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곳 : 영남알프스(표충사-필봉-천황산-한계암-금강동천-표충사)

다녀온 날 : 2006. 7. 22. (토)

함께한 이 : 안해와 둘이서

산행일정

 11:20  표충사 주차장

 11:50  산행시작

 12:09  그림같은 집(민박)

 13:36  필봉(665m)

 14:05  간식

 14:43  912봉

 14:52  912봉 옆 조망바위

 15:05  두번째 조망바위

 16:04  점심식사

 16:10  도래재 갈림길

 16:24  955봉

 16:49  1,108봉

 17:21  천황산(1,189m)

 17:46  간식

 19:11  한계암(금강폭포)

 19:44  한계암 주차장

 20:40  표충사 주차장

 

지난 한주는 인사이동으로 정신없이 보내고 기다리던 주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부서이동으로 산행계획도 세우지 못한 상태에서 주말을 맞게

되니 막상 어디를 가야할지 망설여 집니다. 

 

지난주는 혼자 지리산을 다녀온지라, 이번주는 아이들 방학도 하였고 하여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아이들에게 산에 같이 가려는지 물어보니 대답이 없습니다.

그리곤 약속이 있어 곤란하다 합니다.

 

약속보다는 가기 싫은 게지요. 안해는 선뜻 동행의사를 표해 옵니다. 안해와 함께 가기로

하고 산행지를 이곳 저곳을 살피는데 역시 갈곳이 너무 많아 어디로 가야할지 결정이 쉽지

않습니다. 

 

안해와 함께하는 산행이니 산행코스를 좀 짧게 잡아서 필봉-천황산 코스와 억산-대비골

코스를 놓고 갈등하다 최종적으로 표충사로 방향을 잡습니다. 아침식사후 도시락과 간식을

준비해 10시경 집을 나섭니다.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양산에서 물금으로 대동분기점을 거쳐 부산대구간 고속도록을 따라

표충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11시 20분쯤 됩니다. 산행채비를 마치고 11시 50분에 산행이

시작됩니다.

 

표충사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오르다 매표소 못미쳐 좌측으로 다리를 건너 콘크리트 포장길

을 오르면 안동민박, 다선산방이 차례로 나타나고 좌측으로 그림같은집(민박)이 보입니다.

여기서 민박집 방향으로 좌측으로 10미터 들어가면 벽에 그림으로 표시한 필봉가는 표시가 

있습니다.

 

계속되는 급경사 오름길이 이어지는데 숨이 턱에 차 오르고 곧 땀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더욱 숨이 막히는데 오름길이 다소 습해 모기들이 극성입니다. 잠깐 숨을

돌리기 위해 걸음을 멈추면 기다렸다는 듯 모기들의 집중 공격이 시작됩니다. 

 

모기를 피해 다시 천천히 오르고, 잠시 숨을 고르면서 몇 방 물리고 다시 오르고 하다 보니 

너덜지대가 나타납니다. 쉬엄쉬엄 오르니 전망은 그리 시원하지 못하지만 바위전망대에 도착

됩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잠시 쉬며 땀을 식힙니다. 

 

조금 더 오르니 큰 절벽이 있는 것으로 보아 드디어 필봉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곧 안부에 도달하게 되는데 남쪽이 필봉입니다. 남쪽으로 가니 특별히 필봉의 표식은

없습니다. 이곳에서 시원한 맥주로 허기를 감추고 목을 축입니다.

 

날씨가 흐려 조망이 시원스럽지 못한 것이 자못 아쉽습니다. 다시오기는 쉽지 않을 듯 한데...

이제 천황산으로 갑니다. 필봉에서 912봉까지는 고도를 250미터 정도 올려하기에 오름길이

이어집니다. 

 

필봉까지는 모기때문에 안해가 힘들어 했는데 이제는 오름길에 힘들어 합니다.

천천히 앞서가다 기다리기를 반복하며 912봉에 이릅니다. 여러 표시기가 달려 있습니다.

조금 진행하니 개념도 에 표시된 조망바위에 이릅니다. 개스로 별다른 조망이 없어 그대로

나아갑니다.

 

10분 남짓 진행하자 두번째 조망바위에 이릅니다. 3시가 넘은 시간이라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메뉴는 준비해온 꽁치찌게와 상추쌈입니다. 한그릇씩을 뚝딱 해치우고 커피까지

한잔 마시고 나니 4시가 넘어갑니다.

 

갈길은 먼데, 자칫 야간산행이 될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자리를 정리하고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곧 헬기장을 지나 도래재 갈림길을 확인합니다. 4시 20분이 조금넘어 955봉의

삼각점을 확인합니다.

 

능선길은 부드럽고 아기자기하게 이어져 있으나 잡목이 많아 풀을 헤치고 가기가 좀

성가십니다. 잡목을 이리저리 헤치며 나아가니 조망바위에 이르고 4시 50분경 1,108봉에

이릅니다.

 

멀리 보이던 천황산이 이제 눈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다시 잡목을 헤치며 가고 있는데 

안해가 갑자기 팔이 아프다고 합니다. 벌레에 물린 듯합니다. 간단히 연고를 바르고 조금

지나자 괜찮아 지는 듯 합니다.

 

1,000미터가 넘는 주능선에는 푸른 초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능선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좌측의 능동능선과 우측의 재약산, 그리고 필봉과 지나온 능선을 바라봅니다. 

시시각각 모양을 달리하는 운무의 움직임과 조화를 이룬 산과 능선 그리고 암릉의 모습은 

그야말로 가슴 벅차게 다가옵니다.

 

5시 20분이 조금 넘어 정상에 도착합니다. 희뿌연 안개 바람에 가슴속까지 시원해 집니다.

배낭을 내려 놓고 한동안 정상에 오른 기분을 즐깁니다. 왠지모를 편안함과 그리움, 깨끗이

청소된 듯한 나 자신이 느껴집니다. 

 

천황산은 서너번 왔었지만 그때마다 바로 하산을 했었는데, 오늘은 바로 내려가기가 싫습니다. .

남아있는 과일로 간식을 하며 조금 더 머물러 보지만 늦어질 것 같아 아쉽지만 하산을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하산길은 잔돌이 많아 자칫 미끄러지기 십상입니다.

 

안해는 다리가 풀렸는지 하산길에 무척 힘들어 합니다. 몇번 미끄러지기도 합니다.

한계암까지만 가면 길이 쉬워 질 것 같은데 길은 멀기만 합니다. 천황산에서 거의 1시간

30분 가량 걸려 한계암에 도착합니다.

 

한계암 바로 옆에 큰 폭포가 있어 폭포소리 외에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금강폭포는 합수부 못미쳐 동쪽계곡에 있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서쪽계곡에도

멋진 폭포가 있습니다.

 

합수부에서는 양 물줄기가 경쟁이라도 하듯 힘차게 흘러 서로 합쳐진 물줄기는  

그 밑으로는 깊은 소에서 한동안 어우러 집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어 계곡에 내려서지

못하고 곁눈으로 계곡을 감상하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출렁다리를 지나 내려오는데 산길이 애매하게 나 있습니다. 개념도에는 계곡의 서쪽으로

계곡을 따라 길이 표시되어 있길래 그 방향으로 길을 찾아 보니 희미한 산길이 보입니다. 

 

협곡을 지나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니 잘 정비된 길과 만납니다. 아마도 이길을 오르면

될 듯한데 하산시에 길을 잠깐 놓친 것 같습니다. 조금 내려가니 한계암 주차장에 도착되고,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는 사이 날은 어두워집니다. 

 

표충사를 지나 시원한 계곡물에 고생한 발을 씻고 안해 덕에 등목도 하고 표충사주차장으로

향합니다. 안해은 "다시는 표충사에서 시작하는 산행을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아마도 지난번 표충사에서 시작한 향로산-재약봉 산행에 이어 안해에겐 오늘 산행도 몹시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쉬운코스를 잡는다고 잡았는데 나 역시 초행길이니....  

  

 

 

     ▲ 그림같은 집(민박) 바로 옆 담벽에 표시한 필봉 안내도

     ▲ 필봉에서 바라본 매바위

 

     ▲ 산꿩의 다리

     ▲ 1,108봉 부근에서 본 천황산

 

     ▲ 천황산 가는 길

     ▲ 능동산으로 이어진 능선

     ▲ 언제 다시올지 모르니

     ▲ 가야할 한계암 이정표

     ▲ 원추리

 

     ▲ 합수부 전 서쪽계곡의 폭포로 금강폭포는 아닌 듯

     ▲ 합수부전 동쪽계곡의 물줄기

     ▲ 계곡 합수부. 여기서부터 금강동천이 시작됩니다.

 

 

※ 참조한 개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