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기쁨을 우리 함께하면서 - 북한산 백운대 -




 




서둘러서 전철 갈아타고 구파발역에 도착하니 9시 50분.


1번 출구로 나와 주위를 뱅 둘러 보건만 지인은 없으니


오늘 산행 하기로 한 팀 중에서 내가 제일 먼저 도착했나보다.


10시에 모이기로 했으니 기다려보자


누가 오려나 서성이며 두리번 거리는데 10시 5분 되어 한 분은


저쪽에서 다가와 인사 나누고.




‘흠.....지금부터 도착한 사람은 벌금 이렸다.....’


제 시간에 도착 안하면 용납이 잘 안 되는건 왜 일까....


아마도 나의 못된 성질 탓이겠지.......


서로를 위해서라도 시간 만큼은 철저하게 지켜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늦게 도착한 사람 모두를 합하여 오늘 동행하는 인원은 7명이 된다.




156(북한산성 입구) 번 버스에는


겨울 옷차림의 등산복에 배낭에 그야말로 콩나물 시루 인 듯 싶다.


평일인데도 이렇게 만원이니 휴일은 어떠할까...


우리팀 6명을 다 올라가게 하고서 내가 젤 나중에 겨우 올라서니


앞쪽의 버스문은 힘겹게 닫힌다.


기사님은 나를 보고 앞 문쪽의 손잡이을 잡으라고 하여


내가 버스 안내양 되는 기분이라고 하니 한 바탕 웃음으로 넘친다.




북한산성 매표소- 10시 45분


코스를 능선과 백운대 중에서


오늘 7명의 일행 중 2명이 백운대를 안 가봤다고 하여


목적지를 백운대로 정하고서 출발이다.




처음부터 반질반질한 빙판길이라 조심스럽다.


바람은 차갑지만 맑은 공기 들이마시니 기분은 상쾌하기 그지 없는


산속으로 접어들어 자연과 동화됨에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




두툼한 장갑에


잘 안 쓰는 모자도 꺼내어 쓰고


머리위의 맑은 하늘을 벗 삼아


따스한 햇볕을 그리움 삼아


계곡은 두꺼운 얼음으로 덮혀 있는


등산로 또한 빙판길을 조심스럽게 걷는다.


햇살은 계곡 건너편의 바위로만 비추어


음과 양의 상반된 위치로 갈라지는 등산로,




앞서서 가다가 뒤돌아보면


끝이 안보여 거리 차이가 꽤 멀어지기도 하지만


기다렸다가 다시 모여지면 출할 하곤 한다.


그러다가 또 얼마 안가서 쉬며 커피 한 잔씩 돌리는데


오늘 안전 산행을 위하여 커피잔을 들고서 건배를 하니


함께 하기에 이런저런 이야기로 또 웃음이 퍼진다.




북한동 마을을 지나 다리를 건넌 다음


왼쪽의 대동사쪽으로 들어선다.




오르막길 계속 빙판길이지만


가끔은 뾰족 나온 돌부리를 밟고서 오르기도 하니


그냥저냥 걸을만 하다.




뒤처진 2명 때문에 영 속도가 안나지만


그래도 우리함께 하여 오름이 도리 일거 같아


조금 올라가다 쉬기를 몇 번 하고


빙판길 아닌 햇볕 쬐이는 곳 나타나니 햇살이 반가워


또 쉬어가자 하여 귤 1개를 먹는다.


동행하는 이들과 애기하면서 웃고,




사람 발길 닿지 않은 곳에는 제법 쌓여 있는


티 없는 순백의 빛을 띤 눈들을 보면서


일상사의 번잡스런 마음을 눈속에 묻혀 


순화 받고 싶음이 간절하다.



느리게 걸음하신 두 명은 자꾸 쉬어 가자 하니,


언제 백운대에 도착 할려나..........이궁...........




맑은 하늘, 잎사귀 없는 벌거벗은 나무들 사이로 우리가 가야 할


백운대의 모습은 점점 더 다가오고


대동사, 약수암을 지나고부터는


서서히 노적봉, 망경대, 백운대, 염초봉 사이로


우리들의 모습은 완전 포위 된듯하다.


포위? 진퇴양난??


위문을 향하여 전진...~~~!!!




음지와 양지가 반복되는 오르막길


오를수록 바람은 차갑기만 하고...




위문에 다다르니 바람이 예사롭지 않게 불어온다.


꽁꽁 얼어 붙은 빙판길


위문을 통과하여 백운대 오르막 햇볕 든 곳 계단에 서서


또 일행이 다 오기를 한참 기다린다.




백운대에서는 추워서 식사 못하시고 내려와서 식사 하신다는


팀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올라가는 길과 내려 가는 길이 구분되어 있는 백운대로 올라 가는 길


미끄러우니 밧줄에 의지한 채


바람은 불고 날씨는 차가운데 바위가 미끄럽지 않음인지


위에서 내려오는 연세드신 분들이 바위를 그냥 내려오시기도 하는데


마음이 조마조마 하기도 하고...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 거리고 있는 백운대 정상.


정상에서 바라 본 잔설이 섞여 있는 주위의 산의 경치는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의 우람함의 바위들과


끝이 없을 정도의 부드러운 능선들의 이음새...


그 사이 어느 골짜기에 불어오는


삭풍은 매섭기만 하다.




힘겹게 올라오신 2명은 너무 좋아하시고, 해 내었다는 기쁨이 넘친다.


바람이 차가워 오래 머물수도 없거니와


추워서 폼 잡을 새도 없이 어떻게 찍은지도 모르게


찍은 몇 컷의 기념 사진을 남기고


위문 근처로 가서 점심 먹자고 하니 , 배고파 더 이상 못내려가고


먹어야 내려 간다고 하여 또 웃고....


조금 내려와서 겨우 자리 잡아 추위에 떨며 늦은 점심을 먹으면서도


웃음은 떠나지 않는다.




거의 다 내려 올 무렵의 바라 본 바위 이름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바위 모양이 꼭 코뿔소 닮은거 같기도 하다.




위문에 내려오니 시간은 3시..


시간상 하산 하기로 하고 도선사로 방향 잡아 내려 오면서


백운 산장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의자에 앉아 다른 사람이 가져온


1회용으로 만들어진 쌍화차 포장지를 내가 뜯어 각자 컵을 꺼내게 하여


뜨거운 물을 부어 주면서


내가 오늘 얼굴마담 한다고 하니


모두 일제히 까르르 웃는다.


이런 말 하면서 또 웃고.........




빙판길도 있고, 아직은 녹지 않은 눈 위의 길을 아이젠 해야만 내려 갈 수 있다.




오늘 인수봉에 한 사람도 보이지 않더만.....


인수산장에도 역시나 한 사람도 보이지 않으니


이런 아이러니한 일이 있나.............




매표소를 통과(4시 10분)하여 버스 있는 곳까지 걸어 내려 간 다음,


오늘은 추위에 많이 떨어서 뜨거운 국물 먹어야 한다기에


낚지 전골 하는 집으로 들어가


오늘 산행한 일들, 산을 찾는 기쁨과


다음 산행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식당에서 나오니 요즘에 해의 길이가 많이 길어졌음인지 아직도 훤하기만 하다.


바로 앞의 하늘에는 정월 대보름의 하얀 둥근달이 떠 오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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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 5일 목요일(음력 정월 대보름날)










 



음지와 양지의 차이. 뒷편으로 백운대가 보이고.





 매서운 바람이 불던 빙판길인 위문









위문을 통과하여.. 백운대로 오르고








건너편의 인수봉 -










백운대 오르는 곳의 왼쪽에 있는 바위.. 바위 이름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꼭 코뿔소 닮은거 같기도 ...
























▣ 산초스 - 추운날씨와 빙판길에도 즐겁게 백운대에 오르셨네요. 백운대에 오르면 서울에서 제일높은 바위봉에 오르고 특히 눈앞의 못오르는 인수봉보다 더 높은곳에 왔다는 생각에 기분이 너무 좋지요. 2주전에 올랐던과 똑같은 사진,기분이 느껴집니다.
▣ 최윤정 - 오늘 수락산 다녀오자마자 북한산 산행기를 이곳에 올린 후 외출하여 지금 집에 도착하여 보니 댓글이 있군요. 온라인상으로 이렇게 만나 뵙는군요. 반갑습니다. 내일 관악산 가시나요?잘 다녀 오세요. 오늘 산에 가보니까 어제 저녁에 내린 눈땜에 많이 미끄럽더라고요...좋은 산행 되시기 바랍니다.
▣ 김현호 - 산행하면서 마시는 커피는 무어라 비교할수 없는 행복이죠 빙판길 산행 항상 조심하시구요..
▣ 산내들 - 산들님과 동명이군요, 밝은 성격같아 좋아 보이네요.
▣ 김선희 - 아구 2월1일날 북한산 가서 끝까지 아이젠을 하고 내려왔어야 하는데 깔딱고개에서 아이젠 풀르고 뛰어오다가 다리 다쳐서 세군대 골절 수술하고 지금 깁스하고 병원에서 이글 올리는겁니다,,겨울산행 조심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