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하동 금오산

산행일 : 2012.01.14(토)~15(일) 1박2일 비박산행

누구랑 : 산찾사.뫼오름님.거브기님.장비님.첨부터님

어떻게 : 청소년 수련원~석굴암~너덜지대~해맞이 공원(하룻밤의 꿈)

금오산 정상~마애불~대송갈림길~진비등~삼거리~ 청소년 수련원

 

 

(금오산 개념도)

 

신년 첫 우리 산우님들을 모시고 노숙자 모드에 듭니다.

이번엔 떠나는 설레임보다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함께 하려 했던 큰곰님은 삶의 무게가 무거워 도중 하차를 해야 했고...

그리고....

일주일전 느닷없이 해외 전문랜드사에서

새로운 패키지 출시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위한 답사에 동행해 달라는 요청에

순간 마음도 흔들렸으나 이미 공지를 올려 팀이 결성된 리더이고 또한 동호회 카페에서

어쩌다 보니 비박팀이 둘로 나뉜 바람에 조촐한 인원이라 개인적인 욕심을 접어야 했습니다.

 

왁자지껄 소란스럼....

만나면 이렇게 반가운 산우들입니다.

다들 애들 같은 순수함이 그네들의 얼굴에서 몸짓에서 자연스레 풍겨납니다.

 

뫼오름님의 퇴근시간에 맞춰 출발한 터라

휴게소 한구팅이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햇습니다.

오늘의 주방장은 최 연장자 뫼오름님.

 

 

물이 끓기전.

떡살을 미리 넣네 마네로 옥식간신....

ㅋㅋㅋ

주방장의 엄명으로 물이 끓면 넣기로 함니다.

드뎌 물이 끓자 떡과 라면 입수.

 

라면빨이 쫄깃 쫄깃 하게 만들라믄

요렇게 들었다 놨다 해야 한다는 저 수저질의 쥔장은 누굴까 ?

 

노숙의 달인 거브기 입니다.

왜 달인이 됐나구여~?

아무리 춰도 모가지만 디밀어 버림

두꺼운 껍따구가 보호해 주는 끄떡없는 신체구조가 한 몫을 했습니다.

그런 거브기님이 오늘의 주방장 보조를 자청 했습니다.

라면 맛없기만 해봐라~

껍따구 벳겨내구 라면 용봉탕을 해불끼다 엄포를 넣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함니다.

그만큼 자신을 함니다.

오히려 협박을 함니다.

"디~질랜드"

"차싸야~ 너 오늘 죽구 싶나 ?"

 

흠~!

정말 맛이 좋습니다.

노숙에 맛을 들인 일등 공신은 아마 이런 맛이 아닐까 함니다.

집에선 라면의 라짜도 꺼내지 못하게 만드는 나도 허벌라게 좋아하니 말입니다.

 

거브기님이라 질질질 거릴줄 알았는데....

고속도로에선 닌자 거브기가 됩니다.

쌩~!!!!

브레이크는 밟을줄 모르나 봅니다.

급한것두 없는데 웨케 저리 빨리 달려 겁많은 산찾사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지 원~!!!

덕분에 일찍 도착함니다.

청소년 수련원 주차장에 거브기님의 애마를 잠재우고 짐을 내리는 산우들의 얼굴에 미소가 흐릅니다.

첨부터가 젤 좋은가 봅니다.

함박웃음이 이쁘네요.

 

짐 배분하기...

첨부터는 메인텐트를 혼자 다 짊어 집니다.

그러며 나에게 던저준 건

오늘밤 자기가 먹을 정량이라며 던저준 쇠주 4홉들이 3병....

쟈가~

오늘밤 우짤라꼬 저런디야~?

오늘 비박을 공지할때

각자 주량에 맞게 알아서 가저오라 했는데

저걸 저 혼자 다 마신다고 하네요...

초반...

벵이리가 아주 잘 나갑니다.

오랫만의 비박 참여가 무쟈게 좋은가 봅니다.

 

콘크리트 소로길이 끝나고....

진행방향 우측의 계곡을 따라 등로는 이어집니다.

오늘도 내일도 시간은 널널하니 천천히 즐기며 올라도 여유가 있다 해도

하루아침에 그 승질을 버릴 수는 없겠지요...

벵이리가 벌써 사라지고 없습니다.

 

디카로 산행들머리와

요기 조기 풍광을 담다보니 대장을 냅두고 지들끼리 사라지고 없습니다.

뒤늦게 쫓아가려니 베낭의 압박감이 상당함니다.

뒷꽁무니를 잡고보니 이젠 온몸에 땀이 흥건함니다.

수도꼭지가 열렸나 봅니다.

그런데....

겨울날씨 맞나 ?

남쪽은 남꼭입니다.

날이 이렇게 포근한걸 보니....

결국 산행초입부터 겉옷을 무장해제 당한 산찾사는 또 나시차림이 됩니다.

참말루 난 이런 날씨가 싫습니다.

겨울은 겨울답게 뿡~알이 탱글 탱글해야 힘이 나는 체질이 바로 산찾사 입니다.

그래 그런가 봅니다.

축 늘어진 거시기처럼 벌써 몸이 헤롱 헤롱 댑니다.

흐이구~!

 

앞서가는 벵이리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몇이나 된다구 따로국밥여~?

오늘의 저질체력 산찾사가 선두에 서자 비로소 함께 걷는 길이 됩니다.

이어지는 도란도란 정담...

산행은 이래야 됩니다.

그런데...

오늘은 산에 들며 야자타임이 적용됩니다.

그래서 최연장자 뫼오름님은 막내가 되고 막내인 첨부터가 큰형님이 됐습니다.

그래서 누가 젤 신났을까 ?

졸지에 큰형님이 된 첨부터 ?

아닙니다.

아주 심술궂은 거브기가 살판 났습니다.

초장부터 막내를 깔아 뭉갭니다.

"어이~!"

"막내 기풍아~ 똑바루 해라 잉~!"

그런디 글씨 이게 웬일입니까 ?

역시....

우리의 산장 나눔터 기둥이신 뫼오름님은 마음이 넓고 통이 크십니다.

대번에 그말을 받아서

"예~!"

" 형님들 말씀 하셔유~"

ㅋㅋㅋㅋㅋㅋ

 

급할거 없으니 놀며 쉬며 걷습니다.

까이거~!

해지기전 올라가기만 하면 되지요 뭐~

휴식시간엔 그래서 셀카질로 단체사진도 박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타이밍을 놓친 산찾사가 엉뚱한곳을 처다보는 바람에 단체인물 사진 베렸당~!

 

외길로 이어지던 등로가 갈리는 갈림길...

우린 직진을 해야 됩니다.

저길은 내일 우리가 내려올 길 입니다.

그런데....

산행대장이 말을 안해도 잘들 알아서 갑니다.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 허접한 대장이라두 우디로 가야 하냐구 그냥 한번 예의상 물어봐 줌 어디 덧나니 ?

 

등로를 끼고 이어지는 계곡엔 제법 수량이 많습니다.

이곳 마을의 상수원이라 출입금지이긴 하나 사진촬영을 위해 들어 섭니다.

느껴지는 체감온도는 봄날인데 그래도 한겨울이라고 계곡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얼어붙은 폭포아래에 서자 서늘함이 피부에 와 닿습니다.

전 그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어느덧...

계곡과 이별후 우린 숲속 깊숙이 들어 섭니다.

그러다 만난 돌 무더기...

저건 뭘까 ?

 

등로는 대숲을 지나게 됩니다.

 

그런데...

대숲의 등로옆에 맷돌이 있습니다.

뭔 연유로 저런게 또 여기에 있는지 ?

 

가파른 오름길을 앞두고

모처럼 길게 휴식에 듭니다.

이런때 간식이 함께 하면 피로가 확~ 풀리지요.

새콤 달콤한 귤과 당도 높은 감이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함니다.

 

너덜길....

모처럼 산타는 맛이 납니다.

 

의외로 너덜길이 아주 깁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가끔씩 뒤를 돌아보면

남해바다의 올망졸망 섬들이 그려낸 멋진 풍광이 발아래 드리워저 있슴에

한순간 오름길의 고통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팀중 제일 큰형님이 된 첨부터....

첨부터는 첨부터 베낭무게가 장난이 아닙니다.

큰형님 노릇을 할라믄 당연한 일이라 지만 그래도 처다보니 안쓰런 생각이 듭니다.

첨부터님은 첨부터 의기양양 맨 앞에서 잘도 나가더니

그 힘이 다됐나 이젠 맨 뒷 꽁무니에서 혀를 길게 빼물고 디질려고 함니다.

그래도 군시절 특수부대원 출신이라며 큰소리 뻥뻥 친게 있어 그런지 아님 존심이 있어 그런지

누구에게 짐 좀 덜어달란 소릴 못함니다.

첨부터 야~!

긍께로 젤 어린것을 큰형님으로 모신 우리의 뜻을 이제야 알긋남~?

ㅋㅋㅋㅋ

우리 산장나눔터의 공식 포터

겨우달려와 사노라면이 빠저서 그 고생이니 나중에 그넘들 한티 원망이나 하셩~!

 

드뎌 너덜길 탈출....

곧이어 도착한 석굴암에서 우린

노숙자의 필수품 식수를 보충함니다.

이미 지친몸...

거기에 수통의 무게가 더하니 어깨가 아픔니다.

 

입심 좋게 떠들던 거브기 아우도

방뎅이를 한번 내려놓더니 일어설 줄 모릅니다.

저것이 겁도 읍지....

성님인 나두 한번 앉아 볼까 기다려도 본체만체 하더니

그래도 오늘의 젤 큰형님 첨부터가 무거운 베낭을 질질 메고 올라서자

냉큼 그 자리를 양보합니다.

얼러려~!!!

첨부터가 그새 거브기를 싹~ 잡아 돌렸나 봅니다.

역시...

특수부대 출신이란 소리가 흰소리가 아녔나 봅니다.

 

까막게 올려다 보이던 정상도 이젠 눈앞으로 다가 섭니다.

한걸음 한걸음 옮긴 걸음이 그래도 무섭습니다.

이젠 몇발욱만 옮기면 오늘의 야영지가 우릴 맞아 줄 겁니다.

 

느림보 거브기가

마지막 사력을 다 함니다.

 

역시 젊음은 좋은것여~!!!

오늘의 젊은 엉아로 모신 큰 형님인 첨부터가 거브기를 추월함니다.

 

정상을 앞둔 조망처...

하긴 여기저기 다 조망처 입니다.

하도 풍경이 아름다우니 걸음을 옮기기 아까워

그 좋은 배경으로 산찾사도 모처럼 개폼을 한번 잡고 사진 한장 남겼습니다.

 

도착한 금오산 해맞이 공원 전망테크....

그런데 이게 웬일이니 ?

올라서면 내가 자리를 잡겠다고 점 찍어 놓은 자리엔 이미 불청객들이 선점을 했습니다.

딘장~!!!

재들 언제 올라온겨~?

그네들도 이제 막 도착해 보금자리를 꾸미고 있습니다.

그런데....

텐트며 기타 등등 내어놓는 야영장비가 다 고가의 물품들 입니다.

걸치고 있는 의류는 히말라야 고산등반중 조난을 당해도 절대 얼어죽지 않을 고가의 명품 브랜드로 치장을 했고...

거기에 비해 우린.

흐미~!

완죤 빈민촌이넹~!

그네들이 어떻게 올라왔을까 ?

의문은 금방 풀렸습니다.

정상의 임도옆에 나라비로 서있는 자가용들...

그네들은 그저 풍광 좋은곳에서 야영만을 즐기는 캠핑족이 틀림 없습니다.

요즘은 그게 대 유행이랍니다.

캠핑하며 먹고 마시며 즐기는게 목적인 캠핑족....

그런데...

그런 캠핑족들이 우린 결코 부럽지 않습니다.

산은 힘겹게 올라서야만 제 맛을 느낄 수 있거든여~

그리고....

이런곳까지 그넘의 개시끼는 데리고 오지 않았슴 좋겠습니다.

한밤중 개시키 짖는 소리는 정말 악몽입니다.

비위가 꼴릴대로 꼴린 우리의 큰형 첨부터가 개 쥔장한티

"그 개 이름이 뭐유~?"

지네 개 이뻐 물어보는 줄 착각한 그녀가 가르켜준 이름엔 관심도 없고

첨부터가 그녀에게 다시 건넨말이 걸작입니다

"그 개 이름은 말여~ 얼큰이가 딱~ 인디"

"얼큰탕 몰러유~?"

 

우리가 점 찍었던 장소가 아니래도

여긴 죄다 명당입니다.

그래서 잡은 우리의 자리에다 하룻밤 묵을 집을 짓습니다.

 

큰형님 첨부터의 명령에 따라

신속하게 막내 뫼오름과 중간고참 장비가 시다바리 노릇을 지대로 함니다.

 

우리가 다함께 노닐 메인텐트 구축에 열심인데

햐~!!!

뺀질이 거브기가 안 보입니다.

워디루 간겨~?

 

앗쭈구리~!

거브기는 싸이트 구축을 하는 장면을 디카에 담고 있습니다.

저래 열심히 찍음 뭐해~?

저 사진 볼려믄 아마 내년 이맘때나 돼야 볼 수 있을지도 모를일 입니다.

 

드뎌...

우리의 보금자리가 완성됐습니다.

메인텐트 한동과 그 옆에 거브기집 그리고 산찾사의 집.

 

집이 다 됐으니...

민생고 해결을 최우선 과업으로 삼으라는 첨부터님의 명에 의해

오늘의 막내 뫼오름이 주방장을 맡고 그 다음 쫄따구 거브기가 보조를 맡습니다.

첫 과업수행의 목록으로 뫼오름표 쫄때기 김치찌게를 끓였습니다.

 

요리가 진행되는 동안

산찾사는 주변을 산책하며 저녁 노을을 기다립니다.

그런데....

오늘은 구름이 잔뜩 끼여 있어 황홀한 저녁노을을 기대하긴 어려울것 같습니다.

 

저녁노을을 기다리며

아랫동네 브르조아 텐트촌을 바라보니

이굴루 형상의 텐트에선 연기가 모락모락 솟아나고 있습니다.

재들은 텐트안에 난로까지 갖췄나 봅니다.

역시...

내 예상대로 브르조아가 확실 함니다.

 

거기에 비해 윗동네

프로레타리아 판자촌의 모습은 웬지 썰렁하지 않나유~?

 

마지막 일몰...

저것이 하루의 임무를 수행한 햇님이 장렬히 산화하는 모습입니다.

아주 만족한 풍광은 아니래도 역시 황혼은 나의 가슴에 깊은 여운을 남기고 스러집니다.

 

노을이 아름답던 말던 모두들 관심 없습니다.

우리 산우님의 관심은 그저 한가지로 먹거리에 목슴을 걸었습니다.

역시 프로레타리아 계급의 전형적인 습성입니다.

하긴...

올라서느랴 피곤이 상접한 육체가 더 많은 영양보충을 원하겠지유~

그래 그런지 아님 워낙 맛이 좋아 그런지

순식간에 뫼오름표 쫄대기 살들이 酒님과 어우러지자 어느새 사라집니다.

 

뫼오름표 쫄때기 살들은

고실고실한 밥과 함께 먹어야 하는데...

그런데...

이런 딘장~!

오늘의 형편없는 주방보조 거브기가 이제야 밥을 합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노숙자의 달인답게 밥만큼은 밥 답게 먹어야 한다는 지론에 따라

딸랑 딸랑 압력밥솥을 준비한 거브기 덕분에 오늘은 제대로 푹 퍼진 흰 쌀밥을 먹을 수 있것습니다.

 

밥이 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참을 수 없는 우리의 胃大한 산우님들이 또다른 먹거리에 관심을 보입니다.

그려~

먹을때 먹자...

그래서 초록잎새가 준비해준 삽겹살을 굽기 시작했습니다.

 

노릇 노릇 궈진 삼겹살....

파채에다 지난 봄날 채취한 곰취 장아치로 싸 먹는 그맛은 ?

한마디로 예술이고 또 죽음입니다.

ㅋㅋㅋㅋ

 

삽겹살에 궁합이 맞는 쇠주가 아주 달다는 산우들...

어련할까...

난 내 주량에 맞게 복분자 한병을 준비했는데..

그걸 한잔만 내게 찌그려 주더니 죄다 쇠주와 석어 버립니다.

그래야 맛이 더 좋다나 뭐라나...

 

이젠 밥도 다 됐습니다.

지금껏 먹었는데 저걸 누가 먹나 ?

ㅋㅋㅋㅋ

쓰잘데기 없는 기우였고 걱정였습니다.

싹싹 다 비워 내더니 그것도 모자라 쫄대기 김치찌게 남은거에 물을 더 붓고 라면까지 끓입니다.

흐미~!

정말 못말리는 산우들의 식성입니다.

주방보조 거브기 왈~

이런곳에 와선 마지막까지 정신력으로 먹어야 한다네유~

 

어느순간....

산찾사 드뎌 올것이 왔나 봅니다.

거브기의 무릅을 베고 누워 뻗어 버렸습니다.

때는 요때다 그간 이를 갈던 거브기...

내 머리통을 돌려 놓더니 하필 꼬랑내 진동을 하는 나의 발가락을 물었습니다.

비명을 지르며 일어나자 하는말...

"얀마~!"

"니가 누렁닢새를 안 델코 오니께"

"나가 사랑하는 마눌 자라를 못 데리구 왔짜나~"

시상에 만상에....

요런 억지가 어딘나 ?

내가 뭐라 카믄 이젠 아들네미 청거브기 딸래미 남생이는 물론

사촌들인 파충류들까지 죄다 들이댈것 같아 그만 꼬랑지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이젠 다들 순대를 채웠나 봅니다.

두런두런 정담으로 밤을 지샙니다.

오늘은...

큰형님 첨부터와 막내 뫼오름이 아주 다정함니다.

 

어느새 아주 깊은밤이 됐나 봅니다.

그냥 자믄 서운하다고 입가심으로 야간 간식을 준비 함니다.

장비가 직접 농사지은 고구마와 땅콩을 구웠습니다.

요건 내가 좋아하는거...

아무리 배가 불러도 이거 들어갈 자리가 있는걸 보니

나도 아주 胃大한 인물축에 껴도 될것 같습니다.

 

술에 취해 전화를 했나 봅니다.

산이랑님이 안와서 서운하다는 산우님들 땜시 맑은소리한티 폰을 때린것도 같고...

승봉산 두봉산으로 내뺀 다정한 나의 산우들 목소리가 그리워 그쪽으로 전화를 한것도 같구...

햐~!

그러고 봉께....

오락가락 희미한 기억속에 떠오르는 지난밤의 내 행색을 생각해 보니

나두 이젠 주님을 지대루 모신것 같습니다.

목이 말라 잠에서 깨어 일어난 한밤중....

한시간 이상을 나홀로 정상을 헤메며 야경을 즐깁니다.

오늘따라 달님도 별님도 심술궂은 구름이 삼켜 버렸으나 저 아래의

인간 세상은 불야성의 야경으로 외로움에 떨고 있는 산찾사를 달래 줍니다.

 

그러다 내려선 나의 아지트...

거브기 아우님도 잠에서 깨어나 혼자 뒤척이고 있습니다.

아마도 제수씨 자라가 그리운가 봅니다.

거브가~

그만 자그라~

 

금오산 정상에서의 하룻밤을 보낸 이른아침....

일출을 기다립니다.

그런데...

하늘엔 심술궂은 구름이 잔뜩.

 

끝내....

구름을 뚥고 올라설

일출의 기대가 무참히 깨진 대신

북쪽 하늘아래 지리의 연능을 알현하는걸로 위로를 삼습니다.

 

어제 하루종일 내려보던 풍광들....

오늘 또 처다봐도 질리지 않는 선경입니다.

 

아랫마을 브로조아 텐트촌들도

이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됐나 봅니다.

 

아침은 지난밤 음주로 인한

칼칼한 목을 달래는 구수한 누릉지를 준비해준

우리의 막내 뫼오름님과 주방보조 거브기의 덕으로 쓰린 속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아우님들은 냄비도 아주 잘 닦아 냅니다.

평소 집에서 설겆이 봉사를 아주 많이 한 실력이 엿 보입니다.

이래저래 우리 형님들은 그저 아우들 덕에 어제부터 오늘까지 입만 가지고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잤습니다.

우리도 이젠 떠나야 됩니다.

항상 그랬듯 머문자리는 흔적도 없이 깔끔하게 정리후 하산을 준비함니다.

 

떠나기 전...

금오산 정상비에서 다정한 벗 벵이리와 증명사진 한장을 남긴후.

 

하산길에 듭니다.

내림길은 마애불을 거처 청소년 수련원으로의 원점휘귀 여정입니다.

 

마애불로 향한 내림길...

북쪽 방향엔 지리산의 연능과 광양의 백운산이 한눈에 내려 보입니다.

보면 볼수록 정말 멋진 풍광에 우리의 산우들 한동안 발걸음을 떼어놓지 못함니다.

 

내려서는 동안

내내 내려 보이는 남해의 산군들....

그런데..

한웅큼 파먹은 채석장이 옥에 티...

 

우리의 발걸음은 마애불을 거처.

 

대송 갈림길을 지나

아름다운 오솔길을 따라 걸어 내리자.

 

청소년 수련원을 향한

길게 이어지는 계단길을 내려서면

처음 우리가 산행을 시작했던 갈림길에 이릅니다.

 

도착한 수련원...

그 옆에 위치한 경충사도 한번 들려본 후.

 

이젠 귀가를 준비 함니다.

 

귀가길에 앞서

민생고 해결을 노숙자 컨셉에 맞춰 꿀꿀이죽을 준비함니다.

먹다 남은거 다 때려 넣고 끓인 죽...

맛 ?

지금껏 맛본 음식중 최고였슴다.

 

이젠 모두들 원위치로 돌아 옵니다.

큰형이 됐던 첨부터가 아마 서운해 할까 ?

아닐겁니다.

큰형님 뫼오름님께 무식하게 게기고 까불어 제킨 거브기님이 젤 아쉬울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돌아오는길....

휴게소에 들려 자판기 커피를 함께 마시며 1박2일 노숙자 모드를 정리함니다.

 

대전에 도착함니다.

마중을 나와달라 초록잎새한테 전화를 했더니

비박을 못간 산우님들과 계족산 산행후 뒷풀이중이랍니다.

마침 대전 나들목과 가까워 그곳에 함류...

덕분에

막걸리를 맛잇게 얻어 먹었습니다.

 

1박2일 하동 금오산 비박...

노숙의 맛은 아무래도 산우들과 한밤의 어울림이 아닐까 함니다.

이번 비박지는 일몰은 물론 일출까지 다 볼 수 있는 곳 임에도 심술궂은 구름의 방해로

그 꿈은 그리다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우린 정다운 산우님들과 웃고 떠들고 지낸 지난밤의 추억이 있었기에

일몰 일출의 아름다움보다 더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슴에 담아 왔습니다.

함께 하신 산우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특히...

최 연장자임에도 아우들의 짖궂은 장난 다 받아 주심은 물론

걷어 멕이고 설겆이까지 아주 깔끔하게 처리해 주신 뫼오름 형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