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단독 당일 왕복종주산행

o 일      시: 2004. 7. 10.(토) 04:35 - 18:35
o 산행구간: 성삼재 - 천왕봉 - 성삼재(56.0km)
o 산 행 자 : 조광래(토종나이 50세, 168cm, 67kg, 산행경력: 1997년부터 8년째)

  <산행기>
  지리산 단독 당일 왕복종주산행에 나섰다.
이미 4번의 당일종주산행(성삼재 - 천왕봉 - 중산리대형주차장 35.4km)을 한 바 있지만 왕복종주는 처음이다.
성삼재 - 천왕봉 - 성삼재를 잇는 56.0km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때 이른 아침을 먹고 자가용 편으로 진주를 출발하여,(02:50) 산청읍과 함양 마천(가흥)을 거쳐 남원 달궁을 지나,
굽이 굽이 이어지는 고갯길을 돌아 올라 성삼재휴게소에 도착하니,(04:25) 이제 막 어둠이 가시는 중이었다.

  신발 끈을 졸라 매고 찹쌀떡 3개를 먹은 후 성삼재를 출발하여 장도에 올라,(04:35) 잘 닦여진 길을 따라 올라
노고단대피소를 지나 노고단고개에 도착하여,(05:07) 앞을 가로막고 있는 반야봉과 가야 할 주능선을 쭈욱 한번
훑어본 후, 경사도가 거의 없는 완만한 길을 빠른 걸음으로 나아 가, 띄엄 띄엄 앞서 가는 산행길들을 하나 둘 제친다.
임걸령을 지나자마자(05:39) 상당한 가풀막이 나타난다.
덩달아 아침 햇살이 따가와진다.
비는 오지 말고 구름만 잔뜩 끼었으면 하는 바램이 여지없이 깨지는 순간이다.

  반야봉이 갈리는 노루목삼거리에서(05:56) 삼도봉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길이지만, 삼도봉을 지나면서부터(06:06)
급한 내리막이 이어지다, 급기야 500여개가 넘는 나무계단이 화개재까지 계속된다.
훼손지역 복원이 진행중인 화개재에서부터(06:15) 토끼봉까지는 체력소모가 상당한 오르막 구간이지만, 아직은
힘든 줄을 모르고 쉽게 올랐다.(06:33)
헬기장이 있는 토끼봉을 뒤로 하고 내려서면, 총각샘을 지날때까지(06:55) 다시 오르막이며, 명선봉을 우회하여
가다보면 나무계단이 연하천대피소까지 이어진다.(07:10)

  연하천대피소는 해발 1,400m가 넘는 고지대인데도 물이 풍부한 곳이다.
샘은 말 할 것도 없고, 등산로에도 작은 내를 이루며 물이 흐른다.
샘물로 목을 축이고 주목보호 철조망을 따라 난 길을 진행하여 삼각봉(07:21) - 형제봉을 지나(07:36) 벽소령
대피소에 닿았다.(07:55)          
주능선 종주 중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대피소라지만, 해발 1,300m가 넘는 고지대이다.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는 오르내림이 반복되는데다 돌길이 많아 힘든 구간이다.

  벽소령대피소에서 구벽소령까지는 옛 작전도로를 따라 가며,(08:08) 구벽소령 공터 왼쪽으로 함양 음정으로
이어지는 작전도로가 열린다.
덕평봉 능선을 오르는 것도 상당한 체력소모와 인내를 요구하며, 덕평봉을 휘돌아 나가면 널따란 공터에 자리잡은
선비샘이 나온다.(08:28)
실컷 마시고 천왕봉을 갔다 올 때까지의 물을 보충했다.
무더운 여름철임을 감안하여 3리터 정도의 충분한 양을 담았다.
천왕봉 가는 도중에 세석대피소와 장터목대피소에 샘이 있으나, 등산로에서 제법 많이 벗어나 있어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무거운 짐을 짊어지는 무모한 선택을 한 것이다.

  3분 동안의 꿀맛 같은 첫 휴식을 취하고 선비샘을 출발,(08:31) 오르내림이 되풀이되는 지루한 돌길을 지나
칠선봉에 닿으니,(08:58) 집채 만한 바위가 영신봉까지 연이어 나타난다.
아름다운 암릉구간이지만, 심한 오르막인 관계로 감상할 여유는 생기지 않는 것 같다.
점차 체력이 떨어지는 걸 느끼면서 초콜렛 하나를 먹어 본다.
영신봉을 힘들여 오르고,(09:25) 세석대피소를 지나쳐,(09:32) 잘 손질된 돌길을 따라 올라 촛대봉에
도착했다.(09:43)
바위에 걸터 앉아 목을 축이고 초콜렛 한 개를 또 먹었다.
성삼재를 출발한 지 5시간 8분 만에 처음으로 엉덩이를 바닥에 내려 논 것이다.

  4분 간의 짧은 휴식을 마치고 촛대봉을 출발하여,(09:47) 오르내림이 계속되는 돌길을 걸어 연하봉을
지나(10:17)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하니,(10:27)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쉬어가고 픈 충동을 억제하고 그냥 지나쳐 오른다.
천왕봉까지 1.7km의 거리이며, 가장 힘든 구간이다.  
광활한 고사목지대의 제석봉과(10:38) 통천문을 지나,(10:51)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 오르자, 때를
같이하여 소나기가 쏟아진다.(11:01)
성삼재에서 천왕봉까지 28.0km를 6시간 26분 만에 다다른 것으로, 당초 목표로 했던 7시간을 34분 단축했다.


  소나기를 피하여 바위 틈에 앉아 단팥빵 2개를 먹는 것으로 이른 점심을 대신하고, 10분 만에 왔던 길로
되돌아 섰다.(11:11)
이제 겨우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니 지체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소나기는 많이 오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내린다.
비에 젖은 미끄러운 돌길을 조심 조심 내려 가느라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통천문(11:18) - 제석봉(11:31) - 장터목대피소를 지나고,(11:39) 연하봉을 거쳐(11:53) 촛대봉에 닿으니,(12:28)
소나기는 그치고 햇빛이 쨍쨍 내리 쬔다.
차라리 계속 비나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볕이다.

  촛대봉에서 목을 축이고 초콜렛 한 개를 먹고서 출발,(12:30) 세석대피소를 지나,(12:39) 영신봉으로 이어지는
오르막에서는 체력이 상당히 떨어진 걸 느낄 수 있었다.
영신봉(12:48) - 칠선봉을 거쳐,(13:15) 선비샘에서 물을 보충한다.(13:45 - 13:47)
갈 때 채운 3리터 중 2리터를 소모하고 1리터 정도 남았는데, 2리터를 더 채워 다시 3리터가 되도록 했다.    
성삼재까지 가면서 물 보충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

  덕평봉을 휘돌아 내려가 구벽소령(14:08) - 벽소령대피소(14:24) - 형제봉(14:51) - 삼각봉을 차례로 지나,(15:13)
연하천대피소에서 목을 적신다.(15:26)
벽소령에서 연하천까지의 오르내리는 돌길이 지친 몸을 더욱 힘들게 했지만, 한 무리의 대학생들을  제치는 등
가는 걸음을 늦추지는 않았다.
왕복종주 내내 날 추월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총각샘(15:46) - 토끼봉을 지나,(16:17) 화개재에서부터(16:36) 시작된 나무계단과 가풀막을 힘들여 오른다.
걸으면서 초콜렛 한 개를 마저 먹었다.
갖고 간 초콜렛 네 개를 모두 먹어 버렸으며, 배낭 속엔 단팥빵 여섯 개가 남아 있다.
삼도봉(16:54) - 노루목삼거리(17:06 ) - 임걸령을 지나(17:22) 돼지평전으로 치닫는다.
기나 긴 왕복종주도 막바지에 접어 든 것이다.
한 시간 남짓이면 끝날 것 같다.

  돼지평전의 따가운 햇살을 뒤로 하고, 울창한 숲속을 통과하여 노고단고개에 닿았다.(18:07)
비로소 다 왔다는 생각이 든다.
성삼재까지 2.5km만 가면 되는 것이다.
마지막 힘을 다 하여 내리막 길을 뛰는 듯이 걸어 내려 가 성삼재휴게소에 도착하여, 56.0km에 이르는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18:35)

  꼭 14시간이 걸렸다.
천왕봉으로 가는 데 6시간 26분, 성삼재로 오는 데 7시간 24분이 걸렸으며, 천왕봉에서 머문 10분을 더하면
14시간이 되는 것이다.
목표로 했던 15시간을 1시간 단축한 셈이다.
시종일관 빠른 걸음으로 걸었지 결코 뛰지는 않았다.
등산화를 신고 산행을 한 것이지, 마라톤화를 신고 산악구보를 하지는 않은 것이다.

  지리산 단독 당일 왕복종주산행!!!
어떻게 보면 무모한 짓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진정한 산꾼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는 것도 괜찮으리라 생각된다.  
마음을 먹는 것이 두려워 그렇지 일단 첫 발만 떼고 나면, 웬만한 산꾼이라면 충분히 성공하리라 믿는다.
성공은 도전하는 사람들만의 몫인 것이다.





  * 음식물 섭취
     찹쌀떡 3개, 초콜렛 4개, 단팥빵 4개(2개는 종주 중, 2개는 종주 후), 사탕 20개, 미숫가루 물 1.2리터, 물 많이

  * 구간별 거리 및 소요시간(성삼재 - 천왕봉 28.0km)
     성삼재(04:35) - 2.5km(32분)- 노고단고개(05:07) - 3.2km(32분) - 임걸령(05:39) - 1.3km(17분)
     - 노루목삼거리(05:56) - 1.0km(10분) - 삼도봉(06:06) - 0.8km(9분) - 화개재(06:15) - 1.2km(18분)
     - 토끼봉(06:33) - 2.0km(22분) - 총각샘(06:55) - 1.0km(15분) - 연하천대피소(07:10) - 0.9km(11분)
     - 삼각봉(07:21) - 1.2km(15분) - 형제봉(07:36) - 1.5km(19분) - 벽소령대피소(07:55) - 1.1km(13분)
     - 구벽소령(08:08) - 1.3km(20분) - 선비샘(08:28 - 08:31 휴식) - 1.8km(27분) - 칠선봉(08:58)
     - 1.5km(27분) - 영신봉(09:25) - 0.6km(7분) - 세석대피소(09:32) - 0.7km(11분) - 촛대봉(09:43 - 09:47)
     - 1.9km(30분) - 연하봉(10:17) - 0.8km(10분) - 장터목대피소(10:27) - 0.6km(11분) - 제석봉(10:38)
     - 0.6km(13분) - 통천문(10:51) -0.5km(10분) - 천왕봉(11:01 - 11:11 휴식)
     * 소요시간 6시간 26분(휴식시간 7분 포함, 04:35 - 11:01)      * 천왕봉 휴식 10분(11:01 - 11:11)

  * 구간별 거리 및 소요시간(천왕봉 - 성삼재 28.0km)
     천왕봉(11:11) - 0.5km(7분) - 통천문(11:18) - 0.6km(13분) - 제석봉(11:31) - 0.6km(8분) - 장터목대피소(11:39)
    - 0.8km(14분) - 연하봉(11:53) - 1.9km(35분) - 촛대봉(12:28 - 12:30 휴식) - 0.7km(9분) - 세석대피소(12:39)
    - 0.6km(9분) - 영신봉(12:48) - 1.5km(27분) - 칠선봉(13:15) - 1.8km(30분) - 선비샘(13:45 - 13:47 휴식)
    - 1.3km(21분) - 구벽소령(14:08) - 1.1km(16분) - 벽소령대피소(14:24) - 1.5km(27분) - 형제봉(14:51)
    - 1.2km(22분) - 삼각봉(15:13) - 0.9km(13분) - 연하천대피소(15:26) - 1.0km(20분) - 총각샘(15:46)
    - 2.0km(31분) - 토끼봉(16:17) - 1.2km(19분) - 화개재(16:36) - 0.8km(18분) - 삼도봉(16:54) - 1.0km(12분)
    - 노루목삼거리(17:06) - 1.3km(16분) - 임걸령(17:22) - 3.2km(45분) - 노고단고개(18:07) - 2.5km(28분)
    - 성삼재(18:35)
    * 소요시간 7시간 24분(휴식시간 4분 포함, 11:11 - 18:35)    

  * 총소요시간 14시간 00분(휴식시간 21분 포함, 04:35 - 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