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0430 깃대봉(858.2m)-순천.광양 * 월출봉(768.1m)-순천.광양.구례 *형제봉(861.3m)-광양.구례

 

산 행 일 : 2004년 6월 6일 일요일
산행횟수 : 깃대봉.형제봉-각각 2회차 * 월출봉-초행
산의날씨 : 맑은 후 흐림
동 행 인 : 김정수
산행시간 : 7시간 12분 (식사 휴식 1시간 29분포함)

 

도로끝 <0:18> 미사치 <0:56> 3개면 경계봉 <0:07> 깃대봉 <0:32> 월출재 <0:10> 월출봉
<1:04> 형제봉 <0:54> 월출봉 <0:49> 깃대봉 <0:04> 3개면 경계봉 <0:23> 안치 <0:26> 심원터
널 앞 도로

 

* 16.6km - 도로끝 <0.9> 미사치 <2.5> 깃대봉 <2.3> 월출재 <2.8> 형제봉 <2.8> 월출재
<2.3> 깃대봉 <1.5> 안치 <1.5> 도로

 

이름이 있건 없건, 또 높건 낮건 간에 우리들 주변은 고개만 들어보면 온통 산이다.
하지만 급한 일을 내 몰라라 내팽개치고 산으로 들어갈 수 없는 입장에 처하게되면 이상하게도
산행기회가 자꾸 달아나 버린다.

 

두어 달만에 동행하게 된 털보 사업장에 도착하니 이제 일을 막 마친 상태였으며 서로 준비가 안
돼 간단하게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 한 병씩, 컵라면, 비스켓, 연양갱만 챙겨 넣었다.
20여일 산을 잊고 있다 호남정맥길에 나서면 무리가 따르리라 여겨져 가벼운 산행을 염두에 두고
아내와 같이 걸었던 깃대봉에 올라 계족산을 거쳐 정혜사로 내려오고 싶다.

"한재까지 가면 어쩌겠냐?"
털보가 심원마을 도로 끝에 차를 세우며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말한다.
"논실로 내려가서 버스를 이용하게?"
"버스는 뭔 버스. 다시 돌아와야지"
"야. 니 지금 제정신이냐?"

 

10 : 08 공사현장 컨테이너 옆을 돌아 미사치로 향하면서 형제봉, 도솔봉과 따리봉을 설명해 주었
지만 실감이 안 나는 모양이다.
깃대봉에 이르러 백운산 줄기를 보면서 얘기를 해야 이해할 것 같다.

 

10 : 26 미사치(444m).
우릴 앞서 오른 사람들을 뒤로하고 헬기장을 지나는데 삼림욕장과 철쭉군락지가 널리 알려져 찾
는 사람들이 많은지 길이 반질반질하니 한 여름에는 반소매 반바지를 입어도 지장이 없겠다.
-실제 심원∼깃대봉 구간은 길이 매우 양호함-

 

11 : 22 3개면 경계봉에서 좌측, 북쪽으로 꺾어
11 : 29 아직 아무도 없는 깃대봉에 올라 우선 지리산부터 바라본다.
잡목이 조망을 방해하나 반야봉으로 부터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아련하고 백운산 상봉과
억불봉도 성불사 동부능선이 막아 머리만 보인다.

 

한참 후에 도착한 털보에게 북동쪽으로 우뚝 솟은 도솔봉을 가리키며 "저 봉우리 너머 따리봉과
한재가 있다"라고 설명해주자 "형제봉은 어디냐?"고 한다.
나도 833봉∼형제봉 구간을 탐방하지 못한 처지라 은근히 욕심이 발동해 얼핏보기는 가까운 형제
봉을 일러주며 "갔다올래?" 부추겼다.

 

12 : 05 털보가 "화엄사 골짝보다 낫겠지 뭐" 한마디하고서 씩씩하게 앞서자 은근히 염려된다.
'그래. 가는데 까지 가보자'

 

12 : 15 833봉에서 우측으로 내려서 북쪽, 월출재를 향해 가는 길도 비교적 좋다.
풀이 뒤덮인 헬기장을 거슬러 조금 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능선 길을 버리고 리본이 보이는 오
른쪽 사면 길을 따랐다.

 

12 : 37 월출재를 지나고 임도를 두 번 무찌르면 가파른 오르막이다.

12 : 47 순천, 광양, 구례 3개 시군을 가르는 월출봉.
계속 북진하면 갈미봉, 천황봉을 거쳐 사성암이 있는 구례 오산에 닿게되고 호남정맥 길은 남동
쪽으로 방향을 튼다.

삼각점을 확인 못하고 3분쯤 가다 돌탑에서 굴러 떨어진 '효죽-덕평간 산업도로준공비. 1,964m...'
표지석을 지나 다시 임도를 가로질러 숲에 가려 잘 안 보이나 왼쪽으로 섬진강 건너 지리산을,
오른쪽으로는 금방 지나온 깃대봉 능선을 수시로 돌아보며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넘고 또 넘는다.
키 큰 산죽터널을 헤치며 통과하고 작은 바위들도 타고 간다.
도중에 딱 한 번 "포기하자"고 한 털보도 잘 걷는다.

아내랑 둘이 꽃사슴농장 쪽에서 형제봉을 오르다 길이 없어지는 바람에 죽을 고생을 하며 올랐던
844봉에 이르자 쓴웃음이 나왔다.

 

13 : 51 자리가 협소한 정상인 서봉을 넘어 동봉 벼랑바위 위로 올라서니 욕심을 부리느라 참았
던 허기진 배부터 채우고 싶어 주변 조망은 차후 문제다.
"나 주둥이가 방정이다. 저기까지 어찌 갈 끄나..."    
털보는 형제봉이 꺼져 내릴 듯이 한숨을 토해낸다.

 

14 : 30 그러나 어쩌랴 다시 가야할 수밖에 없는 것을-
이제 배도 부르고 휴식도 취했으니 지난 번 산행때 봤던 삼각점을 찾고 싶다.
서봉을 내려서 거의 표가 안 나는 둔덕 길 옆 풀숲에 숨은 '하동426. 1985재설' 삼각점을 발견하
고 다른 사람들 눈에도 띄게 주변을 대충 정리하자 그런 것에는 무관심인 털보도 도와준다.

 

14 : 48 844봉으로 올라 북진하다,
15 : 24 월출봉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월출재 직전에서 능선을 치고 오르니 정상에는 두 개
의 구덩이가 패였고 잠시 후 사면 길로 들어섰던 갈림길에 이르렀는데 정맥종주꾼들은 사면 길을
이용해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으니 리본에 신경 쓰지 않으면 되겠다.

 

16 : 02 833봉으로 힘겹게 오르고
16 : 13 깃대봉에 이르러 퍼질러 앉았다.
기왕 나선 김에 계족산까지 탐방하면 좋겠으나 내 욕심만 챙길 수 없다.
그러나 안치에서 심원마을로 내려가면 털보 앞에 도로에 닿을 것 같아 의중을 떠보니 "심원 정류
장에서 기다리고 있으라"는 듣던 중 반가운 말을 한다.

 

16 : 27 의리 없는 일인지 모르되 이런 기회를 놓칠 내가 아니니 벌떡 일어났다.
3개면 봉우리에서 여수지맥으로 갈리는 남쪽 길로 들어서니 발걸음이 한결 가볍고 영역을 표시하
느라 그랬는지 산돼지 배설물이 수북한 지점을 살펴보고 가파른 길을 미끄러져 내린다.

 

16 : 39 광양 봉강으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면 작은 바위 봉우리가 나오고 갓꼬리봉을 마주
하며 살짝 방향을 바꾼다.
'2001 호남. 금남호남. 낙남정맥 완주기념 순천시경계 일주' 그리 알려지지 않은 것 같은 산길에서
순천 나도산우회 리본을 발견하니 호남정맥 첫 산행때 만난 철도청 정학진 님이 생각났다.

 

16 : 54 '← 봉강마을 ↑ 계족산 2.32km ↓ 깃대봉 1.56km  → 심원마을'
비록 계족산 숫자 밑에 노랑 색의 '등산로폐쇄'라는 스티커가 붙었지만 더 나아가지 못하고 오른
쪽으로 발길을 돌리려니 아쉽고 아쉽다.

 

삼림욕장으로 다듬으려는지 간벌작업이 된 울창한 편백나무 숲길을 10여분 걷고 우측 깊숙한 계
곡으로부터 들려오는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한동안 내려가니 중장비 소리가 요란하고 이내 심
원터널 입구 절개지가 나왔다.

 

17 : 20 작업 차량에 방해가 안 되게 조심해서 도로에 이르렀는데 '차량진입금지' 표지판들이 설
치된 지점이다.
길 건너 파란 지붕집 돌틈의 물로 갈증을 달랜 후, 서너 차례 시도 끝에 전화 연결이 된 털보 왈
"발이 안 떨어진다 야!"         
그럴만도 하지...

 

 

                                 순천 서면산악회서 깃대봉에 세워 놓은 안내도

 

 

                깃대봉에서 본 왼쪽 반야봉에서 오른쪽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선

 

 

 

                            성불사 동부능선 너머 백운산 신선대와 상봉 그리고 뾰쪽한 억불봉

 

 

                                        형제봉 서봉 뒤의 깃대봉과 833봉(오른쪽)

 

 

                       서봉 철계단 바로 뒤의 844봉에서 오른쪽 월출봉으로 이어진 능선

 

 

                              형제봉에서 본 도솔봉과 모습을 살짝 드러낸 따리봉

 

 

                                왕시리봉 오른쪽이 반야봉, 왼쪽 노고단과 종석대

 

 

                                      안치로 내려서면서 본 계족산 능선-여수지맥

 

 

                                안치 이정표의 계족산 등산로폐쇄 노랑 표지가 붙었다. 


▣ 윤도균 - 갈끔하게 정리된 님의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늘 즐산하세요

 

*  반갑습니다. 유명산 보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내 고장 산을 소개하려는 일도 게으른 탓에 몹시 어렵습

니다. 하지만 산 선배님들의 격려를 받으면 용기가 납니다. 재삼 감사드리옵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운해 - 천왕봉에서 한시간동안 이두영님 기다리면서 김정길님 1500산, 최선호님 호남정맥,김성기님

백두대간, 신경수님 기맥종주, 경허님 한북정맥 무사히 마치시라고 기원 했습니다. 그리고 순천방향을

바라다보면서 저쪽 어디엔가 형님이 사시는 곳이겠지 하고 상상해 봤습니다. 언제나 건강 하시고 행복 하세요.

 

*  사랑하는 불암산님과 운해님을 지척에서 홀대한 것 같아 죄송 또 죄송합니다.

천왕봉에서 남서쪽으로 보면 백운산이 지척이고 그 너머에 순천이 있는데... 전화나 한 통 해 주시지 그랬어요?

참 내 전화 번호도 모르지요? 이거 엎드려서 절 받네...  011-638-1300 


▣ 강성수 - 님의 산행기 가고 싶던곳 입니다. 작년가을에 친구와 정혜사 뒤에서 올라 길을 잃고

헤매던곳 곧 다녀와야 겠네요. 같은날 저는 백운산 한재 - 제철수련원구간 6시간 산행길에 있었습니다

 

*  힘이 납니다. 브르스황님이 한국의산하에 순천을 많이 소개하고 있는 가운데 그저 그런 글을 올리면서

나름대로 회의를 느꼈었는데,,, 우리 서로 인위적인 만남 보다는 우연히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도 백운산을 사랑합니다.

    
▣ 불암산 - 고생하셨습니다. 늘 강건하시죠? 즐산하시고 지금처럼 늘 행복하십시요.

 

*  불암산 동생! 욕심이 과하면 어떤지 알아요?  지리산 지척에 살고 있으면서도 내 짝은 비를 만나던지

10여m도 안 보이는 날만 걸려 "오늘 천왕봉 가면 좋겠다"라고 노래를 하는데... 허허..

인력으로 할 수 없는 일이 많죠?  안전산행 좋아!  

  

▣ 빵과 버터 - 억지로 꾸미지 않은 산행기가 맘에 듭니다....건강하시기를....

 

*  수진님 어찌된 일입니까?  산그늘님은 또 어떠하시구요. 노오란 볼을 쫓아 한일이나 윌슨을 계속

휘두르시는지요. 너무 궁금합니다. 사진 때문에 문안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정길 - 친구님 반가워요, 부인께서도 안녕하시죠? 애물단지 차량 때문에 형제봉까지 가셨다가

U턴을 하셨군요, 미사치인지 터널인지는 완공이 되어 통행이 되고있는지요, 안치에서 계족산은 왜

폐쇄라고 하는지요,

계족산이 빠뜨려져서 금년 겨울 쯤에 청소리3거리~계족산~안치~심원~청소리3거리, 할 예정인데요,

철도청 정학진씨의 휴대폰 번호가 바뀌었던데 근황은 아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