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금고 산악회.
경남 통영시 사량도 지리산.
2004년 4월 1일 첫째 목요일 날씨 흐림. (하산후 비.)

배편 : 경남 고성군 하일면 동화리 선착장 출발 - 사량도 내지항 도착.
버스편 : 조기출발 5시. 인천도착 10시 30분.
1호차 : 45명.
2호차 : 45명.

A : 내지항-지리산(397.6m)-촛대바위-불모산(399m)-메주봉-가마봉-향봉-옥녀봉-대항
B : 내지항 -지리산 -촛대바위 -불모산 -대항.

설레인다.
그 이쁜 섬을 다시 보러 간다는게~
설날 설빔 놓듯, 전날 새로 산 검정색 조끼를 가지런히 머리맡에 놓고서
섬 산행이 처음인 남편, 일기예보에 귀를 세우며 티비 앞에서 한 걱정이다.
비가 온다느니,, 돌풍이 분다느니,,,
"걱정마세요,우리 마을금고 산악회 6년동안 비 온날은 딱 두번이에요." (매월 첫째 목요산행)
옆에 앉으며 마누라 건네는 한마디에 안심이라도 되는듯 잠자리에 눕는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미역국을 데운다.
이번 산행은 특별산행으로 세끼 식사를 모두 제공하기 때문에 지난달 대장감투를 쓴 덕으로^^*
내 몫은 버스 한대분의 국 끓이기,휴게소에서 아침밥때 먹을것으로 비닐에 담아 식지않도록 아이스박스에 넣었다.
5시 출발,
어둠을 가르고 달리는 버스가 함양휴게소에 멈췄다.
일찍 일어나 국을 데우는 마누라가 안쓰러웠는지 한마디 했었다. 왜 자기가 그런일 해야 하냐구,,,
그래서 난, "봉사는 아무나 하나요,내가 늙어 힘 없으면 누가 날 이런거 시키겠어요?" 라고 답 했는데
내 옆에서 남편이 국공기를 하나씩 들어 주는것이 아닌가, 고마운 양반같으니라구,,,
이쁜 사람이 끓여서 그런지 맛도 있나보다^^* 부족하지도,,, 남김도 없이 분량도 알맞다.

남녁의 푸릇한 기가 밭에 살아 숨쉬고 달리는 차창밖으로 저멀리 벗꽃이 환하다.
2002년 5월5일날 이 섬에 왔었으니 이번이 두번째다.
그땐 삼천포에서 배를 타고 돈지항으로 도착했었는데,,
버스에서 내리니 동화리란다. 진달래가 만발한 얕은산은 온통 붉게 물들었다.
예약한 배가 대기중이었고 돈지항의 반대쪽인 내지항으로 도착한단다.
돈지항에 내리면서 바라보는 사량산은 참 이뻤었는데,,,
미역을 담근듯한 비릿한 바닷내음이 코끝을 향기롭게 간지린다.
산에 오를 힘이 없는분 서너명은 도로를 따라 대항으로 걸어가고,,
그보다 못하신 또 몇분은 그대로 배에 남아 뱃주인따라 대항으로 들어가고,,,

10시30분,
우린 도로공사가 한창인 섬길을 옆에두고 산으로 올라간다.
딸내미가 만들어 온 한국의산하 패찰이 배낭끈에서 달랑거리니 뭐냐고들 묻는다.
조금 올랐는데 벌써 이쁜 바다며 마을이 보인다.
어떤 섬은 작은 올챙이처럼 보이다가 이번엔 성산 일출봉처럼 보인다. 방향에 따라 달리하는 섬들,,
여행객을 실은 유람선은 예서제서 하얀 물거품을 꽁무니에 품으며 푸른물살을 가르고,
가두리 양식장에 띄워놓은 저 하얀것들이 잔잔한 바다에 너무도 평화롭다.
한달전 석모도 해명산에서 보던 바다도 이뻤었는데,,,
맘껏 색을 뽐낸 만개한 진달래가 우리 부부의 발길을 더디게한다.
좌우 바다보랴~ 꽃보랴~
걱정했던 바람도,, 비도 오지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남편은,
하와이보담도,
제주도보담도,,
아름다운것 같다고 말한다.
섬 산행이 첨 이라선지,,

위험코스엔 회장님이 지켜서서 우회로로 인도하고,
힘빠진 회원들은 불모산지나 대항으로 하산하신다.

뒤쳐져 오던 회원들이 대항으로 하산하니 내 임무도 예서 끝나고,
회장님께 앞서간다 보고하고서 보이지않는 선두를 만나려 한적한 길 홀로 가다보니
남편이 퉁퉁한 밧줄을 붙잡고 오르고있다. 반갑다.
마누라 보면 힘이 나야지,, 다리 힘이 풀렸다며 힘없는 모습이다.쯧쯧~
집에선 남편이 대장이지만 산에선 이 마누라가 대장이니 어쩌겠는가,
남편 배낭속에 든 오이며 보온병이며 무게나갈것 죄다꺼내 내 배낭에넣는다.
조금이라도 가벼워야 무릎이 덜 눌릴것같아~
보호받아야 할 이 여인, 산에만 오면 남편의 보호자가 되어야하니,,, 흐흑!! (집에서부텀 각오한 바지만)
그래도 이 멋진 경관을 함께 볼수있음이 넘 감사하다.

종주산행을 끝내고 유스호스텔 임도길로 나오니 점심 예약식당에서 트럭을 갖고 마중을 나왔다.
"웬 횡재여~" 알고보니 우리뒤에 후미로 쳐진 회원을 회장님이 인솔하며 마중나오라 했는데
우리가 먼저 만나는 행운? 을 얻었다. 남편에겐 구세주같은 트럭이다.
오후 3시,
네명이 한조가 되어 무공해 상추에 쫀쫀한 회와 매운탕으로 늦은 점심을 먹으니 꿀맛이 따로없다.
우리가 하산하길 기다렸다는듯 비가 내리고
우린 배 뒷전에 서서 점점 작아지는 사량섬을 바라 보았다.


▣ 물안개 - 소녀님 부부의 정이 솟아나는것 같아요.언제나 부지런하고 깔끔한 소녀님 우리 진달래동산에서 만나요.여러번 다녀왔지만 또 가고 싶어지는 사량섬이네요.우리나이가 되면 측은지심으로 산다고 하지요.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산사랑 - 소녀님 좋은 산행하셨군요. 부부가 같이가면 더욱더 정이솟고 아름다운 사랑도에서 서로의위안이 되었다니 더욱보기좋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