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6년9월3일

산행지:북한산 국립공원

누구랑:나 홀로

산행코스:솔고개-상장능선-육모정-영봉(靈峰)-하루재-위문-백운대-호랑이굴-여우굴-원효봉-북한산성 입구(매표소)

 

 

 

 

 

 

오랜만에  북한산(삼각산)을 나 홀로 전철 타고 버스를 갈아타며 들머리인 솔고개 입구에 내린다.

한 여름엔  계곡산행을 했기에 몇 개월만에 찾은 삼각산이다.

다들 알겠지만 정상인 백운대,인수봉,만경대를 일컬어 三角山이라 부른다.

서울에 국립공원 제15호인 북한산과 도봉산이 있다는 사실은 산을 좋아 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행운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언제고 가고 싶으면 전철을 타고 내려 발길 닿는대로 가면 되니 얼마나 좋은가?

물론 먼 산을 가면 공기도 좋고 하지만 오고가는 시간을 절약할수 있고 혼자서 얼마든지 즐길수 있는 산이 가까이 있다는 점에 고마움을 느끼곤 한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구파발 전철역에서 내려 버스를 기다리는데 차례를 지키는 줄이 장난이 아니다.

한참을  기다린후에야 버스를 타고 들머리인 솔고개 입구에 내리니 시간이 10시를 가리킨다.

상장능선의 들머리인 솔고개 입구는 일요일인데도 몇명의 산꾼들만 보인다.

북한산성 입구에서 모두들 내리고 송추쪽으로 몇명의 등산객들이 떠난다.

나는 오늘도 홀로 마음속으로 다짐을 한다.

몇년전 겨울 도봉산에서 시작한 산행이 나 홀로 북한산 백운대까지 이어져 한 겨울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은 경찰 기동대 훈련장이 있어 원칙적으로는 통과 할수가 없으나 그들에게 신분증을 확인 해 주고 허락을 받아 도봉산에서 북한산으로 이어갈수 있었다.

지금도 역시 통행이 불가한 지역이다.

 

 

 

상장능선 들머리를 혼자 시작해 오르며 한참을 가도 사람들을 만날수가 없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바램이다.

물론 여러사람과 이야기 나누며 산행하는 묘미도 있지만 말이다.

산행인의 3대 정신인 자유,평화,사랑을 생각하며 나 홀로 산행하는게 몸에 배서인지 아주 자유롭고 평화스럽다.

그리고 아주 행복하다.

누구 하나 나를 견제하거나 통제하는 사람없이 오직 나 하나만이 두발로 걸으며 五感을 느끼며 산행하는 거야 말로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말이다.

 

 

 

우측으로 사기막골로해서 멀리 인수봉과 백운대를 볼수 있고 좌측으론 송추에서 시작되는 여성봉과 5봉의 멋진 모습들을 보며 산행하는 것이야말로 북한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수 있는 것이다.

상장능선은 한적하기 그지 없다.

일요일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서 이 코스를 택했던 것이다.

나홀로 릿지를 하며 상장봉에 올라 조망을 하며 행동식을 먹고 산행의 기본인 SLOW AND STEADY(천천히 그리고 꾸준히)를 하며 내 몸에 좋은 산행을 이어간다.

지금은 영봉이 휴식년제에서 풀려 모든이들이 오를수 있게 돼 많은이들이 찾는 곳이다.

靈峰이라 함은 많은 산님들이 북한산 인수봉과 백운대,만경대를 곧 바로 볼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어 먼저 가신님들의 안식처가 돼 주는 그런 곳이기에 비석(비문)이 많이 새겨져 있다.

 

 

 

 

아름다운 북한산의 모습들을 보며 영봉을 지나 하루재에 이르니 이제서야 전국의 산님들이 다 모여 있는듯 하다.

영봉까지는 정말 조용히 나만을 위한 북한산 산행이였는데 말이다.

전국의 산님들때문에 아주 시끄럽다.

쉼없이 빨리 정상으로 오르는 방법밖엔 없다.

인수봉에 암벽을 하는 사람들로 일요일이라 그런지 엄청나게 매달려 오르고 있다.

우리는 워킹 산행을 하기 때문에 암벽하는 사람들을 보면 위험해 보인다.

물론 나름대로 교육을 이수하고 철저한 장비를 갖춰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들 말하지만 보는 사람입장에서는 안쓰럽기 짝이 없다.

 

 

 

엄청난 사람들로 한참만에 도착한 백운 산장에는 물을 뜨기 위해 긴 줄이 서 있다.

위문 도착하기 바로 전에 백운대 샛길로 접어들어 백운대로 오르는데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는수 없이 위험하지만 바윗길로 릿지를 해서 오르기로 마음 먹고 올라간다.

하지만 오늘은 트랙킹화를 신고 왔고 비브람창이라 많이 미끄럽다.

중간지점 바위에서 쉬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행동식을 먹으며 고민에 빠진다.

몇번 릿지를 하며 백운대에 올라 봤지만 이런 위험한걸 해야 되느냐?라는 고민에 빠진다.

오늘은 특히 더욱더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저 사람은 어떻게 저길 올라가서 쉬느냐며 말들을 하는데 그냥 외면해 버린다.

왜냐하면 나도 인간인지라 어떤 영웅심에 빠져 위험을 무릅쓰고 무모한 도전을 할까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규코스로 오르는데 릿지를 하며 오르고 내리는 몇명의 사람들이 있다.

물론 등산학교에서 정식으로 이수를 하고 장비를 갖추고 릿지화를 반드시 신어야 한다.

 

 

 

한참을 혼자 고민하고 여러생각을 하며 어차피 산에 왔으니 정상까지는 가야 해라는 것과 아니야 오늘은 왠지 수 없이 올랐던 곳인데 중간에 포기 할줄도 알아야 돼 하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 질 즈음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바위를 오르기 시작한다.

도전은 아름다운거지만 철저한 준비가 없인 무모한 짓에 불과한 것이다.

불안했지만 떨어지면 끝장인것을 그래도 오늘 아슬아슬하게 백운대 릿지를 성공했다.

다음부턴 이렇게 오르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오르고 싶은 산들이 아직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백운대 정상도 역시 인산인해다.

잠시 정상에 올랐다 오늘 걸어온 상장능선을 바라본다.

하산을 서둘러야 되는데 마음 같아서는 염초봉으로 해서 원효봉으로 하고 싶은데 정말 힘든 코스이다.

오르는 사람들도 많고 장비가 없고 나홀로라 호랑이굴로 해서 여우굴로 하산하는데 어찌 이곳에도 사람들이 많은지 말이다.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로 한참만에 굴을 빠져나와 염초봉 바로 아래쪽으로 돌아서 원효봉으로 향하니 그제서야 또 다시 홀로 하산이다.

 

 

 

 

위험한 구간을 택하면 한가롭게 산행을 할수가 있다.

하지만 그만큼 어렵고 힘들다.

가끔 생각하며 산행을 하는데 나 홀로 산행하다 무슨 사고라도 나면 도저히 빠져 나올수가 없을것 같다.

산에서는 핸-폰도 터지지 않고 산길이 아닌 곳으로 잘 다니는 사람이라 산님들의 도움을 받을수가 없기 때문이다.

항상 조심해서 다닐려고 노력은 한다.

오늘도 5-6시간을  나 홀로 산행을 하며 많은것을 느꼈다.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지만 특히 산행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오늘도 백운대에서 봤지만 구조헬기가 북한산에 떴다.

북한산에 올때마다 거의 구조 헬기가 뜨는걸 봤다.

인간의 목숨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산을 찾는 岳友들의 안전한 산행을 쭈-욱 이어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오늘도 나홀로 나름대로 위험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안전하게 마침에 있어 고생한 두다리와 육체에게 진심어린 마음으로 고마움을 표한다.

언제나 이 생명 다 할때까지 꼭 함께 하길 바라며...

감사합니다.

-ko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