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 10. 토요일




화요일에 7명이서 만나 1박 2일 동안의 준비물을 적어서 각자 건네주고,


오늘 오전에 볼 일을 보고서 전철 종로 3가역에 도착하여,


6명의 언니들을 만나 김포공항으로 이동한다.


오늘 지각한 사람은 점심을 사야 하건만


지각한 사람이 없으니...


시간 잘 지켜 제 시간에 도착하기로는 오늘도 역시나이다.


김포에 도착하여 점심값은 우리 회비로 지출한다.




다음 날 




파란 하늘 아래의 백록담 - 한라산 -




까만 하늘에 어렴풋한 별들이 그 빛을 잃어가고 있는 시간에


눈속에 파묻힌 키 작은 산죽은


그 잎사귀 하나라도 흔들림 없건만...




많은 사람들이 눈을 밟으며 걷는 사각거림의 요란스런 소리가


시간이 흘러 산의 고요함을 깨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산에 들어와서


바람마저 잠들고 있는 산의 정적을 깨며


흰 눈빛에 길을 안내 받으며 걷는다.




어둠이 서서히 걷히니 희미하게 뚜렷한 물체가 보여 지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쉼터에 가끔은 버려진 과일껍질을 보면서


산에 와서 발자국은 남기되


산행의 추억만 남기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을 가지고 갈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아쉬움을 가져본다.




사라악 대피소라고 적혀 있는 좁은 공간을 지나치며


날이 완전히 밝아온다.


까악 소리 내며 까마귀가 큰 날개짖 하며 먹거리를 찾으려


산속의 새들도 하루를 시작 하나보다.




한 조각의 과일을 먹으며 쉬어 가는 여유를 부린다.


아직까지는 힘들지 않게 오르다보니


쌓인 눈은 처음보다는 보드랍게 밟히고




굽어진 오르막을 쳐다보면


파란 하늘은 더욱더 가까이 다가오고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님은


산 허리에 피기 시작한 메밀꽃을 소금을 뿌려 놓은 듯하여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표현 하였건만,




지금 내 시야가 보이는 한라산 허리의 설국은


벌거숭이 나무들 사이사이로 쌓인 순백의 눈들이


고운입자의 백설탕을 쏟아 부어 놓은 듯하여


태산을 이루는 데는


흙과 비록 작은 돌멩이 하나라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였건만


오늘 바라본 한라산은 여기에 적설까지 더하였으리라.




바람 한 점 불지 않은 맑은 날 이기에


아름다운 눈꽃은 볼 수 없다 할지라도


쌓인 눈과 나무와 하늘만 보며 올라가다보니


햇살 내리며 비추이는 진달래밭 대피소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사람들이 쉬어가고 있다.




춥지는 않으나 뜨거운 차 한 잔을 마시며


우리 일행이 모두 도착하기를 기다려 본다.


다시


산죽은  눈 속에 파묻혀 버렸는지 그 모습은 간간이 보이며


적설량 때문에 키가 작아 보이는지 벌거숭이 나무들을 보면서


발자국 난 눈 위로만 걸으며 힘겹게 힘겹게 앞서는 사람들을 따른다.




쌓인 눈 위로 난 발자국의 흔적만 밟을 뿐


아무도 밟지 곳을 밟았다간


내 몸이 눈 속에 파묻혀 허우적 거릴거 같아


감히 실행하지 못한다.




저 ~ 위의 백록담을 몇 미터 앞에 두고서


너무 힘들어 사람들 틈에 끼어


다시 재 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산행은 먹는 만큼 간다는 아는 분의 말씀이 떠 오른다.




광활한 초원 사이로 백록담까지 연결된 나무계단을 오른다.


드넓은 초원에서


말(馬)들이 초원을 누비며 힘차게 달리는 말발굽 소리가 들리는 듯한


영화의 한 장면과 오버랩된다.




바람 일렁이지 않으며 저 멀리 흰구름들이 떠 있고,


머리위의 파란하늘은  손 내밀면 금방 닿을 듯 너무나 가깝게 느껴지는




그 하늘 바로 아래의  백록담(白鹿潭)


눈 덮힌 분화구


분화구를 둘러싼 거대한 화구벽을 보며


자연의 위대함과 숭고함 때로는 경외감마저 드니 고개 숙인다.




사람들 틈에 끼여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가면서 추억을 담고...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하기위해


나무계단에서부터 아이젠을 걸고서 내려가는데


많이 쌓인 눈 때문에 빙판길은 없으며




그저 발자국난 길 위로만 밟고서 내려가야만 하는데


양쪽 발 사이로는 논둑이 아닌 눈둑이 만들어져 있다.




파란 하늘에서 햇살이 내리니 순백의 눈은 더욱더 눈이 부시며


무심히 서 있는


처연하게 보여지는 고사목들은 그 세월을 전해주고 있다.




깍아지른 듯한 절벽위로 큰 새들이 날고 있으며


파란하늘 위로 엷은 운무들이 흩날리기 시작한다.


왕관릉을 지나면서부터는 내리막길을


밧줄을 잡고서 한 줄로 서서 내려가는데


추운 날씨가 아니니 손 시리지 않는다.




운무가 흩날리니 조금은 침침한 날씨로 변하면서


대피소에 도착한다.


약수터를 지나고


하산 하는 동안 줄곧


나란히 두 사람은 걷지 못하며 오직 한사람씩만 걸어야만 하는 눈 쌓인 외길이다.


평상이 놓여 있는 곳을 지나니 날이 조금 밝아온다.




개미목 도착


산죽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때로는 남자분들은 담배를 피며 휴식을 취하니


산행이 얼마나 힘들면 산에 와서까지 담배를 필까나...




검은 베레의 혼이 머물고 있다는 원정비를 지나니


큰 나무(소나무?)들이 있고




여기서부터는 조금 질퍽이기도 하는  길을 걸으며


먼지 쌓인 탐라계곡 대피소를 지나


탐라계곡 내리막길을 내려가서 계곡을 건넌다.




아이젠을 벗어 배낭에 넣고서


정해준 시간(오후 2시) 에 도착 할려면 부지런히 걸어야 하건만


힘들어서 발걸음은 천근만근이니


빨리 걷지를 못하여


내 뒤에 오고 계신 분들한테 수없이 길을 양보해 준다.




우물처럼 생긴 구린굴은 위험하여 줄이 쳐져 있다.


가마터도 지나서


안녕히 가십시요...라고 적혀 있는 작은 철문을 통과하니


관음사 주차장이다.




전체적으로


환상적으로 연출되는 아름다운 눈꽃은 없었으나


빙판길은 없었으며 바람 불지 않아 참 좋은 날이였고,


적설로 인하여 앞서 다녀가신 길 외는 발자국 남길 엄두를 못냈으며,


 




날씨는 좋았지만 적설 많은 한라산을 무사히 산행 할 수 있음은


오늘  한라산에 같이 등반하시는


여러님들이 계시기에 서로 힘을 돋우며 우리 함께 어우러짐이


있어 가능하지 않았나 싶어 - 한국의 산하 - 지면을 빌어 감사함을 올립니다.








· 교통편 - 안내 산악회


· 한라산- 1950 m


· 산행 시간 :성판악 휴게소(6시40분) - 백록담 도착(10시20분)


            - 관음사 주차장 도착(오후 2시 5분) = 7시간 25분(거리 - 18.3 km)


· 산행코스 : 상판악 휴게소- 진달래밭 대피소 -백록담 -


               용진각 대피소 -탐라계곡 -관음사




2004년 1월 11일 일요일 - 최윤정 (산들) -


 









서서히 어둠이 걷히는 시간 . 7시 48분







백록담이 살짝 보여진 진달래밭 대피소 못 미쳐서 ..8시46분






 



진달래밭 대피소 지나면서 파란 하늘이 가깝게 느껴지며






눈꽃 핀 나무는 없다......







힘들게 오르며...








1600미터 지점












백록담이 점점 더 가까이...






 















백록담. 오전 10시 25분







백록담 정상 ... 사람들의 표정들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인 -섭지코지-







섭지코지의 낙조 오후 5시28분












▣ 김우기 - 축복 받으셨네요... 저는 작년 2월에 갓는데 하루종일 비만 맞고 안개만보고 와네요... 아쉬움에 올설날 다음날 다시 예약 하였답니다.
▣ 최윤정 - 한라산의 바람이 적설속에 묻히였는지 고요 했답니다./김우기님도 이번 한라산행은 부디 좋은 날 되시어 아름다운 추억의 산행이 되시길 바래요..아쉬움은 언제나 남습니다. 잘 다녀 오세요..^^
▣ 혹시? - 산행기를 쭈욱 읽어보니까 혹시 가수 이선희 닮은 그 아줌마 아닌가 싶네요?
▣ 웃자 - 아주..멋지네요...사진 감상...잘 하고 갑니다..^^
▣ 김창권 - 다시봐도 멋~지내요.^^또다른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