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4) [강원 동해] 두타산/청옥산 ㅇ일시: 2011년 10월 23일 일요일 ㅇ날씨: 淸明 ㅇ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ㅇ산있는곳: 江原道 東海市 三和洞 三陟市 未老面, 下長面 ㅇ사용렌즈: 캐논16-35, 탐론28-300
ㅇ15:25-문간재 -- 이정표 (신선봉5.0k-무릉계곡관리사무소2.7k-고적대5.0k-청옥산4.0k) ㅇ15:50-용추폭포 ㅇ차의거리 약 832km ㅇ나의만보계 39,879步 ㅇ18:29 통영출발 (22일 토요일) ㅇ21:08 영주IC ㅇ21:19~21:40 영주역 옆 '만당해장국' (저녁식사) ㅇ23:56 '무릉프라자모텔'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다. (숙박료 40,000원)
산행이야기.. 지난주 멀리 원주 치악산을 다녀왔기에 이번 주는 가까운 지리산(전도사골)으로 가려고 하였으나 토요일부터 퍼붓는 비를 보니 엄두가 나지 않아 지난번 설악산 산행시 점찍어 놓았던 두타~청옥을 생각해 낸다. 하지만 강원도 산 산행이 얼마나 힘든 여정인지 원주 치악산 산행으로 몸소 체험했던 관계로 갈까 말까 갈등이 일어나는데 박중영님의 홈피에서 본 무릉계곡 기점 두타~청옥 종주산행기를 보는 순간 갈등이고 자시고 할 것이 없이 바로 결정하게 된다.
그동안 문종수님과 대부분 산님들의 두타-청옥 산행코스는 댓재를 기점으로 하는 산행이었다. 지도를 보면 주차장 기점으로 원점회귀하면 멋진 코스일 것 같았는데 왜 댓재를 기점으로 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박중영님의 홈피에 본 산행기가 그 의문점을 한 방에 날려 보냈다. 댓재로 기점으로 한 이유는? 댓재가 고도가 높아(810m) 두타산을 오르기 편했기 때문이고 또한 시간단축을 할 수 있다는 잇점 때문이었다. (산악회코스)
즉 가장 두타-청옥을 가장 제대로 타는 방법은 무릉계곡 기점 원점회하는 것이고 고도 180m인 무릉계곡 주차장에서 고도 1,355m인 두타산 까지의 고도차는 무려 1,175m나 되니 두타-청옥 종주하는 데는 무려 9시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 글을 본 순간 뽐뿌질이 왔다. 그러나 이번 산행은 무박산행이 어려울 것 같고 산행지에서 숙박을 한 후 새벽에 올라야 가능할 것 같아서
토요일, 오후 5시에 업무를 마치고 저녁도 먹지 않은채 오후 6시 29분. 통영을 출발한다. 밤 9시 08분. 영주IC로 빠져 나오니 안개가 자욱하다. (내비게이션은 계속 북진하라고 하지만 영주로 들어옴.) 지난번 응봉산 산행시 들렀던 영주역 부근 '만당해장국'집에 들러 해장국으로 저녁을 먹고 봉화-현동-태백-삼척-동해 순으로 진행하는데 안개가 자욱한 꼬부랑길이라 제법 시간이 걸린다. 특히 삼척시 도계읍에 오자 아내가 어릴적 살았던 곳이라며 감회에 젖는다.
길고 긴 안개 터널을 지나 동해시에 도착 숙소를 찾아보지만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다. 보통 도시에는 호텔이라던지 모텔 등 간판이 보이는데 이곳 동해시는 암흑 그자체다. 촌동네는 촌동네다. 무릉계곡 입구에 가면 민박이나 할 수 있으려나? (이미 시간이 밤 12시 가까워짐) 기대 반 우려 반 무릉계곡 주차장으로 올라오니 불을 환하게 켜놓은 '무릉프라자모텔' 이 보인다. ^^
일요일 새벽 5시. 알람소리에 놀라 일어나니 사방이 어두컴컴하다. 그러자 아내는 조금 더 자자고 하지만 산행시간과 돌아갈 길을 생각하니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배낭을 챙기던 아내왈' 나무젓가락을 안 넣었다며 난감해 한다. 나무젓가락이 없으면 손가락으로 먹자고 했지만 프론트로 내려가 여주인에게 부탁하니 의외로 쉽게 해결된다. 하긴 제일 늦게 들어온 손님이 제일 일찍 나가니.. 배낭을 메고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고 별들이 총총히 빛나고 있어 오늘의 일기를 말해 주는 것 같아 기분이 무척 상쾌하다. 차에서 산행채비를 마치고 헤드랜턴을 켜고 산행을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두타산성 갈림길까지는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다. 삼화사를 지나자 계곡으로 연결되는 길과 우측 나무 계단길이 나타나는데 계곡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잠시 알바를 했던 것이다. 물론 정방향은 우측 나무 계단길이다. 물론 어둠이 만들어낸 해프닝이지만 당시는 우측 나무계단길은 관음암으로 가는 길인 줄만 알았다. 우리가 잘못된 계곡길을 가니 뒤따라오던 단체 산님들도 우르르 따라오더니 등로가 없자 돌아 나온다. 잠시 후 그들은 우측 관음암 방향으로 올라가고 우린 직진하여 두타산성 갈림길에 오니 때마침 커다란 삼각대를 둘러맨 찍사 한 분이 "일찍 오셨네요." 하며 인사를 건넨다. 찍사 분은 직진하고 우리는 좌측 산길로 5분쯤 올라가니 어느새 날이 밝아 온다. 이 바위문을 지나면 곧 두타산성이다.
바위문을 지나 암릉지대로 올라서니 일순 조망이 툭 터지는 암릉지대가 나타 나는데 이 암릉지대가 바로 두타산성이다. 저멀리 관음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으며 떨어지고 있고 백곰바위 절벽에서 바라보는 단풍으로 물든 무릉계곡의 풍광은 선경이 따로 없다.
두타산의 험준한 지세를 이용하여 이곳에 산성을 쌓은 것은 신라 파사왕 23년 서기 102년에 일이라 한다. 1414(태종14년) 삼척부사 김맹손은 이성을 증축하고 주위 2500미터 높이 2미터의 석성을 만들었다. 1592년 선조 25년 임진왜란이 일어났을때 많은 사람들이 난을 피하여 이 산성에 모였고 의병장 최원흘을 중심으로 한 젊은 의병들이 이 성을 공격하는 왜적과 맞서 용감하게 싸워 왜적을 물리친 싸움터라 전해진다. 이곳이 중류일까? 아니면 상류지점일까? 산성12폭포는 계단식으로 흘러 내리고 있다.
삼성12폭포에서 올라오니 깔딱고개 입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대궐터경유길과 깔딱고개길 두 갈래 길로 나뉘는데 오늘은 대궐터경유길을 택한다. (실은 아무 생각 없이 올랐는데 나중에서야 알게 됨) 잠시 후 너덜지대가 나타나고 너덜지대를 지나 오름길에는 아름다운 단풍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정표 꼭대기에 '대궐터' 라고 적혀 있는 이곳은 능선상 갈림길에 불과한 곳이고 이름처럼 넓은 터는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된비알이 사라지고 슬슬동풍길이 이어지는데 좌측 나뭇가지 사이로 운해로 덮여 있는 산들이 보여 연신 좌측을 힐끗거리며 올라간다. 보통 산 아래에만 단풍이 있고 산 위에는 없는데 이곳은 산 위에도 이렇게 단풍이 많다.
보온도시락이라 아직도 온기가 남아 있는 아침밥을 아침 햇살이 비추는 고도 950m지점에서 아내와 나 단 둘이서 오붓하게 먹는다.
이곳에 오니 아까 나뭇가지 사이로 드문드문하게 보였던 운해가 깔린 낮은 산들과 동해의 파노라마가 펼쳐져 또 하나의 장관을 연출한다.
그리 힘들어 보이지 않지만 마지막 오름길에서 한 차례 쉬어야 했다. 2030 산악회 젊은 것(?)들과 발걸음을 맞추려니 죽을 지경이다. 헥헥.. 이 산은 여름철에 오르면 죽음일 것 같다. 보시다시피 그늘이 없으니..
두타산 정상은 생각보다 넓고 정상엔 2030 젊은 것(?)들로 가득하다. 또한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그야말로 일망무제인데 정선군 방향엔 운해가 갈려 마치 바다에 한 군데 섬들이 떠 있는듯한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마치 바다 한가운데 섬들이 떠 있는듯하다.
두타산 정상에서 약 50분 거리인데 사진촬영 때문에 한 시간 남짓 걸렸다. 우측 길은 박달골 하산길, 버리고 직진한다.
박달재를 지나면 문바위라 불리는 커다란 바위가 보이고 문바위 주위에는 한무리의 산님들이 점심상을 차리며 앉아있다. 산님들이 점심을 먹고 있는 문바위 주위 이정표에는 좌측 번내재로 내려가는 하산길이 뚜렷이 보인다. 버리고 직진하면 본격 청옥산 오름길 오름길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은 참으로 유장하다. 약 30분 후 이정표 꼭대기에 '학등'이라고 적힌 곳이 나타난다. 학등은 문간재 하산루트가 연결되는 봉우리 버리고 직진하면 1분 후 청옥산 정상이다.
청옥산 정상은 두타산 정상보다 높지만 의외로 조망이 별로다. 여기서 또 하나의 해프닝을 소개한다.
정상석 뒤로 연결되는 등날이 연칠성령 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불쑥 들어서니 이상하게도 여기저기에 人糞의 흔적이 보이고 길이 좀 이상하다 싶더니 (비석도 보임) 마침 라면을 끓이고 있는 부부산님이 보여 연칠성령 가는 길을 물어보니 이리로 가면 길이 없고 안테나 쪽으로 가야한다고 한다. 나중에서야 이 등날이 연칠성령 가는 대간 길이 아닌 망지봉(1210m)으로 이어지는 능선임을 알게 되었다. 귀신에 홀린 것도 아니고 이런 엄청난 착각을 하다니! 만약 부부산님을 못 만났다고 가정하면 생각만 해도 식은땀이 난다. 왜냐하면 망지봉 능선은 무지하게 길기 때문이다. 요 아래 파노라마사진을 보시면 안다.
청옥산 하산길에서 마주친 초등학교 5학생 박혜지양이다. [딸래미랑 백두대간]이라는 노란 리본을 가슴에 매달아 "백두대간을 타니?" 하며 물어 보니 그렇단다. 지리산에서 이곳 청옥산까지 탔으니 정말 대단한 아이다. 그런데 더욱 놀랄 일은 얘 말고도 세 명이나 더 있다는 것. 이집딸 둘 (혜자 돌림 - 혜인 혜지)과 진주 객꾼님 딸 둘 (희자 돌림 - 희인 희라) 합이 네 명이 하는데 지난주 혜지가 시험이라 혜지만 다시 데리고 와 타는 중이란다. 혜지도 혜지지만 아빠가 더욱 훌륭하다.
청옥산에서 연칠성령까지는 약 30분 거리다. 그런데 아내는 고적대까지 가는줄 알았던 모양이다. 이제 하산길만 남았다고 하니 저 봉우리(고적대를 가리키며)는 안 가느냐고 묻는다. 안 가는데 왜 갈래? 하니 급 손사래를 친다. 연칠성령에 도착하니 라면을 끓이고 있는 산님 두 분이 보인다. 우리도 통영꿀빵과 고구마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12:57~13:14)
초반 연칠성령 내림길은 무척 급경사 길이다. 좌측으로 아름다운 암릉으로 장식한 고적대가 보이고 갑자기 수천마리의 작은 새떼가 하늘을 동시에 날아간다. 한마디로 장관이다. 눈에만 넣어가기엔 너무나 아쉽다.
이 단풍은 내림길 기준 우측의 단풍인데 사실은 좌측으로 보이는 풍광이 훨씬 좋다. 다만 나뭇가지 바람에 사진촬영 포인터를 놓쳐 이제나 저제나 하다가 그만 하산하게 된다. 안타깝다. 그런데 우리 말고도 뒤따라 내려오는 부부산님이 있었으니..
부부산님은 바로 청옥산 정상에서 우리에게 연칠성령 가는 길을 가르쳐준 태백에서 오신 고마운 부부산님이다. 나중에 부부산님의 조언에 따라 귀가길을 태백~포항으로 연결되는 (얼마전 새로 개통된) 해안도로을 따라 내려가게 된다.
이 계곡수를 그대로 마시는 태백산님을 보자 아내도 따라서 한 모금 마시고 수통 한 통을 보충한다.
이 칠성폭포는 위용이 대단한데 내려갈 수 없어 부득불 위에서만 촬영한 모습이다. 안타깝다.
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무릉계곡 떠밀려 내려온 커다란 바위들의 위치가 인상적이다. 국행수륙대재를 올리는 날(21~23)이라 그런지 雜人禁止 금표가 보인다.
추천맛집 '무릉회관'의 더덕구이정식 1인분 10,000원 (제일 첫 집) 동해시 삼화동 858번지 Tel-033-534-8194, 033-534-9990 Tel-033-534-8855 2인 1실 숙박료 40,000원
어제 내린 비로 계곡은 맑은 계곡수는 넘쳐 흐르고 붉게 물든 단풍은 최절정기라 그야말로 무릉이 따로 없다. 착한 사람이 죽으면 간다는 천국의 풍경이 바로 이런 것일까?
오죽 좋았으면 이런 말 절로 나온다.
"이젠 마 죽어도 좋다 아이가."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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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풍경들 이군요.
아직 못 가본 곳이라 덕분에 즐감하고 갑니다.
멋진 가을 만끽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