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산사모 창립총회를 학수고대하며 벼르고 별러 결국 2003년 12월 26일 창립총회겸 정기산행을 전격 추진하였다.
당초 신청인원이 30여명 가까이 되었으나 결국 최종적으로 산행에 참가한 사람은 14명이었다.
관광버스를 임대하여 12.26일 밤10시경 횡성을 출발 목적지에 도착하니 12월27일 새벽 2시40분경.
어디가 어디인지도 제대로 분간이 되지 못하는 낯선곳에 떨어진 곳이 경남 양산의 간월이라는 곳이었다.
밤하늘의 초롱초롱 빛나는 별과 주변 모텔의 간판에서 뿜어져 나오는 휘황찬란한 불빛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그러나 반가움도 잠시 버스에서 내리니 휘몰아 치는 겨울 바람이 우리를 움추러들게 하였다.
버스를 타고 되돌아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러나 어쩌랴! 고지가 저긴데 예서 머물순 없지 않은가.
한참이나 겨울바람과 맞서 싸우며 입구를 찾는데 30분여 가까이 흘렀다.
결국 등반대장께서 입구를 찾아 입구에서 우리일행이 출발한 시각이 새벽 3시42분경 이었다.
누군가 우리들 모습을 보았다면 마치 광산에서 광물을 캐는 광부들 같았을 것이리라 암튼 우리 모두는 전등에 의지한채 두개의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회원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칠흙 같은 어둠을 뚫고 앞만보며 올라갔다.
다행히 산속에 들어가니 바람은 모두 잦았고 추위가 다소 덜한듯 하였다.
한참이나 올라 갔을까 생각지도 않은 장애물이 나타났다.
버스안에서 아침식사용으로 나누어준 샌드위치와 인절미를 허겁지겁 먹어 급체한 어느 회원님께서 드뎌 탈이 난 것이다. - 체구라도 작아야 업고라도 올라가지-
결국 몇번인가 시도하더니 결국 그 회원님께서는 도중하차 하여 간월의 어느 사우나에서 밤을 황홀하게 지새웠다고함.
낙오자 1명을 제외한 13명의 전사들은 두시간여 지나 5시38분경 광부의 모습을 하면서 올라가니 간월재에 도착하였다.
능선에서 다시 겨울 혹한의 찬바람을 등뒤로하며 신불산 정상에 도착하니 6시7분이 되었다.
다시 정상에서 취서산(영취산이라고도함)으로 향하는 도중에도 우린 세찬 바람을 피할수 없었지만 취서산으로 향하면서 능선위에 펼쳐지는 60여만평의 신불평원 그 광할한 평원위의 억세밭 아마 우리가 봄이나 가을쯤 산행을 하였다면 그 광경은 외국의 알프스산 못지않은 풍경이리라 가히 상상이 가는 그런 풍광들이었다.
우리가 알프스산의 양치는 목동과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아닌가 하는 착각도 잠시 해보았다.
아름다운 풍광들을 상상하며 취서산 정상가까이 도착하니 동녘하늘은 벌써 핏빛으로 붉게 물들은지 오래되었고 곧이어 천상의 알이 잉태되기 위한 의식을 치루는듯 장중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동녘하늘을 계속바라보며 통도사 뒤편의 취서산 정상에 오르니 7시 28분경 취서산 정상에서 10분여 서성이고 있으니 7시41분 드뎌 천상의 알이 새빨간 모습으로 올라오는 것 이었다.
나도 모르게 그만 아!!! 하는 외마디 감탄사가 절로...
이토록 힘겹게 올라온 보람이 바로 이것이 아니었던가?
내 인생에서 정말 가장 멋진 자연의 신비로운 광경을 내가 이 두눈으로 지금 이 순간 확인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러한 광경을 그간 몇 해를 넘기면서 여태까지 보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또 보게 될런지 내게 있어서 만큼은 지금 이 순간 감격 그 자체였다.
한동안 자연의 신비로움 앞에 순간 모든 시간들이 멈추어 지는듯 했다.(중략)
이어 우린 정상 주변에서 잠시 세찬바람을 피하면서 간단하게 아침 요기를 하였다.
정상에서 워낙 바람이 세게불어 우리 일행은 정상적인 등산로가 아닌 다른 비등산로로 접어들게 되어 결국 삼삼오오 흩어져 하산하게 되었고 필자를 포함하여 4명이 양산 지산리에 도착하니 9시41분경이 되었다.
지산리에서 통도사까지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맨먼저 통도사 입구인 주차장에 도착하니 지난밤 사우나에서 황홀하게 밤을 지새우신 회원님께서 먼저 도착하여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산행시간만 놓고 본다면 새벽 3시부터 시작하여 오전 9시40분까지 총 6시간40분간의 산행이었다.
13명의 전사들중 일부 여성전사들 께서는 다소 원망도 하셨겠지만 돈 주고도 살수없는 2003년의 확실한 겨울여행이 되어 아름다운 추억으로 각인 되었으리라 자위하면서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