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2004년11월7일 양재역 명산회 43명

소요시간 : 4시간

산행코스:청리부락-청량사-954m-남산제1봉-매화산1,010m-암부락능선주차장


 예가 금강산이로구나

아니 금강산을 옮겨놓은 축소판으로 일만이천봉중 몇천봉을 옮겨놓았지않았나 착각할정도로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한 산, 남산제일봉을 올라가본사람만이 알리라

 경남 합천군 가야면에 있는 매화산(1,010m)과 남산제일봉(954m)은 팔만대장경으로 유명한 경남 합천의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의 남쪽에 위치하며 가야산의 위세와 유명세에 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매화산은 가야산에 버금가는 다양한 산세를 지니고 있다

흡사 금강산 축소판과 같은 산세에 날카로운 바위능선이 있는가 하면 울창한 상록수림이 녹색과 붉은색의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매화산은  봄에는 진달래꽃, 가을이면 붉게 물들은 단풍이 절정에 이르고, 겨울이면 소나무숲과 어울린 설경이 가히 천하제일의 졀경을 빚어내 찬탄을 금치못하게 하는 명산이다

 
 동서로 길게 이어진 능선을 이루고 있는 기암괴석들이 마치 매화꽃이 만개한 것과 같다하여 이산을 속가에서는 일명 매화산으로, 불가에서는 천개불상이 능선을 뒤덮고 있는 모습과 같다하여 천불산으로 부르기도 한다화창한 11월초 아침날씨는 약간 쌀쌀함마저느낄정도였으나 양재를 출발한 차가 산행지인 청량사2km지점인 청량동 마을에 도착한 즈음에는 구름한점없는 전형적인 가을날씨로 산행객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우리일행은 차에서 내려 30여분만에 청량동매표소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청량동매표소에서 0.4km지점 천불산 청량사에 도착하여 경내를 한번돌아보니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또한 특이한 것은 대웅전에 보물제266호인 석불여래좌상을 모셔놓았다는 것이다 여래좌상앞에 무사산행을 빈후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청량사는 건립연대는 알 수 없으나 삼국사기에 최치원 선생이 지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지금까지 남아 있는 석축과 넓은 절터 등으로 보아 한때 큰절이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지금은 해인사의 말사로 이절에는 보물253호인 석등,보물266호인 여래좌상과 보물265호인 삼층석탑등 3점의 문화재가 있다


 청량사를 출발하여 힘든고개길을 30여분을 오른며 첫 번째능선에 도착하고 또 15분여 언덕길을 오르면  두번째능선에 다다르고 얼마있어 첫 번째 쇠계단을 만날수가 있다

화창한 가을날씨에 일요일이여서 발 디딜틈없이 밀려드는 등산객으로 북새통을 이루지만 기암괴석에 정신을 홀리다보면 산행은 마냥즐겁기만 하다

세 번째 쇠계단을 통과한후 식사와 정상주로 목을 축이니 바로앞이 남산제일봉의 마지막 쇠게단이 기다리고 있다 쇠계단을 10여분오르니 예가 남산제일봉이란다

남산제일봉에서 바라다보이는 해인사에서는 바람소리,물소리,목탁소리가 은은히 들리는것만 같아 산행객의 마음을 흠뻑 적셔주고 있었다


 남산제일봉은 가야산 남쪽에서 홍류동계곡을 끼고 솟은 산으로 산세를 보면 주봉을 기준해서 다섯 갈래로 산줄기가 뻗었는데 이중 동쪽으로 뻗은 줄기가 이산의 등산로가 된다

이 능선은 기복과 굴곡이 심해 짧은 등산로에 4개의 좋은 무인 휴게소가 있고,4개의 쇠계단과 1개의 홈통바위 그리고 침니(몸을 넣어 기어오를정도의 암벽의 세로로 갈라진 틈)를 오르내리는 파이프 난간이 있다  단풍이 수려하려면 기암괴석이 발달되야 하는데 매화산이 바로 그런 산. 암봉 사이사이에 단풍이 물들어 그 사이로 뚫린 등산로를 통과하는 산행의 묘미는 특히 일품이다


 재미있는 일화 한토막

“매화산의 제1봉인 남산제일봉(합천8경중제4경)은 해인사의 대웅전격인 대적광전의 정남향에 위치하고 있어 이곳의 화강암으로 된 산세가 서기(광채)를 발산하여 대적광전과 맞부디치어 화재가 일어난다고 하여 해마다 오월오일 단오때 남산제일봉정상에 소금을 담은 다섯 개의 웅기단지를 오방(五方)에 묻어 화재를 막고자 기원하고 있으며, 그후로 해인사에는 큰 화재가 없었다고 한다.

 남산제일봉을 출발하여 (치인집단시설지 2.6km지점) 낙엽길을 1시간여을 내려오면 주차장에 도착할 수가 있다 하산길은 아주 평탄한길로서 낙엽쌓인길을 걷노라면 깊어가는 가을정취에 흠벅젖을수가 있어 산행의 묘미를 한층 더 되살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합천8경중3경인 홍류동계곡은 가야산 국립공원에서 해인사 입구까지 이르는 4km계곡으로 가을단풍이 너무 붉어서 흐르는 물에 붉게 투영되어 보인다 하여 홍류동 계곡이라 한다

주위의 송림사이로 흐르는 물이 기암괴석에 부딪히는 소리는 고운 최치원 선생의 귀를 먹게 했다하며,선생이 갓과 신만 남겨두고 신선이 되어 사라졌다는 전설을 말해주듯 농산정(선생이 글과바둑을 즐긴곳)과 시구를 새겨놓은 큰 바위가 있다 우리는 산행을 마무리하면서 동동주와 파전으로 갈증을 달랜후 차에 몸을 싣고 이 가을 즐거운 산행에 행복해하면서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어간다


 

                                                                                불타는 단풍

                                                                                                                            시:김 소 엽

  당신이 원하시면

여름날 자랑스러웠던 오만의

푸르른 색깔과 무성했던 허욕의 이파리들도

이제는 버리게 하소서


 

혈육이 가지를 떠나 빈 몸으로

당신 발 아래 엎드려 허망의 추억까지도

당신께 드리오리니

당신의 피로 물들여 주소서

바람이 건 듯 불면 당신의 음향으로

내 젖은 영혼이 떨게 하시고

노을이 찾아들면

육신은 더욱 고운 당신빛으로

황홀한 색채을 띠게 하소서


 

푸르른 나는 가 버리고

내 안에 당신이 뜨겁게 살아서

죽어도 영원히 살아있게 하시고

머언 훗날 어느 순결한 신부의 일기장속에

연서로 남아 당신의 사랑으로 물드는

한 장 불타는 단풍이게 하소서.

 

*산행코스별시간:청량사2km지점(11:55)-남산제일봉3.5km지점(12:10)-청량동매표소 (12:25)-천불산청량사(12:30)-청량사출발(12:45)-첫번째고개능선(13:15)-두번째고개능선(13:30)-첫번째쇠계단(13:40)-두번째쇠계단 (14:00)-세번째쇠계단(14:10)-식사-정상전쇠계단(14:55)-남산제일봉(15:05)-치인집단시설지1.9km지점(15:30)-치인집단시설지0.5km지점 (15:55)해발600m-주차장(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