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7m봉에서 본, 덕룡산으로 연결되는 첨봉(352m)

 

해남 첨봉

1:25,000지형도= 영춘

2006년 8월 20일 일요일 흐린 후 맑음(22.2~30.2도) 평균풍속1.9m/s 일출몰05:57~19:16

코스: 18번국도12:00<1.6km>275.7m봉<3.3km>204.7m봉<1.5km>첨봉354m<2.0km>437m봉<2.0km>작천소령<2.0km>봉양제 주차장19:00 [도상12.4km/ 7시간 소요]

 

지형도

 

개요: 전라남도 강진~해남을 오가는 18번국도상의 도암북초교에서 땅끝기맥으로 올라 서남진 해 내려가다 첨봉(354m)에 이르러면, 덕룡산 437m봉으로 진입해서 두륜산을 바라보며 날등을 타다가 주작산 직전의 작천소령에서 내려서는 이번 구간은, 도상12.4km임에도 불구하고 건각이 7시간을 줄창 달려야만 하는, 땅끝기맥 전구간을 통틀어 가장 험난한 구간으로 손꼽힌다.

 

최고봉이래야 마지막구간의 476m봉이 고작이지만 전구간이 빼곡한 청미래 덩굴과 억새 잡목이 뒤엉켜서 없는길 만들어가야하는 고충이 뒤따르고, 복더위와의 한판 승부도 각오를 해야만 하는 비장한 코스이기도 하다. 산행길 내내 서남쪽의 두륜산 (703m)도립공원을 조망하면서 진행하고, 능선길에서 뒤돌아보면 동북쪽의 만덕산(408.6m)으로 연결되는 암릉들이 일품이다.

 

후반부의 하산길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주작산(429m)암봉들의 아름다움도, 마치 설악산 천불동천을 옮겨놓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가다 지치면 덕룡산자연공원까지는 대형차량 진입이 용이해서 탈출코스로도 활용할 수 있는, 이번 산행길 첨봉까지의 서쪽으로 흘러내린 골짝물은 영암호로 모아져서 목포만으로 빠지고, 첨봉 이후의 서쪽물은 진도 앞바다로, 그리고 분수령 동쪽으로 흘러간 계곡수는 강진만으로 흘러든다.

 

옥천면의 동령저수지

 

가는길: 18번국도상에서 올라서는 기맥길은 처음부터 발길을 더디게 하는데, 온각 악조건 뿌리치고 [해남317-2001재설]삼각점과 산불초소가 있는 275.7m봉에 오르면, 이번일정의 전코스는 물론이려니와 지나온 산하, 그리고 바라보기만 했던 만덕산~석문산~덕룡산 암릉이 강진만을 만리장성으로 가렸고, 하늘금 첨봉은 기치창검을 도열한 듯 사뭇 날카롭다.

 

남남서진하면서 계속 이어지는 해발 200m대의 날등길은 거칠기 한량없어 속도를 낼 수 없고, 두어군데의 삼거리가 나타나 덕룡산으로 유혹을 하지만 잘 나 있는 그 길을 따르면 낙오되기 십상이므로, 나침반은 필수라 하겠다. 이윽고 덕룡산의 전모와 그 아래 위치한 덕룡산자연농원 하얀건물이 보일즈음, [해남456-2001복구]삼각점 억새속에 숨겨진 204.7m봉에 당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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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며 없는 길 만들어서 첨봉에 올라 동동남으로 방향을 틀면, 억새초원지대를 거쳐 덕룡산의 437m분기봉에 닿게된다. 437m봉은 조망이 좋아 덕룡산의 전모와 강진만을 굽어볼 수 있고, 주작산 건너 두륜산도 검은 실루엣으로 성큼 다가온다. 남은 힘으로 476m봉을 넘기면 작천소령이 발치아래고 종착점도 저 아래 보이는데, 요즘은 수양관광농원의 완전 개방으로 농원 주차장까지 대형버스가 올라올 수 있다.

 

작천소령에는 주작산등산 안내도와 [두륜산입구6.12km/오소재5.92km]이정표가 있지만, 이 길 역시 덕룡산과 마찬가지로 암릉길의 연속이어서 당일치기 산행으론 무리임을 알 수 있다. 고갯마루 양란재배장을 내려서면 포장도로 양켠으로 [주작산야생공원]의 시설물들과 주작산(429m) 암봉들이 선경으로 맞아준다.

 

내려다본 18번 국도와 지나온 산하

 

강진쪽의 만덕산(408.6m)

 

해남군 옥천면과 강진군 도암면과의 군계능선

 

275.7m봉 풍경

 

275.7m봉에서 덕룡산(432.9m)으로 뻗은 지능선

 

첨봉가면서 본, 덕룡산

 

첨봉가면서 본, 덕룡자연농원

 

덕룡자연농원서 본,덕룡산(430m봉~420m봉)

 

덕룡자연농원서 본, 첨봉(354m)

 

437m봉에서 본, 덕룡산(작년봄 촬영)

 

476m봉에서 본, 두륜산(작년봄 촬영)

 

하산지점의 주작산(작년봄 촬영)

 

산행후기: 산에 가는 건 좋은데 배낭무게만큼은 가볍게 하고 다니라고 마사지 치료사는 신신 당부다. 해서 짐을 줄일 수 있는데까지 줄여보는데 마침 오늘 산행 들머리엔 가랑비가 내리고 있어 물병 한 개 버스에 두고 내린다. 그런데 산행 시작 십분도 채 안되서 햇빛이 들기 시작하고 숲속엔 바람 한 점 없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산길 또한 거칠기 짝이없어 많은 체력을 요구하고 있다.

 

일행들 맨 뒤에서 최대한 천천히 걷는다. 원래 땀이 잘 나지 않는 체질이지만 탈수를 방지하려면 그 방법 뿐인 것이다. 어차피 선두팀도 속력을 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흐음, 어디 가는데까지 함 가보자. 받아든 지형도를 살펴보니 탈출코스도 마땅칠 않아 맨 뒤에서 요령을 피울 생각이다.

 

아니나 다를까! 중식 이후 한 시간 쯤 진행하자 여기 저기서 지친 분들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첨봉을 코앞에 두고도 도저히 못가겠단다. 숫자를 헤아려보니 열명이 넘는다. 바로 저기가 첨봉인데~, 그 곳까지만 다녀오재도 막무가내고 선두팀은 이미 첨봉을 넘은 지 오래다. 나 역시 약점을 숨기고 예까지 따라 왔는데 혼자 고집은 어렵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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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룡산 관광농원이 빤히 바라보이고 그 곳서 터져 나오는 함성은 바로 곁인 듯 싶은데도 그리로 향한 샛길은 도저히 찾을 길 없다. 그렇담 할 수 없지, 째는 수 밖에..! 자 다들 나를 따르세요. 지리산에서 산죽밭 가르듯이 억새덤불 속으로 기어들어 키를 훨씬 넘기는 숲 속을 훠이훠이 저어나가자, 옛길은 그 속에서 한 번씩 속살을 드러내보인다.

 

드뎌, 농원에 도착해 버스를 불러올리고 그동안 나무그늘에 널부러졌는데 관리인 찾아와 풀장에 놀다가란다. 호의는 고맙지만 갈아입을 옷가지는 없고 풀장엔 어른아이 빼곡하다. 그들 물장구만 하릴없이 바라보는데 후덕한 아줌씨 한 분 찾아와 어디서 오셨어요? 말을 건넨다. 부산서 왔습니다. 특유의 경상도 악센트 들이대자 전라도 인심이라며 술이야 고기야 음료수야 가득 가지고 와 실컷 드시란다.

 

세상에, 우째 이런 일이~^^& 다들 헤벌름거리며 좋아라 하자 어차피 남겨갈 음식이라며 천천히 드시란다. 실컷 퍼마시고 샤워하고 하산지점에 당도하자 종주 후미팀은 아직 한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단다. 초죽음상태로 도착한 그들은 오늘코스 정말 쥑이주더란다. 좋아 죽는 건지, 죽어 죽는 건지는 몰라도 오늘 그들 정말 죽을 고생했을 것이다. 우리는 좋아서 죽을 뻔 했고...^^*

 

여우팥

 

맥문동

 

노랑무당버섯

 

꽃며느리밥풀

 

애기좀잠자리

 

호랑나비애벌레

 

계요등

 

대나물

 

개회향

 

절굿대

 

대극

 

말매미탈피껍질

 

검은물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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