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발한 눈꽃의 향연...이렇게 아름다울수가 - 수락산 -






주말이면 일기예보부터 챙기는 습관


아침 뉴스에  눈이 온다는 예보이다.




날씨 탓이련가


평일보다도 더 한산한 수락산 전철 1번 출구.


배낭카바 씌우고 아이젠은 배낭 옆 주머니에 넣고


단단히? 준비하여 지상으로 나온다.




눈이 휘날리지만 금방 녹은 듯


조금은 하얗게 쌓이기도 하고


산 입구에는 조금 질퍽거리기도 한다.




눈 오는 날이니 


계곡 아닌 능선 -깔딱고개-우측능선-정상-


헬기장-코끼리바위-다사랑 약수터 -수락산 역으로


산행구간을 결정하고서


도로를 건너 능선으로 접어든다.



음식점들은 아직 문 안 열었고,


산 밑의 동네에 있는 제법 큰 개는 짖지도 않으니 눈 내리는 것을 보고 있나..


능선으로 올라서서 철망 있는 곳에 저 위의 곰바위? 근처에서 파는


막걸리를 담은 패트병이 보이지 않으니 오늘은 휴점할 셈인가?


이 능선 길로 오랜만에 오니 상황을 잘 모르겠다.




제법 눈이 쌓인 능선길 나무에는 벌써 눈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 오른다.


시야 조명은 되지 않은 눈만 나리는


산속에 묻혀 눈꽃 핀 나무들을 보며



마당처럼 넓었던 바위에 다다르면 


항상 쉬면서 지나 온 길을 바라보곤 하였건만


오늘은 허락을 하지 않으니 그냥 지나치고...


 



나무로 된 사다리가 없어졌는 바위를 약간 오르막 하는데서


쉽게 오르지 못하여 지체하고 있으니


몇 사람들이 모여들어 서로 서로 잡아주며


높지 않은 미끄러운 바위를 오른다.


제법 쌓인 눈 때문에 아이젠을 하고서


오르니 훨씬 걷기가 편하다.




곰바위에 이르러서


사람들은 그냥 되돌아 왔던 길로 다시 내려 가기도 한다.


일단 깔닥고개까지 가 보기로 하고 조심하여 내리막 길로 들어선다.


깔딱고개 위에도 몇 사람만 있을 뿐 서둘러 하산 하는 모습들이다.




계속하여 눈은 내려 쌓이기만 하고 조금은 어두컴컴한 날씨 속에


그래도 몇 사람이나마 보이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


직진하면 밧줄은 있지만 암릉 구간인데  이쪽으로 올라서는 사람이 없다.




작년 까지만해도 그저 이 암릉구간으로 다녔으나


이제는


더더욱 이런 날은 될 수 있는 한 바위구간은 피해 다닌다.




쉬는 동안 이쪽으로 올라서는 사람을 못 보며


우리 또한


그쪽으로 가기는 선뜻 내키지 않아


처음 계획 하였던 데로 왼쪽 옆 능선으로 들어선다.




발은 눈에 파 묻히고


그나마 길을 알고 있기에 조심조심 길을 뚫고서


한 방울씩 물이 떨어진 약수터에 다다른다.


나무마다 환상의 눈꽃들은 각가지 모양으로 연출을 하고


우리는 관객이 되어 감상하며 그 신비한 아름다움에 환희와


탄성을 목안으로만 삼키며 마음에 담기에 바쁘다.




다시 왼쪽 바위 있는 쪽으로 가서


길다란 바위쪽 으로는 건너가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치고 올라가니


좀 전의 약수터에서 직진하여 오르는 길로 


눈속에 쌓여 희미하게 보인다.


그 길은 몰랐으니...




사람들이 눈길을 밟았던 희미한 흔적을 찾아 오르니 정상의 능선에 다다른다.


정상석이 있는 곳까지 가기엔 위험할 거 같아 그냥 헬기장으로 내려간다.


나무의자는 없어졌는지 보이지 않고


많은 눈이 쌓인 곳에서 우산을 펴고 어렵사리 점심을 먹는다.


헬기장에서 철모바위는 안 보이고 라면 파는 장소도 겨우 보일 듯 말 듯 하다.




철모바위 쪽으로 안 올라가고 옆 능선으로 걸어가는 동안에도


사람들은 많이 만나지 않는다.




코끼리 바위도 오늘은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서


그 모습도 끝까지 보여 지지 않은 날씨 속에


코끼리 바위를 우회하는


홈 사이로는 미끄러워 결국 못 올라가고


바위쪽으로 오르는데 쇠줄은 어찌나 미끄럽던지 그냥 쭉쭉 밀린다.




칠렁이는 밧줄을 잡고서 겨우 지탱하여 올라서서


하강바위 밑에 이른다.


바위라서 너무 미끄러워 치마바위 쪽으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절터샘 있는 곳 다사랑 약수터 쪽으로 하산 하기로 한다.




이쪽으로 하산하면 산행은 짧지만


눈꽃 핀 설화와


자연이 빚어낸 순백의  설경을  맘껏 보며 내려가기로 한다.


겨울이면 이곳과  도솔봉 밑 왼쪽 길로 해서 


탱크바위 밑으로 가는 길이 양지쪽이여서


수락산의 다른 곳이 빙판길이여도 이곳은 금방 눈이 녹는 길이라


겨울이면 자주 찾는 곳이다.




함박눈은  계속 내리어


낙락장송에도 벌거벗은 나무에도


모두 탐스럽게 만발한


설화의 향연을 절정케 하여,


이렇게 아름다운


동화의 나라 같은 설경을 바라 볼 수 있음도


자연이 우리에게 부여한 선물이리라...




내려가는 발걸음 몇 번 안가서 연출된 여러 작품인


눈꽃을 한없이 보고 또 보고...


그 속에 노니는 산새의 작은 날개 짓과


쌓인 눈 위로의 새 발자국도 보며


계속 이러 하기를 반복한다.




눈꽃에 취하여 더디는 발걸음 천천히 내려오니


삼거리 쉼터를 지나


벽운산악회의 넓은 터에는


눈사람도 있고


산 아래는 눈들이 많이 녹아서인지


젖은 나무사이로 하늘이 조금 보인다.






. 수락산  - 638 m 서울 노원구, 경기 의정부시


.2004년 1월 17일 토요일 오전 10시 10분부터 - 오후 3시 30분 까지.


 







능선 초입에 벌써 눈꽃이












능선...약수터 옆







여름엔 무지 뜨거운 릿지하는 길다란 바위






 



바위로 못가고 오른쪽으로 치고 오르면서








코끼리 바위 우회하여 올라서서







코끼리 바위.. 윗 부분은 안 보여요.







 



 



 





다사랑 약수터로 내려오면서








눈꽃에 취해 천천히 하산 하면서...








▣ 길문주 - 아직 가보지 못한 수락산.... 너무 아름다운 눈꽃에 빠른시일내에 한번 가보고 싶네요... 건강하시고 즐산하세요^^*
▣ 최윤정 - 길문주님 안녕하세요. 새벽기차 타시고 서울까지 오셔 산행하시는 열정적인 산행기 , 참 대단한 분이셔요. 수락산 오신다면 여러 형상들의 바위들을 꼭 보시고 가셔야 할 텐데요..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