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4년 11월 6일 14:45 ~ 19:15(4시간30분)

산행코스 : 정릉매표소 - 칼바위능선 - 주능선 - 위문 - 하루재 - 백운매표소

함께한이 : 안식(큰아들 중2), 현식(작은아들 초4), 동식(조카 초5) 그리고 나

  

언제부터인가 토요일은 등산복장과 배낭으로 출근하여 퇴근과 함께 북한산으로 향하는 습관이 생겼다.

혼자일때도 있고 중간에 남편과 만나 함께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날은 조금 특별했다.

  

학교 끝나고 집에 돌아와 있는 아이들과 조카를 불러 함께 산행을 하게되었다.

정릉매표소를 지나 칼바위 능선을 타고 위문으로 올라 백운대를 들렸다 하산할 계획을 세웠지만.....

  

동식(조카)이와, 현식(작은아들)이는 칼바위능선을 처음 가보는 길이다.

동식이는 걱정하지 않는다, 워낙 운동신경이 좋은 아이다.

하지만 겁장이 현식이가 걱정스럽다. 더구나 형이 겁을 잔뜩 주어 지레 겁을 먹고 있던지라.....

  

역시나다.   중간쯤 가파른 바위길에서 꼼짝을 하지 않고 바위에 달라 붙어 울어버리는 아이...

혼자서 어떻게 해볼려고 애쓰는데  산님 두분께서 도와주어 아이를 끌어올린다.

아이고 어쩌나!  앞길이 캄캄해져하는 나를 뒤로 하고

훌쩍거리며 이후부터는 생각보다 잘 올라가고 있는게 아닌가.

참 다행이다.

  

칼바위 마지막 난코스는 우회하여 북한산 주능선길로 들어서며,

현식이는 기분이 좋아진것 같다. 하지만 "이제 칼바위 능선 안와." 한마디한다.

  

바위에서는 날아다니다시피 하는 동식이는 워킹에서 힘들어하여 뒤쳐지기시작한다.

5시까지 위문을 도착해야 백운대를 올라가기로하고 그렇지 않으면 위문에서 우이동으로 바로하산하기로...

주능선을 따라 만경대 우회길을 돌무렵, 오후 5시34분 서쪽 하늘에 일몰이 시작되고 있다.

 예정에 없던 일몰을 관람에 아이들은 넋을 잃고 바라보고...

  

위문에 도착하니 6시.

동식이와 현식이는 헤드렌턴을 하고, 안식이는 손전등, 나는 렌턴없이 백운매표소를 항햐여 하산을 시작한다.

달빛도 없어 진행이 더디고...

  

그래도 아이들은 처음 해보는 야간산행(?)이라 즐겁기만 한가보다.

같이 하산하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아 무서움도 모르고

  

그런데 그 시간에 올라오는 사람도 꽤나 많다.

더구나  6~7세가량 보이는 꼬마가 헤드렌턴을 하고 앞장서 올라오고 뒤에 한짐 가득메고 그의 아버지가 뒤따른다.

  

'저들은 언제쯤 내려 갈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백운매표소에 도착하니 남편이 약속대로 차를 가지고 마중나와 긴~아스팔트 길은 걷지 않아도 됐다.

차에서 안식(큰아들)이가 동생들 에게

"야! 아까 올라가던 꼬마 봤지. 형 그아이 보고 충격 먹었다."

하하. 힘들다고 산에 잘 안따라 다니려고 한 아이들이 어두운 밤에 산에 오르는 꼬마를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할수 있었던것같다.

  

감자탕집에 들려 저녁을 먹으며, 조카와 약속한다.

다음주에는 토요일이 아닌 일요일  일찍 올라가 백운대에 올라보자고,,, 

옆에서 현식이가 한마디 "나는 칼바위 안가, 보국문으로 바로 올라갈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