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일 도봉산, 7월 4일 북한산 (혼자서)

일요일 새벽 5시다 .
밖에선 비 오는 소리가 세차다.
오늘은 어딜갈까.

오후 1시에 처갓집에 행사가 있으니 어딜 멀리 갈 수도 없고.
그래 북한산에 가서 라면이나 먹고 와야지.

보온통에 담을 물 끊이고, 계란 삶고, 아침 적당히 챙겨 먹고 ,
배낭 꾸리고 참 바쁘다.
애 엄마는 곤히 자고 있다.
새벽마다 밥해 주는데 산에 가는 날까지 새벽밥을 부탁하기에 좀 미안하다.

우이동 도착시간이 6시 30분이다.
비는 주룩 주룩 잘도 온다.
인근 가게집들은 산님들 맞이할 준비로 부산하다.

일단 도선사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도선사로 오르는데 이른 시간이고 비가 와서 그런지
산에 가시는 분들이 거의 없다.
절에 가시는 분들은 가끔 눈에 띤다.
우산을 너무 큰 것을 가져와서 팔이 아프다.

계곡에 흐르는 물이 보통이 아니다.
낙차가 조금만 있어도 폭포를 만든다.
물길 참 세차다.

어제 도봉산에 오르면서 생각했다.
도봉산과 북한산이 다른 점이 한가지 있다.
북한산에서는 계곡에 한사람도 들어가지 않고 또한 못들어 가게 하는데,
도봉산에는 계곡에 사람들로 만원이다.
바위에 앉아 쉬면서 세수도 하고 간식도 먹고 참 좋다.
다 좋은데 등산화를 벗고 등산화에 묻은 흙을 열심히 닦고 있는 사람들보면 좀 짜증난다.
바로 밑에선 세수들을 하시는데.

도선사 가는 길에 간혹 차가 올라 간다.
서울 시내에서 수천대가 지나가도 매연에 대해서 그리 신경이 안써지는데 이곳에서는 한 대만 지나가도 매연냄새가 독하게 퍼진다.

도선사 광장까지 아스팔트길이 지루하다.
30분 걸려 도선사 매표소 광장에 왔다.
어디로 갈까.
비가 많이 내려 빨리 갔으면 좋겠다.

라면 먹기는 북한산장이 참 좋지.
위문으로 해서 돌아가면 우산들고 좀 그렇고.
어떻하나.
옳지.북한산장가는 급행열차가 있지.
용암문.
제일 빠른 코스다.
우산 들고 가도 무난한 길이다.

도선사를 우측에 끼고 올랐다.
이길로 내려오기만 했지 오르기는 처음이다.
이 급행열차는 제일 빠른 대신에 끝까지 계단이고 계속 오름길이다.

주위가 어둑어둑하다.
구름과 안개에 싸인 용암문 가는 돌계단길이 신비롭기까지 한다.

새벽이고 비가 내려 새소리도 없다.
들리는 소리라곤 우산에 때리는 빗소리만 크게 들린다.
그 소리 빼곤 참 고요하다.

계단길을 열심히 올라 용암문에 도착하니 딱 30분이 소요된다.
역시 급행열차답다.
라면 먹을 생각에 북한산장으로 가는 발걸음이 바쁘다.

산장에 도착했다.
두 분이 앉아서 간식을 드시고 가족인듯한 대여섯분들이 어제 와서 이 산장에서 일박을 하신 듯 침낭에 여러 잡품들이 좀 어지럽다.
그 분들은 주무시고 간식을 드시는 두 분 옆에 자리를 잡고 컵라면에 물을 부었다.

오늘은 특별히 신라면 큰 것이다.
옆에 두 분은 벌써 백운대에 갔다 오셨다고 한다.
소주을 하고 계셨다.
나도 별안간 술생각이 나 배낭을 이리 저리 뒤져보니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작은 소주 패트병이 있다.
새벽에 컵라면에 소주가 참 기막히게 맛있다.

하산은 진달래 능선으로 했다.
가끔 들 올라오신다.
아침이라 스치면서 인사가 바쁘다.
모두들 즐거운 목소리다.

집에 오니 아직도 식구들이 자고 있다.
내가 새벽에 어딜 다녀온지를 식구들은 아무도 모른다.


▣ 구름에달가듯이 - 안녕하세요? 청색님, 여기서는 필명을 jkys로 쓰시네요. 북적이는 북한산만 생각했는데 한적한 길 다녀 오셨네요. 잘 읽고 갑니다.
#.사다리에서 보셨군요.눈 오고 비 오고 이른 시간이면 북한산도 아주 한적합니다.
▣ 김정길 - 안녕하세요? jkys님, 다른곳서는 필명을 청색으로 쓰시나보네요. 비오는 아침 북한산장에서의 라소별미 캬!!~~
#.안녕하세요.제가 "청색"이란 이름으로 가끔 들르는곳이 있읍니다.제가 청색을 좋아해서요. jkys는 제 가족 영문 앞자를 모아놓은것이구요.다음에 비 내리면 꼭 한번 더 가서 라면에 한 잔 해야겠읍니다.
▣ 김용진 - 북한산!!!! 정기회원 패스권을 다시한번 발휘하셨군요......꽤 많은 비가 내렸었는데....북한산 정기 회원답게....이른 아침부터... 수고하셨습니다. 늘 행복한 산행하시길....
#.요사이 골프에 더 심취하시는것 같읍니다.
정기 회원증은 매표소에서 시간 절약이 됩니다.그냥 보여주면 되니까요.
즐산하셔서 산행기 기대하겠읍니다.
▣ 김성기 - 비오는날의 이른새벽길 산행! 우수에 젖어...고요와 적막이 흐르고...마음이 차분해집니다.그런데 아침부터 술? ^^* 건강 조심하세요.
#. 김성기님 안녕하세요.비 내리는 새벽의 북한산이 참 좋더군요.
기온도 서늘한게 시원도 하구요.
▣ 구름에달가듯이 - jkys님, 예봉-운길 좋지요? 저는 집이 덕소라 시간 나면 자주 갑니다. 운길-예봉을 주로 하지요. 주말에 차가 많이 밀려서... 연대농장 아시니 그 관수대 능선 참 좋지요? 운길 예봉에 전망좋은 1위 관수대, 2위 철문봉 3코스 세심대, 3위 운길산 정상 전 소망바위 라 생각됩니다. 시간 되시면 산행 같이 하시죠. 거북 구달이 올림.
#.덕소가 고향인가 보죠.구달님 한번 뵙고 싶군요.
▣ 산초스 - ㅋㅋㅋ 일요일 아침은 북한산장에서 라면으로 ... 저희도 몇년전에는 항상 검단산의 전망바위에서 동서울톨게이트쪽을 바라보며 양탄자같이 깔려있는 검단산의 푸른숲을 보며 컵라면 먹던 기억이 나는군요^^**
#.산초스님 안녕하세요.사업은 계속 잘되시길 빕니다.역시 비오는 쌀쌀한 날씨에는 컵라면이 최고더라고요.산초스님께서 산에 다녀 오시면 항상 올리신 글과 사진이 그립읍니다.
▣ 산모퉁이 - 새벽에 다녀오셨군요. 저는 저녁때 다녀왔는데요... 도선사부근은 비가 멎었었는데 백운대에 가니 몸을 가누기 힘든 세찬 비바람이 불더군요. 위문와 용암문쪽 계곡 모두다 완전히 폭포의 연속으로 장관이었구요. 저도 산장에서 라면하나 사 먹을걸... 늘 즐산 이어가세요.
#.저녁에 다녀 오셨군요.저는 그날 아마 먹으러 산에 다녀 왔나봐요.
▣ 운해 - 비 오는날 산중에 끓여먹는 라면 맛 기막히게 맛 있지요. 여기에 소주 한잔 곁드리면 무엇을 바라겠습니끼 이것이 곧 천국인것을..............
#.운해님 안녕하세요.라면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는건지요.다음에 비 오면 또 갈겁니다.항상 건강하시어 즐산하세요.
▣ 김찬영 - 우중에 그것도 새벽에 식구들모르게 집나와서 북한산장에서 소주에라면이라 ....무슨말이 필요하겠습니까 ??
#.김찬영님 안녕하세요.며칠전에 사패에 다녀 오셨죠? 님의 산행기를 읽어 보았읍니다.사패산에서 바라 본 도봉산 뒷모습이 앞면하고 너무 달라 신기하더군요.뒷쪽에는 바위가 하나도 없더라고요.아무쪼록 즐산 바랍니다.
▣ 구름에달가듯이 - 가르쳐 주세요!!! 덧글 밑에 어떻게 답글 하느지를. 아까는 답글이 없었는데 지금은 각 덧글에 답글이 다 되어 있네요. 순서되로 대는 것이 아니라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꼭 가르쳐 주세요. 거북 구달이 올림.
#.네에.차례대로 말씀 드립니다. 수정-비밀번호-수정 다 하신 후-비밀번호 쓰시고-전송을 누르면 됩니다.한번 해 보시죠.쉽읍니다.
▣ 김정길 - 그름에달가듯이님께---산행기와 목차 사이의 맨 앞에 있는 수정을 클릭 하신 후 연속 두 차례 자기 비밀번호를 넣은 다음에는 모든 내용을 마음대로 할 수가 있습니다. 이거 알려드린 값이 천원인데요? ^^ ^^
▣ 산이좋아(amother - jkys님 일요일 새벽에 올라 가시는 모습을 본것 같군요...제가 6시좀 넘어서 용암문 쪽으로 내려온것 같은데...그때 우산쓰고 홀로 올라가시던분이 jkys님 같군요...^^
#.제가 도선사를 6시 50분에 출발하여 용암문에 7시 20분쯤 도착했는데 오르면서 한 분도 뵙지 못했거든요. 아마 다른 분이신가 봅니다.님께서도 참 부지런하십니다.ㅎㅎㅎ
계속 즐산하세요.
▣ 구름에달가듯이 - jkys님, 제 고향은 부산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이 덕소 이구요. 곧 뵙게 되겠지요. 거북 구달이 올림.
#.네, 저도 기대됩니다.
▣ 김용관 - 새벽 번개 산행 하셨네요. 라면에 이슬이 한잔 어떤 맛이 날까요.ㅎㅎㅎ 한번 따라 해봐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김용관님께 사진 기술을 배워야겠읍니다.저도 어쩌다 사진을 찍어 오면 딸애 힘을 빌려 간신히 산행기에 올리곤 합니다.남한산성 다녀 오실 때,어스름 저녁에 비온 뒤의 축축한 사거리가 참 인상적이었읍니다.
▣ 수객 - 그시간 북한산 연가팀은 그 근처에서 비박 하셨는데 못 보셨는지요....새벽 산행하시고 대단하십니다.
#.수객님 안녕하십니까.그 때 북한산장 안에서 주무시는 팀과 그 밑 샘물 옆에 지붕만 있는 쉼터에서 아침밥을 하시는 부산한 팀을 본 기억은 있읍니다.그 분들이 북한산 연가팀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