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늦가을의 속삭임이 들리는 시간.... 적석산산행기

- 일 자 : 2004. 11월 10(수요일)
- 날 씨 : 흐린날..
- 인 원 : 저니와 러브산넷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일암저수지-바위쉼터-적석산정상-옥수골갈림길-도솔암-일암저수지
[산행시간 2시간30분 사진촬영시간포함]




:::::산행에 앞서:::::

직장내라해도 근무지와 근무형태가 틀리다 보니 직장산악회 회원들과의 산행이 점점 어려워진다. 가끔은 회장 혼자서 좋은산 몰래 다닌다고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그래서 이번산행은 일찌감치 10일날로 산행공지를 먼저하고 산행지는 마산근교의 가까운 적석산엘 가기로했다.





부산출발(10:20)∼서마산IC(11:00)∼직전삼거리(11:30)~일암저수지(11:50)



☞ 마산 롯데마트에 들려 점심준비를 하고...


산행날...비소식이 있다.. 올해는 유난히 산에가는날 비가많이 내리는것 같다. 전날 일기예보에서는 강우량이 20~60정도는 된다는데.. 가을비치고는 제법 많은 양이다. 늘 만남의 장소인 강서경기장 주차장에서 일행을 기다리며 잠시 여유시간을 활용해서 테니스를 쳤는데... 이럴수가? 오른쪽 발목도 한달전에 삐어 완전히 낫지도 않은상태인데 왼쪽 발목까지 겹질렸으니... 오늘산행을 할수있을지 의문표(?)다.


발목은 다행스럽게 조금 겹질렸는지 소염제 연고를 바르고 등산화 끈을 조아매니 견딜만하다. 생각보다 조금늦은시간에 부산을 출발... 마산에 들려 김밥과 과일 그리고 물을 준비해서 국도14번을 타고 진동을 지나가는데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산행시작(12:00)∼쉼터바위(12:40)~철사다리(13:05)-적석산정상(13:20)



☞ 일암저수지앞에 설치되어있는 산행안내판


전날 야간근무의 피로와 겹질린 발목때문인지.. 산행보다는 맛있는곳에 가서 점심이나 먹을까 하는 달콤한유혹(?)이 머리속에 시작된다. 아마... 혼자였다면 충분히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 처음 산행에 나선 회원도 있고.. 나즈막한 산이라 예정되로 산행지로 달렸다..



☞ 일암자수지에서 바라본 적석암정상


직전마을삼거리에서 2번국도(진주방향)로 방향을 잡아 10여분을 달리니 청량사 표시판을 만난다. 여기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마을로 들어가는 소로로 접어드니 세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보이는 산이 오늘산행할 적석산이다. 일암저수지에 주차를 하고 산행준비를 하며 정상을 바라보니.. 세개의 암릉이 우뚝솟아있는것을 보니 영봉과 중봉 그리고 하봉이 있는 작은 월악산을 보는듯하다.



☞ 만추에 젖은 낙엽천국인 산행초입


초입에는 자세한 산행안내도가 설치되어있다. 산행은 저수지를 끼고 오른쪽으로 올라 정상을 거쳐 도솔암쪽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산행로는 완전히 두터운 낙엽으로 덮여있어 만추에 젖은 낙엽천국에 온 느낌이다. 정말 늦가을빛속에 이제 겨울이 서서히 찾아옴을 느끼게 한다.



☞ 마치 시루떡을 얹어놓은듯한 정상암릉


산행로는 산높이비해 엄청 가파르게 시작된다. 정상까지 쉬지않고 줄곧 오름길이다.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단풍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람한점없는 비가올듯한 무덥한 날씨덕분에 벌써 땀이 비오듯히 흐른다.

7부능선쯤... 쉼터바위를 지나 20여분을 더 가쁜숨을 몰아쉬자 거대한 집채같은 바위가 딱 버티고 서있다. 바위옆에 설치되어있는 로프를 잡고 올라서자 두개의 바위봉우리 중간인 잘룩한 능선에 닿는다 이제야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준다.



☞ 적산이라고도 불리는 적석산 정상석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바로밑에는 수직사다리가 설치되어있고 바위를 둘러서 안전하게 올라갈수있도록 어른손목만큼 굵은 와이어가 설치되어있다. 정상은 마당바위로 불릴만큼 몇십명이 거뜬히 앉을수있을만큼 넓다.



☞ 정상에서 바라본 일암저수지


정상조망은 명품이라 불리도 손색이 없을듯하다. 해발 497m라고는 도저히 믿을수없을만큼 거침없다. 발아래 자그마하게 보이는 일암저수지와 가을추수가 끝난 황량한 농촌들녁이 희미하게 보인다.



☞ 정상에서 바라본 고성만일대


고개를 돌리면 고성앞바다와 당항포항이 해무에 쌓여 신비롭게 다가오고, 그 사이사이로 겹겹히 고만고만한 산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실루엣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하산시작(13:40)∼옥수골저수지갈림길(13:55)-도솔암(14:20)~일암저수지(14:30)



☞ 옥수골저수지 갈림길 이정표


땀을 흐리고 난뒤라서 그런지 정상에서는 이제 자켓을 걸쳐야할만큼 춥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예정되로 도솔암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오락가락하는 비때문인지 바위가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철계단을 내려서자 암릉구간은 끝나고 낙엽이 푹신하게 깔린 산행길이 이어진다. 굴참나무 등 활엽수잎은 완전히 떨어져 버리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다. 그 사이로 걸어며 언젠가 읽었던 "낙엽은 비어있음"을 뜻한다는 글이 생각난다. 산을 찾는것 중 하나가 마음속 욕심을 버리기위함인데 아직 채우기만 급급하고 비우려하지않는 나의 삶을 뒤돌아볼수있는 값진시간이다.



☞ 억새풀사이로 보이는 휴식처같은 일암저수지


도솔암을 지나자 포장도로가 이어지고 곧이어 출발했던 일암저수지에 닿는다. 저수지 둑에는 억새풀이 피어있는데 휴식처 같은 느낌을 주는 작은저수지다. 산행시간이 짧아 다소 아쉬움이 남는 산행이지만 늦가을의 속삭임을 느낄수있는 산길이였던것 같다. 부산으로 돌아오는길에 보니 근처에 온천이 보인다. 담에 오게되면 깃대봉과 연계 산행을 한후 이곳에 들려 산행피로를 풀면 참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