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감악산~천삼산

1:25,000지형도=제천. 신림

2004년 10월 21일 목요일 맑음(2.2~20.5도)   일출몰06:41~17:42

코스: 황둔교12:00<3.3km>감악봉14:00<3.7km>천삼산16:00<2.0km>안부16:50<1.8km>신림역앞 5번국도17:30

[도상10.8km/ 5시간 반 소요]

개념도 개념도
 

개요: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과 충북 제천시 봉양읍의 도계상에 놓여있는 감악산(945m)과 천삼산(818m)은 육산의 부드러움과 옹골찬 암골미를 두루 갖춘 명산으로 이 지역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산행길은 기존의 코스를 달리해서 황둔골과 재사동계곡을 끼고 있는 감악산 북릉을, 창촌동에서 치올라 서쪽능선을 타고 신림역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오름길에서 본 감악산의 뒷모습 오름길에서 본 감악산의 뒷모습
 

대체로 감악산 산행은 정상아래, 백련사를 중심축으로 요부골을 이용하거나, 길은 가파르지만 눈요기가 풍부한 재사동코스를 통해 석기암봉코스를 추가하기도 한다.

여름의 시원한 계곡코스도 좋지만 가을 단풍과 겨울 설화가 좋아 사계절 가족산행지로 각광받는 이 지역에, 비경의 천삼산 이후의 중봉, 상봉코스를 추가하면서 더욱 멋진 산행이 될 수 있다.

선녀바위서 본 석기암봉 방면 선녀바위서 본 석기암봉 방면
 

이번코스 산행길 북쪽의 황둔천은 주천강따라서 남한강으로 흘러들고, 백련사가 있는 남쪽 요부골의 팔송천과 신림쪽의 용암천은 제천천따라 충주호로 빠져서 북쪽물들과 함께 남한강따라 서해바다로 흘러든다.

단풍 절정의 황둔골 단풍 절정의 황둔골
 

가는길: 중앙고속국도 신림나들목에서 88번국도따라 신림터널을 빠져나와, 황둔리 창촌동 마을표석앞의 휴게소에 내리면 [감악산 막국수]의 커다란 입간판이 반긴다.

초입은 황둔교를 건너 계곡 왼쪽으로 693.4m봉으로 오르는 능선을 타고 곧장 감악산 정상으로 향한다.

출발지점 출발지점
 

693.4m봉까진 제법 가파르게 치오르지만 이후론 비교적 완만한 날등길을 이어가다가 정상부분이 시야에 들어올 때 쯤의 [계곡코스/정상2.6km]이정표를 만나면서부터 암릉구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정상1.5km/창촌동/재사동]이정표가 있는 지능선 삼거리의 안부로 올라설 때까진 계곡쪽의 하얀 로프길 따라 바위틈새를 돌고 돌아 올라간다.

연속되는 절벽 오름길 연속되는 절벽 오름길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떠나면 거의 직벽에 가까운 암릉코스를 100m정도 올라 가파른 언덕에서 또 다시 100m정도 연결되는 절벽길을 로프 잡고 버겁게 올라가야 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하늘길이 열리면서 정상까지 바라보이는 마당바위로 올라서면 절벽아래로 지나온 능선길이 숲속에 묻혀 있다.

마당바위
 

마당바위 이후론 아슬아슬한 절벽길이 계속 이어진다. [정상0.8km]이정표를 통과하면서부턴 정상부분의 일출봉(선녀바위), 월출봉의 위용을 바라보며 로프구간을 서너번 통과해야 한다.

정상 이정표는 엉뚱하게도 월출봉 아래 사거리에[재사동/능선코스/계곡코스]날개를 달고 서 있는데, 진행방향으로[황둔→]의 안내문 따라 가야 일출봉에 오를 수 있다.

가다 본 월출봉 뒤로 일출봉 올라가다 본 월출봉 뒤로 일출봉
 

일출봉엔 제천시에서 제설한 [감악산945m]의 오석 정상석이 있지만 정작 고스락은 굴참나무 얼기설기 엮은 통나무 다리를 건너, 맞은편의 암봉위로 올라서야 한다.

고사목처럼 생긴 소나무 등걸에 매달려 간신히 일출봉에 오르면 사방의 조망은 막힘이 없다.

 일출봉에서 본 월출봉 너머로 치악산 일출봉에서 본 월출봉 너머로 치악산
 

발치아래론 요부골 상단 양지바른 곳에 백련사가 포근하게 자리잡고 있고 멀리론 치악산의 전모가 하늘금을 긋는가 하면, 동쪽으론 석기암봉(905.7m)을 비롯한 제천시 외곽의 산릉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다.

서쪽으론 진행해 나아갈 천삼산 뒤로 하봉, 중봉, 상봉, 시루봉 등의 암봉들이 멋지게 앉아 있다.

정상에서 본 나아갈 천삼산방면 정상에서 본 나아갈 천삼산방면
 

하산은 월출봉 아래 삼거리에서 백련사방면으로 내려선다. 백련사에 잠시 들렀다가 감악고개에 서면 [정상1.2km/백련사/계곡코스]이정표가 있어 백련사쪽의 요부골로 내려서거나 반대편의 황둔골로 내려서도 무방하다.

그러나 지형도에 삼각점818.4m봉으로 표기된 천삼산방면으로 향하면 천삼산 이후의 아기자기한 리지산행을 만끽할 수가 있다.

천삼산 가다 돌아본 감악산  천삼산 가다 돌아본 감악산
 

천삼산까지는 가끔씩 암릉길이 나타나긴 해도 거개가 신갈나무, 굴참나무, 소나무가 주종을 이룬 평범한 육산에 불과하다.

삼각점이 박혀있는 정상은 벌목을 해서 시야도 좋지만 그 곳을 내려서면 저길 어떻게 올라가나싶을 정도의 암벽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절벽 틈새로 가느다란 슬링과 짤막한 로프가 걸려 있어 어렵사리 오를 수 있다.

투박한 릿지길 투박한 리지길
 

이후의 리지길은 많은 체력을 요구할 정도로 오르내림이 연속해서 나타나도 주변의 수려한 풍광이 충분한 보상을 해준다.

중봉, 상봉을 거쳐서 급경사의 암벽지대를 여러차례 로프잡고 내려서면 커다란 철탑이 있는 안부에서, 진행방향의 시루봉은 포기를 하고 신축중인 삼봉사를 거쳐 신림역사를 경유하여 5번국도에서 산행을 접는다.

이번코스의 날머리 신림역 이번코스의 날머리 신림역
 

산행후기: 1996년도의 한 겨울 새벽에 백련사에 들러 산길을 물어보려 했지만 동해안의 무장공비들이 날뛰던 때여서, 스님은 오히려 인기척에 놀라 봉창문 걸어 잠그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그 산을 다시 찾아갔다.

그 때는 석기암봉 경유 용두산까지 산토끼 뒤꿈치 따라 강행군 했던 젊은 시절의 이야기고, 오늘은 단체팀에 어울려 여유를 부려본다.

절정기의 단풍나무 잎 절정기의 단풍나무 잎
 

창촌에서 오르는 감악북릉은 워킹과 리지가 혼재되어 다양한 산행을 즐길 수가 있고, 정상주변의 절벽길에선 아슬아슬한 스릴까지 겹쳐서 여간 조심스럽질 않은데, 만산홍엽의 추색에 빠져 걷다보니 꽁무니 따라가기 바쁘다.

유난히도 많은 이 산의 단풍나무는 그 화려함이 오히려 내장산 단풍을 능가할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굴참나무 잎 굴참나무
 

어디 단풍나무뿐이랴! 다른지역에선 볼품 없던 진달레나뭇잎조차 꽃보다 더 고운 자태를 드러내고, 생강나뭇잎은 너무도 노래서 단풍나무로 오인할 지경이다. 게다가 신갈나무, 굴참나뭇잎조차 노란색깔을 띄어서 너무도 황홀하다.

오늘의 일교차가 말해주듯이(2.2~20.5도), 강원도 산간지역인 이 지역의 다양한 일기변화가 저토록 아름다운 색깔을 빚어낸 것이다.

생강나무 잎 생강나무
 

아름다운 건 단풍만이 아니다. 기묘한 암봉들을 솟구친 절벽틈새로 돌아나가는 등산로엔 휘휘 늘어진 낙락장송들이 푸르름을 더해서 추색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오르내리는 로프구간은 생동감이 넘친다.

선녀바위에 올라 신선이 된 기분으로 사방을 휘둘러 본다. 치악산이 검은 형체로 산그리메를 드리우고 있다. 작년 저 산에서의 단풍도 무척 고왔더랬는데...!

신갈나무잎 신갈나무
 

감악고개에 도착하자 중년여성분께서 단축코스팀이 몇 명이나 되냐고 묻기에, 힘들면 제가 업어서 모시겠습니다! 했더니 업히기 싫은? 그 분은 언제 사라졌는지 귀로의 버스 속에서야 만났다.

천삼산 가는 날등길은 마치 월악산 암릉구간을 걷는 기분이다. 고즈녁한 오솔길의 바스락거림이 오늘따라 정겨웁다.

진달레나무잎 진달레나무
 

삼각점 하나 오롯한 천삼산에서 내려서자 중봉에서 상봉으로 연결되는 암릉구간은 거창 의상봉을 연상케 한다. 다른점이 있다면 빤질빤질한 거기에 비해 원시의 단풍바다가 절벽길 아래로 질펀하게 펼쳐졌는가 하면, 너덜하나 없는 마사토의 파삭거림이 신선한 충격으로 와 닿는다.

중봉 오름길에 늦은길을 걱정하는 분이 있어, 꼴찌는 내 담당이니 천천히 가세요! 하면서 그 분 뒤로 처진다.

엄나무잎 엄나무
 

중봉에서 늦은분의 일행이 기다렸다가 캔맥주를 함께 나눈다. 그들의 뒤편에 서서 기다렸다가 함께 진행해 간다.

굵은 동아줄 타고 상봉에 올라 잠깐 쉬어가는데, 늦은분 일행이 보온병의 커피를 권한다. 나도 적당히 지치기도 했지만 그 맛과 향이야 어디에 비기랴! 시루봉을 바라보며 큰 철탑이 있는 안부로 서너번의 로프를 잡고 내려섰다.

하산길의 붉은서나물 하산길의 붉은서나물
 

낙엽송나무 정글로 형성된 하산길은 너무도 순조롭고 평탄해서 지금껏의 고행이 무색할 지경이다.

신축중인 삼봉사에 들러 수통에 물 채우고 비포장길을 터벅터벅 내려와 중앙고속국도 아래로 뚫린 터널을 통과해  철로를 건너 신림역사를 빠져 나오자 5번 국도상에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삼봉사 아래의 지느러미엉겅퀴 삼봉사 아래의 지느러미엉겅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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