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07. 3. 17. (토)

어디로 : 백화산(白華山. 933m. 충북 영동, 경북 상주소재)

누구랑 : 산악회따라 오월에와 그 친구들(k, s, J, y)

산행코스 : 보현사 - 용추 - 금돌산성 - 포성봉 (정상) -

                755봉 - 공룡능선 - 주행봉 - 영동 우매리 (반야사)

산행시간 : 총8시간(점심30분, 알바40분 포함)


 

상큼히 출발했는데

하늘빛이 심상찮다.

눈(雪) 얘기까지 들리고

아이젠 운운하니 태산걱정.

기본준비 부실한 난

초보 딱지 뗄 날 멀고......


 

부슬부슬 빗 속에서

쏙쏙 채비갖추고

번잡한 세속 등지고

안개 자욱한 산 속으로 젖어들다 (11:05)

쪼르릉 산새가 반기고

적당히 서늘한 공기 쏴아

양 옆 산자락을 끼고

발길이어 내(川)를 건너다.(11:20)


 

계곡을 관통하여 본격 오름길

역시나 아롱다롱 시그널이 주렁주렁

보문사 터 2.5Km란 팻말

오밀조밀 널부러진 암반사이로

청정옥수 흘러나는 아슬한 길을

한 발, 한 발 조심걸음 끝이 나고!(11:50)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한 별천지에

실비단 고운 가루 눈발이 흩날린다.(12:05)

첫 휴식 가지며 가쁜 숨 추스르다.

너저분한 보문사 터를 스쳐

금돌성(今突城)에 다다르니 상고대가 반겨 준다.

신라시대에 쌓아 몽고항쟁 참패하니

지나 온 역사를 묵묵히 간직한 성

유순히 평안한 길 열어가는데

펼쳐진 상고대에 탄성이 울려난다.(12:45)


 

조망처에 다다르나 짙은 잿빛 휘장

안개만 자욱히 산자락을 포위하고

암릉이 이어지며 바람줄기 볼 때린다.

자연이 빚은 명작 상고대 터널 속

깊숙이 빠져들며 행복한 걸음걸음

감탄이 쏟아지며 추억담기 바빠지고......


 

누군가가 “밥 먹고 가자!”

복창하며 올라서니 정상이더라.(13:30)

고요한 언덕배기같은 포성봉(捕城峰. 933m)!

일제가 금돌성을 포획한다는 뜻에서

불순한 의도로 왜곡한 이름

한성봉(恨城峰)이라고도 불리운다 하니

몽고가 저승골에서 대패함으로

적장이 한탄을 쏟았다는 유래!


 

도시락 펼쳐놓고 음식을 나누고

情談 주고받으며 웃음도 나눠갖고

서둘러 자릴털고 다시 진행하다(14:00)

선두는 이미 저승골로 내려가고

우린 방향잡아 주행봉 향해가다

3.1Km 이정표 덤덤히 여겼는데!


 

잠시나마 옅은 햇살 비추이니

백화산 숨은 속살 살짝 드러나고

주능선 암릉길을 씩씩히 나아간다.

안개는 오락가락 끝없는 돌부리에

온 정신을 집중하여 조심걸음 이어가니

상고대가 얼핏설핏 위로하고 힘 주더라.

헐벗은 나목(裸木)사이 폭신폭신 낙엽길

아리랑 쓰리랑 고개 수도 없이 이어가며

로프에 의지하고 바위 틈 비집고서

양쪽 모두 까마득한 낭떠러지

칼날암릉 이어가니 공룡능선 예도 있네!(16:00)


 

줄곧 앞선 y의 행보 모두가 놀란 가슴

약체 오명 내던지고 대변신 성공하니

그 힘의 근원 도무지 불가사의

몹시도 질척이는 검은 흙길 밟고

남은 힘 다 모아서 주행봉(舟行峰)에 올라서다!(16;20)

경북과 충북 경계 솟아있는 암봉으로

닳은 봉분이 애처로이 누워있다.

여전한 안개 속 조망은 없어도

지나온 길 돌아보며 스스로 대견해하며

이젠 고생 끝 안도하며 내려선 길

아, 앞선 팀이 길이 없다 한다.

비상연락 취해가며 내려선 길 빽하여서

후미팀과 합류하여 대열을 정비하다.

무심한 까마귀는 약 올리듯 깍깍대고

허비한 30분, 허허실실 웃음난다.(17:00)


 

右로 꺾어 다시 내려선 길

이 길도 아니구나

앞선 팀이 우왕좌왕

또 길이 도무지 없다 한다.

돌아서기엔 너무 내려왔다.

진퇴양난 기로에서 결단이 필요한 때

시간이 없다, 해가 짧다

위험을 감수하고 그대로 진행하다

급경사 내리막에 돌부리가 숨어있고

낙엽이 층층이니 걸음마다 두렵도다

나무줄기 잡고, 걷듯 기듯 쩔쩔매며

번갈아가며 엉덩방아 찧어가며

게릴라 전사처럼 줄줄이 힘을 합쳐

잡아주고 받쳐주며 암릉을 통과하고

굴러내리는 돌에 위기를 모면하며

험한 골짜기 탈출위한 몸부림

y의 다리가 완전히 풀리니

k가 앞에서 길을 열어준다.

돌부리를 걷어내고 낙엽을 쓸어내며

눈물겹도록 뒷 무리를 인도한다.

태산을 넘어 험곡에 떨어져도

사랑이 있으니 따습기만 하더라!

헌신하고 보담으니 溫氣가 넘치더라!


 

“길 봤다!!~~”

앞서가던 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쳐댄다.

아, 임도이다.

얼마만의 평지인가!(18:30)

길따라 진행하니 뚜렷한 등산로

右로 산길 이어지니 다시 또 허허실실

계단길을 터벅터벅 백화산을 벗어나니

물소리 낭랑하고 가로등 밝힌 마을

어차피 돌아가야할 곳, 다시 속세더라.(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