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남진(南進)과 수직하강을 거듭하더니 어느새 겨울을 잉태하고, 아침,저녁으로 겨울냄새를 풍기었다.
"사철 푸르러서 기개를 뽐낼것인가? 남루(襤褸)하지만 내년을 기약하며 휴식을 취할 것 인가?"
단안(斷案)을 마친 나무들은 누가 먼저라할 것도 없이 푸름을 버렸다.
차가운 휴식을 위해..........
얼마 전 오대산산행을 포함한 모임이 있어 주문진엘 다녀왔는데 그들은 주문진항의 비린 날것과 이슬이에 반해
오대산행을 헌신짝처럼 버리더이다.
그들의 굳은 맹세를 믿고 등산복차림으로 따라나선 저만 이방인이 되어 먼산만 바라보다 가슴앓이 하였지요.....
미안했던지 오대산 진고개를 버스로 넘어 주더군요.
아랫쪽 소금강엔 환장할 단풍이 있을텐데..... 진고개정상엔 진한 갈색의 잎들만 스산하더이다. - 쩝 -
홧김에 지난 해 오대산가을풍경을 올려 봅니다.ㅋㅋㅋㅋㅋ
저도 요~몇년간(?) 산님이 되고서는 1년을 기다리려야 하는
기다림의 미학을 피부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다림은
초조하거나 가슴앓이를 하는 정도는 아니고 설레임의 기다림이랄까요...
어떤면에서는 사철이 순차적 다가오기때문에 기다림이 짧은 주기로
바뀌어 설레임의 연속으로 일일생활에 자리 잡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올해도 얼마남지 않은 듯합니다. 즐산이어 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