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8일 일요일,남편의 직장산악회를 따라 태백산(1566.7m)을 다녀왔습니다

동화속 나라같기도 하고 환상의 세계같기도한 기막힌 설경을 원도 한도 없이 즐긴 하루였습니다

오가는 길 눈덮인 도로로 인해 살아돌아갈까가 염려스럽긴 했지만...^^

영월읍내를 지나 상동읍으로 넘어가는 수라리재는 속리산 말티고개처럼 지그재그로 되있어

버스가 발발떨며 기는데 아찔한 내리막길을 바라보며 얼마나 가슴을 졸였었는지 모릅니다

버스인원이 넘쳐 7~8명은 스타렉스로 뒤를 쫒아왔는데

결국 그 고개를 넘을수없어 포기하고 주문진으로 향했다더군요

이른새벽 태백산행을 꿈꾸며 나섰던 이들이니

자리를 차지한 저로썬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난 직원도 아닌데...(물론 다른가족도 있었지만요^^)



그 쯤에서부턴 첩첩산중 오지라

내다보이는 설경이 얼마나 좋던지 차창에 서리는 습기를 계속 닦아내며

창밖으로의 시선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뒷자리에 앉은분은 오늘 길을 나선 댓가는

이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연신 중얼거리더군요 동감이었죠

5시간쯤 걸려 유일사 매표소에 도착을 하고보니

얼마나 사람이 많던지,정말 대단한 산행인파였어요 주말 북한산보다도 더한...



계속 눈은 내렸지만 그다지 춥지않으니 안경이 계속 뿌옇게되어

선글래스처럼 옷앞에 걸치고 유일사로 오르는 길을 걸었습니다

유일사에서 천제단으로 향하는 길은 너무 많은 사람들로인해

앞사람의 꽁무니만 쫒는 형국이라 다리쉼을 하며 걸을수있으니 편했었구요

시계제로 날씨가 좋지않고 기온이 높은편이니 산을 온통 개스가 덮고 있어

이십여미터앞만이 확인될뿐 주변은 온통 운무에 덮였었지요

환상적인 설경이지만 더 멀리가 안뵈니 조금 아쉬웠었죠



기상악화로 인해 늦게 도착해 결국 문수봉을 지나 당골로 하산하려던 계획은 수정되어

백단사로 향하다 반재에서 당골로 내려가기로 정했답니다

정상부근에선 칼바람이 몰아치니 얼마나 춥던지

얼굴이 갈라지듯 아파오길래 서둘러 망경사로 내려왔습니다

떡라면을 끓여 요기하는데 코펠엔 눈이 양념삼아 쉬임없이 날려 들어가더군요

수많은 사람들이 요기할 장소로 망경사를 택하니 그 절 스님들께 얼마나 미안스러운지...

마치 태백산의 대피소같은곳으로 인식되어

겨울만되면 늘 겪는일일텐데 누구하나 나서서 뭐라하시지도 않더군요

소음이며 화장실사용이며 주변정리며 온통 흔적을 남겨 귀찮은일이 많으실텐데도...



하산로도 여전히 사람들이 넘쳐났었죠

비료푸대등을 이용해 썰매를 타며 환호성을 지르며 내려가는 이들도 참 많았었고..



몇해전 태백산 첫 산행에 나섰던 날은 아주 추운 날씨쾌청한 날이었었죠

쌓인 눈으로인해 설경은 넋이 빠질정도였고

발아래 첩첩이던 산들을 보며 얼마나 감격했었는지

거기서 바람으로 흩어져도 좋단 생각을 했었었지요^^
두번째 산행에서는 한시간여를 기다려 일출을 보았었는데

그 또한 장관이라 내 기억속에 콕 박혀있고..
세번째는 가족모두 함께한 일출이라 더더욱 뜻깊고 좋은추억으로 남아있고...

(작은애는 산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눈덮힌 산에서 먹는 떡라면맛이 환상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딱 한번 먹어본 주제에..
과자를 먹이삼아 손끝에 새를 앉혀본 특별한 기억도 있네요)

해마다 찾게된 태백산 올해는 눈으로 인해 또 특별한 기억을 남기게 되었으니

겨울하면 언제나 태백산이 제일 먼저 기억에 떠 오르게 될 것 같습니다



▣ 불암산 - 무척 기억에 남는 산행 하셨습니다. 님의 사진으로 태백을 보았습니다. 제가 지난 12월21일 태백에 갔을때 이처럼 많은 눈은 없고 오로지 칼바람과 싸우다가 온 기억이 나는군요, 불과 한달전인데..... 항상 즐산 하시고 겨울철 안전산행하시길 바랍니다.
▣ 길문주 - 원없는 눈구경을 하신 님이 너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