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일정은  만주땅 송강하 까지 도착


 


 

 7월 2일 새벽 6시에 기상, 창문을 열고 바깥 날씨를 살폈다. 아직도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내렸다. 천지의 꿈은 어디로 가는 것인가!!!

아침 7시 구내식당에 내려가 아침식사를 호텔식으로 했다.

야채와 두부요리와 국물이 나왔는데 소태처럼 너무 짜고 이상한 향차(香茶)가 들어가서 먹기가 거북할 정도다. 모두들 혀를 내두른다. 그러나 나는 먹어두어야 힘을 내지 하며 흰 쌀밥을 실컷 먹었다.


 

 아침 8시 백두산 남쪽 정상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하룻밤만 자고 우리는 여기를 떠나는 것이다. 매표소 입구까지 약 2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상징이요, 신앙의 근거지다. 그 아름다움은 뭐에 비길 데가 없다. 여러 선현문인들이 찬양을 아끼지 않은 그런 감동과 격정과 눈물을 볼 수 있을까?


 

육당 최남선은 백두산 근참기(覲參記)에서 이렇게 칭송했다.


 

‘ 세상에 신비하다는 것도 적지 아니하지만은 백두산 같은 그것은 없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다른 것들은 신비스러운 신비요, 신비의 신비지만은, 오직 백두산은 신비랄 것    아니면서 신비며 신비랄 수 없는 신비며, 신비 될 리 없는 신비입니다. 명백한 사실대로의   신비입니다. 돌이켜 말하면 명백한 신비랄 것이 있다 할진대 오직 백두산이 그것이라 할    것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신비에 쌓인 곳이 백두산인 것이다....오늘도 어제도 미래에도 그렇다.

백두산에 가본 사람은 누구나 한마디씩 그 처절했던 감회를 말한다. 이번 여행의 추억은 어떻게 남을 것인가 나는 나대로 멋진 그림을 그려본다.


 

              

오늘은 백두산 코스 중에 금년에 처음 공개되는 남파(南波,남쪽)코스를 가보는 역사적인 날이다.-- 원래는 북한땅과 경계지역으로 국경분쟁문제로 개방이 안 되었던 길을 중국이 어렵게 북한에 양해를 구해 사용권을 행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중국에서 관광과 트레킹 목적으로 개발한 3개의 등정코스 중 하나 --녹음이 짙게 깔린 어둑어둑한  빗길 콘크리트 도로를 질주한다. 비는 세차게 오지 않았지만 창문을 계속 때리고 있다. 날이 개이지 않으면 천지고 뭐고 보지도 못하고 아예 입산금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두번이나 검문소에서 잠시 멈추어 군복을 입은 군인들의 검문을 받고 공안초소를 통과하였다. 길가의 가로수는 키가 작고 하얀 수피를 가진 애기자작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이 무성하고 강원도 오지의 너와집과 같은 지붕도 보였다. 백두산은 목재용 나무의 보고라는 것을 말해준다. 해발 고도 2000m지점을 통과하면서 버스는 급경사 길을 힘들게 돌고 돌아 오른다.


 

창밖을 내려다보니 아찔아찔하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좁은 길에서 곡예운전을 한다. 어쩌다가 앞에서 차가 드문드문 지나갔지만 이곳은 중앙선이 없어 매우 위험했다.

중국에서는 차선을 그어놓은 고속도로에서도 차선에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서로 비켜가기만 하면 되는 것 같다. 여간해서 경적을 안 울리는 게 습관인 듯했다. 차선 지키기와 중앙선 불침범, 신호엄수 등 질서를 지키는 우리나라 교통문화와 아주 다른 점이었다.

        


제3편

 

 

 

빗속을 질주하여 압록강대협곡을 구경


 


 

 9시가 지나자 줄기차게 내리던 빗방울이 점점 약해지기 시작했다.

차창 밖으로 깨끗이 청소한 것처럼 신선하고 촉촉한 숲속이 보였다. 갑자기 짙은 안개가 서서히

 걷히면서 훤하게 앞이 트이고 날이 개는 것이다. 와---와---모두들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10시 장백산(長白山)남쪽 주차장에 도착했다. 매표소 입구에 돌로 세운 표지석과 안내판 지도에는

 남경구(南景區)라고 되어 있었다. 가이드에게 부탁해서 표지석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며 처음으로

독사진을 촬영하면서 감격에 젖는다.


 

일행은 곧장 관면봉(冠冕峰) 정상을 갈 것인가 아니면 압록강대협곡을 오전에 구경하고 날이 더 개이면

 올라가자는 의견이 분분했다. 일부 사진 팀들은 주변에 활짝 핀 야생화를 찍는다고 부산하다.

  겹산형화로 하얀 색의 부전바디와 고산지대에 많은 날개하늘나리, 자주색의 꽃고비, 고산 습지에

자라는 노랑금매화, 백합과 큰원추리, 아주 작고 꽃잎이 갈라진 하얀 왕별꽃, 인가목조팝나무 등 등...

주변의 흙 색깔을 보니 화산재로 생긴 붉은 색의 거친 고산초원토양이다.


 

지남산문(池南山門)휴게소에서 30분을 지체한 후에 압록강 협곡을 먼저 가보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오늘은 비가 와서 버스를 세우지 못하고 그냥 차 안에서 협곡을 구경한다고 한다.

녹이 벌겋게 슨 철조망 건너편은 북한 땅이다. 압록강대협곡(鴨綠江大峽谷)은 중국과 북한의 경계--

디엠지(비무장지대)인 셈이다. 언덕길은 좌우로 지그재그 돌고 또 돌았다. 나는 뒷좌석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차멀미를 할 정도였다. 키가 큰 분비나무와 사스래나무, 전나무 숲이 이어진다.

나무 사이사이로 낙타봉과 크고 작은 촛대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여기저기에 뒹굴고 넘어진 고사목(古死木)이 보이는 태고의 원시림이다. 깊이 파인 협곡 아래는

폭우가 내려서 검은 물줄기가 포효하며 압록강 하류로 유유히 흘러갔다. 압록강줄기의 상류 구경을

마치고 남쪽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일시 정차했다. 11시 출입통제소 산문을 지나 길가에

내리니 모두들 우르르--- 밖으로 뛰었다. 누가 먼저 사진에 담느냐는 시간  문제기 때문이다.

 

제4편에 이어짐.--------------------------------------------------------------------------일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