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웅산 (熊山, 703m) - 시루봉(653m) - 천자봉(天子峯, 465m), 경남 진해시 


산행일자: 2004년 9월 26일(일요일) , 추석연휴
날씨 : 맑고 초가을의 선선한 날씨


참가인원: 6명


산소개:

.... 웅산은 진해시,창원시,김해시에 걸쳐있는 산으로 북서쪽으로 장복산,남서로는 산성산 ,남으로는 천자봉과 연결된다. 웅산은 진해의 명산으로 신라시대에는 나라에서 국태민안을 비는 고사를 지낸 산이기도 하며 조선초까지 산신제가 올려진 곳이기도하다.
시루봉은 산세가 수려하며 안민고개에서 주능선에 이르기까지 등산로 좌우의 막힘이 없어 진해시가 한눈에 보이며 좌로는 창원시가 보인다.
진해시와 멀리 바다를 함께 볼 수 있어 탁트인 조망이 일품이며 가을에는 잔잔한 억새와 진해시목인 상록수 편백의 군락이 볼 만하다.
시루봉은 조선시대 명성황후가 순종을 낳은 후 세자의 무병장수를 비는 백일제를 올렸다고 전해진다(진해시청)

 

.....진해시내의 산으로는 장복산, 웅산, 시루봉, 천자봉, 굴암산이 있으나, 장복산을 제외하고는 봉우리의 위치, 높이 등이 자료에 따라 다르다.  웅산을 시루봉과 같이 보는 자료도 있으나 시루봉의 형상이 특이하여 유명하기는 하나, 웅산 정상(703m)은 시루봉(653m)보다 높이가 높다. 천자봉의 높이도 자료마다 다르나, 정상석에 있는 높이(465m)가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시청에서 정리해 주었으면 좋겠다....


산행지도 :  창원진해 주변 지도(click here)





다른 참고자료 (산행지도, 산행코스, 산행기 등) : 아래자료에서 창원지역 '웅산' 자료모음 참조



산행코스 및 구간별 소요시간

   안민고개 출발 - (20분)  -  헬기장 - (35분)-  전망 암릉 - (40분) - 나무계단 - (20분)

- 웅산 (불모산/시루봉 갈림길 지나) - (15분) -  철 다리 - (35분)  - 시루봉 - (15분)

- 바람재 안부(자은동 방향 갈림길) - (20분)  -  송전탑 3거리 - (20분) -  무명봉 - (15분)

- 천자봉 - (10분) - 산림욕 휴식터 - (25분) -  대발령 쉼터 주차장

총 산행시간 : 약 4 시간 30분 (식사시간 제외)

 

산행후기


 

지난 주는 비가 와서 동네산인 대암산을 다녀왔는데, 이번 주도 추석연휴 중이라 아무래도 외지로 나가기는 교통이 만만찮을 것 같다.

그래도, 한두명은 무리를 해서라도 이 지역을 벗어나 바람 한번 쇠고 싶어하는 눈치이지만, 산행간사는 일찌감치 진해에 있는 웅산과 천주산으로 간다고 게시를 해 두었다.

10시에 모여보니, 역시 고향으로 미리 떠난 회원들이 있어 6명이 모였다.  그래도 이정도면 기대이상이다.

지난 주에 해외출장을 다녀온지라 간밤에는 한두시간 밖에 자지 못하고, 익숙한 산이라고 산행준비도제대로 하지 않고 나왔다.  졸리는 눈으로 안민고개에서 산행을 출발한다.

오늘 코스는 안민고개에서 출발하여 웅산 3거리에서 시루봉, 천자봉을 거쳐 대발령 고개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위 참고 산행기에서 "이수영"님이 간 코스와 정반대이다.

  

이 코스는 우리도 처음이다.  지금까지 장복터널이나 안민고개에서 출발하여, 웅산 3거리에서  불암산 방면으로 빠지거나 시루봉까지만 갔다가 내려간 적은 몇번 있지만, 오늘 같이 대발령까지 가는 것은 처음이다.

  

그나저나, 창원시는 분지형으로 산으로 동그랗게 둘러쌓여 (군사적으로 유리하여 방위산업체도 많다) 주변산 능선 트래킹하기는 어느도시보다  좋다고 하지만,  이러저리 선택할 능선 코스가 참으로 다양하다는 느낌이다.


  

오늘의 산행 들머리는 안민고개이다.

외지에서 오는 사람은 들머리 찾기가 쉽지 않다.
창원시로 들어와 진해가는 "안민터널" 쪽으로 오다가, 터널 가기 전에 안민고개로 올라가는 길을 물어서 찾아야 한다.  (부산방면에서 온다면 국도 25호선으로 오다가 터널직전에서 우회전하여 공단로로 가다가 좌측 아파트 단지로 올라가서 안민고개로 올라가는 도로를 찾아야 하고, 만약 마산 방면에서 온다면 "공단로"로 안민터널 방향으로 오다가, 교통표지판에 "안민고개" 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

  

안민고개까지 잘 닦인 도로로 올라와서 길옆에 주차를 해두고 산행을 시작한다.


 

고개에서 웅산으로 오르는 중간에 군사용 초소가 있어 좁지만 집차정도는 다닐수 있는 임도가 한참동안 나 있다.
그러나 산행은 도로쪽으로 가지 않고, 도로를 계속 가로지르며 산 능선길을 오르면서 간다.  산행 안내리본이 있어 찾기 쉽다.

  

안민고개에서 출발하여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여 처음부터 숨을 헐떡대지 않아서 좋다.

특히, 우리같이 유유자적 느릿느릿 다니는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그런지 가족들과 소풍삼아 운동화에 가벼운 차림으로 온 사람들도 많다.

  

오늘은 날씨도 초가을 날씨라 선선하고 간간히 바람도 불어 산행하기가 좋다.

사실 이 능선은 전후좌우가 탁 틔어서 능선산행으로 이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단지, 여름에는 그늘이 별로 없어 따가운 햇살을 맞아가며 걸어야 하기 때문에 아마 자외선 싫어하는 부인네들한테는 별 인기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요즘같은 가을철에는 전망도 좋고 능선길을 걷는 묘미도 만끽할수 있다.

  

임도로 가지않고 완만한 경사의 능선길을 한 20분 올라가면 풀밭이 무성한 넓은 평지가 나온다. 

자세히 보면 헬기장인데 한 50명은 진해만과 창원시 진해시를 굽어보면서 야유회를 해도 될만한 곳이다.

요즘은 가을철이라 억새풀도 피어서 가을 정취도 물씬 풍긴다.

  



  

우측을 내려다 보면 진해시 동쪽 시가지와 멀리 진해만에 둥둥 떠 있는 다도해와 오고가는 소형 선박들도 보인다.

과거부터 해상요새로서 지리적 여건이 가장 뛰어난 오래된 군항이면서, 또 아름다운 미항인 진해항과 진해만을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봄철에는 진해 군항제가 열리는 벚꽂 도시이며, 요즘이면 근해에서 잡은 싱싱한 전어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전어 이야기 나왔으니....

 “봄 도다리, 가을 전어”는 마산진해 사람들이 가장 자랑하는 어종이다.  특히 전어는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철의 별미로, 이곳 사람들은 살만 발라먹는 것 보다  뼈째 씹어먹는 ‘세꼬시’를 좋아한다. 또한, 포 뜨지 않고 내장째 떡처럼 뚝 뚝 썰어먹는  "떡전어"가 진짜 전어 맛이다.

  


  


  

진해시와 창원시를 가르는 능선길을 여유롭게 한 30여분 가다보면 전망을 즐기기 좋은 암봉이 하나 나타난다.  바위 아래에는 쉬어갈수 있는 소나무 그늘이 있다.
여름철에는 땀을 식힐수 있는 많지 않는 곳 중의 하나이다.

이 바위 왼쪽으로 우회할 수도 있지만, 바위를 바로 올라가는 길도 어렵지 않다. 

  

아래에 보이는 바위에 올라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제법 마음에 든다.
추석연휴에 고향가는 길도 미뤄놓고 왔지만, 바위에 앉아서 어느듯 은혼까지 같이 살아온 아내와 호젓히 한가위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꽤 운치가 있어 보이지 않는가?

    



 


  

전방을 쳐다보니 앞으로 가야할 능선길이 잘 보인다.  능선 끝이 웅산의 정상(703m)이고, 거기서 좌측으로 가면 불모산으로 가게 되고, 우측 능선이 오늘 산행코스인 시루봉, 천자봉으로 가는 길이다.

  

  

    


 

아래 사진은 지나온 능선길이다.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장복산 자락의 덕주봉(602m) 근처이고 장복산은 그 뒤쪽에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  안민고개도 폭 들어간 곳이어서 보이지 않는다.

  

그나저나 이 가을에 바다와 산 구경하면서 친구들과 한적한 능선길 걷는 것이 참 좋다...

  

  


  


  

전망봉을 지나면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땀도 좀 난다.  아마, 이 구간이 없으면 너무 쉽다고 불평할 지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은 여기서부터  좀 빨리 신나게 걸어보라... 그러면 제법 칼로리가 소모될 것이다.

  

전망봉에서 40분쯤 걸으면 나무계단이 나온다.

몇년전에 만든 것인데, 혹자는 자연을 훼손한다고는 하나, 산에 자주 못오는 사람들을 위해 좀 편하게 산을 오르게 해주는 뜻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여하튼 계단 덕분에 전보다는 훨씬 쉽게 굴곡 많던 바위길을 오를 수 있어 좋다.

  


  


  

계단을  올라와서 조금만 더 가면 불모산과 시루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좌측으로 가면 불모산을 지나 거기서 바로 하산할 수도 있고, 한참 내려 갔다가 다시 용지봉(용제봉)으로  올라 대암산, 비음산, 정병산까지 20km이상의 창원시계(市界) 대종주도 할 수 있다.

  

시루봉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우측에 작은 봉우리가 있는데, 이곳이 지도상에 나오는 웅산의 정상(703m)으로 추정된다. 

정상석이 없어서 확인은 안되지만 주변 봉우리 높이로 보아 이 곳이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사람이 오를 수 없는 뾰족한 암봉이 하나 더 있으나 정상은 아닌것 같다)

  

  웅산직전 3거리 표지판과 웅산 정상


  


  

웅산을 지나 15분쯤 가면 쇠로 만든 다리를 지난다.

가는 길에 제법 높고 뾰족한 봉우리가 나오는데, 봉우리로 오르는 길은 위험하여 폐쇄되어 있고, 우측으로 우회해야 한다.

몇년전 캐나다로 이민간 이주석 회원이 봉우리로 올라간 적이 있는데 상당히 위험했다.

  

바위길과 흙길이 적당히 조합된 아기자기한 능선은 계속된다
그러나, 이 코스의 백미는 역시 시루봉이다.

시루봉은 시리바위, 곰바위, 곰메바위라고도 불리는 참 신기하게도 생긴 바위인데 이 바위는 역시 멀리서 보아야 제격이다.

  

가까이서 보면 떡 시루를 뒤엎어 놓은 모습으로도 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아무래도 여인의 젖가슴과 그 꼭지같이 보인다고 하는 것이 정직하다. 

그리고 모양으로 보아 요즘 미용법으로 잘 가꾼 젊은 여인은 아니고, 여러 자녀에게 모유를 먹인 옛날 우리네 동네 아낙의 굵고 튼튼한 그 모습에 가깝다. 

  

시루봉에서는 맑은 날씨에는 대마도까지 보이고, 일본인들은 시루봉을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히메이와" 즉 "아씨바위"라고 한다는 말이 있다. 

  

또 시루바위는 예로 부터 관아에서 산신제를 많이 지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지역 등산애호가들은 여기서 시산제를 지내는 경우가 많다.

 


멀리 보이는 시루바위와 능선 그리고 이름모를 가을 산꽃이 아름답다.

    

  


  

시루바위에 가까이 가니 억새밭이 펼쳐져 있다. 

화왕산이나 재약산 정도는 아니지만 바다가 보이는 능선에 펼쳐진 금빛 억새풀은 가을철 이 코스의 또 하나의 볼거리이다.

  

아직 완전히 자라지는 않았지만, 억새풀 속에 누워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갈대밭이나 억새풀밭은 아무래도 소설에서 많이 나오는 낭만적인 연상이 온다.

  

  


시루봉은 바위가 다치지 않게 하고, 또 오르기가 위험해서 얼마전부터 난간으로 막아져 있다. 

전에는 바위아래 돌밭에서 앉아 쉬기도 하고, 바위를 보면서 요모저모 감상을 하곤 했는데, 나무난간을 주변에 온통 설치를 해 놓아, 쳐다보아도 바위에 집중에 안된다.

자연을 아끼는 것과 자연 그대로 감상하는 것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아무튼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 그렇게 했겠지...

아쉽지만 이해를 해 본다.

  

시루바위에서 보는 남해의 모습도 서울 같은 곳에서는 보기 힘든 가슴이 틔고 상쾌한 장면이다.

날씨가 조금 더 개이면 좋겠는데, 오늘은 시계가 아주 좋지는 않다.

    




  

시루봉을 내려와 왼쪽 산행로로 15분여 내려오면 바람재라고 불리는 3거리 안부이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자은동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그러나, 진해 시내 가까운 쪽으로 내려갈수는 있지만 지루하고 별로 재미는 없는 길이다.

  

시루봉 오기전에 점심을 맛나게 먹고나니 힘이 나서인지, 내쳐 천자봉쪽으로 가자는데 별로 반대가 없다.

  

여기서부터 천자봉까지 가는데는 길이 몇 번 갈라진다.

어느 쪽으로 가던 천자봉쪽으로 갈수는 있지만,  제대로 산행을 즐기려면 좁지만 가급적 산능선으로 난 길을 택해야 한다.

산행 안내리본도 대부분 능선쪽에 걸려 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닌 길은 해군과 해병대 훈련코스이다.

이곳 진해는 해군 훈련장이 있어, 해군에 다녀온 사람들은 모두다 이 곳 훈련장을 기억한다. 

특히, 천자봉 행군 구보코스는 가장 악명높은 훈련코스로 다들 눈물 좀 흘린 곳으로 기억된다고 한다. 

  

바람재에서 한 20분 쯤 능선을 타면 154kV 송전철탑과 이정표가 나온다.

그리고 진행방향으로 보면 뾰족한 암봉이 나오는데, 이 것은 아직 천자봉이 아니다.

  

이 봉우리를 지나쳐 우회할 수도 있지만 오른쪽으로 바위길을 조금 올라가 보니 꼭대기까지 갈 수 있었다. 

여기서 보는 전망 또한 일품이다.
꼭대기까지 가는데 송전탑에서 20분쯤 걸렸다.

  

송전철탑과 무명봉   

  

  

  


 

무명봉(아래 댓글에서는 이 봉우리 이름이 수리봉이라고 한다. 확인을 할 수 없다)을 내려와 주 산행로로 가파른 길을 15분쯤 올라가면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천자봉에 도착한다.

천자봉 높이는 500m 넘는 것으로 적힌 곳도 여러군데 있지만, 정상석에는 465m로 뚜렷이 음각되어 있다.  이런 경우 높이가 낮게 적힌 쪽이 정확할 때가 많다.

  

천자봉에서 잠시 내려오면,  신년에 해돋이 맞는 장소로 유명하고, 진해시민들의 휴식터인 산림욕장 겸 쉼터가 나온다.

  

그리고, 넓은 길을 따라 내려오면 오늘의 산행 날머리인 대발령 고개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는 YM여회원이 가진고 차를 타고 안민고개를 다시 올라가서 오늘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산행을 마치고

 

동네산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은 산행이었지만, 가을의 다양한 정취를 느끼며 여유로운 산행을 하기로는 이만한 코스도 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여름에는 그늘이 적어 따가운 햇볓을 계속 받아야 하지만 서늘한 가을철은 오히려 더 좋다.

- 천자봉에서 출발하여 안민고개로 가는 코스보다, 거꾸로 가보는 것도 산행부담이 적고 전망을 즐기기에 더 나은 것 같다.

-  처음부터 능선을 타므로, 보통 산같이 초입에 능선까지 오르는데 기운을 뺄 필요가 없다.

- 탁 트인 능선.. 우측에는 진해만의 잘 조성된 포구와 바다 그리고 다도해... 배가 떠다는 모습, 그리고 좌측에는 창원 기계공업단지와 도시 모습

-  처음부터 끝까지 능선길만 4시간 이상 걸을 수 있고, 힘들지 않으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오르막이 있어 적당히 땀 흘릴수도 있다.

- 가족산행도 좋고 영남권의 단체 산행으로도 적당한 코스이다.

- 넓게 조성되어 있지는 앉지만 곳곳이 펼쳐진 억새밭도 좋다.

- 외지에서 왔다면 산행후에 이 지역 명물인 새꼬시나 떡 전어에 소주 한잔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