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4. 4. 11
목적산 : 비슬산(1083.6M)
위 치 : 경북 달성군 유가면, 가창면, 옥포면, 청도군 각북면
코 스 : 유가사-수도암-도통바위-진달래군락지-정상-진달래군락지-톱바위삼거리-대견사지-조화봉-계곡-유가사(4시간20분)

지난주에는 연휴가 겹쳐 곳곳에서 차량정체로 인하여 나들이객들이 온통 애를 먹은 한주가 되었다. 그로 인하여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밤 늦게 귀가한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우린 다행히 근교산행을 한 탓에 그러한 고통을 피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주에도 참꽃으로 유명한 비슬산을 산행지로 정해놓고 보니 우선 차량정체가 걱정이 되었다. 차량지체를 생각한다면 10분을 늦게 가는 것이 나중에 한두시간 더 늦어진다는 생각이 들어 새벽 5시에 자명종을 맞추어놓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다섯시에 자명종 소리에 눈을뜨고 준비를 해서 6시 45분 집을 나섰다. 핸들을 잡고 학장동 기아서비스 앞에서 일행들을 태우고 서부산 톨게이트를 지나 미끄러지듯 고속도로를 달린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부마고속도로는 시원하게 열려 있었고 우린 바로 구마고속도로를 따라 현풍으로 향했다. 속도를 조금 낸 탓인지 유가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니 8시 30분이었다. 아직 차량은 많이 도착하지 않았지만 산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제법 있었다.

유가사 입구에는 4월 18일부터 비슬참꽃축제가 열린다는 프랑카드가 곳곳에 걸려있고 계곡에는 태풍 매미의 영향인 듯 하천 정비공사가 한창이다. 유가사 일주문을 지나 수도암 쪽으로 산행 들머리를 잡는다.

이른 새벽에는 잔뜩 흐렸던 날씨가 맑아지기 시작하고 이내 바람 한점 없는 화창한 봄날씨로 변했다. 자료를 보니 이곳 비슬산은 진달래, 억새, 절과절터가 많아 삼다산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특히 이 곳의 절은 도성스님과 관련이 많고 도통바위 또한 도성스님이 도통하였다는 전설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산행로 양 옆으로 곧게 뻗은 소나무들의 도열을 받으며 개선장군처럼 정상을 향해 발을 옮기는데 계곡을 따라 수도암을 지나자 서서히 가팔라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가파른 깔딱고개가 앞을 가로 막는다. 바람조차 없는 날씨라 땀이 그대로 바위에 뚝뚝 떨어진다.

50분 정도 숨을 고르며 치고 오르니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땀을 식히며 올라온 길을 돌아본다. 제법 조망이 시원한 편이다. 그늘에 앉아 숨을 돌리며 주차장이 내려다 보이는 산행기점을 뒤돌아 본다. 건너편 조화봉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기슭으로 이어지는 곳에 붉은 진달래가 피어있는 것이 어렴풋이 보인다.

마지막 오르막길을 치고 오르니 저 앞에 정상이 보이고 지도상에 표기되어있는 진달래 군락지도 보인다. 그러나 봄이라지만 이곳은 아직도 겨울이다. 이 곳에서 정상까지는 온통 사람 키 만한 진달래와 잡목이 억새와 함께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정상부근의 진달래는 아직 봉우리를 맺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참꽃축제를 한다는데 진달래 개화시기와는 안 맞을 것 같다.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오르니 정상에 닿는다. 출발한지 1시간 30분만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장쾌하다. 서쪽으로 낙동강이 흘러내리고 그 너머로 가야산 정상이 하늘금을 그리며 서 있고 서쪽으로는 가지산이, 남쪽으로는 조화봉 능선이 톱바위와 함께 건너편에 보인다.

비슬산 정상석에 기대어 기념촬영을 한 후 헬기장을 지나 조화봉을 향한다. 양지바른 곳에는 이따금 한아름씩 진달래가 피어있다. 진달래 꽃잎을 따서 살며시 입안에 넣어본다. 씁쓰레한 것이 싫지 않다. 그 옛날 어린시절에는 친구들과 함께 이 꽃잎을 따먹곤 했는데..........

톱바위 갈림길 못미쳐 진달래 군락지에도 아직은 이르다. 날씨가 완연한 봄이라지만 완전히 필려면 아직은 2주일 가량 지나야 할 것 같다. 톱바위 삼거리를 지나 대견사터에 도착했다. 신라 흥덕왕때 세웠다는 대견사는 석불입상만 절벽위에 외로히 남아 천년전 그때의 영화를 대변하고 있었다. 바위벼랑위에 북쪽의 바람을 막고 남쪽으로 향해 자리한 절터는 과연 명당이었다.

조화봉을 향하는 동안 뒤돌아 바라보이는 정상은 병풍듬이라 일컫는 천길 낭떠러지의 남쪽 바위벽이 압권이었다. 산행내내 느낀것이지만 참꽃축제기간이 지나면 산행의 묘미를 느끼기엔 어딘가 모르게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능선에는 나무가 별로 없기 때문에 그늘이 없고 그래서 하절기 산행은 더욱 힘들 것 같았다.

그렇지만 참꽃축제를 위한 산행안내 표지판이나 산행로 개설과 산행로 이외의 출입을 통제하는 로프설치, 등산인들을 위한 휴식공간인 정자설치 등 관계당국에서 많은 신경을 쓴 흔적들이 돋보였다.

다른 곳에서도 이만큼 산을 보호하고 관리한다면 어느 산이라도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는, 관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느 명산 못지않게 다듬고 손질하는 관계자분들에게 산을 다니는 사람으로서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럴수록 버리지 말고 가져오지도 말고 훼손하지 말아야 하는 건 우리 산악인들의 몫이다.

조화봉에서 능선을 따라 계곡에 들어서니 수십년된 거목이 뿌리채 뽑혀있는 등 수해피해가 어마어마한데 그 아래에서는 이제야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천년세월의 무게가 무거웠던지 허물어진 절간의 중창불사가 한창인 유가사에 들러 무사산행에 대한 감사함으로 대웅전에 참배한 뒤 4시간 20분의 산행을 모두 끝내고 부산으로 향했다.



▣ 러브산넷 - 비슬산이면 제 고향이네요... 유가사로 해서 어릴적에 참 많이 올라갔었는데... 아직 참꽃이 필려면 멀었죠?... 이우원 님...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러브산넷님 고향이 그곳이군요. 공자앞에 문자를 썼군요. 잘못된것이 있다면 용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가르쳐 주십시요. 배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진맹익 - 언제고 비슬산 -앞산 종주를 같이 했으면 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언제나 구수한 어투로 산행기를 잘 쓰시는 님이 부럽습니다. 님의 산행기를 읽으면 절로 웃음도 생기고 정말 좋습니다. 남도 상견례때 뵙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창원51z - 비슬산으로 가셨군요. 참꽃은 역시 비슬산이지요.. 비음산쪽으로 오면 혹시 조우할수 있을까 했는데.. 그래도 우리는 김기만씨라는 분을 처음 산에서 만났지요... 처음으로 산하가족을... 좋은 산행 많이 하시기를 바랍니다
-비음산을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변경이 되어 비슬산을 가게 되었습니다. 항상 산행기에 댓글을 올려주시는 님들을 보고 싶었는데.....이번 남도 상견례때 님들의 모습을 뵐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 이두영 - 진달래의 비슬산 기역이 아련합니다 좋은곳 다녀 오셨읍니다 그런데 비슬산은 산이 높아 아직 이르지요 태풍 매미의 영향이 곳곳에 피해를 입혀 놓았군요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회장님의 구수한 산행안내를 들은지가 제법되었나 봅니다. 남도 상견례를 준비하시느라고 수고가 많으십니다. 가능하면 많은 분들이 함께해서 오프라인의 만남을 뜻깊게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남도 상견례 파이팅! 남도 파이팅!

▣ 서디카 - 우원님~~비슬산 잘 다녀 오셨셨네요..이번주 우리가 갈 예정인데~~ 만개 할려면 2주는 되어야 된다고요.. 근런데 오늘 같이 날씨가 더우면 이번주 많이 피지 않을까요... 진달래는 빨리 왔다 빨리 가 버리니~~
-서디카님 이번주도 조금 빠를것 같습니다. 아직 꽃봉우리조차 생기지 않았으니까요. 18일날은 참꽃축제가 열리기 때문에 복잡할것 같습니다. 일찍 가십시요.

▣ 맷돌 - 저보다약간앞서가신것같네요 다음주면진달래가필것같은데 9시30분에산행시작해서하산주마시고3시에출발했습니다저느다음주창녕화왕산에갈예정입니다 잘보고갑니다 항상즐산안산하세요
-보잘것 없는 산행기를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가까운 곳에 사신다면 남도 행사에서 뵐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 제일맨 - 이우원님 산행기 정말 상세히 잘올렸네요. 저역시 비슬산은 제고향이지요 유가사 아래 아래 마을 음리마을 이지요 러브산넷님은 어너마을 이신지요.
- 아! 그렇군요. 유가사로 진입하는 입구에 화강암 비석에 한문으로 음리마을이라고 새겨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일맨님의 고향이 그곳이군요. 그렇다면 산행기에 모자라는것이 많을텐데 지적하여 주십시요. 더 배우겠습니다. 그리고 남도행사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소주한잔 나누면서 말입니다.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永漢 - 비슬산 진달래군락지 위치가 높아서 아직은 멀었습니다.작년에 가보니 다른산과 비교해서 진달래(참꽃) 군락의 면적이 최고였습니다.비슬산에도 배맨바위가 있죠^^*
-아무래도 4월 25일이 돼야 만개할것 같습니다. 아직 봉우리조차 맺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군락지가 세군데나 되고 지역도 넓어서 만개하면 정말 좋을것 같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일맨 - 이우원님 지도 부산살아요.동래 온천장 .남도행사에 가고는 싶은데 아는것이없어서 구체적으로 좀알여주시면 고맙겠읍니다
- 제일맨님 연락주십시요(011-591-3274) 다른분들도 함께 가기위해 전화를 주셨습니다. 최종적으로 인원을 파악해서 이두영회장님과 의논하여 차량을 준비할 생각입니다. 연락주십시요. 감사합니다.

▣ 이수영 - 진달래꽃 을 보러 아침 일찍 부터 산행에 나섰군요. 역시 고산이라 개화시기가 늦군요 거제 계룡산은 활짝 피었던데요. 하지만 어디 등산하는 것이 꽃구경만이 다 라고 말할수 있습니까?
-이곳 비슬산 진달래는 짙은 자색으로 만개하면 정말 좋을것 같습니다. 핏빛같이 빨간새깔은 너무나 아름다웠는데 만개할려면 열흘 정도는 지나야 될것 같습니다.거제 계룡산의 진달래도 정말 좋군요. 시간 나면 거제도 한번 다녀오고 싶습니다.님의 산행기도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