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명지산(明智山, 1,267m), 경기 가평군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군립공원)


산행일자 : 2006년 6월 6일 (현충일 )

참가자 : 창원51z + 직장동료 3명

날씨 : 초여름 맑은 날씨


명지산 개관

지산은 1991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경기도에서는 화악산(華岳山:1,468m) 다음으로 높고 주위에 남봉(1,250m)·강씨봉(830m)·승천봉(974m) 등이 솟아 있다. 산세가 웅장하고 수려하며 정상에 오르면 광덕산(廣德山:1,046m)·화악산·칼봉산(900m) 등의 고봉과 남쪽으로 북한강이 바라다 보인다. 정상 쪽 능선에는 젓나무·굴참나무 군락과 고사목 등이 장관이고 봄에는 진달래, 가을에는 붉게 물든 활엽수의 단풍, 겨울에는 능선의 눈꽃이 볼 만하다. 북동쪽 비탈면에서는 명지계곡의 계류가 가평천으로 흘러들고, 남서쪽 비탈면의 계류는 조종천(朝宗川)으로 흘러든다. 특히 30㎞에 이르는 명지계곡은 여름철 수도권의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네이버)


명지산 산행로 개념도

 (사진 누르면 확대 : 원전 월간 "산")

 


다른 참고자료 (산행지도, 코스, 산행기 등)  : 아래자료에서 서울, 경기 지역의 "명지산" 참조

 


산행코스 :

산행코스 : 명지산 익근리 매표소 ~ 승천사 ~ 3거리 ~제 4봉 ~ 명지산 정상(1,267m) ~ 제 2봉(1,250m) ~ 백둔봉(974m) ~ 승천사 ~ 익근리(원점회귀)

 

코스 특징  : 명지산을 원점회귀하자면 익근리 코스가 우선 눈에 들어온다. 매표소에서 정상(제1봉) 제2봉까지는 그런데로 길찾기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백둔봉쪽으로 갈 요량이라면, 현지사정을 제대로 모르고 작성한 지도를 믿고 갔다가는 낭패보기가 십상이다.  

원점회귀를 하지 않아도 되면 "귀목" 방향으로 하산하고, 원점회귀를 꼭 하자면 정상이나 2봉에서 바로 하산하는 길을 알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길 사정은 확인 못함, 산행전에 여러편의 산행기를 잘 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

우리가 간 백둔봉 방향은 가평군에서 산행로와 이정표를 좀 정비해 주거나, 아니면 분명히 폐쇄시켜주는 것이 좋아보인다. 참고로 우리는 백둔봉에서 익근리 쪽으로 하산했는데 해가 짧은 겨울이었더라면 거의 조난 당할 뻔 했다.


 

구간별 산행시간 :

매표소(주차장) -15분- 승천사 -30분- 명지폭포입구 -25분- 3거리(우측으로) -1시간 - 제4봉옆 이정표 -3분- 제4봉(되돌아 옴) -30분- 명지산 정상 -35분- 제2봉/제3봉 갈림길 -3분- 제2봉 -10분- 명지폭포/백둔리 갈림길(명지폭포쪽으로) -8분(7분 알바시간 제외)- 도대리 방향이정표(우측은 표시없으나 백둔봉방향으로 짐작하고 감) -35분(15분 알바시간 제외)- 명지산(2-12)구조위치 -25분- 헬기장흔적 -4분 - 백둔봉(생태계보전지역 표시) -좌측 하산갈로 들어섰으나 곧 길 없어짐 -이후 시간은 의미없음(2시간15분 동안 험로개척) - 명지폭포아래 주등산로 복귀 -40분- 매표소 (원점회귀)

 

백둔봉까지 산행시간 : 약 5시간,  식사 및 휴식시간 : 약 1시간,   알바 및 험로개척시간 : 약 3시간


산행로 Tip

 

  매표소-정상-제2봉 구간 : 무난하나 부실한 이정표
명지폭포 지나서 나오는 지도에 표시된 3거리에는 이정표 하나 없다. 유심히 보면 좌측 계곡을 건너가는 길이 있으나 대부분 리본이 많이 달린 우측으로 간다. 정상(제1봉)을 지나 제2봉으로 가는 도중 제2봉 아래에서 2봉/3봉 가는 길이 나누어 지는데 2봉가는 길은 흐릿하다. 직진해야 한다.

 

제2봉-백둔봉 구간은 난코스... 제2봉 지나 명지폭포로 바로하산하는 것이 나을 듯

제2봉에는 길 안내표시가 없다. 진행방향으로 직진하면 백둔봉으로, 우측으로 가면 제3봉-귀목방향이다.  백둔봉 방향으로 가는데 흐릿한 갈림길이 두 번 나온다. 좌측으로 진행하면 명지폭포/백둔리 이정표를 만나, 명지폭포 쪽으로 간다. 조금가면 또 갈림길.. 여기서 왼쪽으로 가다가 보면 도대리(익근리) 표지판. 여기서 좌측길은 명지폭포-도대리 방향인 듯하다.(이 길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지도에 나타나 있는 길).  백둔봉 가는 길은 위의 이정표에서 우측으로간다.  여기서 부터는 길 찾기가 힘들다. 유심히 살피면서 가면 "산악구조위치 표지판"과 헬기장 흔적을 지나 "생태계보전지역" 표시가 있는 백둔봉이 나온다.  지도에 나오는 백둔봉 직전의 4거리는 찾기가 힘들고, 좌측에 흐릿한 길이 있으나 곧 없어진다.  

 

길이 없어진 백둔봉-명지폭포 하산길

백둔봉에서 명지폭포 방향의 하산길은 좌측에 보이는데 처음은 뚜렷하나 가파른 길을 조금 내려가다 보면 거의없어진다. 지도만 믿고 가다 보면 큰 낭패보기 십상이다.  가급적 이 길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겠고, 혹시 내려 오다가 길을 잃으면 물 흐른 흔적을 따라오면 힘들지만 주 산행로로 연결된다. 군청이나 누군가가 길을 정비하던지 안내리본이라도 촘촘히 달아주기 전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산행 메모 및 사진 (창원51z)

 

07:30  지하철 복정역에서 만나 승용차로 가평군 익근리 방향으로 출발

 

09:13  명지산 군립공원 익근리 주차장에서 산행 출발

매표소에서 주차비와 4사람 입장료로 8천몇백원을 받는다.
군립공원이라서 그런지 꽤 비싸다.

GPS 로 고도보니 230m... 거의 바닥인 셈이나.
명지산 높이가 1,267m이니 net로 1000m를 올라간다. 성판악-한라산도 net로 1200m 인데..

휴~ 오늘 좀 힘들겠구나...

 

09:22  승천사 일주문 곧 이어 승천사

승천사라... 절이름이 좀 그렇다. 승천(昇天)이라면 하늘로 간다, 즉 죽는다는 이야기인데...

일행 중에 한 사람이 오늘은 2006년 6월 6일, 즉 666 날이어서 별로 좋은 날이 아니란다.
그런데 승천사라... 일진이 별로일 것 같다...

 

누군가 666은 나빠도 6666은 괜찮단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에 6시에 기상했는데 그러면 된건가 ?

 

절은 최근에 보수한 듯 깔끔한 시멘트 한옥이다. 그런데 그 앞의 최근에 만든 듯한 허연 미륵상은 크기나 생김새나 색깔이나 주변 자연과의 어울림이나... 부조화의 극치이다.

 

 

  승천사 일주문과 어울리지 않는 미륵입상

 

 

09:57  명지폭포 입구

명지폭포는 좌측 아래로 조금 내려가야 하는데 돌아올 때 보기로 하고 지나친다.

(하산때 다른길로 내려오는 바람에 못 보았다.)

 

 명지폭포 (퍼온 사진 : 네이버 갤러리)

 

 

10:20  명지4봉 방향으로 오르는 삼거리 .. 10분 휴식

명지봉 지도에는 모두다 3거리가 표시되어 있는데, 자세히 살펴야 찾을 수 있다.
10여분을 쉬면서 두리번 거리니 좌측으로 작은 계곡을 지나는 길이 보인다.

제대로된 3거리 이정표나 하나 달아 놓으면 좋겠다.


3거리를 지나면 산길로 오르는 길이다.
돌길에 나무로 계단모양으로 만든 된비알이 제4봉까지 계속된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5백계단이 넘을 것 같다.

 

  계속되는 돌계단길

 

 

11:40  제 4봉

돌계단길이 끝나고 우측으로난 능선으로 조금 더 가면 소방청 표지판(명지산 1-5)이 나오는데 자세히 보면 이곳이 명지산 제4봉이라고 적혀있다.


제 4봉이라고 할 만한 곳은 표지판 옆으로 3분쯤 가면 바뮈무더기가 나오는데 이곳이 주변에서 가장 높다.
다른 표시는 없다.

 

  명지산 제 4봉

 

 

12:09  명지산 정상 (제1봉)

제4봉에서 30분, 매표소에서 출발한지 3시간 좀 덜 되어 명지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석이 있는데, 경기 제 2봉인 1,267m 봉우리 치고는 좀 자그마하다.  
검소하다고할까 겸손하다고 할까, 서울 시내 청계산의 거대한 정상석과는 비교된다...

 

  명지산 정상(1,267m)

 

 

 

초여름이어서인지 땅에서 뿜어대는 습한 가스로 시계는 거리 맑지 못하다.
높은 봉우리인지라 경기권의 여러 산들을 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바로 앞쪽으로 보이는 명지 제2봉 (1,250m)

 

 백둔봉 쪽으로 보이는 능선 (아래 송용민님 댓글 참조... 설명 대단히 감사합니다.)

 

 

12:24  휴식후 출발  

정상 옆의 갈림길로 내려가 명지2봉 쪽으로 간다.  여기는 이정표가 그럴싸하게 붙어있다.
오늘의 계획은 백둔봉 쪽으로 가다가 직전에 만나는 4거리에서 좌측으로 명지폭포 방향으로 하산하는 것이다

 

  명지봉 정상옆의 이정표와 곳곳에 아름답게 피어있는 초여름 우리 들꽃

 

 

13:00 명지2봉/3봉 갈림길

2봉 방향으로 가다보면 이정표(명지2봉 0.5km)를 하나 더 만나고, 2봉 거의 다가서 갈림길이 하나 나오는데, 자세히 안보면 지나칠 수 있다.  

땅 바닥에 허술하게 놓여진 방향표시가 있는데 제 3봉 방향만 표시 되어 있다(06년 6월 현재).  여기서 좌측(직진방향)으로 난 길로 한 3분 가면 제 2봉이다.


 

 정상에서 명지2봉으로 가는길의 이정표

 

 

13:03  명지 2봉

2봉은 1,250m이니 정상보다 17m 낮은 높이로 상당히 높은 봉우리이다.  여기도 정상과 똑같은 모양의 겸손한 정상석이 놓여있다.

 

  명지산 2봉

 

 

13:24  점심식사 후 출발 ...

점심식사후 출발하려고 주변을 보니 길은 양쪽으로 나있는데 방향표시가 없다.
그렇게 많은 입장료를 받고 어데다 쓰는지...등산객들에 대한 배려는 소홀하기 짝이 없다.

 

대충 짐작으로 진행방향으로 직진했다  
우측길은 아마 제 3봉으로 가는 방향인 듯 하다.

 

 

13:29  흐릿한 갈림길 ... 첫 번째 알바

지도를 보면 백둔봉 방향은 능선을 타고 가게 되어 있다.  
흐릿한 3거리가 나오는데 아무런 표시도 없다.  그 흔한 안내리본도 없다.
우측길로 잠시 가보니 길이 없어져 좌측으로 대충 가다가 앞의 좌측 갈림길에서 가는 길과 만났다.

 

13:34  명지폭포/백둔리 갈림길 ... 두 번째 알바

잠시 가다보니 이정표다운 표지판을 하나 만났다.
이렇게 큰 이정표가 있는 것을 보니 이제부터는 길이 좋겠지...

그런데 백둔봉으로 가려면 어느 방향인가?
우리는 명지폭포로 바로 가지 않고, 백둔봉으로 좀 더 가다가 내려가고 싳은데...


그래서 우측 백둔리를 택하고 좀 내려가다 보니 길도 험하고 바로 산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영 아닌 것 같다.

그래서 한 7분 알바하고 다시 안내판으로 돌아와 명지폭포 방향으로 갔다.


돌아와 안내판을 자세히 보니 위 지도에 있는 2봉 이후의 첫 갈림길로 우측은 백둔리도 하산하는 길인 모양이고, 좌측 방향은 명지폭포로도 가고 백둔봉으로도 가는 길이다.

 

 

  명지폭포(백둔봉 능선장향)/백둔리 갈림길 이정표

 

 

 

명지폭포로 가는 길도 사람들이 별로 안 다니는 모양이다.  잡풀로 뒤엉켜 길찾기 어려운 곳이 많다.
길이 나누어 지는 곳도 나오는데 대충 좌측으로 갔다.

흔한 안내리본이라도 가끜 붙어있으면 좋으려만...

 

새삼 경남권의 신문사인 "국제신문"과 "부산일보"에 감사하고픈 생각이 든다...


13:50 도대리(익근리) 표지판 ...
고행의 시작

그럭저럭 길을 해쳐나가니 안내판이 하나 나오는데 표시가 분명치 않다.
"명지폭포"방향은 사라지고 "북면 도대리(익근리)"만 적혀 있다.

추측컨데 지도에 나오는 제2봉 이후 2번째 갈림길로 좌측은 명지단풍지역으로 오르는 길과 합쳐지는 모양이다.


우리는 백둔봉으로 좀 더 가다가 왼쪽으로 내려가기로 하고 우측으로 갔다.

익근리로 원점회귀하려면 여기서 좌측으로 하산하여야 할 것 같다.(확인은 못했지만 거의 맞을 듯)

 

우리의 고행이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우측으로 가는 길은 처음은 그럴 듯하게 진행되다가 흐릿한 험로로 바뀐다.

 

 익근리(명지폭포)와  백둔봉 갈림길

 

 

14:21 바위 가로막음... 조금 가다 세 번째 알바 15분

가는 길에 바위가 가로막고 있다.  좌우측 모두 길같지 않는 길이 있는데, 경사가 급하지 않는 좌측길을 택했다.(험하지만 맞는 길로 나중에 확인)

 

좌측으로보니 흐릿하나 길은 있다... 그러나 조금 가다보니 약간 평평한 곳이 나오는데 길이 안보인다.
혹시나 아까 우측길이 맞는가 싶어 우측 산사면으로 내려가 보았으나 허탕.

바위돌이 허물어져 한사람 실족할뻔... 손목을 잘못짚어 약간 다친듯...

 

길이 안보일 때는 무리하면 안된다.  길이 있었던 곳으로 다시 오르막을 낑낑대며 올라왔다.

 

 

14:36  되돌아와서 좌측에 흐릿한 길 발견

 

14:46  겨우겨우 길을 따라가다가 산악구조위치 발견(명지산 2-12) ...

길을 헤매다가 보면 빈병등 사람의 흔적만 만나도 반갑다.
그러던 차에 산악구조 위치 표지를 만나니 무척 반갑다.
소방서에서 직접 챙기는 길이라는 말이 아닌가?

 

그런데 곳곳에 구조신고 안내가 있는 것을 보면, 사고가 가끔난다는 이야기인데
구조신고 안내 하지 말고 길 안내라도 가끔씩 해주던가, 길 잃었을 때 필요한 방향표시라도 해 놓으면 좋을텐데...
 

  반갑게 만난 구조신고 안내표시

 

 

15:02  좌측에 갈림길 하나 나옴 ... (지도상 사거리인듯)

우리가 목표로하는 하산로는 백둔봉 좀 전의 4거리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지도에도 실선으로 잘 그려져 있고, 4거리이니 안부쯤 되는 고개로 마을사람들이 꽤 다니는 길로 기대하고...

그런데 이런길이 영 안나온다.


한참 가다보니 좌측에 갈림길 하나가 나오는데, 4거리도 아니고, 조금 내려가 보니 이내 길이 흐릿해진다.
여기가 긴가민가?  내려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조금전에 알바한 생각이 나서 분명한 길이 아니면 안내려가기로 하고,

좀 가다가 4거리다운 길이 나오면 그리가고 그렇지 않으면 백둔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확실이 있을 것이므로(잘못된 추측) 거기서 하산하기로 하고 직진...

 

15:11 헬기장 흔적

계획하지 않았던 오르막을 다시 낑낑오르니 이제 피로감이 몰려온다.
정상부에 오르니 오래된 헬기장 흔적이 보인다.  

 

  헬기장 흔적

 

 

 

15:15  백둔봉(생태계 보전지역 표시, 산악구조 명지산 2-10)

봉우리 정상부에 오르니 "생태계보전지역" 표지석을 울타리까지 만들어 두었고, 구조신고 표시도 있다.
아무리 보아도 백둔봉이 맞다.

 

  백둔봉(974m)

 

 

그런데 주변을 아무리 보아도 길안내 표시는 없다. 어디로 가면 어디가 되는지 통 알 수가 없다.
모두들 슬며시 볼멘소리를 낸다..

 

"생태계보전도 좋지만 사람안전 보전도 해야지..."
"가장 중요한 등산객들의 편의나 안전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곳이 무슨 군립공원이야..."
"입장료 받아서 도대체 뭐하는거야?, 적어도 여기쯤은 길표시가 좀 있어야지 "
"월간 산이나 지도 그리는 사람들도 좀 자세히 알아보고 지도를 그리지..."
 

 

 

15:18  좌측 산길로 하산, 곧 길 없어짐 ... 2시간동안 길 없는 곳을 헤맴

이제는 방법이 없다. 좌측으로 난 길로 하산하는 수 밖에..

처믐에는 그럴싸하게 보이는 길로 내려간다.
낙옆이 수북히 싾인 봅슬레이 통로같은 길을 가파르게 잘 내려갔는데 얼마 안가서 길이 불분명하다.

백둔봉에서 내려오는 입구에서 보았던, 누군가 달아놓은 산행리본도 안보이고...
아아러니하게 그 리본을 달아놓은 산악회는 "오지탐험 ....산악회"이었다.

 

이제 다시 올라가자니 가파른 오르막길이고...

고도계를 보니 대충 900m ... 시각은 3시 조금 넘은 시간...
900m면 높은 산인데... 여기서 길 잃으면 보통문제가 아닌데...

그래도 시간이 넉넉하고, 여름이니 추위걱정은 없으니 일단 안심한다...

무작정 내려가기로 한다.  고도가 낮은 쪽으로...


사방이 숲속이고, 가끔가다보면 높은 바위 위고... 

길을 완전히 잃은 상태이다.

 

  백둔봉 아래에서 완전히 길잃음

 

 

헤매면서 가다보니 수년전 수도산에서 조난당할뻔 한 기억이 난다.
그때는 늦가을 비가 간간히 내리던 날이었으므로
조그만 운이 없었더라면 큰 일이 날뻔 했었다.
겨우 고로쇠물 채취하는 호스를 발견하여 일몰 직전에 하산하여 큰 화를 면하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산 높이가 더 높은 곳인데..
이런떄는 물길을 따라 내려가는 것이 가장 낫다는 상식으로 이곳저곳 찾아보아도
고도가 높아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한참가다가 겨우 물 흐른 자국을 한군데 발견하였다 

그러나, 아직 고도는 700여 m 적어도 400m는 더 내려가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물길을 따라가도 잡목과 넝쿨로 곳곳이 막혀있어 10여m가면 우회하고, 조심스럽게 바위를 딛고 넝쿨밑으로 기어야 한다.

 

이것 참 갈수록 태산이네... 힘은 빠지고

"도대체 이렇게 내려가면 되기는 하는겁니까? "
일행중 한 사람이 묻는다...

사실 아무도 모르지...

내려가다 해지면 밤새고 새벽에 다시 내려가야 할 판...


666...
그거 침 진찌 재수 없는 숫자네...
오래 산을 다니고 알바를 밥먹듯이 하긴 했어도, 이 정도는 처음이다.

 

 

 겨우 물길을 찾았는데, 그래도 계속되는 험로... 힘은 빠지고

 

 

17:20  겨우 흐릿한 길 찾음 ...

일행들 모두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긁히고, 멍들고....
한발한발 내려와도 사람 흔적이라고는 없다.

그러다가 겨우 흐릿한 길 같은곳을 발견했다..


"심 봤다"

 

시간을 보니 2시간을 길잃고 헤맨 것이다.
산에서 헤매면서 길찾는 2시간은 긴 시간이다...

오후 5시 20분..
여름이니 망정이지 겨울같으면 곤란할 뻔 했다.

 

 

17:32  올라갔던 주 등산로 복귀

아침에 올라간 주 등산로로 복귀하니 온 몸에 힘의 빠진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그리 늦지 않은 시간에 무사히 귀가할 수 있으니...

 

내려가는 도중에 만나는 명지계곡이 시원스럽다

 

  시원한 계곡의 물줄기 

 

  하산길을 따라가는 명지천 계곡

 

 

18:10 하산 완료

매표소에 원점회귀해서 보니 산행시간이 9시간쯤 걸렸다.
처음 예상은 5~6시간으로 생각했는데...

마침 하산한 시각이 오후 6시다.

 

그 참 오늘 6자는 엄청 많네...

06년 6월 6일
오전 6시 기상, 오후 6시 산행 완료....

66666...

 

주차장옆의 가게주인한테 물으니
"백둔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없는데 어떻게 왔어요?"
"...."

 

고생은 했지만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니 피로도 풀리고 다들 기분도 밝아진다.

 

  거의 탈진하여 하산...막걸리 한사발로 재 충전

  


산행을 마치고

 

오늘은 좀 힘든 하루이었다.
경기제 2봉이라는 높은산에 가면서도,

100대 명산에다, 군립공원이고, 수도권산이라는 명성만 믿고,

코스 선정도 대충하고, 산행로 걱정도 별로 안하고, 산행기도 제대로 안읽고 간 것이 화근이었다.


같이 간 일행도 수도권 산이라면 다들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라, 지도 한 장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결과 666날 나로서는 최악의 산행을 하게되었다.

그러나 얻은 것도 있다.
다시한번 산을 경외하고, 어떤 산이든 산 앞에서는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교훈이다.

여하튼 앞으로 처음가는 산은 꼭 여러 산행기를 보고, 지도도 완전히는 믿지 말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명지산 익근리 기점 산행코스는
"익근리 - 명지산 - 2봉 - 3봉 - 귀목리"가 적절해 보이고,

익근리 원점회귀코스는 2봉에서 바로 하산하는 코스가 있을 듯 하지만, 누군가 안내리본이라도 촘촘히 달아주지 않으면 그것도 모를 일이다.

 

끝으로, 가평군이나 군립공원 측에도 길표시를 하려면 제대로 하고,

폐쇄구간이면 그렇다는 표시라도 잘 보이는 곳에 해주면 좋겠다. (창원51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