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쌓인 산길에 설경과 눈꽃을 조망하면서...-북한산-




 


주말아침


3월에 내린 100 년만의 폭설로 인하여


중부쪽 고속도로가 정체되어 차들이 운행을 못해


24시간 이상 막혀 있다는 안타까운 뉴스를 접하면서,


산행하기 위하여 집을 나선다.




전철 3호선 구파발에서 버스(156번)을 타고서


북한산성 매표소에 다다른다. 9시 50분.




매표소 입구에 아이젠을 꼭 지참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계곡길이 많이 미끄러울거 같아 시멘트 길로 택한다.


염화칼륨을 뿌렸는 흔적이 보이는


시멘트 길의 눈들은 잘 치워져 있다.


작은 암자 차량 인 듯한 봉고차들은 체인을 감고서 운행한다.




대서문 통과한 오른쪽으로


눈 위를 밟은 자국이 있으니


아마도 의상능선으로 연결된 길인 듯 싶다.




산속에 위치한 북한동 주민들은 쌓인 눈들을 큰 삽으로 치우고 있다.




식당과 가게들을 지나고


북한동 마을 지나서 오르막은 약간의 빙판길이나


아이젠을 하지 않고서도 걸을만 하다.


사람들이 쉴 수 있는 넓은 정자같은 곳을 지나서 부터는


미끄럽지 않는 희디 흰 눈들을 밟는다.




계곡은...


돌출된 바위들 위에만 눈들이 덮여 있으며,


수정같이 맑은 물의 흐름소리가 힘차게 들려온다.




흐르는 물속에 손을 넣어 적셔 보건만 차갑지 않다.


태고사 앞의 갈림길에서 우측 대남문을 택한다.




나무들위의 눈꽃을 마음에 담으며,


쌓인 눈 위의 외길로 걸으면서




마주오는 사람과 마주치거나


뒤에서 단체로 오는듯한 여러 명의 사람들이 오면


서 있는 상태로 몸을 조금 비틀어서 길을 비켜 드리며


빠른 걸음으로 걷지 못하니 쉬엄쉬엄 간다..




조금은 넓은 장소가 나타나더니 위영유영지를 지나고,


어영청유영지 샘이 있는 곳에서  한 모금 물로 목을 축이고


대남문을 향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대남문.


앞에 우뚝 솟아 있는 햇살 들지 않은


보현봉에도 하얀 눈이 쌓여 있어,


왠지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여기저기 보며 어슬렁 거리다가


사람들 틈 속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맑은 하늘 위로 흰구름은 떠 다니고


백설(白雪)은 햇살에 못이겨 나무에서 떨어질 때 흩날린다.




차가운 바람 ...


앉아서 쉬고 있으니 땀이 식어 추운거 같아


윈드쟈켓을 꺼내어 입고서 커피까지 마신다.


40 여분을 앉아서 있다가 짐 정리 하여 여기서부터 


아이젠을 채우고, 스틱도 준비하고


방수장갑을 끼고서 비봉을 향한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문수봉에 올라서서


다시 한 번 대남문을 향하여 내려다보고


건너편에 솟아있는 보현봉을 보며,


산성 주능선을 향하여 오르고 있는 사람들의 행렬을 보며,


산의 설경에 취해본다.


문수봉을 내려가는데 쌓이고 미끄러운 눈땜에 조심조심하여야 한다.




청수동암문에서 의상능선으로 밟았는 발자국은 있으나


일행 없이 홀로 의상능선을 걷는 것이 많이 부담되어


망설인 끝에 비봉으로 가기 위하여 계단 길을 내려간다.




이런 경우는 여러 명이서 산행하면 왈가왈부 할 수 있으나


혼자 일 때는 내 의지대로 움직 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힘겹게 올라오고 계신 수많은 분들과 마주치고 스치고,


길을 양보해 드리기도 하고,


양보해 주는 분들한텐 고맙다는 인사도 건넨다.




저 앞에 사람들의 움직임이 많은 승가봉에서 사람들이 뛰는지?




승가봉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내려오고하여 밧줄로 오르는 차지가 못되어,


조금 뾰족이 나와 있는 바위를 붙잡고


스틱은 조금 위 편편한 데로 던져놓고 조심하여


오른다.




승가봉에 올라 뒤돌아 보니


울쑥불쑥 솟아난 바위능선과 능선들...


그 뒤로 백운대까지 펼쳐진


북한산 바위들을 평면도에 펼쳐놓은 듯...


이곳저곳의 우람한 바위군상들로 인하여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좁은 암문을 지나


소나무 위의 눈꽃을 보며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옮겨


사모바위에 다다른다.




사모바위를 지나 비봉능선에 서면 앞뒤의 경관에 발걸음은 항상 정지되곤 한다.


승가사로 가는길을 지나 비봉을 우회하여 또 뒤돌아 보면서


설경의 아름다움을 담으며...




향로봉...


얼마 전에도 이곳에서 사고가 났다는데,


이런 날에도 향로봉을 올라 움직이는 두 사람은 예사로와 보이지 않는다.


향로봉을 우회하기 전에 잠시 쉬며, 남아 있는 커피를 마시고,,,




향로봉을 우회하여 내려 갈때는 러셀 되어 있는 곳으로만 내려간다.




여기서


연세 지긋하신(60대로 보임)분이 어디서부터 산행 시작했냐며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온다.




족두리봉 가기전의 능선에 서서 나보고 뒤돌아 서서


지나온 능선을 보라고 한다.




북한산을 자주 오신다며


어제도 산행을 하셨다 하시면서 손으로 짚어가면서


능선 이름들을 알려 준다.




짧은 시간에 나한테 알려준 데로 적어본다.




삼각산(백운대, 인수봉, 만경대)에서 볼 때 제일 남쪽에 위치한다 하여 대남문,


  대남문 왼쪽에 문수봉, 오른쪽에 보현봉.


  옆으로 자연 휴식년제로 출입금지인 사자능선.    


  그 뒤로 형제봉 능선,




  삼각산을 중심으로 하여 왼쪽으로는 의상과 원효가


  오른쪽으로는 문수(깨달음)와 보현(지혜)이


  삼각산을 지켜준다는


  의미로 말씀해 주신다.




기독교에서도 성부와 성자와 성신이 있듯


불교에서는 가운데 석가를 중심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있어


항상 숫자 3을 중심으로 한다며..


아마 대남문의 위치가 참 중요 하였을거라 하신다.




백운대(白雲臺) -흰 구름 속에 있는 장소라 하여 천당을 뜻한다 하신다.


만경대(萬鏡臺)- 만(萬)이라는 숫자는 참 크다는 의미라고 하시면서


                사람이 백운대를 올라가기 위하여서는 자기 자신을 


                거울 속에 비추어 보아서 아무 거리낌이 없어야


                백운대를 갈 수 있다는 설명도 해 준다.


            


인수봉(仁壽峯)-사람의 목숨을 귀하여 여기라는 뜻이며 자애로움


               곧 사랑이라는 뜻이라고 하신다.




족두리봉 도달하기 전에 뒤돌아 서서는


시인, 묵객 이 즐겨 찾은 탕춘대 능선이


봄이 되면


진달래꽃이 만발하여 그야말로 아름다운 능선이라고 하시고,,




밤에 대남문 옆의 문수봉에 올라서 서울시의 야경을 보면


표현키 어려울 정도로 멋지다는 말씀도 곁들여 주신다.


듣고 보니 과연 그러 한거 같기도 하고...


 


하산 시까지 짧은 시간 이여서 더 이상 듣지 못함이 조금은 안타깝다.


다음 산행 시는 이런 의미를 두고서 산행 하리라,,,




다시...


족두리봉을 우회하는 길도 미끄러운데는 미끄럽기도 하고,


불광동쪽으로 하산(오후 4시)한다.




3월중에 백년만의 폭설로 인한 산길을


자유로이... 천천히 터벅터벅 걸으며


설경과 눈꽃들을 맘껏 보았건만,


또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불광역까지 걸어가서 전철을 탄다.




.


* 북한산성 매표소(9시50분)-대서문 - 태고사 앞에서 우측 위영유영지,


   어영청유영지 -


  대남문-문수봉-청수동암문-승가봉 -


  사모바위-비봉,향로봉,족두리봉 우회하여 불광동으로 하산.(오후4시)




* 2004년 3월 6일 토요일.








  ◈대서문 통과하기 전에..








   ◈어영청위영지에서 대남문을 쉬엄쉬엄 오르면서..







  ◈ 문수봉으로 오르면서 사람들이 많이 빠져 나간 대남문을 향하여







  ◈향로봉 위에서 움직이는 두 사람...조심 하시길 바라며....








▣ 산그림자 - 님의 고운 말씀따라 걸어보는 북한산의 한모퉁이 ... 희디 힌 눈송이가 아름답고 흰산과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또한 북한산의 봉우리에 관한 이야기들을 명쾌ㅘ게 일러주신 님의 심성고운 마음 잘 헤아리고 지나갑니다.. 늘 안전산행을 기원하며...... 산그림자 ......^^
▣ san001 - 그 날 저는 반대편으로 올라왔는데... 얼굴은 모르지만 스쳐 지나 갔겠군요. 좋은 사진 글 잘 보고 갑니다.
▣ 산초스 - 북한산 봉우리등 불교식 설명등 너무 좋은유래를 알게되었습니다. 지금은 청도에 가계시는 최윤영님하고 성명도 비슷하고 아름다운글도 같은 느낌이 드는데 여유롭게 포근한 마음으로 같이 산행한 느낌입니다. 북한산 위주로 다니시는것 같은데 위의 san001님의 북한산연가팀과 같이 자주 다니실수 있는 기회가 있을것 같은데 잘 읽었습니다.^^**
▣ 최윤정 - * 산그림자님..안녕하세요...산천을 주유하시면서 들려주시는..님의 마음이 산과 혼연일체되는 산행기를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죽장만 짚고 다니시면 방랑시인이실듯 싶습니다..여기까지 발걸음하여 주심을 감사드리며..항상 좋은산행 하시기 바랍니다..// * san001님 안녕하세요. 저또한 님께서 올려주신 북한산 산행기를 접하면서 항상 역사의 숨결을 배웁니다. 앞으로도 님의 산행기 자주 참고 할께요..지난 토요일 저하고 반대편으로 오시는 분들이 워낙 많으셔셔..언젠가는 뵈올날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항상 좋은산행 되시기 바래요. // * 산초스님 안녕하세요. 멋진 산이 우리곁에 가까이 있다는것이 정말 감사하더군요..북한산에 관하여 하나씩 하나씩 배우고 있습니다.. 늘 좋은 산행 되시기 바랍니다..
▣ 김현호 - 역방향으로 가다보니 뒷쪽의 풍경을 많이 놓쳤는데 여기서 찾아 다행이네요!!
▣ 최윤정 - 김현호님 안녕하세요. 서로 어긋나면서 스쳐 지났군요..산에서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마시는 차 한 잔의 여유로움이 좋더군요 .언젠가 산에서 뵙게 되면 커피 한 잔 드리오리다..이렇게 적으면 빚이 되나요.? 늘 좋은 산행 되시기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