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목요일)은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예빈산과 예봉산, 적갑산, 운길산의 능선을 종주하기로 한다. 8시 45분에 집을 나와서 김밥 네 줄을 사 들고 창동역에 도착하니 9시 5분, 전철을 타고 청량리역에 도착하니 9시 30분이다.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 가서 수분 만에 도착한 2228번 버스를 타니 9시 38분, 버스는 망우리 고개를 넘어서 구리시를 지나 수려한 경관의 한강 상류를 끼고 달리다가 팔당댐을 지나쳐서 팔당댐의 다음 정류장인 천주교 묘지 입구에 도착하니 1시간 10분이 지난 10시 48분이다. 버스 정류장의 벤취에 앉아서 스틱도 펴고 보온병의 냉커피도 한 잔 마신 후에 차도를 건너서 천주교 묘지로 들어 간다.

가파른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오르니 좌측으로 천주교 신자들의 무수한 무덤이 보인다. 10분 이상 올라 가자 무덤들 밑으로 한강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30분 정도 오르자 아스팔트 포장도로는 내리막으로 바뀌고 그 내리막길도 무덤 투성이다. 다시 오르던 길로 조금 내려 오니 좌측으로 폭이 좁은 콘크리이트 포장도로가 보인다. 그 곳으로 올라 가니 상당히 가파른 길이라서 숨이 차 오는데 포장도로가 끝나고 돌밭길이 나오는데 얼핏 보기에 막다른 길 같아서 도로 내려 와서 무덤에서 일을 하는 인부들에게 물어 보니 도로 내려 온 그 길이 맞단다. 그 길로 되올라 간다. 매표소가 없어서 입장료를 내지는 않았지만 아무런 표지판도 없어서 등로인지 아닌지 의심이 가게 하는 상황에 내심 화가 치민다. 결국 30분 이상의 시간을 낭비하고 체력을 헛되이 소모한 것이다. 능선 종주를 위한 산행이란 일반적인 산행보다 거칠고 험할 수 밖에 없고 때로는 묘지도 통과해야 하는 것이라고 자위해 본다. 사실 경우를 따지면 망자와 참배객들에게도 죄송할 수 밖에 없는 산행 코스이다. 그래서 일부러 산행안내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았나 보다.


 


천주교 묘지 입구.


 


천주교 묘지.


 


예빈산 들머리.


다시 숨이 가쁘게 콘크리이트 포장도로와 돌밭길을 오르자 무덤이 보이고 무덤을 우측으로 끼고 비좁은 숲길을 오른다. 비좁고 가파른 숲길을 오르니 체력단련장이 나타나고 그 곳에서 몇 분을 더 진행하니 바위전망대가 나온다. 그 곳에서 한강과 그 건너 편의 산을 조망하다가 20분 쯤 나아가니 NO.16이라는 표기가 있는 삼각점이 있는 곳에 당도한다. 이 곳이 승원봉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그 곳에서 25분 쯤 더 진행하니 바위전망대가 다시 나타나고 그 곳에서 1분도 채 걸리지 않을 듯한 오르막을 오르면 견우봉이다. 해발 590 미터의 견우봉에서 가져 온 김밥 두줄을 먹는다. 김밥을 먹고 나서 다시 지나쳐 온 바위전망대로 내려 가서 아까 올라 온 해발 474 미터의 승원봉을 촬영한다.


 


견우봉의 방향표지판.


 


견우봉.


 


견우봉 직전의 바위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승원봉과 한강의 모습.


그리고 되올라 와 견우봉과 직녀봉 사이의 바위에서 직녀봉을 촬영한다. 바위에서 내려 갔다가 다시 오르막을 타니 견우봉에서 십분 만에 역시 해발 590 미터의 직녀봉에 도착한다. 직녀봉에서 견우봉을 촬영한다. 승원봉과 견우봉, 직녀봉은 예빈산이 거느리고 있는 봉우리들이다.


 


견우봉과 직녀봉 사이의 바위에서 바라본 직녀봉.


 


직녀봉.


 


직녀봉에서 바라본 견우봉.


직녀봉에서 십분 쯤 진행하니 삼거리가 나오는데 방향표지판이 없다. 그런데 누군가가 친절하게도 비닐코팅한 종이에 좌측은 팔당리 하산길이고 우측은 예봉산으로 오르는 길이라고 써서 양쪽으로 갈라진 나무 줄기 사이에 고정시켜 놓았다. 이 곳에서 우측으로 13분 쯤 진행하니 예빈산과 예봉산의 분기점인 율리고개가 나온다. 율리고개에서 예봉산 방향으로 직진하여 14분 쯤 나아가니 벚나무 쉼터가 나오는데 이 곳은 율리봉으로 올라 가는 우측의 가파른 능선길과 율리봉을 우회해서 예봉산으로 가는 좌측길로 갈라지는 삼거리이다. 그런데 방향표지판에는 모두 벗나무 쉼터라고 표기해 놓았다. 벗나무라는 나무 종류도 있는 것인가.


 


방향표지판 설치가 필요한 삼거리(좌측의 팔당리와 우측의 예봉산 갈림길).


 


예빈산과 예봉산의 분기점인 율리고개의 방향표지판.


 


벚나무 쉼터 - 율리봉으로 오르는 우측의 능선길과 율리봉을 우회해서 예봉산으로 오르는 좌측길로 갈라지는 삼거리.


벚나무 쉼터에서 가파른 능선길을 23분 쯤 숨가쁘게 오르니 율리봉이 나온다. 통나무를 잘라서 다섯 개의 일인용 의자를 만들어 놓은 모습이 이채롭다. 그리고 예봉산까지 0.4 킬로미터라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통나무의자에 잠시 앉아 있다가 지릉길을 거쳐서 돌밭길을 오르니 25분 후에 해발 683 미터의 예봉산 정상에 도착한다. 예빈산에서 운길산까지 이어지는 능선길 중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율리봉.


 


예봉산 정상의 등산로안내도와 방향표지판.


 


예봉산 정상표시석 - 683 미터.


예봉산에서 잠시 쉬다가 내리막길을 타니 와이어로프지대가 나온다. 와이어로프지대를 벗어나니 억새밭이나오고 억새밭의 한 가운데에 헬기장이 보이고 헬기장에서 직진하여 오르막을 오르니 철문봉이 나타난다. 예봉산에서 십분 쯤 소요되는 곳이다.


 


예봉산에서 철문봉으로 가는 내리막길의 와이어로프지대.


 


철문봉 못미처의 헬기장.


 


철문봉.


철문봉에서 20분 쯤 더 나아가니 호우시 붕괴 방지를 위해 그물을 설치해 놓은 곳이 나오고 그 곳에는 나무벤취가 두 개 설치돼 있다. 그 곳에서 조금 더 진행하니 적갑산으로 가는 가파른 내리막의 와이어로프지대가 나오고 그 곳을 지나서 완만한 지릉길을 거쳐서 적갑산이라고 보여지는 곳에 도착한다. 그 곳에서 다시 가파른 내리막의 와이어로프지대를 만난다. 로프지대를 통과한 후의 지릉길에서 삼거리를 만나는데 좌측으로 가면 연세대 농장으로 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도곡리 하산길이라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운길산으로 가는 길인데 하산길이라니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대로 직진하니 큰 철탑이 나온다. 그 철탑을 통과해서 계속 직진한다.


 


호우시 붕괴 방지를 위해 그물을 설치해 놓은 나무벤취 설치장소의 조망.


 


적갑산으로 가는 내리막길의 와이어로프지대.


 


적갑산?


 


와이어로프지대.


그러다가 우측으로 와이어로프지대가 나와서 복사해 온 산행기를 참고해서 직진하지 않고 그 곳으로 내려 가서 십분 쯤 지릉길을 걸으니 완만한 오르막길 위에 큰 등산로안내도가 보여서 반가운 마음에 얼른 달려 가 자신의 현위치와 운길산으로 오르는 등로를 확인한다. 그러나 시간은 이미 17시가 다 됐고 요즘 18시만 넘으면 어두워지기 때문에 원래의 계획대로 진행할지 고심한다. 등산로안내도가 있는 곳은 오거리이다. 자신이 와이어로프지대를 지나 온 길과 그 곳으로 내려 가지 않고 직진하다가 다시 우측의 나무계단을 내려 오는 길, 도곡리와 갑산으로 가는 길, 운길산으로 가는 길, 세정사로 가는 길의 다섯 갈래의 길이 만나는 곳이다. 그런데 등산로안내도를 자세히 읽어 보니 송촌리에서 운길산까지 1시간 40분이 걸린다고 적혀 있어서 이 곳에서 운길산과 수종사를 거쳐서 송촌리까지 하산하려면 넉넉히 세 시간은 잡아야 할 듯하다. 계획대로 강행하려고 하다가 초행길에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말고 도곡리로 하산하기로 계획을 바꾼다. 오르내림을 반복해야 하는 험한 등로를 진행하다가 어두워지면 어떤 곤경에 처할지 모른다. 더구나 초행길에...

결국 그 곳에서 십분 쯤 쉬다가 안내도 좌측의 도곡리 하산길로 탈출하기로 한다. 임도를 15분 쯤 걸으니 옹달샘이 나타난다. 굵은 PVC 파이프에서 차갑고 맛있는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고 있다. 두어 바가지 마시니 물맛이 꽤 좋다. 그리고 손을 대 보니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갑다. 아껴서 먹으려고 절반 쯤 남겨 놓은 수통의 물을 모두 버리고 이 샘물을 가득 채운다.


 


연세대 농장(좌측), 도곡리 하산길(직진)의 삼거리를 직진하여 철탑을 지난 후 우측에 나타나는 와이어로프지대.


 


오거리의 등산로안내도.


 


옹달샘.


옹달샘에서 임도를 따라 걸어 가니 해는 서서히 지기 시작하고 도곡리 날머리가 가까운 곳에 설치된 가로등의 불빛이 나를 반긴다. 옹달샘에서 40분 쯤 걸어 가니 예봉산 등산로의 제 1 코스인 도곡리의 날머리가 나오고 그 곳에는 야광 처리된 등산로안내도가 설치돼 있다. 이 곳에서 다시 10분 쯤 직진하니 마을버스 정류장이 나타나고 매시 15분에 출발한다는 마을버스가 떠나려 하고 있어서 얼른 뛰어 가 버스를 집어 타고 버스운전기사에게 2228번 버스를 탈 수 있는 곳에서 말을 해 달라고 부탁한다. 버스는 한적한 시골길을 한참 달려서 166번 버스 종점에 도착한다. 걸어 간다면 아마 한 시간은 충분히 걸릴 거리로 생각된다. 166번 버스 종점에서 하차하니 마침 2229번 버스가 도착해서 그 차를 타고 청량리까지 와서 전철로 갈아 타고 창동역에 도착해서 귀가하니 20시가 다 됐다.


 


일몰시간 임박으로 인한 탈출로 - 도곡리 하산길 1.


 


도곡리 하산길 2.


 


도곡리 하산길 3.


 


도곡리 하산길 4.


 

 

예봉산 날머리인 도곡리의 야광 처리된 등산로안내도.


 

 

오늘의 산행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