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에 앞서

 

지난번 6월 지리산 산행에서 올해 설악 공룡산행 한번 하자고 와이프와 약속한다

설악 공룡은 우리가 결혼직후 여름휴가를 이용 인천~춘천(열차이동), 춘천~인제(소양댐 배이용), 인제~남교리(버스이용)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남교리 십이선녀탕을 산행기점으로 하여 서북능을 거쳐 대청, 회운각을 경유 공룡능선으로 하여 설악을 종주한 경험이 있다.

그당시에는 산에서 야영이 가능하던 시절이라 서북능을 경유한 설악 종주가 가능하였다.

그이후 지금부터 5~6년전인가 딸애가 초등학교 시절 가족이 천불동계곡을 기점으로 하여 대청 일출후 하산은 공룡능선으로 할 계획으로 한번 도전한적 있었으나 그 당시에 천불동 산행중 발목이 겹질리는 부상으로 회운각에서 1박하고 대청도 못가고 하산 한적이 있었다.

이러저러한 아쉬움과 공룡능선에 대한 그리움이랄까..  이러한 생각에 다시 한번은 꼭 다녀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아왔다..

 

그러던중 올봄 지리산 산행중 와이프와의 약속도 있고 해서 금년 여름휴가때 도전할 생각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직장산악회에서 중국 황산하고 태산을 여름휴가를 이용 산행한다고 하여 와이프와 같이 다녀왔다

중국 황산과 태산 정말 명불허전이다. 멋진 비경에는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산행을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산 이라기 보다는 그냥 관광지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가 없다.  산정상에 호텔등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산 중턱까지 버스로 이동하고 또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로 이동하며 그나마 등산로는 전부 콘크리트로 포장하여 정상에는 구두싣고 온사람 슬리퍼 싣고 온사람등 관광객들로 북적댄다

우리의 설악산과 지리산과 비교하자면 마치 설악, 지리산은 자연적인 산이라면 황산, 태산은 인공적인 산이다. 그런면에서 중국 황산과 태산은 산행 했다기 보다는 그냥 관광하고 왔다는 생각에 실망하였다.

 

그러한 사정으로 여름휴가는 날아갔고, 주말을 이용하여 다녀와야 하는 데.. 

장마다, 태풍이다 하여 한계령길이 무너지고 수해피해등으로 도저히 갈 엄두가 없었는데..

올해 중학생인 딸애가 미국으로 영어연수 2달간 갔다가 원래 9월초 귀국 예정인데 8월 말경에 귀국한다고 한단다. 한여름동안 이국 땅에서 고생(?)하고 - 사진을 보니 뭘 그리 잘먹었는지 살이 포동 포동하게 올랐다 -

가족끼리 올 여름 휴가가도 같이 못하였고, 학교 복학까지 몇일 시간도 있고, 딸애 다이어트도 시킬겸 겸사겸사하여 산행계획을 잡아본다

 

산행계획

당초 와이프와 세운 산행계획은 1일차 : 한계령~대청~회운각(1박), 2일차 : 회운각~ 공룡능선~설악동의 코스이었는데 한계령 도로유실과 통제 소식에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ꏚ 일정별 계획

 ○ 일    정 : 2006. 8. 31(목) ~ 9. 3(일)  (3박4일)

 ○ 인    원 : 3명

일정

세부계획

비고

8. 31

(목)

◦출발(14:30) : 아산병원(13:30분 진료후)

◦교통이동계획

 - 아산병원~올림픽대로~미사리~

    팔당대교~ 43번국도~홍천~인제~

    미시령~설악동 입구(1박)

 - 소요시간 : 약 4시간

◦숙박 : 설악동 입구 민박집

  

9. 1

(금)

◦이동 : 민박집(04:30) ~ 설악동(05:00)

 - 시내버스 이용 이동

◦산행 : 설악동(05:00)~금강굴~마등령~

       공룡능선~회운각~중청대피소(2박)

  

9. 2

(토)

◦산행 : 중청(05:00)~대청봉(일출)~회운각

           ~천불동계곡으로하산~설악동

◦이동 : 설악동~삼척(3박)

  

9. 3

(일)

◦귀가 : 삼척(10:00)~울진~봉화

          (중식:맛집)~영주~중앙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인천

  


 

 

 

 

 

 

 

 

 

 

 

 

 

 

 

 

 

ꏚ 산행계획

  ○ 1일차(9.1 금)

    - 코스 : 소공원~(3㎞/50분)~비선대~(3.5㎞/3:10분)~마등령~(2.1㎞/2:20분)~

             1275봉~(3㎞/3:00분)~회운각대피소~(1.3㎞/2:00분)~소청~(0.5㎞/20분)~

             중청대피소

    - 소요시간 : 11시간 40분

  ○ 2일차(7.16 일)

    - 코스 : 중청대피소~(0.5㎞/20분)~대청~(0.5㎞/20분)~중청~(0.5㎞/20분)~소청~

             (1.3㎞/2:00분)~회운각대피소~(2.0㎞/1:30분)~양폭대피소~(3.5㎞/2:20분)~

             비선대~(3㎞/50분)~소공원

    - 소요시간 : 7시간 20분

 ※ 우회계획1 : 1일차 산행이 시간과 거리상 조금 무리하게 잡은 것 같다...

     - 만약 체력이 따라주면 계획대로 산행을 하나 힘이들면 1일차는 회운각까지만  진행하고(회운각에서 1박)

     - 2일차는 대청봉에서 제일 빠른 하산길인 오색으로 탈출하여 대중교통이용 민박 집으로 이동

  ※ 우회계획2 : 다희의 상태에 따라 오색~대청~중청(1박)후 소청~회운각~공룡~소공원

                                  코스로 산행


  ꏚ 산행준비

 ○ 식  단 (조식 2끼, 중식 2끼, 석식 2끼)

일정

조식

중식

석식

9.1(금)

민박집 취사

산행식(라면+햇반)

취사(밥+삼겹살+소주)

9.2(토)

취사(국+밥+밑반찬)

산행식(라면+햇반)

매식(회+소주)

9.3(일)

민박집 취사

매식

매식

   - 식단준비

    ,주식 : 쌀, 고추장, 닭갈비, 삼겹살, 햇반,

    ,부식 : 김치, 김, 밑반찬(멸치볶음), 국(우거지국등 인스턴식), 커피 ,  팩소주

   - 간식준비

    ,약과, 빵, 영양갱, 쵸코렛, 육포, 오이, 소세지, 과일

 

  ○ 장  비

   - 침낭(오리털1, 사계절2인용1), 매트리스, 해드랜턴(건전지, 여분포함)

     카메라, 등산용컵, 팻트병(수통용), ※비박장비(비닐루)

   - 취사도구 : 가스. 버너(2개), 바람막이, 코펠, 수저, 라이터, 비닐봉지 ,  종이헹주

 

  ○ 의  류 : 오버트라으져(비옷), 여벌의류(긴팔옻등 상하의), 양말, 내의, 모자

  ○ 의약품 : 가스할명수, 1회용 밴드, 압박붕대, 썬크림, 맨소래담

  ○ 기  타 : 세면도구(치약,칫솔,비누), 타올, 휴지

 

 

산행후기

 

8. 31일 목요일

당초 계획대로 서울 아산병원에서 정기 진료를 받았다.

의사선생님 진료는 늘 간단하다.

“불편하신데 없으시죠?”  “예”

“검사결과 콜레스토롤이 높으니 운동 열심히 하시고 삼겹살 같은 것은 자제하세요..”  “예”

진료 끝났다.  비싼 진료비 내고... 조금은 허무하다.

진료가 끝나기가 무섭게 설악산으로 달려갔다

속초에 도착 중안시장과 E-MART에 들러 저녁거리를 준비하여 설악동 해맞이공원 인근에 민박을 잡고 가족이 오래간만에 오붓하게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9. 1일 금요일

05:00시에 일어나 아침을 간단히 먹고, 먹고 남은 밥을 싸가지고 배낭을 챙겨 설악동 입구에서 소공원까지 가는 시내버스를 탓다. 차비를 미쳐 잔돈으로 준비를 못하여 10,000원짜리 지폐_를 내니 모두 500원짜리 동전으로 거슬러 주신다.

07:00에 매표소를 통과하여 비선대에 도착하니 08:00시다. 비선대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여유있게 커피 한잔씩하며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08:30)한다.

비선대에서 마등령까지는 전부 오르막 바위 너덜길이다. 조금 힘들다.

마등령에 도착하니 12:00다. 3시간 30분으로 계획된 시간보다는 조금 늦은시간이지만 오르면서 자주 쉬고 또 다람쥐와 놀은 시간이 포함된 시간이므로 그리 늦은 것 같지는 않다.

마등령에 도착할때까지 지나가는 산꾼들을 만나지 못하였다. 평일날 산행이다 보니 산행객이 많지 않아 우리 가족끼리만 호젓한 산행길이 되었다. 마치 설악산이 우리 가족의 산이 된 것 같다

마등령에서 또 다시 식수를 보충하고 싸가지고 간 찬밥에 고추장하고 밑반찬하고 맛있게 먹었다.

마등령을 출발(12:40) 본격적인 공룡 산행을 시작한다. 공룡 전구간에 구름이 잔뜩 끼어 시원한 조망은 볼수가 없다. 마치 산불이라도 난 듯 연무가 바람이 부는대로 흘러가는듯하다.

멋진 비경을 감상할 수가 없아 아쉽다. 그러나 해가없어 덥지 않은 날씨에 산행하기에는 그만이다.

공룡코스가 힘든 코스인지는 알고 있었는데...  옛날 와이프와 공룡 종주할 때 보다 더 힘든 것 같다. 그때 기억으로는 내리막이나 오르막이 많지도 않았고 로프가 설치되었던 기억이 없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전부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그나마 쉽게 산행할수 있다.

아마도 옛날 산행코스는 능선으로 되어 있었으나 자연 휀손등의 이유로 지금은 능선 밑으로 돌아 산행하도록 코스를 바꾸어 놓은 듯 하다.

어째뜬 오르고 내려가면서 힘들게 산행한다. 산행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도 그렇고, 와이프도, 딸애도 모두 피곤해 한다.

산행속도도 느려지면서 시간도 점점 길어진다.

1275봉을 거쳐 공룡의 끝자락에 접어드니 딸애가 다리가 풀리면서 내리막길에서 딩그른다. 나와 와이프는 깜짝 놀라 아이를 붙잡고 보니 다행이 크게 다치지는 않은 듯 금방 털고 일어선다.

괜찮냐고 하니 너무 힘들어서인지 눈물을 글썽인다. 딸애한테 미인하다.

미국에서 도착하여 하루밤만 재우고 산으로 데리고 왔으니..  여독도 안풀리고 피곤도 했으리라..  우리 욕심 때문에 애를 힘들게 하는건 아닌지.. 좀더 쉬고 산에 데리고 왔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가 된다.

와이프가 딸애를 끌어 안는다. 딸애는 그래도 씩씩하게 괜찮다고 가자고 한다.

눈물을 안보일려고 꾹 참고있는 모습을 보니 나도 슬그머니 코등이 시큰해 온다.

딸애가 사랑스럽다. 그리고 이제는 많이 컷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회운각 대피소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8시 30분이다. 매표소에서 꼬박 11시간 30분 걸렸다. 물론 점심시간하고 휴식시간 포함된 시간이지만 힘들게 온 것 같다.

결혼직후 와이프와 공룡 종주 할 적에는 이렇게 힘든지 몰랐었는데...

그때는 젊어서 그랬었나, 이제는 무릅도 시큰거리고 발목도 많이 약해진 것 같다.

지금의 우리, 와이프와 나는 사는 것 삶의 목표를 건강과 행복한 가정으로 정하여 살고자 한다. 돈과 직장은 필요는 하지만 주가 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살이라도 젊고 건강할 때 같이 여러곳에도 다녀보고 산행도 계속할 생각이다.

우리는 회운각에 도착하여 먼저 방배정을 받았다. 그날은 평일날이고 등산객도 많지 않아 가족끼리 아무자리나 편한곳에 자리 잡아 자란다.

자리를 잡아놓고 나는 계곡에서 물을 받아 취사장에서 저녁준비를 하고 있으니 아내와 딸애는 계곡에서 씻고 올라온다.

나는 씻고 올라온 딸애를 꼭 끌어 안으며 “다희야 힘들었지.... 정말 수고했다” 하니

딸애는 “괜찮아요... 아빠도 고생하셨어요” 한다

정말 그동안 힘들고 피곤함이 말끔히 가신다.  정말 딸애가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우리는 서로서로가 위로해주고 사랑하는 한가족이란걸 느꼈다.

이번 산행에서 설악 공룡의 멋진 비경을 못본 것이 아쉬었지만 가족의 사랑을 확인한것만으로도 더욱 값진 산행이 된 것 같다.

저녁으로 와이프가 힘들게 배낭에 싸들고 올라온 고추장 삼겹살이다(의사 선생님이 삼겹살은 자제하라고 했는데...)

산행후 먹는 삼겹살과 소주 한잔.. 어떤때는 이런 맛에 산행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질때도 있다. 정말 꿀맛이다.

저녁을 먹고 일찍이 잠자리에 들었다. 지난번 지리산 벽소령 산장에 비하여 사람들이 많지 않아 아주 편하게 잠들 수 있었다.

그리고 내일 대청봉 코스는 다음에 숙제로 남기기로 하고 내일은 느긋하게 기상하여 천불동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9. 2일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와는 다르게 구름도 없이 맑은 하늘이다.. 아침으로 어제 먹다 남은 고추장 삼겹살에 밥을 볶아 먹고 대청봉에 못가는 것을 아쉬어 하며 천불동을 향하여 출발(07:45)한다.

천불동 계곡은 길지만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하산길은 천불동 계곡의 멋진 비경을 천천히 감상하면서 사진도 찍고 딸애와 그동안 못했던 대화도 하면서 여유있게 하산하였다.

중간 계곡에서 땀도 씻고, 족욕도하고 또 다람쥐하고도 놀아가면서 소공원에 도착하니 12:35분이다. 4시간 50분이 소요되었다.

우리는 민박집에 주차해놓은 차를 회수하여 대포항을 들러 오징어회를 먹고 하루 일정은 생략하고 집으로 귀가하여 휴식을 취하면서 늦은 여름 가족 산행을 마감하였다

 

설악동 주차장에서 -안개가 많이낀 설악산-

 

이쁜 우리딸 공개

 

운무에 싸인 공룡

 

점심 반찬

 

 

운무와 공룡 -마치 산에 불이 난듯한-

  

오르막 코스 - 로프설치 -

 

바위지대 오르막 코스

 

내리막 코스 -밧줄에 매달려-

  

하산길에 -맑게 개인 공룡능선-

 

설악산 다람쥐와 즐거운 한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