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산이! 보성 작은 오봉산


 

산행일 : 2004. 2. 25(水). 맑음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노계촌마을 (10:57)

  ☞작은오봉산정상 (284m. 11:40~12:22)

  ☞노계촌마을 (12:55)

총 산행시간 :2시

찾아가는 길 : 순천방면에서 77번 국도타고가다 예당휴게소 지나서 군두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득량면방향으로 진입 →득량면 입구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2분정도가면 철도 건널목 나옴. → 건널목건너 해평교 건너기전 오른쪽에 노계촌 마을로 진입 → 왼쪽 개울 좁은 길(버스통행불가) 따라 가다 포장이 끝나는 도로 지나 비포장 20m쯤 가면 오른쪽으로 임도 나옴.(들머리 1) 

건널목 건너자마자 오른쪽 마을 안길로 들어가면 시멘트길 끝에 오봉사가 나옴. 절 주차장 왼쪽 화장실옆으로 올라가든지(들머리 2), 마을 끝나자마자 오른쪽 잘 정돈된 무덤 왼쪽 계곡건너는 넓은 길도 들머리(들머리 3).

안내지도


 

산행기

  원래 계획은 보성 오봉산을 찾아 칼바위의 마애불을 확인하려고 오봉산으로 차를 몰고 가던 중 이었다. 두 번이나 칼바위를 찾았건만 아직까지 마애불을 보지 못하였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작년에 오봉산에서 작은 오봉산을 바라보면 작은 산이지만 정상 부근이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것을 보면서 한번 올라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뿐이다.

헌데 오늘 오봉산에 가면서 보이는 작은 오봉산이 엄청난 무게로 내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그래 오늘은 작은 오봉산이다.


 

  산행기점이 어디인줄도 모르고 무작정 산주위의 도로를 돌아보기로 하면서 노계촌 마을로 들어간다. 왼쪽에 개울이 있고 오른쪽으로 마을이 있는 전형적인 배산 임수의 평화로운 농촌마을이다. 이런 곳에 주말농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다지 어렵지 않게 산행들머리(양쪽에 무덤이 있음)를 찾아 차를 한쪽에 바짝 붙여 주차를 하고 산에 들어간다. 널찍한 임도를 2분쯤 오르니 개울을 건너는 길과 오른쪽으로 작은 샛길이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오르면 무덤으로 가는 막다른 길이니 왼쪽 개울을 건너야한다.

개울을 건너면 밭과 산소들이 어우러진곳이 나오고 위로 정상의 암릉이 보인다.

여기서 왼쪽으로 계속 오르면 산소 2기가 나오고 산소 왼쪽 길로 산소를 지나면 등산로가 나오기 시작한다.

산행들머리

 

왼쪽에 보이는 두개의 무덤 왼쪽으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한동안 등산로 오른쪽으로 연이어서 무덤들을 지나치면서 오른다. 등산로가 능선까지는 20~30°의 비교적 경사가 급한 구간이어서 오르기가 다소 힘이 든다. 낮은 산이라고 얕잡아볼 일이 아니다.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이 산중에 웬 개소리란 말인가. 그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큰 바위가 하나 나타나고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웬 도인 비슷한 사람과 바둑이 한 마리가 나를 반긴다. 깜짝 놀라서 “여기사세요?” “혼자서요?” “우와! 집이 끝내주네요”

왼쪽으로 동굴이 있고 그 오른쪽에 바위를 지붕삼아 정교하게 나무로 집을 짓고 살고 있었다. 운동을 하는지 샌드백도 매달려 있고, 영어공부를 하는지 몇군데에영어가 쓰여 있다. 계속해서 쉬었다가라는 도인의 성의를 무시하고 하산 길에 얘기나 나눌 생각으로 발길을 정상으로 재촉한다.

도인(?)의 집과 바둑이(방문 앞)


 

  도인의 집을 지나 5분쯤 걸었을까 드디어 능선이 나타나고 능선 상에 엄청난 기암들이 도열을 하고 있다.

“오 마이 갓!” 세상에 이럴 수가! 상상을 초월한 너무 뜻밖의 풍경에 입이 다물어 지질 않는다. 정상으로 갈수록 감탄사가 계속 터져 나온다.

이렇게 작은 산에 어떻게 이런 절경이 있을 수가 있단 말인가. 말도 안 된다. 이건 기적이라는 말로 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정상에서의 시간을 대부분 사진촬영에 할애하느라 정신이 없다. 정상도 멋지지만 조망 또한 일품이다. 작은 칼바위도 보인다.

첫번째로 나를 맞이하는 기암


작은 오봉산 정상

 

정상(오른쪽 바위) 오르는 길

 

정상과 서쪽 암릉. 정상 중앙에는 사람두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푹 들어간 공간(사진 아랫부분 마른풀 깔린 부분)이 있다.

 

정상에서 본 오봉산

 

정상에서 본 득량만과 넓은 간척지

 

정상에서 본 동쪽 기암들. 누에 한 마리가 정상으로 기어 올라오는 듯 하다.

 

바위를 자세히 보면 사람 발자국 같은 구멍들이 무수히 파여 있다.

 

 

왼쪽 봉우리가 정상인듯하다. 엇비슷한 높이의 봉우리가 다섯개(그래서 오봉산인가?)가 있으나 사람이 오를수 있는 바위는 왼쪽과 가운데 뿐이다.

 

저 큰 바위가 어떻게 올라가 있지? 이 바위가 가장 높이 보이지만 오를수가 없다.

 

멀리 작은 칼바위도 보인다.

 

생강나무 꽃이 막 터지려고 한다. 아랫마을에는 매화가 벌써 만개하고 있다. 봄이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왔다.

 

  하산을 하면서 도인의 집을 지나며 도인을 불러보았지만 출타중인지 그는 보이질 않고 경계심 많은 바둑이만 요란하게 짖어대고 있다. 천하장사 어린이 소시지하나를 까서 주어도 도통 먹으려고를 않고 일정한 거리를 맴돌며 계속 짖기만 하니 역시 집지키는 데는 발바리가 최고여. 바둑아 잘 있어. 다음에 또 보자.

도인의 집 마당에 있는 영어단어


나무에도 영어가....

 

 

바둑아 안녕!

 

  순식간에 무덤까지 내려오는데 등산로 주위에 춘란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꽃대가 많이 올라온 것이 조만간에 꽃을 피울 것이다. 그리고 그 향기가 등산객들의 코를 간지럽히겠지.




▣ 땡이 - 잘보고 갑니다....또부탁혀요!!!....
▣ 永漢 - 아기자기하고 좋은 곳이네요.그리고 이틀만에 몰아치기 등산을 하셨네요.^^*
▣ 브르스황 - 땡이라는 닉네임을 보아서는 아는사람같기도 하고.... 영한님은 너무 자상하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 김정길 - 역시 부르스황! 내가 오봉산에서 작은 오봉산의 모습을 보며 그 밑으로 지나다니면서 등산로를 궁금해 하였는데 결국은 부르스황님께서 해결을 해 주시는구려, 참말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언재 한번이라도 만나야죠? 어디서 먹어도 마찬가지인 저녁식사라도 하면서 만나면 주고받을 이야긴들 오죽 하겠수?
▣ 브르스황 - 역시 천하의 김정길님이십니다. 이 근처 산에 오실때 연락하십시요. 저도 정말 한번 뵙고 싶습니다.
▣ 최병국 - 남도라서 작은산이지만 바다가 아름답네요. 바위도 멋있고...수고하셨습니다.
▣ 브르스황 - 감사합니다. 실제 보다 사진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실제 가보시면 감탄하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