이 고맙다. 그가 있었기에 일행은 배낭을 맡기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마지막 구간을 진행할 수 있었다.
조촐한 자축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유성으로 이동을 한다. 뫼꿈이 회장님은 이곳저곳에 연락을 하고... 그러나 모두들 산으로 갔는지, 느낌표님만이 함께 자리를 빛내준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또한 산행도 가고 오는 것. 또 다시 산에의 가슴엔 정열이 피여 오르고 꿈을 향한 힘찬 날개 짓은 지칠 줄 모르고 용솟음 친다."  
         



 



▣ 유종선 - 야간 산행을 포함하여 머나먼 능선길을 잇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갑하산, 흑룡산, 계룡산, 청벽산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군요. 다음은 또 어디를 정리하실지 기대가 됩니다. 무더운 여름, 건강하시고 늘 즐거움이 함께 하시기를...


▷유종선님, 늘 가까이 있으면서도 뵈올 기회가 없으니 그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우연히라도 근교에서 뵈올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더운 날에 건강하시고 즐산하시기를....



▣김정길- 역시 사랑하는 유종선아우님이 강산에아우님의 산행기를 나보다 먼저 보시고 댓글을 올리셨군요, 우리 이렇게 셋이서 자주 만나게 되는군요, 유종선아우님까지를 포함하여 이 종주에 동참하지 않으신 수많은 산님들을 막라하여, 정말 대~~단한 대전의 산님들!!! 여러분들을 소생은 진정으로 존경하고 부러워합니다. 이번 코스에서 잘 나가다가 마지막 코스에는 안 가본 곳이라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우님도 산행을 하다가 그런 생각을 하는지요, 우리는 무엇을 얻으려, 또는 무엇을 찾으려 여기까지 왔는가. 어제 늦은 밤 출발을 하여 밤새도록 달려오고 그곳도 모자라 또 하루 종일 달려왔지 않는가. 조금은 허무한 생각이 든다. 나는 대부분 홀로산행이기에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답니다. 사랑하는 아우님의 건강과 행복과 무탈 즐산을 기원하면서---


▷선배님, 정말 송구스러워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지난번 선배님과 전화통화를 한뒤 너무 죄송스러워 선배님을 이제는 어찌 뵈올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반겨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소심한 성격탓이니 선배님께서 양해를 하여주시길 바라고 저는 지금과 같이 선배님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건강하시고 홀로 가시는 산행 항상 조심하시기를...



▣ 걷는돌 - 20 여시간의 연속된 산행이라.... 거기다 바로전의 6시간 산행은 뒷동산에 잠시 산책갔다 돌아온 듯 하고...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군요. 그저 놀라움에 입이 벌어지고 경외감마저 들게 하는군요.


▷걷는돌님,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니 시간이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좋은산행 이어가시고 강건하시기를...



▣ 운해 - 강산에님! 계룡산을 샅샅히 해부하고 다니시는군요. 사실 한 산을 이렇게 다니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 경의를 표합니다. 줄산 하시고 건강 하세요.


▷운해님, 관심가져주심에 감시드리고 항상 즐산하시기를 바랍니다.


▣ 미시령 - 낯선 곳이라 지도를 펼쳐놓고 도대체 어디인지 차례차례 훑어보았네요... 20시간... 으... 무서운 분들... 대전에 무슨 회의차 갔다가 회의 후 상신리인지 어딘지 갔었는데, 비가 내려 동양화를 감상한다길래, 저는 양복에 우산쓰고 남의 등산화 빌려신고 금잔디고개(?)랑 남매탑(?)을 간 기억이 납니다. 하여간 강산에님... 무서운 분...
▣ 제 3자 - 상신리 가든 동양화 감상이라--- 그도 좋지요, 그보다 우산 쓰고 금잔디고개 더욱 좋지요, 미시령님 thankyou!!
▣ 은잠 - <ㅑㅡㅎ ㄴㄱㅊ=http://board1.hanmir.com/blue/data/help/smiley/gima0157.gif> 강산에님 구암사부터 청벽까지, 아공 무지무지 그긴 거리를 어떻게 걸으셨어요?차로 가도 한참 걸릴텐데..^-^.
▣ 은잠 - 아공..위에소스 잘못되었네요. 다시~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