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태극의 꼬리

 

언제 :2006년 10월 3일
어디를 :1001번국도(22시 23분)-남가람봉(23시 14분)-석대산(4일 01시 13분)-315봉(03시 14
분)-망해봉(05시 19분)-왕봉산(06시 1분)-20번국도(06시 35분)

산행거리 :  도상 13.742 km    산행거리 :  14,659 km
산행시간 :  8시간 12분
누구와 : 그리운산님 태극왕복중, 100두님, mt주왕님, 요물

 

 



 

 

**지리산에 기적이 있었습니다.  


190여 키로를 달려온 4일째의 밤은 화려하였습니다.  

"모험은 권하되 위험은 막는다"란

말이 생각났습니다.  

웅석봉에서 떨어지는 1001번 국도의 지리산 태극능선를 달려온 남강의 10여키로를 남겨놓은 시간 어두움속은 첫 남강 왕복종주자의 승리를 예견한 듯 그리운님들이 모였습니다. 

9월 30일 새벽 6시 26분에 왕봉산을 출발해 덕두봉을 달려 다시 태극의 꼬리를 걷기위해 돌아온 그리운산님은 장해 보였습니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험한 길을 걸은분 같지 않게 포옹하는 모습까지 정다워보였습니다,
허지만 몹시 야위워보였습니다.  

4일동안 걸은 지리능선의 발걸음이 5키로 정도의  몸무게가  저울숫자를 내려 놓았습니다.  

소낙비도 만났고

어두움속을 걸으며 힘이 되었던 분들이 있어 여기까지 왔노라 했습니다.  

 100두님의 목소리를 선두로 그리운산님 처음으로 뵙는 무릉객님 너무도 반가웠습다.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무릉객님의 바톤을 mt주왕님과 요물이 받았습니다. 

 

 

 

 

 

                      석대능에서 바라본 달뜨기능선-

 

 

        **덜찬 보름달이 달뜨기능선에 비치고


 '달뜨기'란 이름이 누구에 의해 언제 생겨났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병주의 대하소설
<지리산(전7권)>에 그 이름을 가슴 벅차게 부르던 빨치산들이 나온다.

 

"앞서 걷던 문춘 참모가 걸음을 멈추고 한참 정면을 바라보더니 뒤를 돌아보고 감격어
린 소리로 외쳤다. "동무들! 저기가 달뜨기요. 이제 우리는 지리산에 당도했소." 거산(巨
山)의 모습이 강 너머 저 쪽에 나타나 있었다. 가까운 곳은 선명한 푸르름이고, 멀어져
감에 따라 보라색으로 변하고, 아득한 정상은 신비로운 빛깔 속에 안겨 있었다. 달뜨기
는 지리산의 초입이다. 남부군은 드디어 그 긴 여로를 겪어 목적한 곳 지리산에 들어선
것이다. 수백의 눈동자가 일시에 그 신비로운 웅봉(雄峯)으로 빨려들어갔다. '아아!'하는
탄성이 대열 속에서 바람 소리처럼 일었다. 여순병란 이래의 빨치산들이 마치 고향을
그리듯 입버릇처럼 말하던 달뜨기가 아닌가. 박태영으로서도 감회가 없을 까닭이 없었
다. 그는 '지리산에 가면 살 길이 열린다'라고 한 이현상의 말과 '과연 지리산에 가면
살 길이 있을까'라고 쓴 홍행기의 탄식이 뒤범벅 된 감정으로 넋을 잃고 지리산을 바라
보았다."
(퍼온글 )


석대능선을 걸으며 달뜨기능선에 비친 못찬 보름달이 비추어준다.  

모레가 추석이라고
이틀

지나면  둥근달을 비추어 주겠노라고

 그리고

지금 걸어가고 있는 분들의 희망이 전이된다. 

누가 등떠밀러 가라면 가겠는가.  

누가 억만금을 준다면 걷겠는가

그냥

지리능선이 좋아 태극모양을 닮아보려 걷고 있는지 모른다.                                 
                        

 

 


   **석대산 지나 무덤 봉우리마다 무덤....

 

 

 

 

 

 

 

 

 **석대산을 지나자 첫 번째 어두움속의 무덤이 몇기가 모여있다. 

 


 


**315봉에 오르자 또 무덤이 있다.


우린 그 무덤가에 앉아 귀신씬나락 까먹는 소릴하고 있었다.
구이신 : 밤에 잠도 안자고 뭣들 하냐?
mt주왕 :  귀신씬나락까먹는 소릴하고 있습니다.
100두님 : 캄캄한 밤에 귀신씬나락 까먹을 수 있나요?
mt주왕 : 밤에 까먹는 소리가 더 요란해 좋습디다.
요물 : "에웅"

 

 

 

 

 

망해봉에 또 무덤이 있다.


구이신 : 오면서 밤을 얼마나 많이 주었길래 나를 다 주냐?
요물 : 그리운산님 보살피랴,  구이신님 몰래 밤줍느랴 디지는줄 알았습니다.
mt주왕 : 누야,  귀신씬나락 까먹는소리 하지 마이소
구이신 : "밤맛이 좋군" 밤귀신은 말도 한덴다.   그리운산님을 보살피기는,  그리운산님이 요물을

            보살펴야겠더군

 

 

 

 또 있고

 

 

 

 

한참 지나자 또 무덤이 있다.


(봉우리마다 무덤이 있고 또 그냥 무봉에도 있다.)
구이신 : 이노무 태극남강꼬리는 구이신들의 모임이 있다.
mt주왕 : "귀신씬나락 까먹는소리 하지 마이소"

 

 

 

 

왕봉산에 또 무덤이 있다.


새벽에 왕봉산에 오르니 귀신씬나락 까먹는 소리도 끄친다.
구이신 : (그리운산님에게 귀에 대고 사알짝 소곤소곤하는 소리 왈)
         내가 여기까지 잘 모시고 왔소.   걷는 성의가 괘씸하여 모시고 왔소.
그리운산님 :   고맙습니다.   구이신님 저 이제 지리산 왕복종주 다시는 안해요.
구이신 :  이보다 조금 더 긴 진양호 어떨까?
그리운산님 :  귀신씬나락 까먹는 소리 하시지 마세요.  

 

 

 

 

 

 

 

 

 

 

     **포옹

 

석대산에서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인도길따라 내려서니 와우님과 장태관님 펄펄 끊여놓은 라면냄새가 코끝에 닿는다.   

아삭아삭 소리나는 배가 배를 채우며 한잔의 막걸리와 포개어진다.  


수양산-덕두봉을 걸은 신현철님과 망해봉에서 내려오신 그리운산님과 진한 포옹을 한다.
아마도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두분의 무박태극왕복 선후배 사이로 우리는 모른다.  

얼마나 진한 마음의 껴안음인지 알 수가 없다.  

 

언제나 먼 길의 승리자를 만들기 위해 걸어가는 본인의 인내도 옆에서 지켜보는 우리들도 같이 포옹을 한다.  

왕봉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남강의 물은 새벽을 열면서 더 진하게 흐르는가 보다.  

 

 

해도 일어나려 한다.   

그리운산님의 힘찬 발걸음을 축복하러 오는가 보다.
한병의 샴페인과  순간 찰라의 화려한 폭죽이

그리고

원없이 걸었던 96시간의 장한 모습이 왕봉산과 포옹을 했다.

 


 

 

 

 

 

 

 

 

 

 다음엔 100두님 차례 연습중

 

 

 

 

 

그리운산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