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8년 7월20일 07시 교대역

*산행코스 : 장구목이-이끼계곡-임도-장구목삼거리-정상-중봉-중봉임도-휴양림입구

*소요시간 : 백산찾사 29명 7시간(식사시간 1시간포함)

 

모처럼 백산찾사 정기산행을 신청하고 나니 태풍의 영향으로 일요일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온다하니 걱정이 앞선다. 허나 집행부에서 회원님들의 안전을 위해 다음주로 연기되었다는 메시지를 접한후 모처럼 휴일을 즐기기위해 잠을 푹자고 아침6시에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 우연히 알파인뉴스 홈페이지를 검색하다가 다시 산행을 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읽고 부랴부랴 배낭을 챙겨 밖으로 나가니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하고 기다리는 버스는 좀채로 오지를 않아 조바심이 난다.

유희성 이사에게 조금 늦을것같다는 전화를 하고 버스에 올라타니 오늘따라 버스가 기어가는듯 속도를 내지않는다. 교대에 도착을 해 버스에 타니 일정이 갑자기 변경된 관계로 많은 산님들이 참석을 하지못해 자리가 많이 비어있다. 차가 쏟아지는 비속을 시원스럽게 달리니 차창밖으로는 흐르는 계곡물이 많은 비로 흙탕물을 쏟아내고 산능선을 휘감고 있는 운무는 환상적인 춤사위를 선보이면서 회원님들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차가 여주를 지나니 비는 개이기 시작하고 문막휴게소에 도착을 하니 햇빛까지 나기 시작하고 기쁘기 그지없다.

오늘 산행들머리인 장구목에 도착을 하니 등산안내도와 익살스런 장승 그리고 멋스런 물레방아가 시원스럽게 돌아가면서 산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폭포수처럼 힘차게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오늘 산행이 즐거운 산행이 될것같은 예감이 들게 만든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4.2km이다.

가리왕산은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과 평창군의 진부면 사이에 있는 높이 1,561m가 되는 산으로 산의 이름은 그 모습이 큰 가리(벼나 나무를 쌓은 더미)같다고 하여 유래되었으며, 태백산맥 중앙부를 이루어 남한강의 지류인 동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오대천과 조양강의 발원지다. 맑은날 동해가 보인다는 망운대, 백발암,장자탄,용굴계곡,비룡종유굴 등을 가리왕산 8경으로 꼽는다.

가리왕산은 고산의 준봉답게 그 스케일이 장대하고, 첩첩산중이란 말에 절로 고개가 꼬덕여질 정도로 이 일대는 산들이 밀접해있다. 그중 장대한 스케줄을 자랑하는 가리왕산은 그러나 덩치 큰 순둥이처럼 높이에 비해 경사로가 완만한 것이 특징이다.

가리왕산에는 갈왕의 전설이 서린 지명이 많다. 망경대는 갈왕이 이 대에 올라 잃어버린 옛 땅을 바라보며 환국의 날을 기다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시녀암은 갈왕의 시녀들이 이 바위에 올라서서 고국쪽을 바라보며, 부모형제를 그리워 했다는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밖에도 갈왕이 난을 피해 숨었던 서심 등이 있다.

산 이름 역시 갈왕과의 인연으로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옛날 맥국(貊國)의 갈왕(葛王 또는 加里王)이 이곳에 피난하여 성을 쌓고 어울렸다고 하여 갈왕산이라고 부르다가 그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가리왕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지금도 갈왕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북쪽 골짜기에는 갈왕이 지었다는 대궐터가 남아있다.

-가리왕산의 행복한 하루-

장구목이에서 간단한 준비운동을 한후 계곡을 따라 걷노라면 폭포수가 흘러내리듯 시원스런 물줄기를 바위틈새로 쏟아내며 콸콸소리를 내면서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회원님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물기를 먹음은 나뭇잎새에서 풍기는 상큼한 풀내음이 온몸에 스며드니 상쾌하기 그지없다.

 

세웅지마라 했던가. 태풍이 이렇게 멋있는 산행을 만들줄이야 누가 감히 알았단 말인가. 많은 비가 올것이라는 기상대의 말만 믿고 오지않았더라면 얼마나 후회했을 것인가. 계곡의 물소리를 벗삼아 걷노라면 가끔씩 지저귀는 산새의 지저귐과 냉골에 들어온듯한 냉기가 온몸을 감싸면서 이곳이 심산유곡임을 실감케한다.

-환상적인 이끼계곡에 감탄사가 절로-

산행을 시작한지 25분여만에 나무다리를 건너니 계곡이 다시 이어지면서 계곡은 온통 폭포를 만들어 폭포의 전시장을 방불케하고 얼마안가 환상적인 이끼계곡이 눈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끼계곡바위위로 시원스런 물줄기를 거침없이 쏟아내는 물줄기를 보고있노라면 숨이 멎어 버리고 온몸은 전율에 휩싸인다. 무릉도원이 여기가 아니고 어디란 말인가. 내 생애 최고의날이 아닌가 생각된다. 언제 다시 환상적인 이끼계곡의 시원스런 물줄기의 모습을 다시 볼수 있단말인가. 오늘 산행에 참석한 회원님들은 복받은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정말 행복한 순간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이끼는 물이든 공기든 오염된곳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 이끼가 많은 것으로 보아 이 계곡이 얼마나 청정지역인지 짐작할수 있을것 같다. 힘차게 쏟아내는 흰색물줄기와 초록이끼가 빚어낸 색대비는 자연이 완성한 한폭의 그림이다.

등산로 옆으로 나있는 계곡들은 이끼천지다. 바위틈새마다 초록이끼를 머금었다. 장마로 인해 수량이 늘어나 바위사이로 작은 폭포를 이룬다. 계곡 한켠에서는 역시 초록을 한껏 머금은 나뭇잎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손에 닿으면 금방이라도 초록물이 배어들것같은 느낌이다. 감탄하고 있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장면들이다.

이끼계곡이 30여분동안 이어지니 이곳에서 영원히 머물고 싶은 충동에 빠진다. 하지만 떨어지지않은 발길을 돌려 산길을 이어가니 비님이 한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고 돌계단이 나타나면서 이끼계곡은 끝이나고 참나무숲이 이어지면서 산길을 점점 가파라지기 시작한다. 어느새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하고 주위에서 들리는 산새의 지저귐이 상쾌하게 느껴지지만 된비알길을 오르자니 힘이 든다. 곧 이어 문이 설치된곳의 문을 통과하니 장구목이 임도에 도착을 한다.(12:09)

이곳은 “상봉1.2km, 국도3km, 관찰원 관리사2.0km, 마항치사거리10km"지점이며 수백년된 노거수인 주목에 대한 안내문이 설치되어있다. 임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운무가 끼기 시작하면서 임도위에 멋스런 모습을 연출하니 피로는 어느새 달아나 버리고 만다.

이곳에서 상봉으로 향하는 길은 된비알길로 된비알길을 오르자니 시원한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이마에는 구슬땀이 맺히기 시작하고 힘이 들지만 힘들게 올라간 만큼 정상에서의 쾌감은 배가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힘을 내본다. 산길에는 운무가 나무사이로 펴져나가기 시작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니 마치 신선이 되어 구름위를 거닐듯한 착각에 빠진다.

임도를 출발하여 30여분동안 산길을 이어가다보면 이곳이 청정지역임을 알리기라도 하듯 나무둥치에도 이끼가 자라고 있고 바위위에 멋스런 고목한그루가 회원님들의 발길을 붙잡고 곧 이어 노송과 주목군락지가 나타나면서 회원님들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주목군락지를 이어가다보니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하여 우산을 들고 산길을 이어간다. 1시간10여분을 된비알길을 오르다 보니 보호수인 천년주목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주목의 멋스런 위용에 회원님들의 입에서는 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오고 멋진 주목의 모습을 영원히 간직이라도 하려는듯 주목을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오늘 산행은 한마디로 님보려 왔다가 뽕도 따고 꿩먹고 알도 먹는 아주 행복한 산행으로 추억의 한켠에 남겨지리라 생각해본다. 정말 복 터진날이다. 장구목임도에서 1시간25분여를 된비알길을 오르다 보면 “중봉2.2km, 정상0.2km"인 삼거리에 도착을 한다. 이곳에서 자리를 마련하고 즐거운 식사시간을 가지니 날씨가 개이기 시작한다..(13:40~14:40)

식사중 이용천 회원님 아버지께서 도토리를 손수 주워다가 직접 만들어주신 오리지널 도토리묵은 아버님의 정성이 묻어나 그 맛이 얼마나 좋은지 입에 넣기 무섭게 은은한 향내를 풍기면서 감칠맛이 혀끝을 자극시킨다. 다시 맛볼날을 기대해 본다. 또한 한 회원님

께서 변비에 좋다는 말린자두 그 맛도 일품이다.

오늘 산행은 정상을 거쳐 심마니교로 하산할 예정이었으나 우중임을 감안 정상을 다녀온후 중봉으로 하산하기로 결정하여 식사시간을 이용해 문근택 회원님과 고스락을 향하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고 고스락에 도착을 하니 고스락에는 송신탑과 돌무덤 그리고 정상석이 반갑게 맞이한다. 이곳은 “중봉2.2km,마항치사거리3.0km,장구목임도0.2km"지점이다.

정상을 지나치게 평범하다 싶을 만큼 밋밋하지만 가리왕산의 매력이기도 하다. 조망은 오대산과 계방산 줄기가 보이고 발왕산, 상원산, 청옥산, 두타산, 태백산 그리고 백덕산과 치악산 등을 불수있다지만 오늘따라 운무가 짙게 끼어 한치앞을 볼수가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후 하산을 하여 식사하던 삼거리에 도착을 하니 비가 쏟아져서인지 회원님들은 모두 중봉으로 하산을 하고 없다. 문근택 회원님과 함께 중봉으로 향하니 산길에는 멋스런 고목이 잠시 발길을 붙잡고 얼마안가 회원님들을 만나 “상봉2.2km, 중봉임도1.7km, 세곡임도”의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인 중봉에 도착을 한다.

중봉에서 단체기념사진을 찍은후 하산을 하니 운무가 끼지 시작하면서 신선들이 노니는 무릉도원인양 멋진 풍광을 연출하면서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놓으니 회원님들의 기분은 날아갈듯 상쾌하기 그지없다.

오늘 산행은 최상의 조건을 다 갖췄다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환상적인 이끼계곡, 멋스런 주목, 운무낀 무릉도원, 삼복더위인데도 냉기를 느낄수있는 시원한 날씨 등 무엇하나 나무랄데가 없다. 아쉬운것이 있다면 정상에서의 멋진조망을 짙은 운무 때문에 구경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빠알간 버섯이 하나의 작품인양 멋진 모습으로 그 자태를 뽐내는것을 구경하면서 걷다보면 널따란 공터가 나타나면서 꽃들의 천국을 만들어 놓고 회원님들에게 촬영장소를 제공해준다. 중봉에서 하산한지 13분여만에 “상봉2.2km,오잠동 1.5km,세곡임도1.5km”지점인 헬기장이 나타나고 산길은 온통 운무천지를 만들어 회원님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버린다.

산길은 오봇한 참나무숲길이 이어지다 넓은 공터에 도착을해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회원님들이 가지고온 방울 토마도를 나누어먹으면서 갈증을 달래본다. 하산길에는 가끔씩4 운치있는 노송이 멋스럼을 자랑하고 소나무 군락지가 나타나면서 비는 그치고 바람까지 시원스럽게 불어오니 상쾌하기 그지없다. 허지만 산길을 걷다보니 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하면서 걷기가 불편하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걷다보니 다행히 쥐가 풀린다.

중봉을 출발한지 1시간만에 “휴양림1.5km, 어음골임도3.0km,광산골삼거리 4.0km"인 중봉임도에 도착을 한다(16:27) 잠시 휴식을 취한후 임도길을 벗어나 하산길에 접어드니 급경사의 하산길이 이어진다

하산길에는 가끔씩 소나무군락지가 이어지고 임도길을 출발한지 18분여만에 황송군락지가 나타나면서 계곡의 물소리가 들려오니 계곡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끼니 발길은 가벼워지만 좀처럼 계곡을 나타나지를 않는다.

 

중봉임도를 출발한지 30여분만에 돌무더기가 있는곳을 지나 15분여를 가다보면 초라한 농가1채가 나타나고 얼마안있어 시원스럽게 바위틈새로 물줄기를 쏟아내는 계곡에 도착을 한다(17:21) 회원님들은 누구라 할것없이 계곡의 바위에 걸터앉아 발을 담그니 쌓였던 피로는 어느새 확 달아나버리고 발이 시러울정도로 물이 시원하니 몸이 날아갈듯 상쾌하기 그지없다. 일부회원님들은 아예 계곡물속에 몸을 맡겨버린다.

계곡을 지나니 콘크리트 포장길이 나타나면서 멋진 가리왕산이야기 펜숀이 나타나고 길가에는 훌쩍 자라버린 옥수수가 이곳이 강원도임을 알리고 있다. 산행을 시작한지 7시간만에 회동2교를 건너 가리왕산자연휴양림 입구인 회동버스종점에 도착을 한다.

가리왕산자연휴양림 매표소입구에 4억년전에 생선된 석회암 절리동굴인 얼음동굴(길이는500~1000m이상으로 추정됨)이 있어 매표소 직원에게 양해를 구한후 얼음동굴에 들어가니 냉굴에 들어간듯 찬바람이 불어온다 동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후 차에 올라 정선에 있는 곤드레전문인 동막골 식당에 들려 곤드레밥을 안주삼아 맥주와 소주로 목을 축이니 세상이 다 네것인양 부러울게 하나도 없다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 주던 곤드레 나물밥이 지금은 기름진 음식에 식상한 도시민들에게 잃어버렸던 고향의 맛을 찾아 줄뿐 아니라 다이어트식품으로 소문이 나서 정선을 찾는 관광객들이 무척 즐겨찾는다. 처음으로 먹어보는 곤드래밥의 맛은 필설로 그 맛을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쌉싸름한 기운이 입맛을 돋우어 주며 그 맛 또한 일품이다. 다시 한번 정선 곤드래밥을 먹을날을 기대하면서 차에 오르므로 행복했던 가리왕산 산행을 마무리한다. 오늘 산행은 나의 추억의 한켠에 아름답게 장식될것이다.

 


노만우 이야기
사람들이 살아가는 훈훈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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