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 쓰는 분이 많아서 후기라고 글 올리기가 민망하다.

제목 : 매화산 답사
일시 : 2004.05.01(토) - 02(일)
소재 : 경남 합천군 가야면

근로자의 날과 일요일연휴 매화산 답사 다녀 왔다.

금요일 저녁까지 지형도구입하고 자료 복사하고 인터넷뒤지고 예전에
산행한 자료, 산행일기등을 다 찾아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전투에 나가는 군인처럼....

혹시 알고 있는가? 테란 꼼꼼하다는 것.
메모지에 산의 고도분석하고 주변 산들 방위각 다 측정해놓고
고속도로번호와 지방도로 번호, 거리까지 산출했다. - 너무꼼꼼하나?

5월1일 토요일

금요일이 테란 간주날이라 동료들과 간단하게 한잔한다는 것이 무겁게
했는가 보다. 평소 출근시간 알람(05:40)소리를 듣고 일어나는 테란머리가
무겁다. 원래 무겁지만....

28리터 작은배낭에 준비한것들을 넣고 헤드렌턴도 챙긴다.
야간산행도 함 해보려고....

서부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일단 햄버거와 콜라로 요기를 했다.
너무 배부르면 차에서 졸까봐서, 졸기만 하면되는데 코를 심하게 골아서 걱정이였다.

엥? 예전에는 해인사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네?
행락철에 다시 생길런지?
일단 13:30분 합천행버스표를 사고 지루한 시간을 보냈다.

####부산->합천 8,500원 40~50분간격출발 2시간소요####

차에서 졸까봐 이것저것 만지작 하는데 어느새 합천 터미널이다.
크지는 않지만 잘 정돈된 작은 읍내 같은 느낌의 합천.

해인사행 버스표를 사고 30분 가량을 기다렸다.

####합천->해인사 3,400원 30분간격출발
07:30~18:30까지 하루6회운행 1시간20분소요.
택시이용시 약50Km 요금 약35,000원정도####

해인사행 버스안은 작은 시골의 장터다.
출장가는 이발사의 손에 가위와 빗이 보이고,
보라색 플라스틱 슬리퍼에 몸빼바지를 입은 아주머니의 다라이에 채소들,
삽 두자루를 구입하신 중절모의 할아버지.

"이거 쌍백 ***이장집에 갈끼다. 아나 이거 묵어라"하시면서
얼굴에 주름이 깊은 노파가 운전기사에게 우유 한통을 내민다.
상자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몰라도 그 우유가 기사에게 주는
마음의 정이고 또 상자의 탁송료임을 알 수 있다.

가야산 국립공원을 알리는 표지판이 지나고 홍류동계곡을 왼쪽에 끼고 버스가
올라가는데 해운 최치원선생이 유허기념비가있다. 계곡이 얼마나 좋으면....
성철스님도 금강산보다 이곳 가야산이 더 좋아, 백년암에서 입적하기까지
멀리 출타를 하시지 않았다고 하신다.

얼마후 홍류동매표소에 차가 정차한다.
관리사무소 직원이 버스에 올라와 "입장료는 3,500원입니다."한다.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버스승객들은 훈련을 받은것 처럼 지갑과 주머니를 뒤진다.

종점인 해인사에 도착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누가 팔을 붙잡는다.
숙박업소 호객행위하는 아주머니들이 걱성이다. 히파리라고....

상가 밀집지역을 지나고 해인사 관광호텔까지 가는데 시원하다는 느낌보다
서늘한 느낌이 더 들었다. 상쾌한 계곡물소리. 계곡 건너편의 적송들
이름모를 새소리....

숙소를 정하고 샤워한판 때리고 옷갈아 입고 주변 정찰(?)을 나섰다.
지도에보니 근처에 폭포가 있어 찾으니 지나쳐왔던
그 쏠을보고 폭포라고 부르는 모양이였다.

여기저기 염탐꾼처럼 기웃거리다 식당에서 저녁을 먹을 먹는데,
식당주인이 이것저것 묻는다. 간첩으로 보이나?
잠시후 대포알을 들고온 주인. "이것은 산에서 딴 배(돌배)로 술을 담은겁니다.
반주로 한잔 하세요."하면서 권한다. 식사를 다 마치고도 술잔이 늦게 까지 오간다.
야간산행은 틀렸구나 생각하고 주인과 테란은 대포알을 다 비웠다.


5월2일 일요일

새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시계를보니 06:20
세수하고 수통에 식수를 넣어 산행준비를 서두른다.
호텔에 근무하는 친구가 승용차로 청량사매표소까지 태워주면서 차비 달라고한다.
택시타면 13,000원이라고....테란은 불법영업한다고 신고하겠다고 서로 농을 주고
받고 산에서 내려오면 전화 하라고 한다. 데리러 오겠다고....친구가 좋다.

청량사 매표소 입장료 1,600원-국립공원 입장료
홍류동 매표소 입장료 3,500원-국립공원 입장료+문화재 관람료(1,900원)

임도를 따라 청량사를 오른다. 지루할때 쯤 청량사가 보이고 등산로가 보인다.
완만한 등산로를 아무생각 없이 오르니 조금 가파른 길이 나타난다.
딱 기분 좋을정도로 땀을 빼고 호흡을 고르니 가파른 헐떡고개는 끝나고
안부에도착.

와~ 소리가 절로 나온다. 멀리 가야산과 가까이의 오봉산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경치 끝내준다. 히야~

남산제일봉으로 방향을 잡아 가파르지 않은 길을 오르는데
왠 사람들이 때로 내려온다.
그 일행중 여인네가 테란에게 물 있으면 조금달라고해서 배낭에서
수통을 건네주면서 물었다. 어디서 왔냐? 어떻게 이렇게 빨리 하산하냐?
배낭도 없이 산행 했냐?등등 포스코에서 직원들이 워크샾 왔다고....
호텔쪽에서 산행을 시작했다고한다.-절대로 작업은 하지 않았다.^^

등산로가 넓어지지 않게 흙과 돌이 유실되지 않게 하려고 공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남산제일봉도착 학이 춤을 추는듯한바위며, 곰이 서있는듯한 바위등등.
바위와 바위사이에서 자란 소나무. 분재를 보는 듯 하였다.
한폭의 동양화다. 땅을 파보면 소금 단지가 나올 것이다.^^

쉬엄쉬엄 하산하면서 정산때 꼭 하고싶은 말들을 머리에 정리 하면서 내려간다.

이곳 저곳에 공사하려고 자재를 가져다 놓았다.헬기로 내려온것도 보이고....

물이 너무 맑다. 물을 내려다 보니 산천어인지 열목어인지 잘 논다.
머리를 들어 단풍나무를 보니 한장은 티 없는 연두색이고
두장이 겹친곳은 짙은 녹색이다. 도화지에 그대로 옮겼으면 하는생각....

호텔에 도착하여 다시 샤워한판하고 체크아웃하고 점심을 먹은데
문득 이런생각이 든다.

한번 더 갈까?ㅎㅎㅎㅎ

테란 꺼꾸로 호텔에서 다시 출발해 남산제일봉으로....

어 내려올때는 없었는데 할머니가 쪼그려앉아 뭘 팔고 있다.
할매 이기 뭔데요?
솔가립니더. 사가 가이소.
우째 묵는데예?
우유나 요구르트에 타서 묵십니다.
몸에 좋은 김니꺼?
하문요. 당뇨, 혈압, 위장병에 좋지예
우찌 파는데예
한 종재기에 3,000원인데 두 종재기사면 5,000원해 주께예
주세예.
할머니의 만수무강을 빌면서 다시 오른다.

하산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정상 조금 못가서 비가온다. 오버트로우져와 배낭커버를 꺼네 채비를 하고
정상에 오르니 신선이 따로 없구나.
사방을 둘러 보아도 전부 하얀색 안개(가스)로 덮혀져 있다.

헐떡고개쯤 비가와서 그런지 많이 미끄럽다.
비를 맞으며 조용히 산노래를 흥얼거리니 벌써 청량사다.

청량사 매표소의 관리사무소에서 산행할때 맡겨둔 라이타를 달라고했다.
'지금 내려 왔습니까? 무지 오래 걸렸네요.'한다.
'호텔쪽에서 한번더 올라 내려 왔습니다.'했더니 조금은 놀라는 눈치고
곧 바로 입장료 한번 더 사야된다고 농담을 한다.

뒷풀이

집앞 황토벽과 나무냄새 물씬 나는 "목향"이라는 단골집에 들러 국화주를 마시며
산행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