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4. 03. 21(일)맑음

산행지 : 대둔산(878m)

위   치 : 충남 금산군, 논산시, 전북 완주군 소재

산행자 : 꼭지(아내)와 둘이서

교   통 : 자가운전 
 

06:50 대구출발

08:10 옥천I.C(금산방향 37번국도로 진입)

09:00 대둔산 주차장(대구에서 2시간 10분소요) 
 

09:10 매표소

09:40 동심정휴게소

10:10 동심바위

10:30 금강구름다리

10:50 삼선계단

11:15 대둔산 정상 마천대(878m)

11:46 낙조산장

12:26 장군약수

13:15 주차장

총 산행시간 : 4시간 
 

아직 때 이른 봄, 계절이 계절인 만큼 가장 어정쩡한 철이라

화사한 봄꽃이 피어있는 곳으로 산행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매화꽃 보러 섬진강까지 갈 수도 없고..) 
 

지금은 아무것도 볼 것 없는 속살 훤히 비치는 산..

하지만 그 발가벗은 몸둥아리(?) 위로 내 육신을 비빈다는 것

그저 생각만 해도 짜릿한 쾌감이 전해온다. 이것이 진정한 산행의 묘미가 아닐까.. 
 

이럴 땐 그저 팔공산이나 비슬산 죽죽 뻗은 능선길 .. 하루 종일 걷는 것이 제격인데..

그러나 꼭지 들으면 섭섭할 테니 꽃구경대신 돌(?)구경이라도 하러 좀 멀기는 해도

크고 작은 기암괴석과 암봉으로 유명한 수석전시장 같은 대둔산으로 코스를 잡는다. 
 

가을에 가야 제격인 대둔산.. 하얀 운무사이로 은은한 햇살이 비치고,

기암괴석이 이쁜 물감 부어놓은 듯 단풍으로 붉게 타오를 때 그 절경..

생각만 해도 황홀한 대둔산의 진면모가 아닌가.. 
 

그걸 알면서도 막상 가을이 되면 엉뚱한 데로 빠지고 마니..

그러다간 평생 대둔산 문 앞에도 못가보고 죽지 싶어서 무조건 가기로 한다.

 

 ↓대둔산 등산 안내도

 

매표소를 지나 휴게소 옆으로 흐드러지게 피어난 노란 산수유꽃

 그 향내를 맡으며 발가벗은 대둔산에도 봄이 가까이 왔음을 느낀다.


 

온통 돌뿐인 가파른 등로를 돌아보며..

 

대둔산 흙은 누가 다 퍼갔는지 보이는 것도 돌 뿐이요

발에 차이는 것도 돌 뿐이다.

칼로 무 설 듯이 잘라놓은 기암괴석

 

암봉에 기대어 죽죽 뻗은 낙낙장송들.. 애국가의 한 대목이 절로 생각난다. 
 

돌계단에 약한 꼭지 30여분 힘겹게 오르더니

동심휴게소 앞에 이르자 배가 고파 더 이상 못 가겠다며 아예 퍼질고 앉는다.

어쨌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여기가 바로 호남의 금강산이 아닌가..

일단 컵라면 두 개로 전열(?)을 가다듬고 금강산으로 붙어본다. 
 

원효대사가 이 바위를 보고 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3일을 머물렀다는 동심바위

  신기하여 카메라로 댕겨도 보고 밀어도 보고..


 

어이쿠~~ 더 댕기다간 동심(?) 떨어질라..


 

끝없이 이어지는 돌 돌 돌길... 보이는 건 온통 깎아지른 바위뿐이라

꼭지왈 “월출산이 일루 이사했나 보다.”

“........??“

제멋대로의 암벽과 그 사이를 비집고 나온 고고한 노송..

수석 분제를 확대경으로 보는 듯 한 아름다운 그림들.. 
 

금강문 입구,  온통 돌돌돌....


 

금강문 위로 하늘에 걸쳐있는 이름도 금강인 <금강구름다리>


 

저 다리를 건너면 극락으로 가게 될까..


 

하지만 엉덩이 뒤로 빼는 꼭지 극락이고 뭐고 일단 후퇴하려는데

그냥 물러설 내가 아니지 일단 협박에 겁을 준다.

“이 다리도 못 건너면 앞으로 어떻게 같이 다니겠노.. 눈 딱 감고 앞 만보고 건너라.”

........

후후~ 잘 가면서 괜히.. 
 

대둔산의 최고 명물 금강구름다리..

 

 

주위에 펼쳐지는 사진으로만 보아 온 대둔산의 풍경들..

  형형색색 고운 단풍 물든 가을에 오지 않는 것이 천만 다행으로 여긴다.


 


 

모두가 위태위태한 깎아지른 암벽..저 위에 초막을 짓고 살고 싶은 절경의 연속이다.


 

삼선암으로 이어지는 일방통행의 삼선계단,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


 

철계단은 꼭지의 혼을 빼기라도 할 듯 연신 흔들거리니

꼭지는 아예 달달.. 눈을 감는다. 
 

세 여인의 한이 서려있는 삼선암

고려 말 나라를 잃은 고려유신이 딸 셋을 데리고 이 산에 숨었다가

나라를 잃은 한으로 딸 셋이 흘린 눈물이 약수정의 샘물이 되었다 한다. 
 

또한 그 딸들은 뒤에 바위로 변해서 이곳 삼선암이 되었다 하는데..

세 여인의 한이 맺혀있는 곳이라 하니 더욱더 조심조심.. 
 

대둔산 정상(878m), 하늘과 맞닿았다는 뜻으로 원효대사가 이름붙인 마천대

 


 

꼭지와 잠시 하늘 들어올리며 바위에 걸터앉으니 앞뒤 가히 절경이다.


 

낙조산장 가는 길, 대둔산에서 보기 드문 조릿대 숲과 흙길


 

낙조산장은 있는데 낙조대는 오리무중.. 아무리 찾아도 낙조대는 없어..


 

낙조산장 능선안부

태고사 갈림길에서 어느 산님에게 물었더니 좌측으로 내려가도 주차장으로 간다기에

돌너덜길 부지런히 내려갔건만 아뿔사~~! 하산 길을 잘못 들어 또 오리무중..

아마도 용문골 매표소 방향 같다. 
 

할 수 없이 우측 능선을 가늠해 장군약수뱡향으로 틀었지만

이미 때는 늦어 돌길 신나게 내려와도 주차장으로 하산 이정표는 없다.
 

일단 보이는 것은 <장군약수터 300m> 이정표, 일단 그리로 가보기로 한다.

왕복 600m라 꼭지는 능선에서 기다리라 하고 
 

장군약수 안내문


 

<장군약수터> 먹으면 장군처럼 힘이 쏟고, 용의 입 모양에서 나온다 하여 일명 용천수라..


 

이 물을 먹고 100일을 기도하면 만병통치 한다는데..

에구~ 잘못하면 대둔산 닳아 없어질라... 치매끼 있는 괜한 걱정..

우리도 약수 한 모금으로 타는 목 달래며 배티재 방향으로 내려가다

우측사면으로 주차장을 가늠해 하산로를 잡는다. 
 

야산에서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봄의 전령.. 노란 생강나무 꽃이 아닌가..

 

얼마나 예쁜지 생강나무도 함 당겨보고.. 역시 이름에 걸맞게 생강향이 코끝에 스며든다.



 

탁탁 쏘는 생강 향에 코 실룩거리며 급경사 내리막 미끌미끌한 낙엽길 신나게 내려간다.

저만큼 자동차 생생 달리는 도로가 보이고 얼씨구나 좋다 했더니

에구구~~ 길게 쳐진 철조망

거기에 매달려 염라대왕보다 더 무섭게 폼 잡고 나풀거리는 커다란 천조각

그 무서운 <입산금지>   이런@@@@ 
 

그나마 철조망이 뚫려있어서 다행이라..

철조망 헤집고 나오니 대둔산주차장 1km전이 아닌가. 
 

오늘은 가이드 아닌 가이드로 꼭지에게 민망하기 그지없어

때늦은 점심 이지만 주차장 맞은 편 식당으로 간다.

소문난 전주비빔밥으로 꼭지의 입을 막으며

기암괴석.. 호남의 금강산.. 또 하나의 추억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 한울타리 - 생강꽃... 실물은 전혀, 사진으로도 첨 봅니다.^^ 멋진 그림 잘보았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 부부가 함께 다니시는거나 산행시 느낌이나 감정이 비와 비슷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사진산행기 많이 올려주시고요 생강나무는 야산에 많이 있습니다. 다른나무들이 잎도나오기 전에 제일먼저 노란 꽃을 피우는 나무라 눈에 금방 띄니 찾기도 쉬워요. 옛 조상님들이 향이 생강냄새와 비슷하다고 해서 이름을 생강나무라 지었다하는데 사실 냄새도 생강의 탁 쏘는 매운냄새와 같으니 조상님들의 지혜가 돋보입니다.

▣ 진맹익 - 내 조은 사람들과 즐놀하다 오니 님의 행장이 맘을 기쁘게 합니다. 언제나 창창 하심을 행복하게 생각 합니다.

# 바쁘신중에도 허접한 산행기 늘 기쁜마음으로 찾아주시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이번주 28일날은 팔공산종주 계획대로 하시는지요 저도 꼭지와 팔공산으로 산행계획 중입니다. 오시면 제 연락처는 011-547-1312 입니다. 연락주시면 차량회수나 기타 성심껏 도움드리겠습니다.

▣ 김찬영 - 대둔산의 기암괴석들 잘보고갑니다 근간에 기회를 한번보겠습니다 .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산행되시기를 바랍니다

# 선배님.. 저도 대 선배님들 하루바삐 뵙고 싶습니다. 이번 만남에는 좋은 인연으로 많은 분들 뵈었으면 합니다. 환절기 건강조심 하시고 늘 즐거운 산행으로 이어지시길 빕니다.

▣ 산초스 - 지난 관악산 합동산행에 오신다하여 기대를 잔뜩했었는데 못오셔서 아쉬웠습니다. 곧 기회가 오겠지요. 대둔산 언제봐도 예쁜 한국팔경의 하나이며 호남의 금강인데 저는 생강나무꽃과 산수유가 구분이 안가는데 다른점이 궁금하네요? ^^**

# 관악산모임에 봉사하신다고 수고 많이 하셨지요.. 참석못해서 죄송하구요 남녁모임에선 뵐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생강나무와 산수유 차이점은 아래 코리아님께서 잘 설명을 하셨네요 꽃 모양도 비슷하지만 코리아님설명대로 하면 구분은 됩니다. 산수유는 주로 계곡이나 들에 많으며 관상수와 가로수로 많이 이용됩니다. 하지만 생강나무는 야산에 많으며 생강같은 냄새가 진하게 납니다.

▣ 김정길 - 진짜로 대둔산 좋제? 저 사진만 봐도 지금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내가 유명한 암벽 고공 겁쟁이거든예.

# 흐흐흐... 제가 알지요 신경수님이나 김정길님이나 산신령님들은 암벽 공포증이 심하고 릿지도 전혀 못하신다는 것을.. 신령님들은 그냥 날아다니시니 암벽이나 릿지 하실일이 없잖아요..^&^

▣ 서정길 - 대학1학년 여름방학(68)때 전국 17일간 단독 무전여행을 하며 다녀왔던 대둔산. 님 덕분에 기억이 새롭습니다. 흘러간 옛일은 항상 아름다운 것인가 봅니다.

# 대둔산 정말 좋더군요. 전 말만 들었지 이번에 첨 갔습니다. 아마 단풍든 가을에 갔더라면 너무 아름다워서 거기 눌러않아 저도 돌이 되었을 겁니다. 늘 안전산행하시고 건강 유의하십시요.

▣ 코리아마운틴 - 좋은 산 좋은그림 잘 접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산수유와 생강나무 외형에서 다른점은 ? 산수유는 꽃잎 하나 하나에 꽃대가 올라와 뭉쳐진 모습이고 생강나무는 꽃이 마치 뻥티기를 해놓은 모습입니다. ㅋㅋ 참 산수유는 향이 거의 없습니다.

# 저 대신 설명을 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찍어놓은 산수유 사진이 없어서 사진으로 비교해드리지 못해서 아쉽네요 지금 섬진강 상류 자락에도 산수유가 한창이지요 아마 축제도 한다하니 가고싶긴 합니다만.. 헤헤~ 꼭지알면 안되는데..^&^  지금 쯤 섬진강 매화도 한창일텐데 언제 코리아님 망태기속에 저도 좀 묶어넣어서 섬진강 둔덕 아무데나 풀어나 주시면.. ㅎㅎ

▣ 신경수 - ㅎㅎㅎ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저는 대둔산이 빤히 바라보이는 금남기맥에 동준님은 금남정맥에 있었네요 높은 곳에 계셨으니 제가 보이지 않던가요 목이 빠져라 쳐다보는 마천대 밑에 님이 보일둥 말둥 하더이다 ㅎㅎㅎ*^_*~~~

 # ㅋㅋㅋ.. 저는 경수님을 볼 수 있는 혜안이 없지만 신령님께서는 제가 보였을 텐데요.. ^&^ 이러면 저도 금남정맥 한구간 하게 된 것이네요.. 두 분 늘 도란도란 즐산하시고 하루빨리 뵐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