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10일 화요일 날씨:맑음


오늘 산행은 두곳중 한곳을 선택해올라야하는것이다.
능경봉을 오를까?선자령을 오를까?

고민하다가 밤새 몸이 안좋아서 끙끙 앓은 생각으로 평탄한 선자령을 택해 오른다.
눈이 많으리라는 예상은 날 실망시켰고 임도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후회를 한다.

힘든것은 마찬가지인데 차라리 눈이 있을 능경봉을 오를것을~~~~~~~~~~~~~

대관령의 강릉과 평창의 경계에 있는 선자령은 눈과 바람,그리고 탁 트인 조망이라는 겨울 산행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선자령은 해발 1,157m로 높지만 대관령휴게소가 840m로정상과의 표고차 없어 긴 능선을 통해 산행하게 되므로 일반인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등산로는 동네 뒷산 가는 길 만큼이나 평탄하고 밋밋하다.선자령 산행의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들의 파노라마.

정상에 올라서면 눈을 덮어쓰고 있는남쪽으로는 발왕산,서쪽으로 계방산, 서북쪽으로 오대산, 북쪽으로 황병산이 바라다 보이고,
맑은 날에는 강릉시내와 동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등 전망이 일품이다.

대관령 휴게소에 내려놓기가 무섭게 25명은 모두 쏜살같이 달아난다 10명만 능경봉으로 간다며 차는 능경봉을 향해 출발 했고,

휴게소에는 이른시간이라 문이 굳게 닫쳐있고, 대관령 기상관측소 가는 안내표지판이 있다.
도로를 따라 걷는데 세찬 바람에 뒷머리가 띵하다.

오늘 따라 모자를 빠트리고 와서 안면 얼굴보호대를 쓰고 걸어간다.완전히 도둑놈 모양새이다. 선자령까지 5.2km 40여분 걷다 보면 선자령 등산로라는 작은 안내판이 보이고

대관령 국사 성황당이 보인다.정초라그런지 징소리가 요란하게 산에 울려 퍼진다.
이른 시간인데도 누가 제를 올리는지 시끄럽다.

성황당 옆길로 치고 올라 선자령으로 향하는데 이곳은 아직도 눈이 발목까지 빠진다.별로 사람들이 가지 않았던 모양이다.임도를 가로 질러 올라온셈이다.

앞서가던 님들의 뒷머리를 보았는데 사진 몆캇트 찍고 나니 아무도 없다.
바람은 계속 세차게 불어대고 세월아 내월아 걸어본다.

대관능선 왼쪽으로 빙 돌아오는 콘크리트 포장 도로를 따라 북진하면, 능선위에 또다른 국가 시설물이 나온다.

그 시설물 정문 아래, 50m지점에서 왼쪽으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산행로는 급경사 면으로 꺾어 지르기 시작하고,계속 옆길을 따라 이어진다.

그때 완전무장한 군인 아저씨 들이 열을 지어 올라온다
군에 간 아들이 머리를 스친다.공군이기에 이러한 행군은 자주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잠시 염려된다.

선자령 오름길에 쉬고 올라서니, 넓직한 능선을 접하게 되었는데, 모두 눈이 녹지 않아 잘 다져져 있다.
남이 걷지 않은 눈 길을 일부러 걸어본다.

서울에서 오셨다는 산객들이 얼마나 숨이 차게 오르는지, 길을 비켜 드려야만 했다.
저 연세에 저렇게 빨리 올라갈수 있는 폐활량이 정말 부럽다.

눈밭을 지나니, 눈이 녹은 곳엔 흙탕물이 고여 있다.
말 그대로 대관령 목장이라 그런지 봄에 오면 파릇 파릇 초원이 아주 멎질것이라는 상상을 하며 걷는다.

간혹 진달래 나무 밑둥을 보면 세찬 바람으로 인해 나무 뿌리들이 나와있다.
멀리 보이는 조망은, 좋은 날씨탓에 굽이 굽이 파도치는 바다같이 산줄기가 선명하게 보인다.

맑은 날씨에 강릉시가지와 바다까지 보인다.

어느덧 정상에 올라, 정상석을 찾아 보았지만, 삼각점 하나뿐... 정상석은 보이지 않았고,어느분인지 망원경으로 살펴보시기에 잠시 빌려보니 스키를 타는분들의 모습이 보인다.

다시 내려와서 바람을 피할곳에 않아 12시가 되지 않았지만 중식을 한다.
어느산악회 인지는 몰라도 그곳에 시산제 준비를 하시기위해 우리가 일어서길 기두리고 계신다.

점심을 먹고 하산길로 접하는 곳은 급경사 코스인데 눈이 모두 녹아 질퍽 거리는게 장난이아니다.
낙엽위에 눈이 녹고 보니 더욱 조심 하지 않으면 아니 되겠다.

핸들을 잘 잡고 내려와야만 엉덩이에 흙물이 묻지 않을것이다.눈썰매를 탈것이라고 기대했던것은 저멀리 가버렸고 오직 급경사 내림길에 조심 해야만 한다.

비료포대를 가지고 오지 않았으니 첨만 다행이다.비료포대 까지 준비했더라면 얼마나 억울 했을가?

계곡으로 1시간 정도 내려가는 길은 돌과 바위가 많고 급경사라 위험했다.
선자령에서 1시간 30분 정도 내려가다가 지난주에도 낙엽위에 꽈당 !하고 넘어졌는데.
오늘도 평길에서 또 넘어지다니. ㅎㅎㅎ

영동고속도로 난 높다란 다리를 보며 공사때에 힘이 들은것을 생각하면서, 제발 부실공사를 하지 말았으면 하는생각을 해본다.

3시간 10분 정도의 짧은 산행을 마무리 하며 후미조가 도착하자 바로 능경봉 팀과 합류하기위해
대관령옛길따라 횡계읍내로 나온다.

비록 기대했던 눈을 싫것 밟아보지는 못했지만 한줄기 산자락을 오늘도 걸을수있었다는
건강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산행시작 10:15
선자령 정상 11:40
중식후 출발 12:12
초막골 하산 13:27





























▣ 길문주 - 대단한 열정이시네요. 몇일걸러 올라오는 산행기에 감탄할뿐입니다. 앞으로도 생생한 산행정보 감히 부탁드려봅니다.
▣ 윤도균 - 정말 순간의 선택이 후회를 하시게 하였네요 님의 말씀대로 능경봉엘 오셨으면 무릅까지 차는 눈덮힌 경울산 산행을 하시면 더욱 즐거우셨을텐데요 하지만 기회는 또 있으실겁니다 늘 건강하신 모습으로 즐거운 산행하시는 님의 모습을 기다립니다 즐거운 산행 이어지시기를...
▣ 구미정 - 긍게로 잘보고 갔어야지요, 구려도 산이 있어서 행복했겠네요,
▣ 최병국 - 동해가 보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