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내고개로 내려가며 본 멀리 천황산과 재약산 입니다.


◈영남알프스   양산 통도사 ~ 밀양 표충사

◈2004년 11월 5일 금요일

◈맑음

◈양산 통도사 극락암 ~ 영축산 ~ 신불산 ~ 간월산 ~ 배내봉, 배내고개 ~

   능동산 ~ 천황산 ~ 재약산 ~ 옥류동천 ~ 밀양 표충사

◈극락암 AM 04시 20분 출발 ~~ 표충사 일주문  PM 17시 50분 도착

◈극락암 ~ 배내고개 약 11KM,

   배내고개 ~ 천황산 약 8.5KM

   천황산 ~ 고사리 분교터 ~ 표충사 약 6.5 KM    산행거리 약 26KM

   (그러나 정확치는 않다고 봅니다.) 

◈휴식 3시간 40분 포함 총 13시간 30분

◈서울 - 통도사 (04일 동서울 터미널 23시 30분 심야 우등 버스 ~~

                       통도사 신평터미널 05일 03시 50분 도착 )

◈밀양 - 서울 (05일 밀양역 19시 35분 KTX ~~ 서울역 22시10분 도착)


 

영남 알프스...

알프스란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이기에 충분한...  

 

6월에 다녀왔어야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늦가을 영남 알프스로 드디어 떠납니다.

6월에 계획했던 코스는 석남사에서 석골사였지만

좀더 영남 알프스를 느낄 수 있는 양산 통도사에서 밀양 표충사까지로 계획하고 먼 여정을 시작합니다.

 

부산에 막내형이 있지만 오후에 비행기로 간다해도 공항까지 마중나와,  가서 짧은 밤을 보내고  

새벽에 통도사까지 또 태워달라고 하기엔 아무리 형한테는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라할 지라도

너무도 염치가 없는 일 일것 같습니다.

 

거기까지 온거 형한테는 들르지도 않는다고 펄쩍 뛸테니 이달말 사촌형님 환갑때 보면 다녀갔다고 하고

소리소문없이 평소에 하던대로... 

 

동서울에서 양산을 가는 버스가 언양과 통도사를 경유해 지나고 심야 버스가 23시30분에 있으니

통도사 도착해서 바로 산행하기엔 안성맞춤이라 생각하고 심야 버스를 이용 통도사로 향합니다.

새벽 3시 50분 생각 보다 조금 빠르게 도착,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머뭇거릴것 없이 바로 택시로 향합니다.

 

세 대의 택시가 대기 중인데 기사님들 모두 의자를 뒤로 최대한 눕히고 깊은 잠에 빠져 있습니다. 아무리 영업이라지만

곤히 잠들어 계신 기사님 깨우기가 죄송스러워 살짝 문을 두드려 보지만 꿈쩍도 하시지 않아 힘주어 쾅쾅 두드리니 뭔일이 났나?!!...

벌떡 일어나십니다.

 

극락암.  터미널에서 약 10분 정도 소요 요금은 5천원이었습니다.   

 

 

▷극락암 입구.                                                                                     ▷▷입구에서 임도를 따라 올라가다 만난 이정목.

▷백운암 약수위 안내판.                                                                                                                ▷▷함박재 이정목.

04시 20분 전열을 가다듬고 생각보다 싸늘하지 않은 새벽공기를 가르며 영축산을 향해 출발합니다.

잠결에 버스에서 경주휴게소를 지날때 안개가 제법 깔린듯 했지만 안개도 전혀 없고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이

무수한 별들이 금방이라도 얼굴로 쏟아질듯 총총히 빚나고있습니다.

저렇게 많은 별들을 언제 보았나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은 별들의 반짝임 아레 적막을 가르며...

백운암은 생각보다 멀었습니다. 가는도중 너덜지대도 만나게 되고 완만하지 않은 등로를 따라가니

목탁 소리가 은은하게 번집니다.

졸졸졸  힘겹게 흘러 나오는 약수를 한모금 마시고 경내를 조금 둘러 볼까 했지만 방해가 될까 먼발치서 목탁 소리와 염불소리만

듣고 먼길 무사히 지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십사 하며 백운암을 등집니다. 

영축산으로 오르며 본 지나온 능선과 멀리 시살등이 보입니다.

 

 

▷영취산 이란 이름의 정상석에서 주왕이 배낭 기념 촬영.                                          ▷바로 옆에 취서산 이란 이름의 정상석.

 

06시 25분 영축산 정상.    일출에 대한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생각지도 않게 영축산 정상에서

일출을 볼 기회가 왔습니다. 일출시간을 맞추기 위해 해가 뜨기전까지 정상에서 기다립니다.

역시나 바람이 매섭게 불어오지만 함박등 부터 어둑어둑 한 와중에도 펼쳐진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추운줄도 힘든줄도

모르고 영축산정상까지 왔고 정상부에 펼쳐진 평원의 풍경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영취산,  취서산   봉우리는 분명 하나인데 각각의 정상석, 그리고 해발 고도 또한 다르게 표기가 되있습니다.

모두 하나의 산을 부르는 이름이지만 지금은 양산시에서 영축산으로 지명을 통일해 부른다고 합니다.

해발 고도는 각각의 정상석이 있는 해발고도를 표기한 건지...  그렇다 해도 틀린것 같은데...

신령스러운 독수리산...

 

 

일출 직전의 정상풍경입니다. 하얗게 보이는건 서리가 내려 얼어 있는 것이고 천항산과 재약산이 아득하기만 합니다.

 

 

 

태양이 금방이라도 솟아오를듯 한데...

 

 

 

06시 48분경 드디어 영축산 정상에서 맞이하는 일출입니다.

일출은 생각 지도 않았던 터라 찬바람을 맞으며 맞이하는 그 벅찬 감격이란...  

 

 

신불평원의 아침....일출후 정상에 펼쳐진 평원의 풍경입니다.  그토록 여러분들 께서 올려 주신 사진으로만 보아오던 그 풍경.   

 

 

일출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영축산 정상을 내려서니 억새숲 사이에서 비박을 하신 두 분을 만납니다.

이번 산행에서 처음 뵙는 산님들입니다.  일인용 텐트위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 얼어있고 그 옆에 세워둔 베낭위에도 하얗게

서리가 덮혀 있습니다.     대단 하십니다. 어떻게 그 날씨에... 

어제도 비박, 오늘 또 가다 비박 하실 꺼라고...   서울에서 오셨다는데  아무래도 낙동 정맥 종주하시는 듯 합니다. 

 

 

신불재에서 본 정상.  우측으로 신불 공룡능이 이어집니다.   완만해보이고 단숨에  뛰어서라도 오를것 같은데 어찌나 힘들던지요.

영남알프스 모든 봉우리의 특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 없이 부드러워 보이는 억새숲에 덮여... 

 

 

07시 45.  신불산.  사방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제법 넓은 정상에는 두개의 정상석이 있습니다.

바람을 피해 자리를 잡고 허기진 배를 사과, 단감, 양갱가 차로 채워주니 좀 기운이 납니다. 이번 산행에는 그 흔한 김밥도

준비를 하지 않고 과일 양갱 육포등만 준비해 왔습니다.  

 

곳곳에 간이 매점이 있는것을 보고 식사는 현지 조달 하기로 했지요.

 

 

신불산 정상에서 본 풍경입니다.  간월산은 물론 , 간월 공룡릉, 배내봉, 그리고 영남 알프스의 맏형인 가지산도 선명히 들어옵니다.

 

 

▷신불산에서 간월재로 내려오며...                                                                                                  ▷▷08:40     간월재

▷간월산으로 오르며 본 사면의 억새, 이젠 은빛이 아닌 금빛.                ▷▷09:05     간월산.  역시 두 개의 정상석이 있습니다.

 

신불산에서 간월재로 이어지는 등로는 꽤 가파르게 이어집니다.  저와는 역방향 으로 산행을 하신다면 힘든 구간이되리라 여겨집니다.

간월재는 억새 군락지 보존공사가 한창이라 어수선 합니다.  간월산 정상은 날카로운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좁은 편입니다.

배내고개로 이어지는 등로는 정상석 바로 뒤에있습니다.

 

 

09:40     평평한 바위가 제법 넓직하게 자리잡은 무명 912봉에서...

 

간월산 정상에서 배내봉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완만하여 시간을 염두에 둔다면 충분히 속도를 낼 수 있는 구간이지만

배고픈 주왕은 두 발이 너무도 무겁기만 합니다.    배내고개에서 식사를 해결할 생각이었지만 여기서 다시 30분을 쉬고

이동합니다.  사과 하나만 먹고 잠깐 쉬었다 갈 생각이었지만 사과 두개 단감두개로 양은 많아지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린 머리는 한바가지나 된듯 정리가 않되 배낭에 달랑달랑 매달고만 있던 모자를 눌러 쓰고 선글라스도 꺼내

착용을 하고, 출발 준비를 마치고 바위에 달라 붙은 무거운 엉덩이를 떼어내는 데 오늘 두번째 산님을 만납니다.

 

한국의 산하 패찰이 선명해 두 배로 반가운데 인사를 드리고 나니 포항의 방장님 이십니다.

휴식하기 전에 만났더라면 여유있게 말씀도 나누었을 터인데 서로 갈길 바쁜 터라 반가운 인사와 몇마디 의 말만

나눈채 짧은 만남을 접었습니다.   무겁게 지고다니던 시원한 물도 드리지 못하고 헤어져 죄송하기만 할 뿐...

 

좋은 산행 하시고 잘 들어가셨는지...

 

 

정상의 매마른 빛깔이 자꾸 아레로 아레로...  759.8 무명봉 능선...아레 골짜기는 간월산 자연 휴양림이 있습니다.

 

 

 

그렇게 방장님과 헤어지고 배내봉을 코앞에 두고 이동할 즈음...

 

드디어 만나게 됩니다.    지난 산행기에서 언급하신바 영남알프스 종주를 떠나신다는 건 알았지만...

전화를 하려다 하지 않고 떠났습니다.  혹시라도 산중에서 만나게 되면 더 극적일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그래도 이 넓은 산중에 만날수 있다는것이 정확한 약속을 하지 않고서야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역시 산하 가족의 인연이라는 것은...    그 반가움은 글로 표현하긴 힘든것 같습니다. 

 

저는 혹시 만나게 된다면 능동산 전후에서 만날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습니다. 

 

제 두 발이 아무래도 좀 무거웠던 탓 일꺼라 생각됩니다. 배가 꽤나 고팠던 터인데 김밥에 과일에 삶은 계란까지...

거기다 남은건 챙겨주시고...       '역시...' 라는 생각이 들 예상을 뛰어 넘은 산행 계획에

더 대단하신건 다름아닌 불암산 2 !!!     형수님 대단하십니다.

배낭이 제것 보다 더 커 보이시더군요.   그저 통도사에서 표충사까지 하루에 걷고 또 걷기를 반복하는

제 산행이 부끄럽게 느껴 졌습니다. 

 

너무도 반가웠고 고마웠고 생각지 않았던 일출에 산하가족과의 만남까지 이어지니 좋은 날씨에 더 바랄게 없었습니다.

 

선배님과 다정하게 영남알프스에서의 만남을 카메라에 담아두고 그렇게 서로가 힘겹게 지나 왔던 길로 다시 헤어집니다.

 

 

▷산사랑방님 흔적.                                                                                                        ▷▷11:18  배내봉 정상

 

지난번 올려 주셨던 산행기 많이 참고 했는데 산사랑방님의 흔적을 현지에서도 몇번 발견 합니다.

배내봉 정상은 평탄한것이 제법 넓다 했는데 헬리포트가 있습니다. 배내고개가 멀지 않았다는 생각에 역시 전망이 좋은 배내봉

정상에서는 달랑 정상석만 카메라에 담고는 서둘러 이동합니다.

 

 

 

배내봉 정상에서 울산 교육 연수원과 능동산을 보며 이동하다보면 갈대숲 사이로 많은 갈래의 길이 나있습니다.

이정목이 서 있는 곳으로 가서 헬리 포트를 따라 이동하면 오두산 으로 향하는 길이고

원래 진행하던대로 연수원만 보고 내려 가다 보면 계곡인지 등산로인지 구분이 모호한 길이 계속  이어지고

배내고개에 다다르게 됩니다.  11:45.

 

애당초 식사를 하기로 예정했던 배내고개에서는 그냥 지나칠가 말까 잠시 망설이다 끝내 오뎅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네개와 국물 한 사발 그리고 콜라 까지 먹고는 주차장끝에서 이어지는 능동산 등산로를 따라 오릅니다.

 

열두시.   그 시간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양쪽으로 (천황산, 신불산쪽) 산행을 하시는데 천황산쪽으로 오르시는 분들중

열에 여덟은 능동산 등산로는 외면하고 임도를 따라 이동하십니다.

 

평소엔 피자먹을때 말고는 잘 먹지 않는 콜라까지 먹고 6월같은 11월의 햇살을 가득 받고 오르는 능동산정상 까지의 25분이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멀리서는 그저 볼록하고 밋밋한 봉우리에 불과해 보이던 능동산,  오뎅으로

채운 배를 이끌고 오르는데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12:25  능동산 정상                                                                                                                     ▷▷ 쇠점골 약수터

 

어디를 둘러봐도 이런 약수터가 있을거라고는 상상이 가지 않는 매마른 봉우리에 새벽에 백운암에서 보았던

힘겨운 물줄기의 약수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약수터가 있습니다.

사실 주차장에서 능동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크게 가파른것은 아닙니다.   

정상부터 천황산까지도 크게 오르내림없는 완만한

능선이 계속이어집니다.

         

 

 

▷천황산을 향하며 돌아본 능선.                                                                      ▷▷삼각점 무명봉의 얼음골 갈림길 이정목.

 

능동산을 지나면서 임도와 능선의 좁은 등로가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합니다.  무명969.5봉을 지나 전망이 좋은 억새숲으로

둘러싸여 둥글게 만들어진 무명봉을 지나서 부터는 따로 등로가 없이 임도와 같이 한참을 진행하다

임도옆 리본이 많이 달린 곳으로 들어서다시 능선의 좁은 등로로 이동합니다.  

 

천황산정상까지 임도이던 능선의 좁은 등산로이던 어디로 이동하느냐는 크게 의미가 없는것 같았지만 왠지 지루한 느낌의 임도는

피하고 싶었습니다.  주의 해야 할 점은  그 리본 많은곳으로 들어서면 'M14 대변'지뢰를 밟을 수 있으니

큰 주의를...

 

 

 

그야 말로 오아시스같은 샘물상회(샘물산장)가 보이고 멀리 천황산이 병풍처럼 버티고 있습니다.

순전히 임도만따라 간다면 천황산과 재약산을 완전히 아레서만 바라보고 사자평을 돌아

고사리 분교터까지 편한 걸음을 할 수 있습니다.

 

뱃속에 도대체 뭐가 들어있는지 샘물상회에서 또 라면을 한 그릇...  사발면도 아니고 끓여주는 라면으로...

어찌나 맛있던지(내 입에 뭔들 맛없는것이 있을까...) 

 

라면 한 그릇이 3천원입니다.   이곳은 차량이동이 가능한곳이라(물론 일반 차량은 통행이 불가하지만.)

운송이 쉬워서이겠지만 돈을 드리며 너무 싸게 파는거 아니냐고 말씀을 드리니

"아이고~ 새엠~ 절대로 싸게 받는것도 아이고예~ 이레 받아야 담에 오셔가 또 드시지예~~"

졸지에 주왕인 샘물상회에서 새엠~(선생님)이 되었다...^^ 

 

아뭏든 아주머니 참 친절하셨습니다.

 

라면 뿐인가 그와중에 디저트까지 챙겨먹고 천황산으로 ...

 

 

 

천황산의 억새.  

 

 

 

 

천황산으로 오르면서 억새와 아레로 펼쳐지는 드넓은 사자평에 또 넋이 빠지게 됩니다.

잠깐 고개를 돌려 북쪽 전망을 보면 다시 한 번 넋이 빠집니다.

사진은 천황산을 오르며본 백운산과 가지산입니다.  이쪽 조망또한 기가 막힙니다.

 

 

동쪽 풍경입니다.  멀리 신불재와 간월산이, 그리고 지나온 능선이 펼쳐저 있습니다.  아레 빨간지붕은 목장의 축사라고 합니다.

 

 

15:00    천황산.          때마침 정상에서 일행이 내려가는줄도 모르고 사진을 열심히 찍고 계신 산님께

부탁하여 첨으로 정상석을 배경으로  주왕의 모습을 담아봅니다.  삼각대를 휴대하지 않은 관계로 셀프 촬영은 못하고...

 

 

 

천황산에서본 재약산과 천황재 그리고 간이매점이 두 곳이 영업중입니다.

천황산 정상도 그렇지만 특히 재약산 정상부는 바위가 많이있습니다. 동과 서의 풍경이 전혀 다른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15:15    사자평 만남의 집에서 잠시 휴식을 하면서 쥔장과 짧은 대화를 나눕니다.  젊은 부부이신데 서울에서 내려오신지

얼마 되지 않으셨답니다.    젊은 부부 두 분이서 이 넓은 매점을 운영하시나 했는데 서로 다른 집이라네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해뜨면 출근하고 해지기 전에 퇴근하신다고...

 

15:55   재약산에서 본 천황산입니다.

재약산 정상은 많은 바위로 이루어져있고 좁은데다 그시간에 사람도 많이 있어 얼씬거릴 틈이 없습니다.

얼른 고사리 분교터를 향해 하산합니다.

 

고사리 분교터로 향하는 길엔 꽤 많은 여러 갈래의 길이나 있지만 짙은 안개가 끼지 않는 이상 헷갈릴 일은 없어보였습니다.

   

 

 

16:35   고사리 분교터를 지나며... 이곳역시도 간이 매점이 세곳 영업중인데 말그대로 간이 매점입니다.

커피나 막걸리등을 파는.

 

고사리 분교터를 지나 임도를 따라 조금 내려가니 층층폭포 갈림길 이정목을 만납니다.  층층폭포로 내려가는  길이

꽤 가파른 계단으로 이루어져 앞에서 김밥을 드시는 분들께 계단으로 내려가지 않고 임도를 따라 내려 가도 폭포를 볼수 있냐고

여쭈어 보니 그럴수 있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가파른 계단길은 외면하고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임도를 따라 내려 갑니다. 그때쯤엔 많이 지쳐 있던 때라 그 가파른 계단을 피하고

싶은 생각뿐이었습니다.

임도를 따라 가다보니.... 

 

 

▷옥류동천 임도를 따라 가며 본 단풍과 어울어진 재약산의 기암절벽.

 

층층단애를 이룬 기암절벽과 단풍이 가히 절경입니다.   저 아레 계곡을 보니 작은 구름다리도 보이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곳이 층층폭포였습니다.  임도로 내려 가면 갈수록 계곡과는 자꾸만 멀어지고 한편으론 생각지 못한 눈앞에 펼쳐진 절경에

재약산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한 지라 감탄도 나고...

 

 

 

▷옥류동천의 단풍

 

한참을 가다 그제서야 지도를 펼쳐봅니다. 이미 깊은 골짜기엔 해도 떨어져 어두워 지는데...

결론은 임도를 따라 가면 층층폭포, 흥룡폭포는 볼 수 없다 였습니다.

그리고 임도는 계곡과 한참을 벗어나 구불구불 지루하게 마을로 이어집니다.

 

엉터리 길라잡이에 당했다 싶어 맥빠지기도하고 또 한편 좀 가파른 계단 피하려다 두배로 돌아가는구나 싶은

내자신의 어리석음에 쓴웃음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영남알프스 산행의 대미를 이렇게 끝내라는 법은 없었습니다.

 

강우 자동 관측기바로 아레 계곡으로 내려 가는 길이 있었습니다.리본등의 별다른 표식이 없지만

등로는 매우뚜렷했습니다. 낙엽이 많이 쌓여 있긴 했지만.

능선의 사면이 아주 가파른데 비해 계곡으로 내려가는 등로는 일부러 다져 놓은듯 지그재그 내려가므로

전혀 가파르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내려갑니다.

 

폭포는 보지 못했으나 대신 아름다운 단풍과 기암절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밀양역

 

계곡을 따라 가며 완전히 캄캄해진 표충사옆을 지납니다.  상당히 큰 규모의 사찰이다 싶은데 어둡운데 경내로 들어가는건

생략하기로 했습니다.

얼른 밀양으로 나가 서울로 올라갈일이 급하기도 하고...

 

17:50  가로등도 없는 어두운 일주문을 지나고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뒤에 따라오시는 산님께

밀양 나가는 차는 어디에서 타야 하냐고 여쭈어 보니 서울말씨...   저도 처음이라 모르겠네요.

 

아~~  그마을에 관한 궁금한것을 알아보려면 마을 어귀의 수퍼(구판장?)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릅니다.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씻고 옷을 갈아입고 길 건너편 작은 수퍼에 가서 여쭈어 보니 금방 차떠났고 7시에 저 아레

밝은 가로등 쪽으로 나가면 차가 올거라고 일러 주십니다.

 

배도 고프고 다리도 뻐근하고,  초코파이랑 카스타드가 눈에 팍 들어오는데 둘다 상자에 몇개나 들어있으니

낱개로 팔지는 않냐고 차마 여쭈어 볼순 없고 해서  집어 들었다는것이 다름아닌 빼빼로 하나...

 

음료수 한 캔과 빼빼로 하나 사들고 버스가 오기까지 시간이 좀 남았는데 수퍼앞 평상에서 쉬었다 가도 되냐고 하니

편하게 쉬라고 하십니다.

배낭은 데굴데굴 굴러 가는 모양으로 팽개쳐있고 다리 쭉 뻗고 빼빼로 먹고 있는 모습이라니...

 

마침 트럭으로 마을을 다니시며 장사를 하시는 아저씨께서 막차 시간까지 물어보는 저에게

"아저씨 밀양 나가실 낍니꺼?"     그 순간의  느낌...

 

그렇게 인심좋은 아저씨의 차를 타고 편하게 밀양까지 나왔습니다.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표충사에서 밀양까지는 생각보다 멀었습니다.

버스요금이 2400원이랄때 알아 봤지만...

 

밀양역 광장이 참 인상적입니다.

지방 중소도시 이지만 경부선에서 몇 않되는 KTX 정차역이기도 하고.

밀양에서는 서울을 오가는 고속버스나 시외버스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철도교통이 워낙 좋은데다 부산과 대구의 대도시 사이에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아름다운 산에서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고 훈훈한 인정까지 느낀 멋진 산행으로 또 하나 남깁니다.

 

2004년 11월 9일 15시 56분

주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