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기(화엄사-대원사)

 

2004.10.11(월요일)  날씨: 맑음   거리:약 46km    산행시간: 18:26


지리산의 종주는 대부분 1박2일 또는 2박3일에 하는 것이 보통이나 지리산을 당일에 종주하는 것이  이제는 어느정도 보편화되어 생소하지 않으며 지금 이시각에도 온라인 상에는 올라오진 않지만 많은 산꾼들이 당일종주를 실행하고 있는걸로 압니다.


오늘의 당일종주는 기록을 남기려고 하는것도 아닙니다.

기록은 작년 제헌절에 이구간을 홀로 종주했던 16:10분이면 충분하니까요.

더구나 자랑삼아 하는것도 아닙니다.

왠지 모르게 지리산 종주증이라 할까?

지리산 종주기만 보면 몸이 근질 거리면서 .... 

뭐  그래서 하는겁니다.


오늘 걷기에 동참한 친구2명과 저는 나이가 50을 막넘은 평소에 가까운 사이로 그중  1명은 작년에 성삼재-천왕봉-백무동으로 당일종주를 같이한 경험도 있고 이번 종주를 대비해 몸만들기를 충실히하여 걱정은 없으나 출발 하루전에 합류의사를 밝힌 나머지 1명은 일반산행을 자주하면서 어느정도 산행실력은 인정하지만 과연 먼거리를 소화할지 의문이나 본인이 강력히 희망해서 동참시켰고 저는 작년에만 지리산 태극능선 완주 및 당일종주2회 포함 천왕봉을 4번 올랐던 경험과 최근에 호남정맥을 마치고 지금은 땅끝기맥을 종주하는등 꾸준히 장거리 산행을 하고있어 돌발상황만 벌어지지 않는다면 걷는데 무리가 없을것으로 믿으며 아무튼 이렇게 색다른 3명이 함께 뭉쳤습니다.


하지만 이글을 읽으면서 편향된 시각에서 바라보지 마시고 좋은쪽으로 이해를 바라며 어떠한 충고와 질타도 겸허히 받아 들이겠습니다.

저도 성삼재-백무동구간을 처음엔 1박2일로 시작했었습니다.


이구간은 작년 제헌절 새벽 2시20분에 출발하여 오후 18:30분에 대원사에 도착하여 19:05분 진주행 마지막 버스를 탈수있었지만 오늘 산행은 셋이서 하는 산행이라 예측할 수 없어 여유있게 마지막 버스를 탈수있게끔  화엄사에서 2시간정도 빠른 11일 00:00시에 출발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야간산행을 위하여 충분한 잠을 자두라고 일렀지만 먼저 나부터 홀로산행을 주로 하다가 갑자기 두명을 책임지는 리-더가 되었으니 책임감과 걱정이 앞서는지 잠을 못이루고 승용차로 광주를 출발하는데 세명 모두가 잠을 못잤다고 걱정들을 합니다.  


화엄사 사찰옆 대형주차장에 주차한후 대장정을 앞두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전통찻집 옆에서 장비를 점검한후 이정표를 기점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출발에 앞서 화엄사 전통찻집옆 이정표)

 

  

계곡옆의 대나무숲 사이로 잘단장된 넓은 돌길을 진행하여 연기암 입구 콘크리트 도로를 가로질러 어둠을 랜턴불에 의지해 진행하는데 가급적 목소리를 낮추어 동,식물들의 수면에 방해되지 않도록 조용히 걷기로 서로 약속하였습니다.

 


평탄하게 진행하다가 가파르게 돌계단을 올라 국수등을 지나서 중재를 지납니다.

 

 

 

 

              (중재)

 

  

집선대와 무냉기재 그리고 눈썹바위를 올라 성삼재에서 올라오는 도로인 주능선에 올라서니 높은곳에 올라서 그런지 반짝이는 별들이 머리위로 가깝게 보이며 평소엔 운해로 가득찬 구례읍쪽이 오늘은 붉은빛의 반짝이는 야경으로 바뀌었습니다.

 

  

(코재 -화엄사갈림길)

 

 

노고단 산장에선 발소리도 안나게 조용히 지나는데 돌계단입구 입간판에 일출.몰 2시간전후 야간산행금지 란 글귀를보니 죄를 짓는것같아 마음이 편치 않으며 차거운 바람이 춥게 느껴져 덧옷을 입고 계단을 올라서 노고단 목책사이를 통과합니다.

 


돼지평전에서는 멧돼지가 나타날까봐 처음으로 헛기침을 하면서 진행하여 피아골삼거리를 지나 임걸령 샘터에 도착하여 생수를 보충합니다.

 

 

 

       (임걸령 샘터)

 

  

노루목을 향해 오르면서 이구동성으로 졸립다면서 졸음으로 비틀거리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다리쉼을 할때는 어김없이 고개들이 숙여지면 한동안 일으킬줄을 모릅니다.

 


친구중 1명의 랜턴이 꺼진후 살아날줄을 모르는데 예비로 준비한 밧테리가 없어서 준비성이 부족한 친구에게 면박을 주지만 가까운 친구이니까 마음에 두지는 않을겁니다.

 


그나마 너덜이 많은길을 뒤에서 비추는 랜턴 불빛에 의지해 진행하니 속도가 늦어진것은 당연하며 반야봉을 오를수있는 노루목을 지나서 삼도봉에 도착하여 친구들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잠시 쉬어갑니다.

 

 

 (전라남도,전라북도,경상남도의 경계점인 삼도봉)

 

  

550개가 넘는 목계단을 지루하게 내려서자 화개재이며 좌측으로 뱀사골 산장과 반선으로 갈수있는 뱀사골입구의 쉼터인 나무의자에 기대어 앉으니 눈이 감기며 눕고싶은 마음 뿐입니다.

 


내려선 만큼 올라야 하므로 토끼봉을 향해 오르다 해오름이 시작될려는지 동녘이 붉게 물들이며 어둠이 걷혀 서둘러 혼자서 빠르게 토끼봉에 올라 디카를 꺼내서 사진 촬영을 준비합니다.

 

 

  

(먼동- 좌측의봉이 중봉 바로우측 제일높은봉이 천왕봉임) 

 

                      

우리는 11일 00:00시에 출발했으므로 현시각이 산행했던 누계 시각이 되어 계산하기에 좋은데 토끼봉을 조금 지나서 출발 하루전에 합류했던 친구가 드디어 종주 포기를 선언합니다.

 

  

출발서부터 생기가 넘치고 의욕이 앞서며 끝까지 함께 할것 같았는데 내리막에 약한 우려했던일이 현실로 나타나서 무릎에 충격이 심해 더 이상 진행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미안해 하면서 걱정말라 하는데 오히려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혼자 보내면서 이곳에서 함께 도중 포기하지 못한 내자신이 미웠습니다.

  

 

친구를 돌려보내기전 최후의 만찬처럼 김밥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있던중 오늘 처음으로 우리를 추월하는 종주팀들이 지나가는데 이팀은 중산리로 하산하는 여성분 2명이 포함된 6명정도의 종주팀으로 우리들과 선비샘까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선비샘에서 그분들은 휴식을 취하고 우리는 식사를 하며  함께 쉬었습니다.

 

  

어느 지점에선가 우리를 추월한후 천왕봉까지 만나지 못했는데 도중의 산장에서 쉬고있는지 아니면 대단히 빠른 준족이므로 이미 천왕봉을 넘어 중산리로 하산했을거란 생각도 듭니다.

 

  

종주를 포기한 친구는 되돌아 뱀사골로 하산토록 한후 남아있는 둘이는 빼앗긴 시간을 보충이라도 하듯 빠르게 진행하는데 내 스타일이 슬로우 탬포이므로 빨라야 준족들이 보면 거북이 걸음입니다.

 

  

연하천 산장엔 아침을 준비하는 산객들로 활기가 넘치고 생동감이 느껴지며 종주자들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모습을 보이는 쥔장도 보이나 우리는 생수만 보충한후 쉬임없이 진행하여 형제봉을 통과합니다.

 

  

                    (연하천산장) 

  

 

               (형제봉)

  

 

 

 

 

석문같은 바위사이를 통과하여 벽소령 산장을 쉬지않고 통과합니다.

 

 

(벽소령산장)

 

  

  

(벽소령산장)

    

 

 

 

(선비샘)

 

선비샘에선 식사를 하며 잠시 쉬어갑니다.

 

 

 

 

(칠선봉)

 

 

 

  

  

(영신봉에서 바라본 촛대봉의 힘든 오름길이 보임)

  

 

(세석산장)

 

  

 

(촛대봉을 오르면서 세석산장을 뒤돌아봄)

 

 

세석산장은 들리지 않고 위로 난길을 따라 촛대봉을 향해 힘든 오름길을 올라갑니다.

 

  

 

                          (촛대봉 이정목)

  

 

 

         

 (힘들게 걷고있는 친구)

 

 

       (연하봉의 주목)

  

    

            (장터목산장)

 

 

장터목 산장은 평소에 들끓던 인파가 오늘은 한산해서 야외 식탁에서 친구가 정성껏 준비한 약밥을 먹으며

체력을 보충합니다.

 

 

  

  

         (제석봉에서 바라본 중산리 쪽)

 

  

종주시마다 항상 느끼지만 장터목산장에서 제석봉 오름길이 너무나 힘들어 쉬기를 반복하지만 제석봉만 넘어서면 천왕봉이 지척이라 새로운 힘이 솟는것 같습니다.   

 

 

  

                (통천문)

 

  

 

  

 

(천왕봉 표지석)

 

천왕봉에는 여유있게 사진을 찍을수 있을만큼 산객들이 적었으며 친구와 번갈아 기념촬영을 한후

단체객들의 기념촬영도 해줍니다.

 

(중봉에 수해 복구용 헬기가)

 

 

   

(중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천왕봉에서 중봉방향으로 가파르게 내려섰다가 중봉으로 오르는 길도 힘이들며 최근에 매스컴에도 등장한 천왕봉 부근과 중봉의 산사태 지역을 복구하기 위해 장비를 실어날리는 헬기의 프로펠라 소리가 요란하게 머리위로 들립니다.

 

 

중봉에서 대원사 방향으로 내려서는 길은 가파르게 한번 떨어지다가 철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치밭목 산장까지

힘든길이 이어집니다.

 

 

 

  

 

   (치밭목 산장의 곱게 물든 단풍)

  

 

  

 (개인이 운영하는 치밭목 산장)

 

  

치밭목산장에 도착하니 쥔장이 승용차를 가져왔느냐 물으며 버스는 막차가 19:10분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무제치기 폭포 입구의 이정목)

 

  

무제치기 폭포는 다녀올 여유가 없어 그냥 지나치고 이코스로 세번째 내려왔지만 아직도 위치파악이 안되는 너무나 지루한 곳이어서 친구에게 이제 거의다 왔으니 옷을 갈아입자하여 여벌의 옷으로 갈아입고 진행하는데 끝도없이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어두워지는 돌길을 가는데 새옷이 다시 젖어옵니다.

 

  

지루한 내림끝에 유평마을이 나타나는데 작년과 다른길로 내려서니 콘크리트 마을길에서 50여미터 내려선곳으로 나와서 도로따라 식당이있는 가게에서 캔맥주 2개를 구입하여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절반만 마시고 나머지는 친구에게 넘기고 택시를 대절하여 구례 화엄사까지 회귀하는데 택시기사분이 지름길로 간다는게 잘못 들었는지 예상된시간 보다 40여분이 지난 1시간 40분만에 화엄사옆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유평마을 안내도)

 

 

뱀사골로 하산한 친구가 궁금했는데 마침 친구 에게서 9km를 7시간에 걸쳐 힘들게 하산했다는 전화를 받고 안심하고

함께하지 못한 미안함을 전하며 오늘은 모든걸 뒤로 젖히고 부족한 잠부터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승용차를 회수하여

광주를 향해 출발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끝까지 읽어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