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라는 모임. 작년 첫 모임 참가 때만 해도 굉장히 망설였습니다. 그 서먹서먹한 분위기에 어울린 자신도 없었고, 산에 관해서는 상당한 경지에 이른 분들과 과연 내가 함께 할 수 있을까라는 내 자신의 미약함 등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번 모임만큼은 며칠전부터 마음이 들떴습니다. 너무나 소박하고 친근한 선배님들임을 지난번에 확인하여서 친척 형님들을 만나러 가는 편한 기분이었습니다. 더구나 지난번 만나 뵙지 못한 닉네임으로만 친숙한 수없이 많은 분들을 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이번이 두 번째 상견례겸 산행... 산행기로만 보아왔던 수많은 분들... 각자 나름대로 자기만의 산행스타일이 있고 나름대로 독특한 산행기 쓰는 방법이 있지만 그 다양성이야말로 건전한 산악문화를 만드는 토양이라 생각합니다.

첫모임에서 몇 분을 만나 뵙고 산사나이들의 순수한 인간성에 놀랐고 순박하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알찬 산행경험담은 내가 부족한 점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설레는 심정으로 맞이한 오늘... 관악산으로 향합니다.

한국의 산하 모임의 특징은 특정한 단체모임이 아닌 산행기를 올리거나 읽고 있는 홀로 산행꾼들의 만남입니다. 닉네임으로만 친숙한 분들... 만나진 못했지만 같은 산을 즐긴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친구가 되고 선배, 후배가 된 분들...

이런 모임에 특정 모임이라 할 수 있는 북한산연가팀을 이끌고 산행을 할 수 있어 더없이 영광스러웠습니다. 비록 까페 모임이지만 나 자신 한번도 한국의 산하 가족이라는 사실은 잊은 적도 없고 당연히 참석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가팀을 이방인으로서가 아니라 애정 어린 눈길로 바라보아 주신 여러 선배님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시간 계산을 잘못하여 사당역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연가회원 15명도 이미 다 도착하고 5번 출구 앞에는 산하 명찰을 자랑스럽게 달고 계신 보기만 해도 가슴 벅찬 찬 수많은 분들이 모여있다.

처음 뵙는 산초님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초면이지만 글로써 많은 대화를 나눠서인지 오랜 벗 같은 기분이다. 구면인 우리나라 산악계의 거목 1500산 김정길님, 신경수님... 마주 잡은 손에 그 분들의 성격 그대로 따스함이 묻어난다.

그리고 김찬영님, 총무이신 권경선님, 한국의산하 운영자님, 불암산님, 알펜그로우님, 김정목님, 주왕님 등... 안경을 잃어버린 덕택에 더욱 가까이에서 많은 분들과 인사를 나누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흔히 산행기를 접하며 닉네임으로 상상할 때에는 온갖 모습을 그리지만 막상 만나고 보면 너무나 소박하고 친근한 그냥 보통 사람들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연주대. 산초스님 일행분들이 선두에 서고 북한산연가가 후미를 맡기로 하여 20명 정도 무리를 지어 출발한다. 연가 식구들은 먼저 올려 보내고 4명만이 합류 후미와 함께 한다.

초반 그런대로 한적하던 등산로가 갈림길이 합류되면서 점차 긴 줄로 변한다. 1500산님의 특유의 재치 있는 농담과 산하 가족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말씀이 산행을 줄곧 화기애애하게 만든다. 이런 힘든 코스는 처음 간다며 힘들어 주겠다는 농담... 역시 산꾼의 농담은 그 자체가 관록이다.

정체되는 길, 온 산이 등산객의 물결로 넘친다. 바위가 나타나는 곳이면 여지없이 한 줄로 차례를 기다리고... 그 와중에 산하 가족의 행렬도 점차 흩어진다. 너무나 복잡해 연가팀과 협의 후 일행들은 다른 코스로 빠지고... 앞서 간 1500산님을 따라 가기 위해 인파를 뚫고 뛰다시피하여 간신히 합류한다.

뒤의 후미를 확인한 후 어렵게 어렵게 관악문을 지나 연주대에 오른다. 그야말로 인산인해. 설사 일행들이 있다해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연주암 위의 헬기장에는 이미 먼저 도착하신 산하가족들이 즐거운 식사시간을 갖고 있다. 점심 먹을 장소가 없어 맞은편 바위지대로 연가팀을 보내고...

산초스님의 걸죽한 이동막걸리 한잔으로 갈증을 해소한다. 그리고 반가운 서배현님, 춘하추동님, 김용관님, 빵과 버터님 등과 인사를 나눈다. 복잡하여 총무님이 한마디 하기도 어려운 분위기. 신경수님의 요강 모양의 작은 술잔에 소주를 가득 부어준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고마우신 분... 연가 첫모임때 연가 설립을 축하하여 주기 위해 바쁜 산행 중에도 달려오신 형님 같은 분이다. 여기서도 너무 복잡해 인사하지 못한 분들은 뒷풀이 자리에서 하기로 하며 일단 모임시간만을 확인한 후 헤어졌다.

시원한 너럭바위의 점심 파티... 모처럼 갖는 여유있는 시간이다. 오늘 아침부터 계속 쫓기 듯 산행한 탓일까...

KBS송신소 방향으로 올라 학바위능선으로 접어든다. 아지자기한 암릉길의 연속이다. 시원한 전망과 더불어 짧은 암릉은 산행 재미를 더한다.

중간에서 공학관 방향으로 향하는 지능선으로 접어든다. 중간에 발목을 삐끗한 분이 있어 약1시간50분이 걸려서야 서울대 공학관에 도착했다. 모임은 이미 시작된 시간. 마음은 급하고 서둘러 걸었지만 관악산입구까지도 거의 40여분이 소요된다.

뒷풀이 장소. 모든 분들이 자리를 잡고 한바탕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대부분 처음 뵙는 분들이지만 한잔술과 산이라는 우리 모두의 공통분모가 있어서인지 그 어느 모임보다도 화기애애하다.

권경선총무님의 진행으로 운영자님를 비롯한 가장 연장자인신 윤도균님, 1500산님, 신경수님의 한마디 말씀과 노래를 듣고... 산초스팀에서는 산초스님이, 연가팀의 대표로는 skkim님이 화려한 무대매너 그리고 감미로운 노래로 모임의 분위기를 한껏 돋군다.

다같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오늘의 한국의산하 모임처럼 산행기를 올리거나 구경꾼이거나 관계치 않고 불특정 누구라도 산이 좋으면 참석할 수 있는 그런 편안한 모임,.. 역시 산꾼의 모임은 산이라는 주체가 있어 그 순수성을 유지하는 듯 하다.

오늘 모임을 통해 내 자신 북한산연가도 벽을 쌓지 않고 열린 모임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 어떤 경우라도 주객이 전도되면 안되므로...

불편한 눈 때문에 옮겨 다니며 인사를 하지 못해 여러 선배님들에게 술한잔 제대로 따라드리지 못한 점 너무나 죄송스럽다. 구름나그네님과 청계산님도 오셨다는데...
1차에 대한 아쉬움은 2차 술자리로 이어지고... 모두가 산벗... 따라 주는 술잔에 우정과 사랑이 넘쳐흐른다. 즐거운 모임에 다같이 정신없이 빠져든 하루가 이렇게 지나간다.

이번 모임을 주관하시느라 고생하신 운영자님, 1500산님, 권경선총무님, 불암산님 등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한국의 산하가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산악관련 싸이트로 발전하길 기원하며 앞으로도 이런 모임을 통해 많은 산악인들과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가질 수 있는 그런 쉼터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 김용관 - 만나 반가웠습니다. 일전에 연가회원이신 한국인님과 김현호님을 미리 만나 더욱 반가웠습니다. 북한산연가의 펜이 한번 되어 보겠습니다. 언제 한번 인사 드리겠습니다. 항상 강건하시기를...
▣ 산초스 - 항상 묵묵하게 북한산연가팀을 이끌어 가시는 님이 계시기에 기라성같은 skkim님,산좋아님,눈높이님,한국인님,비비추님,나이뽀님,보리암님,신비님등등 다 열거할수 없을정도의 많은 산님들이 즐겁게 산행하시는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조용히 말을 나눌시간이 없음을 아쉬어하며 다시 기회를 ^^**
▣ 불암산 -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셨음에 더욱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호프집에도 당연히 가셨겠지요. 저는 san001님이라 하여 007(James Bond)의 큰형님이 되시는 줄 알았습니다 ^^^^^^ 북한산연가팀과 거침없이 흐르는 情은 님께서 말씀하신 山이라는 매체가 서로에게 공존하고 있었기에 남같지 않았고 형제처럼 느껴졌다고 생각이 듭니다. 사랑합니다. 항상 즐산하시고 북한산연가팀의 발전을 아울러 축원드립니다. 행복하십시요!
▣ 윤도균 - 수도없이 많이 북한산을 오르내리며 언제 부터인가 북한산 연가팀을 닉네임으로만 알게되었는데 뒷풀이 장소에 그리도 고생을 하시고 늦게 돌아오셨던 분들 그리고 율동까지 보여주시던 장기자랑이 돋보여 잊을 수 가 없습니다 즐거운 산행 이어지시기를...
▣ 김찬영 - 맨후미에서 고생이많으셨지요 눈은 어디에 두고와서 고생을 하셨는지요 눈을 빨리찾아야되는데. 그리고1500산님도 정말 힘든산이었나봐요. 실은 나도 힘들어써든요 일주일 내내 술에 쩌들었던 덕분에.ㅎㅎㅎ북한산연가에 1500산님보다 먼저 가입을해야되는데 ㅋㅋㅋ
▣ 김정길 - 이번 행사에 참가하신 모든 가족이 다들 훌륭하셨습니다. 그 중에서도 san001님이 운영하는 북한산연가팀!! 얼굴이 기억되는 김현호님, skkim님, 한국인님, 산좋아님, 나이뽀님, 이름만 기억나는 눈높이님, 비비추님(여?), 보리암님, 신비님, 얼굴도 이름도 모르고있지만 그 외의 북한산연가팀원 여러분은 한 분도 빠짐없이 인물은 내 인물 수준에서 보니 부러운 수준이었고, 체격역시 내 수준에서 보니 겁이 날 정도로 커 보였습니다. 북한산연가팀에 회원으로 들어가고도 싶었지만 주눅이 들어서 다시한번 생각을 해 봐야 할것 같습니다. 그도 그렇지만 더욱 놀라운 사실은 모두가 회장감 대장감들로 우리가 익히 잘 알고있는 내 놓으라 하는 훌륭한 인격자들이었습니다.
▣ 김정길 - 그런데 그런 분들이 리더자로 인정하고 따라주신다는 한가지 사실 만으로도 서정훈 아우님의 인격이 어느 정도인지 더 이상의 인격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항상 미소 먹음은 잘 생긴 얼굴이며 좋은 체격까지 말입니다. 그런 당신이 선배님 형님 불러주시는 나는, 나는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이런 장을 마련 해 주신 한국의산하 김성중대표님 이남주관리자님께 감사하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아우님 부디 강건하시기를...
▣ 정완일 - 북한산연가팀의 그 듬직하신 분이 바로 san001님이라는 것을, 올려린 사진들을 보고서야 알게되었습니다. 연가팀과 스친 그 날의 인연을 아마도 잊지못할 것 같군요. 연가팀 모두에게 마음속으로 연가를 바칩니다.
▣ 권경선 - 선배님!! 가장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셨고 고생 마다하지 않으시고 후미를 맡아주셔서 뭐라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지... 선배님의 후덕한 인상과 팀전체분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 완벽한 신, 구의 조화 너무도 보기좋았습니다. 다시한번 부족한 저의 청을 흔쾌히 들어주신 선배님 이하 북한산연가팀에게 감사드립니다. 북한산에서 뵙는 날을 기다려봅니다.
▣ 주왕 - 안녕하세요 san001선생님. 산행기로만 뵈 오던 선생님을 비롯, 북한산연가 여러분들 만나뵙게되서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일일이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많이 피곤해 하셨는데 댁에 잘 들어가셨나 봅니다. 김현호선배님두... 앞으로도 좋은산행 많이 이어가시구요 북한산 연가팀모두 (일일이 닉을 열거하지 못함을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김현호 - san001님 앞으론 안경쓰시고 산행하시길~ 안쓰시니간 쫌 안어울리더라구요, 물론 쓰셔도 안어울리긴 했지만 말입니다 ^^ 항상 건강하시길..
▣ skkim - 그날 이것 저것 신경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게다가 안경까지 없어 철조망에 큰일날뻔도 하셨구요... 역시 "북한산연가"...멋지더라구요...제가 함께한 것을 영광이라 생각합니다...감사~^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