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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17(화)에 K2산악회의 경북 울진의 백암산(1004m) 등산에 동참하였다.  
나는 1년 여전 초겨울에 백암 온천 LG연수원에 와서 3박4일 간 머문
적이 있다. 그때 전에도 여러 차례 올라 본 이 산을 오전에 서둘러

단독으로 등산한 다음 오후에는 연수원에서 제공하는 불령사 쪽 관광에
참여하였다. 또 그 다음 날에는 역시 단독으로 백암 온천에서 출발하여
온천랜드를 지나 구주령으로 올라 저 멀리 영양군 수비면 사무소까지 걸어

갔다가 돌아 온 별난 경험을 해 본 일이 있다. 그날은 전날 저녁에 눈이
내려 걸어 가는 길에는 얇게 깔려 있었고 그 쪽은 차도 별로 지나 다니지
않아 호젓하고 조용한 가운데 상쾌한 기분으로 걸어 본 추억을 갖고 있다.

또 그 쪽 방향으로 작년 여름에 검마산과 통고산 자연 휴양림에 가서
검마산과 통고산을 오른 적이 있어 이 일대의 지리와 산세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는 셈이었다. 날씨는 맑았고 겨울이 다갔는지 봄날처럼 따뜻하였다.

백암산은 눈이 많은 산이라 멋진 눈 구경을 기대해 보았지만 며칠 동안 풀린
날씨로 아무래도 그런 기대는 무리일 것 같았다. 나는 동해안 확 트인 넓은
바다의 부서지는 파도와 갈매기 흰 구름의 시원한 풍광을 보기 위해 바다

쪽의 자리를 잡았다. 나는 설악산 쪽을 오르 내리면서 동해안의 풍광을 자주
보아 왔지만 볼 때마다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이 가슴 가득 담겨져 왔다.
8:10에 사상역에서 출발한 버스는 3:30분 후인 11:40경에 백암에 도착하였다.

곧 바로 산행에 들어가 한참 동안 오르다가 백암 폭포 갈림 길에서 오른
쪽으로 올랐다. 여기서 정상 밑 능선에 오를 때까지는 양지 쪽이어서 눈이
하나도 없었고 심한 가뭄으로 길에는 먼지가 푹신거렸다. 이 산의 특징은

적송(붉은 소나무)이 낙낙장송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솔향기가
온 산 가득 피어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나의 산행 경험으로는 우람하고
멋진 소나무로는 동해의 무릉계곡에서 두타산을 오를 때 두타 산성을 지나

두타산 정상까지 가는 길과 설악 오색에서 점봉산을 오를 때의 소나무 숲이
인상적이었다는 기억을 갖고 있다. 산행길은 처음에는 평탄하게 오르다가
왼쪽으로 옆으로 계속 나간 다음, 바로 정상쪽 능선을 향하여 가파른 길을 채

오른다. 능선에 올르고 나서부터는 왼쪽으로 평탄한 능선 길을 가다가 정상
바로 밑에서 5분 정도 채 오르면 헬기장이 있는 널찍한 정상에 이른다. 정상에
오르니 북쪽에서 불어 오는 세찬 바람 때문에 그대로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세찬 바람이었으나 계절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지 차가운 매서운 맛은 없었다.
이리저리 산줄기를 조망해 보았으나 서쪽으로 검마산 줄기만 보이고 검마산 넘어
멀리 있을 일월산은 부옇게 차 있는 개스에 시야가 흐려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서북쪽으로 바라보니 내가 1년 여전에 걸어 올랐던 구주령(九珠嶺) 가는 길이
선명하게 보이니 반가왔다. 정상에서 동남쪽의 고모산성과 백암폭포 가는 길로
들어 서 하산 하였다. 내려 오는 길은 조금 어려운 곳도 있었으나 무리하지는

않았다. 백암폭포는 얼었던 얼음이 녹아 내려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 주차장에
16:30경에 도착하였으니 총 산행시간이 약 5시간인 셈이다. 온천을 한 다음
산악회에서 준비해온 음식과 술로 뒤풀이를 한 다음 18:15에 출발하여 어둠이 깔린
차창 밖에 비치는 동해길의 야경을 구경하면서 3시간 후에 부산에 도착하였다.

자세한 시간은 사진의 시간기록을 참조하십시오.





올라 갈 때 차창에 비친 동해안 풍경.




아직도 추운 겨울에 웅크리고 있는 보리밭에 나와
봄을 깨우는 농부들의 모습.




작은 포구의 방파제 위에 따뜻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늘어 앉아 있는 갈매기.




6부능선 쯤 올라 따뜻한 양지쪽의 소나무 숲을지나
정상을 향하여 본격적으로 오르고 있다.




고드름에서 흘러 내리는 약수를 떠 마시고 있다.




정상 밑 능선의 눈언덕 길을 오르며.
산행실력이 대단한 산행대장




정상.




정상에서 바라본 동북쪽 방향.
오른쪽의 흰 선은 능선의 눈언덕이고 정면의 멀리 보이는

길은 영양으로 넘어 가는 구주령




정사에서 올리는 묵념.




정상에서 바라 본 남동쪽의 산줄기.
양지의 봄과 음지의 겨울이 대비된다.




정상에서 고모산성 백암폭포 쪽으로 하산하고 있다.




위세도 당당한 적송.
백암산은 적송의 낙낙장송 군락지로 유명하다.




백암폭포 바로 위.
길이 약간 험하나 밧줄이 잘 되어 있다.




고드름이 녹아 가고 있는 백암폭포.




온천장 주차장에서 등산과 온천의 뒤풀이.




부산에 거의 다달았을 때
김해 대동쪽에서 바라본 구포쪽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