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06. 6. 6. (화)
누구랑 : 오월에 부부와 새벽회 회원3명
산행지 : 가지산 쌍두봉과 상운산(上雲山 1118,4m)
산행코스 : 삼계리 - 쌍두봉 - 헬기장 - 상운산 - 귀바위 - 운문령 - 삼계리
산행시간 : 총5시간 30분

** 청도군 운문면 삼계리에서 남쪽방향으로 산을 쳐다보면
    뽀족한 봉우리 2개가 나란히 함께 있는게 보인다
    이 봉우리를 쌍두봉이라 부르며 이곳의 경관을 자랑하기도 한다. 
    특히 안개구름이 봉우리 중간을 걸치고 있을 때는 
    그야말로 한 폭의 동양화를 만들고 있다. 
     이 봉우리를 중심으로 주변이 암릉과 암봉으로 형성되어
     등산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으며,
     쌍두상봉은 오르는 길이 직각에 가까운 암봉으로 내려다 볼 때는 아찔하게 보인다 
     이 두 봉우리 남쪽으로 솟아있는 산이 상운산이다. **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오래 전 이미 잡혀있던 약속이라
기사겸 산행대장으로 남편을 앞세우고
쌍두봉, 상운산행을 강행키로 했다.
감정표현이 풍부한 K는 오랜만의 산행에다
퇴사후 운동부족으로 영 걸음이 더디고
나의 절친한 산친구 S는
무릎관절 이상으로 애써 산행을 자제하는 처지이다.
그나마 J는 헬쓰를 열심히 하고있는 덕에
가뿐한 행보가 눈에 띈다.

울산시 울주군의 상북면과
경북 청도군의 운문면이 만나는 지점인 운문령을 넘어
쌍두봉가든 인근 공터에다 애마를 누이고선
계곡을 건너 쌍두봉 초입을 찾다가
시그널 하나 달랑 달린 것을 보고선 긴가민가하다가
덜커덕 발걸음 옮겨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얼마 진행치않아서 길은 끊기고
도리없이 길아닌 길로 우린 그야말로 유격훈련하듯
경사심한 된비알을 치고 오르는 고행길을 이어가게 된 것!
대장님의 스틱이랑 장갑은
기본준비조차 채 안된 K에게 넘어가고
이내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우리는
“이것도 추억이다~”를 외쳐댔다.
독기오른 살모사가 또아릴 튼 채 노려보고 있는 것을
급히 나뭇가지를 주워 제압한 대장님이
나중에서야 이실직고하기를
“사실은 그때 상당히 위험했대이~~”

좌충우돌식의 30여분 행군끝에
뚜렷이 이어져있는 주등산로에 올라서니
한결 걸음이 수월해지고
우리는 그나마 그늘 드리워있음을 감사하며 나아갔다.
널찍한 김해김씨 묘를 지나(12:00)
과일을 나눠먹고선 쏙쏙 진행하는데
오름이 이어지며 이내 K가 무척이나 힘들어 한다.
급기야는 자길 두고 갔다오라며 하소연하지 않는가!
선두 대장님께 “천천히!”를 주문하며
K의 짐 일부를 대장님 배낭으로 옮기고선
K뒤에 붙어 후미를 맡으며 구령을 붙여댔다.
“굳세어라, 금자야!”
“기특허다, 금자야!”
“힘~내라, 금자야!”
“할 수 있다, 금~자~야~!”

저만치 봉긋 솟은 쌍두봉이 점점 가까워지며
기막힌 암봉이 눈 앞에 위용을 드러낸다.
보기만해도 듬직한 두 젊은 여성 산꾼이 지나가고
멀리 제주도에서 왔다는 단체 산행팀도 조우했다.
첫 관문 좌봉은 밟고서니 펑퍼짐한 바위이나
지척의 우봉까진 암릉구간으로 우봉은
쳐다보기만 해도 기암절벽이 아찔한데
그 암봉 꼭대기로 로프를 잡고선 조심히 오르는 사람들을
우리 일행은 다들 넋을 빼고 쳐다 보고 있다.
우리가 누구이더냐?
직접 부닥친 암벽타기는 보기보단 무난하여서
별 탈없이 거뜬히 쌍두봉 정상석을 찜하고선 환호했다.(12:40)
운무속에 거대한 산군들은 침묵속에서도
우람한 자락들을 뉘이고 있다.
바람없는 무더위속에서 다시 진행하는데
S도 슬슬 지친 기색이라
상운산까지 가지 않고 적당한 곳에서 돌아가자고
맘에도 없는 소리로 안심시키고선
첫 헬기장을 지나 그늘아래에서 점심을 펼쳤다.(13:20)

진수성찬 도시락에, 곁들인 향기진한 더덕주 덕인지
K도, S도 새로 힘이 나서는
원래 목적지 상운산까지 가자고 한다.
평안한 걸음 이어 다시 두 곳 헬기장을 통과하고
어렵지않게 상운산 정상에 당도했다.(15:20)
저기는 가지산, 또 저기는 문복산......
열심히 영남알프스를 소개하고!
다들 남편에게, 친구에게 폰으로

자랑스레 보고하느라 바쁘다.
“여기가 어디더라?...무슨 산이더라??”

20분 후 빼어난 조망으로 이름난 귀바위를 지나
석남사 갈림길을 거쳐 운문령으로 하산완료하니

16시 30분이었다.

우리가 5명이나 되는 대군단(?)이었지만
어느 님의 조언대로 좀 뻔뻔해져서는 히치에 도전하여
애마가 있는 삼계리로 이동하려고 했지만
애석하게도 여의치않았다.
하다못해 짐차 뒷칸에라도 신세지고 싶었는데......ㅋ
결국은 지나가는 택시에 합승으로
대장님과 컨디션 난조의 K와 S를 먼저 태워 보냈고
타박타박 걷고있는 나머지 둘은
애마를 앞세운 저들에게 구출되어
이산가족 상봉을 하였으니!......ㅎ

아글자글 자갈이 지천인 물맑은 계곡 한 켠에서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땀에 절은 발을 씻어내며
계란 노른자위와도 같은 환상적인 일몰속에
우리는 탄식했다.

“아, 집에 가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