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4년 12월 26일 ( 넷째주 일요일 )

▶누구랑 : 충남등산동호회원외 37명

▶어디로 : 남덕유산 ( 1507 m )

▶등산코스 : 영각사 ~ 3.4 Km ~ 남덕유산 (1507m) ~ 1.4 Km ~ 월성재

~ 3.8 KM ~ 황점 총 8.6 km



▶시간표 :


 

07시 00분 천안 출발

09시 40분 영각사 주차장 도착 ( 2시간 40분 소요 )

09시 55분 등반 시작

12시 00분 남덕유산 정상 ( 2시간 소요 )

13시 15분 월성재 ( 점심식사 )

13시 50분 식사완료 ( 45분 소요 )

15시 20분 황점 ( 총 5시간 20분 소요 )






남덕유산은 경남 함양군, 거창군, 전북 장수군을 경계로 하고 최고봉인 향적봉(1614 m)에 이은 덕유산 제2의 봉우리이다.





2004년도 마지막 산행을 덕유산에서 , 새해 일출을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에서 맞이하였고 이제 한해의 마무리 산행을 덕유산 제2봉 남덕유산에서 함께 하게 되어 나름대로 의미를 가져본다.







성탄절에 가벼운 마음으로 광덕산 산행을 마치고나서 오후에 깜박 잠들었다가 눈을 떠보니
6시20분이다. 근데 웬걸 밤에 잠이 오지 않아서 이리 저리 뒤척이다가 새벽4시에야 잠이 들었다. 결국 한 시간여 자고서 집을 나섰는데 , 은근히 걱정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남덕유산 산행은 연말이 가까워지며 이런저런 모임으로 계속된 술자리에 아무래도 체력관리를 소홀히 하였던 대가를 톡톡히 치룬 산행이다.





 

◆ 멀리 덕유산 영봉들은 하얗게 단장하고 있었다. 서상 IC를 거쳐 길을 잘못 들어 육십령으로 올라섰다. 일단의 등산객들이 산행을 시작하려고 들머리로 올라서고 있었다. 아마 서봉으로 해서 영각사 방면으로 하산 하려나 보다. 다시금 버스를 돌려 영각사 입구에 당도하여보니 멀리 봉우리들은 하얗게 눈꽃으로 뒤덮여 있고 오늘은 제대로 겨울산행이 될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매표소로 향하는데 발길이 천근만근이다.

  

예정된 산행코스만 해도 소요시간이 5시간이고 눈길로 여건이 나쁜 걸 감안하면 6시간이상 소요 될 것 같은데 무리가 아닐까?


매표소 앞에서 모두 모여 기념촬영 및 체조를 마친 후 산행 시작이다.

오늘은 산행 온 등산객들이 별로 없다.




초입에는 등산로도 널찍하고 폭신한 감촉도 좋은데 평탄 길을 걸으면서도 30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도무지 발길이 무거워서 너무 힘이 든다.
일행들은 앞서가기 시작하고 몸이 힘드니까 사진 찍을 생각도 없다.

옆에서 은근히 걱정스러운지 귀준씨하고 봉남씨가 바짝 붙어서 격려 해준다.

아무 염려 말고 천천히 올라가라고 ...

  


 

◆ 수호천사들의 도움으로 따스한 동료애를 듬뿍 안고



이젠 본격적인 오르막으로 접어 드는가보다. 주변 풍경도 일변하여 바람결에 눈발이 날리기도 하고 기온도 뚝 떨어졌다.


가파른 계단식으로 경사도가 급하게 이루어진 길이 연속된다.


아무 생각 없이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다.
자신들은 나를 듯이 산을 오를 수 있지만 이렇게 후미에 쳐지는 나 같은 일행을 챙겨주는 귀준씨와 봉남씨가 수호천사처럼 든든하고 예쁘게 보인다.





문득 고개를 드니 눈앞에 펼쳐지는 능선들의 파노라마..... 야~~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봉우리 봉우리 이어지는 설원 풍경이 힘들었던 여정을 깡그리 씻어준다.

새삼 코스변경을 잘 했다고 판단된다.


이런 눈길을 장시간 거쳐 와서 남덕유산 정상에서 영각사로 하산 한다면 가파른 계단길 ,

너덜지대와 같은 사고위험이 산재 하여 있다고 여겨진다.







겨울철 눈 왔을 때 이쪽 길은 오르는 것보다 내려가는 게 훨씬 위험 할 것 같다.









한국의 산하에 수록된 산행기를 통해 얻은 정보를 토대로 내린 결정이 현명 하였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많은 글 올려주신 여러 선배님들께 지면상으로나마 감사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경사도 70~80도는 될 것 같은 철계단을 오르락내리락 반복 하다보니 문득 정상이다.



운무인지 설무인지 알 수 없지만 칼바람이 매섭다.




여기서는 추워서 오래 머물지 못 하겠다. 그래도 귀준씨가 건네주는 솔잎주 한잔 들이키고 서둘러 월성재로 향한다.


 

◆ 마음이 통하면 엉덩이가 닮을까?


언제 보아도 능선 길은 자연 그대로의 폭신한 흙에 너무 편하고 좋지만 월성재로 향하는 내리막길에서는 더듬거릴 수밖에 없다.
눈길에 조심스레 발을 옮겨 놓지만 잠시만 방심하면 엉덩방아를 찛기 일쑤다.

귀준씨가 뒤뚱 하더니 미끄러지자 파안대소 하던 봉남씨도 덩달아 훌~렁 미끄러진다.

우스워서 바라보던 나도 뒤이어 발~랑 미끄러지고 말았으니 아마도 엉덩이가 닮았나보나.



아이젠을 꺼내려다가 월성재에서 식사하고 착용하려고 조심 조심 걸음을 옮겼다.

전주에 가야산의 등산로는 깔끔하게 단장 되었다고 칭찬을 했었는데 이곳 남덕유산 등산로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우선 통나무로 조성한 계단 길에서 볼트가 하나같이 전부 툭 튀어나와 있다.


이렇게 눈길이거나 야간에는 무심결에 걸려서 넘어지기 쉽고 오늘은 실제 모회원이 넘어져서 볼트에 찔리는 사고가 생겼다. 내리막길에서 아마도 아이젠이 걸린 듯한데 앞으로 고꾸라져서 구르다가 튀어나온 볼트에 찍힌 것이다. 상의가 구멍이 날 정도였으니 얼마나 아찔한 순간이었는지.....에고 얼마나 아팠을까 , 어찌 되었건 정말 그만하기 다행이다.

  

  


 

◆ 삿갓골재는 다음으로 미루고 ...

원래 계획은 삿갓골재로 해서 황점으로 하산하려고 했는데 추운 가운데 떨며 식사를 하고나니 서둘러 하산 하자는 분들이 많았다.





게다가 일단의 다른 등산객들이 월성재에서 전부 하산 길로 접어드니까

동요 한 것 같다.
허지만 시간으로나 체력으로나 삿갓봉으로 가지않고 월성재에서 하산 한 것이 옳았던 것 같다.

이로써 2004년도 산행을 마무리 지었다.
큰 불상사 없이 안전산행으로 한해를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여러분의 수고가 있었기에 가능 하였다고 여기며 나의 경우에는 한국의 산하 여러분들의 도움이 항상 큰 힘이 되었다.
사진을 도움 해 주신 겨울바다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