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1일
Δ목 적 산 : 선녀봉(665m)써레봉
Δ위 치 : 전북 완주군 운주면 경천면
Δ산행일시 : 2004년 2월 1일 (당일산행)

Δ코스: 활골마을-비둘기바위-585봉-선녀봉-665봉-가천리(용궁산장)
산행시간 : 4시간 30분
Δ참석인원 : 40명
Δ날 씨 : 맑음,

Δ산행들머리 고도 : 활골마을 155m. 하산지점 가천리130m
Δ부산-완주 경천면 가천리까지 291km
(오전11시45분 산행들머리도착, 오후9시20분 부산도착)

배경음악: 김창남..선녀와 나무꾼









디카촬영 : 서디카님


선녀봉 개념도

오랜만에 친정집을 찾아가는 출가외인 마냥 설레이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사실 몇 달만에 찾아보는 새한솔이라 더욱 그렇다.
사실 그 동안 이사를 하려고 집보러 다니고 이사하고 정리하고 .... 그러다 보니 많은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거기에다가 친구들과의 모임 길흉사 등등.....

사실 지난주에는 모임에서 북덕유산을 찾았었다. 서상 IC에서부터 간간히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고 승용차로 빼재(신풍령)를 넘어갈때는 엉금엉금 기어서 무주구천동을 향했다. 백련사를 지날때부터는 이미 쌓여있는 눈위에 하얀눈이 다시내려 온세상을 백색의 세계로 만들어 버렸고 정상에 섰을 때 몰아치는 칼바람은 그 어느 산행때보다도 매서웠고 바라클라바를 가져오지 못한 것이 한이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날씨가 포근하다고 하지만 눈이 많은 지역을 산행하는만큼 단단히 무장하여 교대앞으로 나갔다. 오랜만에 만나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차에 오르니 이내 목적지를 향해 장도에 오른다. 모두가 희색이 만연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산행을 하기 전에 완주의 선녀봉에 관해 자료를 찾아봐도 도저히 알길이 없어 완주군청 문화관광과에 도움을 요청하여 자료를 팩스로 받아보았다.
특히 완주군청에 보관하고 있는 자료를 보니 아래와 같은 글이 눈에 띈다.

『청록색 산비탈에 화사하게 핀 산벚꽃과 진달래꽃들이 어울려 수놓은 봄철의 안개계곡, 여름의 이름없는 새끼폭포와 시원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녹음계곡, 바위와 바위사이를 울긋불긋 물들인 가을의 단풍, 한겨울의 흰눈이 덮인 골산위에 고목과 함께 고고하게 홀로 서있는 굵은 소나무 한그루! 그 멋과 장엄한 자태는 한폭의 산수화로 행여나 사라질까봐 가두어 놓고 싶은 심정이다.』

완주군 경천면과 운주면 금당리의 접경지대에 용아장성 축소판처럼 솟은 써레봉은 지구표면이 습곡작용을 일으켜 생긴 습곡산맥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써레는 논밭을 고르는 농기구로 산 등성이가 끝이 뾰조뾰족한 써레발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산은 바위봉들이 길게 북동에서 서남쪽으로 늘어서 있는 줄기를 통털어 선녀봉이라 일컬었는데 시우동골 산자락에 가나안복민학교가 들어서면서 그 주변산을 호렙산이라 이름지었고 중간의 써레같은 봉우리를 떼어 써레봉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일행을 실은 뉴대양고속관광차는 부마고속도로와 대진고속도로를 지나 달리다 금산에서부터 고속도로를 버리고 국도를 따라 충남과 전북의 경계를 이루는 대둔산 배티재 고개를 통과했다. 그 옛날 이곳에서 대둔산을 올랐는데 지금은 입산통제라는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이 곳은 임진왜란때 전라도 절제사 권율장군이 광주에서 모은 1500명의 의병으로 왜적을 물리친 곳으로 고개에는 기념비가 있다.

11시 45분
쉼없이 달려온 차량은 운주면 용당초등학교 옆에서 멈춰섰다. 원래는 산행기점인 활골마을까지 갈 계획이었으나 도로사정으로 멀찌감치에 내렸다. 오늘따라 날씨가 너무 포근해서 양지쪽은 눈이 녹은 상태이나 음지는 아직도 하얗게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용당초등학교 옆에서 인사를 나누는 회원들

일행은 용당초등학교 담벼락에서 산행시 주의사항과 인사를 나눈 뒤 군내버스가 다니는 활골마을까지 걸었다. 활골마을 말골가든 앞에서 부터는 산허리를 돌아 계곡을 끼고 비포장 임도를 따라서 산행은 계속되었다. 임도라고는 하지만 양지는 질퍽거리고 음지는 하얀눈이 그대로 얼어있어 미끄러웠다.

비포장 임도를 따라 산행기점을 향하고 있다.

무주구천동에서 백련사에 이르는 길이 이와 비슷하리라.
독가촌(지도상 배나무정)을 지나 속리산 입구의 말티재 같은 길을 계속오르니 산행들머리 시그날이 보였다.

말티재 같은 비포장 임도


본격적인 산행은 시작되고

지루한 임도를 1시간 20분 걸어온 셈이다. 일행은 한숨을 돌린 후 본격적인 산행은 계속되었다. 재에서부터 선녀봉까지는 음지쪽이라 오르막 경사길이 미끄러웠다.

선녀봉정상은 헬기장처럼 넓었는데 표지석도 없었고 하늘과 맞닿는 곳에 가스가 조금 끼었을 뿐 시야를 가리는 것도 없어서 사방으로 조망은 시원했다.
이곳에서부터 선녀남봉까지는 위험하지 않는 능선을 오르내렸다. 선녀남봉에 오르니 지대는 그리 높지 않으나 이곳이 산악지대임을 실감케 했다.

선녀남봉에서 바라본 써레봉


선녀남봉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산세

북동쪽으로 대둔산이 코앞에 다가와 있고 남동쪽으로 칠백이고지가 불쑥 솟아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하얀눈을 둘러쓴 수많은 산줄기가 하늘금까지 솟구쳤고 특히 북쪽에서 뻗어내린 금남정맥은 작은 골짜기를 거느리고 천하를 호령하듯 남쪽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이곳을 지나니 바로 오늘의 하이라이트라는 써레봉이다. 특히 이곳에서 서쪽으로 뻗은내린 써레봉은 보기만 해도 용아장성 축소판 같았다. 양면이 천길단애로 이루어진 곳이 많았고 칼날같이 솟은 봉우리를 수없이 오르내릴 때는 아찔했다.

써레봉을 오르내리는 회원들


써레봉을 오르내리는 회원들

더구나 눈이 덮여 미끄러운 데다가 밧줄이 없는 곳에는 손발을 붙일 곳이 없어 애를 먹었다. 써레봉 정상에는 울산 모산악회에서 표지석을 세워두었다.

써레봉 정상 표지석

앞서가던 한 분은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정말 애를 먹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집에가서 몸살을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써레봉 구간을 내려오는 회원들

힘들여 이곳을 통과하니 서봉이다. 마지막 봉우리에서 눈덮인 산하를 감상한 뒤 계곡을 따라 하산, 가천리 용궁산장 앞에 도착하여 얼음속에 손발을 씻고 오늘의 산행을 끝냈다. 일행 모두 무사하게 산행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새한솔산악회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 여러분께 감사의 글을 올립니다.


▣ 이수영 - 이두영 회장님 산행기를 볼때는 그렇게 까지 느끼지 못했는데 위험한 암릉이군요. 사진이 굵직굵직하고 시원한 것이 과연 프로가 찍은 사진답게 멋있습니다. 늘 이우원님 한테 받기만 하다가 오늘 한번 처음으로 댓글을 올리는 것 같습니다. 늘 강건 하시길..

이우원 - 저는 글만쓰고 새한솔 홈피에서 사진을 슬쩍해서 올렸습니다. 허접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정길 - 코팅된 부산새한솔산악회 표찰을 수 없이 보아오면서 좋은 산악회로구나, 대단한 산악인들로 모인 단체로구나, 라는 생각을 하여왔었는데, 바로 이우원님께서 함께하는 산악회이군요. 겨울산행으로는 위험한 써래봉구간을 모두가 무사히 지나시어 다행입니다. 님의 기술사진과 산행기 감사하게 보고갑니다. 건투를 빌며....

이우원 - 김정길님의 산행기는 수없이 보아오면서도 감히 댓글을 달지 못했는데 오늘 님께서 저의 부실한 산행기를 보아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위험한 구간을 무사히 통과한 것도 모두 산악인 여러분들의 직간접적인 도움 덕택입니다. 감사합니다.

▣ 이두영 - 선녀봉 산행 동참하시여 수고하셨고 좋은 산행기 감사합니다 자주동참하시여 많은 도움 기다린답니다

이우원 - 회장님 덕분으로 좋은산 두루 다니고 있습니다. 시간나는대로 다시 찾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