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6년 1월20-1월22일(1무1박3일)

산행지;금강산

인원:45명

산행코스;첫째날-온정각-신계사-목란각-비봉폭포-구룡폭포(관폭정)-상팔담(원점산행)

                      오후;삼일포(단풍관-봉래대-장군대(충성각)

                             모란봉 교예단 관람

             둘째날:만물상코스(땅문-천선대-하늘문-망장천-안심대-삼선암(귀면암)

                      오후:점심 식사후 溫井里 溫泉

 

 

 

 

얼마전 금강산을 간다기에 예약을 해 놓고 그날 만을 기다렸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개인적인 일이 있어 정말 가기 싫은 기분으로 출발했다.

머리를 식힐겸 많은 山友들과 여행을 목적으로 떠나는거라 저녁10시30분 버스에 올랐다.

사실 무박산행을 많이 다녀봤지만 차안에서 잠못 이루며 차를 몇시간씩 타는거는 개인적으로도 별로 원치 않는다.

하지만 이번은 산행의 목적보단 여행의 가치를 두고 떠나기에 그렇게 힘들지 않고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입구에 도착해 이른 아침들을 먹고 북으로 가기위해 주의사항과 통관을 마쳤다.(남측 출입국)

내 나라 내 조국을 가는데 외국에 나가는것보다 더 힘들고 까다롭다.

 

 

 

실감나게 분단의 아픔이 내 눈에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순간이다.

민통선을 지나고 휴전선부근에 우리의 군인초소를 얼마 지나지 않아 인민군들의 모습을 보니 한겨레 한민족이 어찌 이런 모습으로 반세기를 지나고 있단 말인가?

3월이면 아들녀석도 육군으로 입대한다.작년에 두번씩이나 공군입대후 되돌아 오더니 결국은 육군으로 국민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가야만 하는것이다.

아무튼 건강히 군 생활 잘 마쳐 주길 바랄뿐이다.

얼마를 달렸을까 북측출입국에 도착해 모든짐을 갖고 내려 허가를 받아야하는 상황인데 나는 오래된 사진을 붙여서 인지 북측 안내원이 이것 저것 꼼꼼히 물어보며 모자까지 벗고 주민등록증까지 확인하고 도장을 찍어준다.

하마터면 금강산 구경도 못하고 돌아올뻔 했던 아찔했던 순간이다.

한참후에야 도착한 온정각에는 정말 멋진 금강산의 모습을 실감나게 볼수 있는 장소였다.

 

 

 

곧바로 셔틀버스를 타고 구룡연 관광을 시작했다.

자연 환경은 정말 있는 그대로였다.

좀 아쉽게도 赤松(紅松)은 오래돼서인지 많이 죽어있는 모습은 안타까웠지만 북에서는 美人松으로 불린다는 소나무들이 쭉쭉 뻗어있고 제주도에만 있는줄 알았던 바람과 돌 그리고 여자들이 이곳 금강산에도 있다는 조장의 안내를 듣고 좀 의아해 했다.

북에서 처음보는 신라시대에 있던 신계사라는 절이 전쟁으로 인해 불타버린후 남측의 기술자들이 만든다는 절을 보고 예전과는 다른 생각을 갖게 됐다.

남측 가이드들의 말을 듣고 시작한 산행은 목란각을 지나며 선두에서 치고 나가는데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니 북에 온 기분이 더욱더 실감이 났다.

남한에 있는 山은 꽤나 많이 다녀본 사람으로써 북에 있는 금강산을  나홀로 오르며 많은 생각에 잠긴다.

 

 

 

개인적인 참으로 안타까운 일들을 火를 풀며 금강산에 묵고 싶었고 황홀한 산의 모습들을 보며 선녀가 무대바위에 내려와 노닐던 곳을 지나 연주담,玉流동 계곡과 금강산 4대 명 폭포인 비봉폭포를 감상하고 얼마후 구룡폭포(관폭정)에 도착하니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알피니스트인 박영석 대장이 와 있어 악수를 하고 명함까지 받고 룰루랄라 하며 선녀와 나뭇꾼의 주제가 됐던 상팔담을 오르는데 경사가 만만치 않다.(구룡폭포는 날씨가 추워서 꽁꽁 얼어 있었다.빙폭을 즐기는 사람들은 좋았을테지만 )

남측 가이드에게 표지판(시간안내)에 있는 내용을 가로 열고 km를 표시해 두면 산행하는 사람마다 매 시간에 몇km를 가는지는 본인들이 알기에 일률적으로 시간만을 표시해 둘것이 아니라 거리를 포함시키라 일러두고 우리 일행을 기다리는데 지레 겁들을 먹고 오르기 싫단다.

표시에는 왕복 1시간으로 돼 있으니 오후 일정이 있어 많이들 포기하는데 나는 되도록 다들 다녀오라 일러준다.

사실 빠른 사람은 3-40분이면 충분히 다녀올것을 그런식으로 표시를 해 놓으니 포기들을 하는것이다.

일행들과 부지런히 하산을 해야 점심식사후 삼일포 관광 시간을 맞힐수 있을것 같아 뛰면서 하산을 해 금강산 호텔에서 맛나게 비빔밥을 먹고 삼일포관광을 가는 셔틀버스에 오른다.(십여분에 식사 하느라 좀 고생을 했다)

 

 

 

 

셔틀버스를 타고 관동팔경의 하나인 삼일포에 도착해 둘레가 자그만치 8km인 호수를 보며 양사원 先生이 금강산의 여름을 뜻하는 봉래라는 호를 쓰며 봉래대에서 詩를 읊었다는 북측 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아마도 잘은 모르지만 이런 곳에서는 누구나 좋은 싯귀 한구절씩은 절로 생각들을 할수 있으리라 본다.

단풍관에서 북측의 막걸리를 한통사서 더덕을 안주삼아 한잔씩 간단히 하고 봉래대를 지나 장군대(충성각)에서 북측 안내원의 설명과 노래를 한곡 선사받고 내가 알고 있기로는 봄에는 금강이요,여름은 봉래산이고  가을은 풍악이라 겨울은 개골산이라 알았는데 하나가 더 있다고 얘기하며 그게 바로 눈이 많이 내린다 해서 눈雪자에 봉우리峰자를 쓰는 雪峰山이라 말해준다.

삼일을 구경해야 모두를 볼수 있다는 三日浦 관광을 마치고 모란봉 기예단 관람을 하는데 이 세상에서 아마도 저렇게 훈련과 연습이 잘돼 있는 기예단이 있을까 싶다.

90분간을 입을 다물지 못하고 관람하며 박수를 쳐서 나중에는 손바닥이 아플 정도였다.

정말이지 excellent(훌륭한)한 공연을 보고 마음은 흐뭇했지만 한편으론 중간에 실수들을 몇번하여 마음들이 얼마나 아펐을가를 생각하니 내 마음도 편치 않았다.

공연이 끝나고 우리모두는 기립박수로 그들에게 환호를 했다.

 

 

첫째날 저녁을 금강산 호텔에서 북한식 뷔페를 먹기로 하고 호텔에서 식사를 하는데 우리일행들과 함께 령성주(물개주라 함)와 북한의 대표주인 들쭉술 그리고 장뇌산삼주로 반주를 먹으며 많은 이야기들을 나눈다.

첫날 금강산 구경도 잘 했고 맛나게 저녁 먹으며 취한 술에 호텔에서 북측의 가무단들의 공연도 잘 보고 숙소에 내려 오는데 낮에 구룡폭포에서 봤던 박영석 대장도 기분좋게 취해서 함께 사진을 찍고 숙소에 들어와 잠을 청한다.

이튿날 새벽같이 일어난 나는 하늘을 보니 별이 쏟아 지는듯 하며 반달이 나를 반긴다.

 깨끗이 샤워하고 아침식사를 위해 온정각에 들러 맛난식사를 하고 오늘 오전 일정인 만물상으로 가기 위해 준비를 한다.

온정각에서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셔틀 버스로 630고지 정도를 오른다니 오늘은 산행개념이 아닌 산보의 개념으로 가기로 한다.

사실은 어제 가이드가 4km정도지만 많이 힘들다고 얘기들을 해서 걱정들을 많이 하는데 산행을 많이 해본 우리로써는 별로 신경이 쓰이질 않는다.

 

 

 

한참후에 차에서 내려 출발하는데 남측가이드들이 자기들을 추월해서 가면 안된단다.

어느정도 오르더니 힘들다며 쉬어가자는데 허락을 맞고 나홀롤 오르는데 산위에는 북측 안내원들이 나를 저지한다.

자기들을 추월하면 안되고 남측 안내원이랑 같이 오르란다.

내 나라 내 조국의 산을 오르는데 이리도 통제가 심하단 말인가?

정상인 天仙臺까지가 2km인데 도대체 얼마를 쉬고 몇시간에 오른단 말인가?

정상까지는 쉬지 않고 오르는 습관이 된 나로써는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무튼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설악산에 울산바위를 가기 위해 808계단을 오르듯 천선대 오르는 계단도 400여개가 넘는다.

드디어 도착한 천선대에는 말뜻 그대로 만물상들을 보고 하늘에서 신선들이 내려와 놀았던 장소임이 분명해 보였다.

금강산의 최고봉인 비로봉(1638m)을 갈수는 없지만 천선대에서 어렴풋하게나마 볼수 있어 위안을 가졌다.

사실 비로봉 코스는 없다고는 하나 북측에서 허락만 한다면 남측에 산꾼들이 가만 놔두질 않을 것이다.

산행로 개척을 위해 이 한몸 바칠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천선대에서 우리 일행을 기다리다 함께 사진 몇컷찍고 땅문과 하늘문(월출산의 통천문 같은 곳)을 지나 하산하며 望洋臺를 통제해 가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엄청나게 컸다.

망양대는 외금강으로 정상에 오르면 海金剛(바다의 금강산이라 함)을 볼수 있고 비로봉정상을 잘 볼수 있다고 북측 안내원이 얘기 하는데 못내 아쉬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하산하며 세명의 신선들을 닮은 모양의 바위인 三仙巖에서 사진 한컷 찍고 설악산 귀면암보다는 규모면에선 작지만 금강산의 귀면암도 구경하고 만장천과 안심대를 거쳐 셔틀버스 타는곳에 도착해 북측에서 아주 유명한 玉流館 냉면을 먹기위해 자리를 옮긴다.

쟁반 냉면 한 그릇에 15달러 인데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어렸을때 많이 봐 왔던 놋그릇에 담아 주는데 새롭게 엣날 생각이 많이 났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거늘 구경도 잘 했고 배도 부르겠다 걸어서 따뜻할溫자에 우물井자를 쓰는 온정리 온천에 들러 1무1박3일의 일정을 마지막으로 즐겨본다.

 

 

참으로 신기할 정도로 한자문화권인 우리나라 지명은 어떻게 저리도 잘 맞을까 싶다.

온정리 온천은 신라 마지막 王인 敬順王의 장자이신 마의태자께서 피부병을 앓고 있던중 이곳에서 치료를 받으시고 세조 임금님 역시 이곳을 다녀 가셨고 세조께서는 속리산 복천암에서 계시며 피부병이 심하셨던지 운장대(그 때 당시는 구름雲자를 썼다 함)에 올라 글을 보시며 글월文자로 바꾸라 하고 이승에서 세번만 오르면 사후 극락세계로 갈수 있다는 설이 지금껏 내려 오고 있는것이다.

1000년이 넘은 이 순간까지도 모든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온정리 온천은 시설은 남측에서 203m지하의 原水를 뽑아 40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온천으로 하지 않으면 후회할정도의 만족을 느끼며 主로 노천탕에서 폭포수를 맞으며 머리를 많이 식혔다.

일정을 마치며 마지막에 온천에서 온 몸을 깨끗히 씻고 면세점에 들러 몸에 좋다는 구렁이酒와 포도주를 사고 바쁘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자유의 몸으로 따뜻한 남측으로 넘어 왔다.

하느님이 도우셨는지 부처님이 돌보셨는지는 모르지만 엄청나게 날씨가 좋았던 이번 여행은 내 머릿속에 영원히 남을것이다.

짧다던 짧았던 이번 일정을 모두 마치고 함께 한 山友들과의 추억을 고이 간직한채 누군가 말했던 인생은 긴 여정이란 말을 되새기며 앞으로도 계속 山과 함께 하며 살고 싶다.

왜, 나는 山을 사랑하니까.....

감사합니다 -ko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