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의 외출(?)인가..

 

오늘은 지리산행을 하는 팀의 써포트를 예전방식으로 한다

덤으로 보고싶었던 님들과 함께 걸을 수 있는 행운까지 얻으며^^

 

토요일새벽의 성삼재 마루는 시장터를 보는 듯 하다

시원한 바람과 바람을 따라 흐르는 안개가 이곳이 바람과 안개의 나라..

복잡한 차 사이에 산님들을 얼른 내려놓는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언제나 따뜻한 마음을 써 주는 불대장과

산악시인 산그림자님도 차안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터

심원아래의 샘터에서 함께 잠시의 휴식을 갖는다.

 

한낮에 백무동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만 하루의 함께가는 길을 시작한다. 함께 걷는길..

 

도란거리며 한신쪽으로 길을 잡는다

아마도 시인의 글은 산문이라고 적을 터 이지만

힘차게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또한 기분좋은 땀을 흘리며

우리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렇게 산길을 오른다

 

가내소 폭포를 지나며

수 많은 폭포들을 지나쳐 왔음을 기억하며

그 기억들보다 더 소중하였던 우리들의 얘기들도 우렁찬 폭포의 굉음속에 묻혀버리고

가끔은 못알아 듣는 말이 있으면 어떠랴!

얼굴만 보아도 다 알 수 있는 것을!

 

쉬는 시간이 많아지시네요 불대장이 측은한 듯 내려다본다

웃음으로 얼버무리지만 반년만의 외출(?)이 쉽지않은 듯 하다

다리가 다 풀려버려서^^

 

새 소리

바람 소리

물 흐르는 소리

그리고 산 내음

도란거리며 걷는 산길이 행복하기만 하다.

 

씽 하는 바람소리와

자욱한 안개가 맞아주는 세석산장

늘푸른산님의 사진에는 이곳이 외국의 어느곳인 줄 착각하게 했었다

산장 마당에는 벌써부터 하루를 뉘일 자리를 찾는 산님들로 북적이는 어지러움을 뚫고

취사장으로 들어선다

 

추위(?)를 이기고자 산중식사를 준비한다

라면!^^ 간신히 얻은 두자리를 더 없는 행복으로 여기며

세석산장에서의 하루는 그러게 저물어간다.

 

새벽세시

기상은 하였건만 날씨를 알 수 없으니..

게으름으로 잠시를 허비하였으나 산님들의 염원이 하늘에 통했는가

밝은 달과 함께 맑은 하늘이 우리를 내려다 보고있다.

 

붉은 불덩이 같은 일출을 기대하며

아침준비를 한다. 부지런한 산님들은 벌써 촛대봉을 오르고

우리도 서둘러서(?) 그들의 뒤를 따라 오른다

몹시 춥다!

 

반년만의 외출때문인가

아니면 함께하는 님들과의 행복함이 넘쳐서 일까

도무지 걸음이 걸어지지가 않는다

그냥 서 있고 싶음인가?

 

연하봉을 오르는데 불덩어리가 잠깐 얼굴을 내민다

함께하는 두분은 벌써 바위 위에서 셔터를 누르기에 바쁘다

같이 오르고 싶음을 참고 장터목을 향한다

 

고만고만한 내림길 아래에 장터목은 있었습니다. 언제나 처럼..

그런데 얼마나 많은 산님들이 여기서 묵었는지 취사장 바깥에까지 쓰레기가 넘쳐납니다

아직도 어제의 힘듦을 다 해소하지 못한 분들이 비닐아래의 침낭속에서.

공단직원들은 어쩔 줄 을 모르고

 

누구가 말합니다

아웃도어 인구는 늘어만 가는데.. 산장이 좁다고 불평하는 소리입니다.

따뜻한 커피한잔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천왕봉을 아니 하늘을 만나야 하는 마음을

본업(?)에 충실하고자 왼편으로 돌아섭니다

아쉬움에 자꾸 돌아다 보입니다..

 

오르거나 또는 내려가거나

어렵기는 마찬가지인 지리의 능선길입니다

그래도 함께하는 님들이 있었으매 조금은 쉬이 우리사는 세상으로 돌아옵니다

몹시 다리가 아팟지만 그 보다 더한 행복함을 가슴에 담고서..

 

함께해 주신 두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