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04.1.18. 일요일, 눈. 별루 추위 못느낌.
장소: 불암산
인원: 나 그리고 집사람
코스: 항상 다니던 등산로<상계동 현대아파트-경수사-보현사-폭포약수-화장실
-좌측등산로- 공터(컵라면 파는곳)>
교통: 시내버스

전날 한북정맥 반구간이 길매봉을 등산하고 등산화가 마르지도 않았는데 어딜갈까
고민하는데 집사람이 같이 가겠다고 하여 불암산으로 산행함.
집사람이 가겠다고 나선것은 눈구경할 목적임.

13:30 상계동 현대아파트 뒤 놀이터 도착
좌측은 놀이터, 중앙은 폭포약수,우측은 주등산로 방향임.
들머리 경수사가는 콘크리트도로에 눈이 잔뜩 쌓여 예사롭지가 않다.
한발짝 한발짝 옮길때마다 눈앞에 펼쳐지는 설경...
예사롭지 않은 설경에 디카를 꺼내서 목에 건다.
몇걸음 못가서 서너장 춤추고...

13:35 경수사 도착. 폭포에 가서 보니 얼음위에 흰눈이 잔뜩 붙어 있는데 가히 환상적
이다. 나의 디카가 춤을 춘다. 파워를 켜면 소리가 나는데...소리가 나면
집사람은 자동적으로 발길을 멈추고 자세를 잡는다. 그 자세에 신나서 돌아가는
디카... 해우소 밑 등산로를 지나가면서 또 디카가 춤추고...
계단으로 올라가면서 몇걸음 옮길때마다 춤을 추니...시간이 자연 지체되고...
오늘은 산행목적이 아니다. 나는 디카로 춤출려고 왔고, 집사람은 눈속에 파묻힐
려고 왔으니 시간은 문제가 안된다.
올라가면서 경치를 찍을려고 디카를 켜면 소리가나고,,, 그소리에 집사람은 가던
길 멈추고 자세를 잡으면... 나는 쪼차가고 디카는 춤춘다...

평소 수없이 다니던 길이건만(년50회) 별 관심을 두지않던 길,계단,나무,바위...
오늘은 흰눈을 뒤집어 쓰니 여자들 변장(화장)한 것처럼 새롭기만 하다.
앞을봐도, 뒤를 돌아봐도, 좌우를 봐도 모두 사진 한컷 속에 충분히 자리잡을
설경들이다. 10걸음에 한번정도 멈추어서서 디카로 춤추니...

13:50 보현사 밑 도착, 계곡의 얼음이 흰눈에 덮여 절경을 이루는데...내려오는
산객들도 있고... 올라가는 산객은 별루없고...
아이젠을 꺼내 집사람과 한짝씩 나눠차고, 집사람은 왼쪽, 나는 오른쪽...


14:10 폭포약수 도착
넓은 공터에 눈사람 4개, 아마도 어제쯤 만들어 놓은것 같다. 바닥에 눈이 그대로
쌓인걸 보면... 집사람은 신났다. 갑짜기 뛰기 시작한다. 강아지마냥... 덩달아
나의 디카도 춤추고...

14:30 간이화장실 도착
이구간은 환상적이다. 계곡과 나무와 바위와 흰눈이 어우러진 절묘한 분위기...
평균 열걸음에 한번정도 나의 디카가 춤을 춘다.
설경에 취해 디카에 파워를 넣으면 소리가 나는데... 집사람은 가던길 멈추고 분위기
잡고... 찍으란 말 없어도 그맘 다 알지.

소나무에 걸린 하얀 눈송이를 맛보면서... 맛있다고... 한번 먹어보라고...
두팔을 활짝 펴고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를 모두 받겠다고...
드디어!!! 집사람이 !!! 바위 !!! 흰눈위에!!! 큰대자로 누웠다... 사진찍을때까지...
나의 디카로 집사람을 따라 춤춘다.

좌측길로 빠진다. 우측길로 가면 로프를 잡아야한다. 장갑이 젖으면 손이 시려워...


14:45 능선도착
좁은 소로에 하이얗게 쌓인 눈...

15:00 수락산 가는 능선 도착. 눈이 무거운 소나무가지가 인사하고 가란다. 할수없이 인사하고

15:15 불암산 공터 도착(정상에서 수락산 방향 공터), 반가운 컵라면 아저씨 오늘도
나왔다(올라오면서 오늘은 장사안할 것이라고 우려했는데...). 몹시 반가워 한마디...
오늘도 나오셨네요... 아저씨가 고마운지 손을 내민다. 반가운 악수를 하고, 컵라면
2개, 막걸리한통(합 7,000원)을 주문하고 나의 디카가 춤을 춘다.
불암산 정상은 환상적이다. 하얀눈에 쌓인 정상이 남양주(동쪽)은 바람에 날리는
눈으로 희미하고 서울(서쪽)은 하얀눈에 덮여 산줄기가 그대로 보이는데...
평소 붐비던 정상은 아무도 없다. 한명도... 참으로 오랫만에 정상이 비어있는걸 본다.

컵라면과 막걸리를 먹고나니 모닥불에 모여있던 산악회에서 술을 권한다. 김치찌개도
먹어보라고... 집사람에게 빨간 술을 권하는데... 쬐끔 남겨서 나에게 주어 맛을 보니
술맛이더라... 그사람이 나에게도 권하는데 나는 비주류라서...
그술은 담쟁이덩쿨로 만들었다는데 35도... 처음 맛보는 술임.

산악회 최고령자(83세)이신 노인분께서 찌게를 먹어보라고 권하는데 맛이 일품...
눈속에...모닥불에...김치찌게에...막걸리에... 인심좋은 산사람들과 함께하니... 더욱...
(그때 함께하신 모든분 건강을 기원합니다. 아니 설산에 있었던 모든분들도 함께...)



16:10 하산시작. 감사의 말과 함께
올라온길을 역순으로 하산...

16:30 간이화장실도착

16:40 폭포약수 도착
집사람 병이 도졌다. 넓은 공터를 뛰기 시작... 마침내 슬라이딩을...


17:05 보현사 지나는데
집사람은 내려가기 싫다고 쫑알쫑알... 내 등산화는 어제 한북정맥에 있는 길매봉
가느라고 다 젖었는데... 발시려운걸 참고 갔는데... 다 내려와서 등산화 젖었다고
한마디...

17:20 경수사를 지나고

17:25 산행 들머리인 놀이터 도착. 아쉬움을 달래며 집으로...


(산행후기)
오늘 산행은 불암산 산행중 최장시간을 소요했다. 물론 한여름에 집사람과 함께
막걸리 먹고 바위에서 자고 내려오다가 한번 늦게 온적은 있었지만...

집사람과 함께하였기에 더욱 신나는 산행이었고, 계단에,등산로에,난간에,나무에,
바위에,능선에 쌓인 하얀눈꽃 세상이 있어 아름다웠고. 인심좋은 산꾼들이 있어
즐거운 산행이었다.

불암산은 오늘 남부럽지 않은 산이었다. 태백산도...설악산도...그 무엇도 부럽지
않았다. 집사람은 오늘 최고의 날이었다. 나역시 오늘 최고의 날이었다.
집사람은 모델이 되었고,,,나만의 모델...나는 집사람만의 사진작가가 되었다...
집에서 작업해보니 찍은사진 230장, 추려낸것이 110장이다.


*** 안보이시더라도 사진에 클릭하시면 확대되서 보입니다.



꽃미녀 산행중


 


 



계단



계곡의 나무



계곡



경수사뒤 폭포



보현사가는 등산로



보현사 계곡의 눈꽃



폭포약수. 달려라 아줌마



계곡. 폭포약수 10m 위쪽(누르면 확대되는데...동화속


백설공주가 어디있는지...) --꼭 클릭해서 확대해서 보세요!!!


 



계곡. 폭포약수 아래쪽 --확대해서 보면...멋지죠



뭬야?



소나무



수락산가는 등산로



소나무. 뒤에 수락산 능선



공터에 위치한 소나무. 뒤쪽이 정상



나무



또 달려라 아줌마



슬라이딩 아줌마



정상의 모습. 꼭대기에 태극기. 한쪽은 눈이 바람에 날리고


 



계곡의 나무


 




▣ 김현호 - 글은 잘 읽었는데 넘 아쉽게 사진이 (X)표시로 나오네요 두분이 겨울산을 만끽하신것 같네요 부럽습니다..
▣ san001 - 전 토요일 불암산 다녀왔는데 너무 환상적이더라구요. 잘보았습니다. 사진은 안 보이네요
▣ 최병국 - 김현호,san001님 감사합니다. 사진은 클릭하닌까 나오는데요. 좀 번거롭습니다. 죄송... 왜 이럴까???
▣ 불암산 - 공짜로 불암산 구경 하였습니다. 저는 집이 중계동이구 15층에 사는 관계로 학도암쪽의 설경을 베란다를 통해 보는데 너무도 환상적인 사진에 지금 당장이라도 오르고 싶어 집니다. 불암산을 수십번 올랐지만 설산은 주로 먼곳으로 가다 보니까 제대로 챙기지를 못했습니다. 저도 조만간 오르도록 하겠습니다. 즐산하시고 즐거운 설년휴 보내십시요.
▣ 산사랑방 - ㅎㅎ 역시 곰탕은 싫어하시는가 봅니다. 오늘 님의 산행기와 사진을 보니 앞으로 곰탕은 안드셔도 되겠네요..사진도 넘 멋있고 실력도 대단하십니다. 봉사 만점입니다. 그리고 사진이 클릭하면 보이는데 화면엔 보이지 않네요 이런경우는 드문일인데 저도 이해가..복사하셔서 붙일 때 문제가 있었는지..야호에서 막아놓았는지.. 곰탕 끊이도록 혼자 집에 남겨두시지 마시고 늘 두 분 함께하셔서 안전산행 하시고 구정 잘보내십시요. 올해 바라시는 일 꼭 소원성취하시길 기원합니다.
▣ 최병국 - 불암산님,산사랑방님 감사합니다.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즐산하세요.
▣ 이영호 - 아 ! 멋있는 사진 감동적.... 멋진 사진 잘 보고 갑니다
▣ 이수영 - 최병국님 이제서야(1월 21일 0시 30분) 님의 산행기를 봅니다. 제 업무가 바쁘고 제 산행기를 쓰느라 그렇습니다. 그건 그렇고 사진 잘 보았습니다. 아니 무슨 사진이 클릭하면 나오네요^^ 기술이 보통이 아닙니다. 그리고 부인께서는 아직도 젊으시네요.. 제 처는 사진을 안찍으려고 오만 발광을 다 하는 데, 님의 아내는 그처럼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하시니 말입니다. 사진도 젊어서 많이 찍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 사진 찍기가 싫지요. 그런데 230장이나 찍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아니, 등산은 안하시고 사진만 찍었나? ^^*
▣ 마운틴 - 나두그날 불암산에갓었어요.산장으로하산했어요.넘 환상이었구설악안부럽더라구요,
▣ 최병국 - 이영호님,이수영님,마운틴님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 부자되세요. 그리고 우리 부부는 찰떡궁합입니다. 집사람은 찍히는걸, 저는 찍는걸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